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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 목조관음보살좌상(1698년. 조각승 색난 개금)
관음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및 복장유물을 제주시가 국가지정 문화유산으로 신청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에 불상을 개봉하고, 복장유물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에 착수하여 세부적인 내용을 지난 12월, ‘제주 관음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및 복장유물 국가지정문화유산 지정신청 보고서’로 발행했다.
이 보고서는 제주특별자치도가 발행하고, 사단법인 제주지역역사나눔연구소(소장 김일우)가 조사기관으로 참여했다. 조사단은 김일우 소장과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최선일 소장이 맡았으며, 임석규 불교문화연구소 수석연구관과 한금순 제주대 사학과 강사가 자문으로 참여하였다.
이 보고서의 검토의견서에 따르면, 관음사 목조관음보살 좌상은 1698년 색난(色難)에 의해 점안 및 개금이 이루어진 보살상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불상은 만들어지고 나서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개금을 하기 마련이므로, 이 보살상은 1698년 이전에 조성되었으며, 관음보살상의 조각적 양식 또한 색의 조각적 특징과 일치하여 개금이 이루어진 1698년보다 1~2년 정도 앞서 색난에 의해 조성된 보살상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보살상이 일제강점기 제주도로 이운된 후, 해방과 제주 4·3사건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겪은 사찰의 피해와 복원 과정을 알 수 있는 개금발원문이 5개가 남아있어 제주도 불교사 연구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 관음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은 조각적 가치와 역사적, 학술적 가치를 고려하였을 때 제주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에서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승격시킬 가치가 충분하다고 제주도가 검토의견으로 밝혔다.
1698년 조각승 색난 개금
조사단의 의견서에서는 목조관음보살좌상이 두 자 정도로 조성된 것을 보면 원불이나 암자의 인법당에 봉안하기 위해 조성된 보살상으로 보고 있다. 관음보살좌상은 정면에 화불이 붙어 있고, 꽃문양, 화염문양이 부착된 보관을 쓰고 있으며, 시선은 거의 정면을 향하고 있고, 상반신을 곧게 세웠으며, 오른손을 가슴까지 올리고, 왼손을 무릎 위에 놓고 있고, 수인은 검지와 중지를 맞댄 형태로, 전반적인 신체 비례는 상반신과 하반신이 약 2:1의 비율로 안배되었는데, 이러한 비례는 주로 17세기 후반에 조성된 보살상에서 볼 수 있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개봉당시 목조관음보살좌상 내부에서는 개금발원문 5개와 후령통, 금은전을 주로 찍은 종이, 주서다리니 등이 발견되었다.
개금발원문은 첫째는 1698년에 영암 성도암에서 개금, 둘째는 1925년 10월 1일 목조관음보살좌상을 제주도에 이운한 후 개금, 셋째 한국전쟁이 끝나고 한라산 통제로 1956년 7월 30일 시내 포교당을 건립하면서 개금, 넷째는 한라산 통제가 해제되어 관음사를 중건하면서 개금, 다섯째는 1980년 3월 27일에 개금한 내용이다. 따라서 조선후기부터 현대까지 관음보살좌상을 개금한 주요 내용이 발견되었다.
첫째, 1698년에 목조관음보살좌상은 영암 성도암에서 개금한 내용에는 ‘觀音尊願佛施主改金’이라고 명기되었으며, ‘康熙三十七年戊寅九月二十二日 點眼’으로 조성시기를 밝히고 있다.
개금발원문에 의하여 목조관음보살좌상은 1698년 9월에 해남 성도암에서 색난(色難), 일기(一機), 모현(慕賢), 추붕(秋鵬), 추평(秋平)이 개금하여 점안한 후, 해남 대흥사 남암에 봉안하였다. 따라서 보살상은 개금 이전에 조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개금발원문은 목조관음보살좌상이 해남 대흥사에서 제주도로 이운하여 개금하고 봉안한 내용이다.
여기에는 ‘世尊應化二千九百五十二年乙丑陰十月初一日’의 개금싯점과 ‘金剛山衲 晦明日昇 焚香謹識’, ‘漢拏山息慈 利化漢秀 與手謹 書’로 기록되어 있다.
개금발원문의 내용은 성내 이도리(二徒里) 1362번지에 제주불교포교소(濟州佛敎布敎所)를 1925년 4월에 부처님 오신 날 낙성(落成)한 후, 8월 24일 해남 대흥사에서 관음상을 이운하여 9월 24일 시작하여 10월 1일 점안한 내용이다. 당시 개금 시 증명과 금어는 회일일승(晦明日昇)이 참여한것으로 기록돼 있다.
국가지정문화재로서의 가치 충분
보고서는 또 이 목조관음보살좌상이 1698년경에 제작된 기준 작품으로 미술사적 의의가 크다고 평가한다. 이번 발굴 조사에서 이 불상은 17세기에 활발히 활동했던 색난스님에 의해 1698년 이전에 조성되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점이 제주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에서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승격시킬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되었다.
또, 관음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이 중요한 것은 근현대 제주불교 역사를 증명하는 불상이라는 점이다.
관음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은 불교 미술의 관점을 차치하고라도 제주도 불교 역사와 제주도 역사 나아가 한국불교의 근현대사를 밝힐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서 그 가치가 매우 크다고 보고 있으며, 사찰령에 따른 본사 대흥사와 말사 관음사의 운영 관계를 증명해주는 문화유산이며, 일제강점기 제주불교협회 활동이 제주도 사회에 미친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문화유산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제주 4.3사건 시기 제주도의 사찰 70%가 피해를 당해 역사 시대 불상과 탱화 등이 거의 소실된 상황에서 살아남은 관음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은 제주도의 현대사를 증명하는 문화유산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불상조각의 대가 색난스님
관음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을 조성한 조각승 색난은 1662년에 12월에 인균, 천신 등과 화순 유마사에 70cm 중형 삼존불(전주 학소암 약사불 봉안)을 조성하고, 1679년 12월에 고흥 팔영산 석문암에 석조여래좌상을 단독으로 제작하였다. 스님은 1680년 3월부터 5월까지 화순 영봉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등을 제작하는데, 조선후기 중형 사찰의 명부전에는 30여점의 불상이 봉안된다.
색난은 9월에 보성 오봉산 흥개사 향로전 목조관음보살좌상을 교일과 만들고, 1682년 4월에 순천 동화사 응진전과 요사에 봉안할 불상을 도헌 등과 만든다. 그 후 색난은 영남으로 넘어가 1683년 5월부터 6월까지 고성 운흥사 목조관음보살좌상과 목조지장보살 좌상과 시왕상 등을 조성하는데, 12명의 조각승이 5월부터 6월까지 2달 안에 제작하였다.
또한 고흥 능가사 능인전 삼존상과 통영 용화사 관음암 석조관음보살좌상을 제작하여 1년 동안 최대 3건의 불상을 만들었다. 이후 색난은 1684년 11월에 강진 정수사 나한전 불상과 1685년 5월부터 6월까지 고흥 능가사 응진전에 석가오존상과 16나한상 등 40여점의 존상을 만들었다. 당시 색난은 가섭존자 조성에 시주자로 참여하였다. 그 후 1687년 3월부터 6월까지 김해 서림사 명부전 불상과 1689년 2월에 목조불감 2건을 득우, 응원과 조성하였다.
복장유물로 발견된 후령통과 다라니
색난은 1690년 보성 징광사에서 간행한 『대방광불화엄경소초(大方廣佛華嚴經疏鈔)』 권1 간행에 시주자로 참여하고, 1693년 5월에 구례 천은사 영산전 불상과 1694년 4월부터 5월까지 화순 쌍봉사 삼층보전(석가 삼존상과 미타전 아미타여래삼존상를 주도적으로 제작하였다. 이 6구의 불상은 4자 이상의 불상으로 7명이 두달 안에 만들었다. 스님은 1698년 3월에 능가사 범종 조성에 시주자로 참여하고, 9월 해남 성도암 보살좌상(제주 관음사 봉안)을 개금하고, 1699년 5월에 높이가 25.3cm인 소형 불상을 만들었다.
이어 1700년 3월에는 해남 성도암 불상, 1701년 5월에는 해남 대흥사 응진전 불상, 1703년 5월에 영암 도갑사 목조보살좌상(서울 경국사 봉안)을 만들었다. 그 후 구례 화엄사 삼불상(三佛像)과 사보살상(四菩薩像)을 10월에 완성한다.
그리고 색난은 1704년 6월에 양평 용문사 명부전 불상과 1705년 6월에 하동 쌍계사 목조보현동자상 등을 17명의 조각승과 같이 제작하고, 1707년에 고흥 능가사 삼존상 조성과 『선문염송설화(禪門拈頌說話)』간행에 시주자로 참여하였으며, 1708년 윤3월 보성 징광사 목조보살좌상과 1709년 4월 고흥 금탑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목조아미타여래삼존좌상을 만들었다. 이후 색난은 1711년에 능가사 기와 불사와 1730년에 옥과 관음사 대은암 범종 제작에 시주자로 참여하였다.
색난은 1640년대에 태어나 1660년을 전후로 불상 제작에 수련기를 거치고, 1670년대 후반 수화승으로 활동하기 시작하여 1700년대 후반까지 불상 조성을 주도하다가 1710년대 현역에서 물러났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