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자연의 힘
경희고려한의원장
한의학박사 문 희 석
생사의 결정권은 자연에 있다. 나고 죽는 것은 자신에 있지 않다. 자연에 의지하는 몸과 정신은 생존을 위하여 사용되고 얼마만큼 잘 사용하는지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스스로 가진다. 사람은 스스로 형성한 자아가 강하면 강할수록 자연의 존재와 힘을 간과하고 오히려 교만하기 쉽다. 지위가 높을수록 가진 것이 많을수록 아는 것이 많을수록 자만은 쉽고 겸손은 어렵다. 높이 나는 새는 바람을 이기려 하지 않는다. 바람에 의지하고 바람을 탄다. 지혜의 힘이다. 자신을 낮추는 겸손만큼 지혜로운 것도 없는 것 같다.
음양은 천지의 부모라고 하였다. 자연은 음양에 의하여 조화와 균형을 찾으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양이 아니면 낳을 수 없고 음이 아니면 자랄 수 없다. 양이 아니면 죽을 수 없고 음이 아니면 묻힐 수 없다. 이것을 양생음장(陽生陰長) 양살음장(陽殺陰藏)이라고 한다. 생사여탈권은 자연의 근본원리인 음양이 쥐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살고 죽는 것은 자연에 있는 것이지 나에 있는 것이 아니다. 산다는 것 또한 자연이므로 무위이화(無爲而化)가 본질이다.
2023.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