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7도의 아주 추웠던 월요일에 딸이 가고 싶다고 하는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를 관람하러 용산에 가게 되었다.
용산도 오랜만이었고, 국립중앙박물관도 오랜만이었다. 물론, 전시회 관람도 오랜만이다.
뜬금없이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관람을 하고 싶다는 딸애의 말에 바로 네이버예약을 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된다.
세금포인트가 있으면 유료 관람료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세금포인트가 좀 있었던 것도 같아서 국세청홈텍스에 들어가 보니 할인이 된단다. 급한 마음에 바로 할인쿠폰을 발급받고 네이버예약도 할인예매를 해 두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발생. 국세청홈텍스 PC버전에서 쿠폰을 받으면 프린트를 해서 증빙서류를 챙겨가야 한다는 것. 밤 10시도 넘어 예약을 한 터라 당장 프린트 할 곳이 없어서 일단은 쿠폰 번호가 나오게 캡쳐화면만 받아서 폰에 담아서 출발을 했다. 다행히 직원분이 쿠폰번호만으로 처리를 해 주셔서 수월하게 입장할 수 있었다.
딸내미 덕분에 2가지를 배우게 된다. 열심히 세금내고 받은 세금포인트를 어딘가에 써먹을 데가 있다는 것, PC버전과 앱버전이 따로 처리될 수도 있으니 급하게 처리말고 꼼꼼히 읽어보고 일처리 할 것!
탕탕평평蕩蕩平平-글과 그림의 힘
Wise and Unbiased,
Royal Philosophy in Paintings and Calligraphy of the Joseon Dynasty
○ 기간 : 2023. 12. 8.(금) ~ 2024. 3. 10.(일)
○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 전시품 : 《화성원행도 병풍》 등 54건 88점
○ 전시요약 : 2024년 영조英祖(재위 1724-1776) 즉위 300주년을 기념하여 영조와 정조의 최고 업적인 탕평蕩平 정치에 밑받침이 된 글과 그림의 힘을 조명한 전시
○ 담당부서 : 미술부 명세라 (02-2077-9498)
2024년은 영조 즉위 3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특별전 <탕탕평평-글과 그림의 힘>은 영조와 정조가 나라의 중심에 서서 ‘탕평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글과 그림의 힘’을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주목하는 전시입니다. 붕당이 극심해 신하들이 왕을 선택할 정도로 왕권이 흔들린 상황에서 영조는 탕평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글’로 방향을 설정하고, 인재를 고루 등용하고 왕도를 바로 세워 탕평을 이루고자 글과 그림으로 소통했습니다. 정조는 영조의 탕평책을 계승하며 규장각 신하 등 친위세력을 양성하는 등 치밀하게 국정을 이끌었습니다. 영조와 정조가 뜻을 전달하기 위해 글과 그림으로 ‘소통’했듯 전시는 ‘소통’의 산물입니다. 누구나 다 아는 영조와 정조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시립문을 밤에 지키는 것이 너의 일이거늘
어찌하여 길에서 낮에 이같이 짖고 있는 게냐!"
위 포스터에 있는 삽살개 그림의 시구는 영조가 직접 지은 시구인데, 1743년 노론계 사헌부 관원들이 영조의 국왕 중심 정치를 비판하고 있었다고 한다. 눈을 부릅뜨고 이빨을 드러내며 아무 때나 짖는 삽살개는 영조의 눈에 비친 탕평을 반대하는 신하들의 모습이라며 자심을 반대하는 세력을 글과 그림으로 소통을 하려는 영조대왕의 의지가 돋보인다고 한다. 눈으로 그림을 보고 배우 이덕화님의 음성으로 영조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니 전시의 효과가 더 크게 느껴지는 듯 했다.
여튼 덕분에 국립중앙박물관에 잘 도착해서 전시관에 입장도 잘 했고, 영조와 정조가 떨어진 왕권을 올리기 위해 글과 그림을 활용했다는 것. 정조가 심환지에게 보냈던 297통(?)의 서신들과 각종 관리들과 인맥관리를 위해 정성스레 보냈던 비단에 써내려간 시들과 서신 문구들이 궁금해졌다. 헤경궁홍씨의 <한중록>도 궁금하다. 정조가 효심이 지극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더욱 알게 되었다. 정조가 혜경궁홍씨의 환갑잔치를 열어준 화성원행도를 그린 8폭 병풍도를 상세히 설명해주고 병풍도 하나하나의 의미를 해석해주니 이해가 더 빨랐고, 지금까지 그냥 보아왔던 예전 그림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옛날 사람들은 참으로 대단한 것 같다.
사람을 쓰는 것은
오직 공정한 데에 달려 있으니
만약 사람을 쓰려면
처음 벼슬하는 이를 앞세워야 할 것이다
1739년 영조가 이조 관원에게 당부하는 글
살다보면 뜻대로 안 될 때가 많습니다.
내 뜻이 잘못 해석되어 오해를 사기도 하고
심지어 억울한 소문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해결 방법은 소통입니다.
글을 쓰고 이미지를 활용해
내 뜻을 제대로 저달하고자 노력합니다.
그 노력이 현재와 미래를 만듭니다.
역사 전시관 관람을 갔는데 뭔가 깨달음을 얻고 온 기분이었다. 역시 역사에서 배운다는 건 확실한 말이다. 영조와 정조가 글과 그림을 통해 소통을 하려했고 그만큼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화성행궁도 8폭 병풍 해설을 듣고 나온 딸내미는 화성행차 희궤도 만들기 행사에 참여해보겠다며 이것저것 조합해 보고 있다. 현재의 정치인들이 이 전시를 다시 보고서, 탕탕평평한 정치를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 나만 그런 걸까?
오랜만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도 보고 뭔가 힐링도 되고 깨달음도 얻은 느낌이다. 요즘 건강이 안 좋아서 한 달 정도 집콕만 하고 있었는데, 다시 활동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소통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하루였다.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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