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전(情報戰),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북한전쟁 시나리오"에 땅굴의 효과는 무용지물이라는 군요.
위성 정찰의 기술 발달로 북한 김정은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미사일도 무용지물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위성사진을 통해 언제, 어디에, 어떤 병력이 주둔해 있는지, 어디로 이동하는지 전 세계가 매일 생중계처럼 지켜볼 수 있다.
위성사진의 화질이 너무 깨끗해 벌판에 늘어선 기갑 장비의 종류까지 판별될 정도이다.
모든 것을 위성사진으로 손금 보듯 볼 수 있는 세상에선 선제공격을 하는 쪽이 크게 불리하다. 기습의 은밀성이 점점 사라지는 것이다.
수백만명의 병력이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에는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7일 북한 자강도 회중리에 건설된 연대급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기지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이 기지는 여의도의 두 배가 넘는 약 6km² 면적에 자리 잡고 있고, 비무장지대 북쪽으로 383km, 중국 국경과는 불과 25km 떨어진 곳에 있다.
그런데 위성사진 화질이 정말 깨끗해서 기지가 운용본부와 보안시설, 지하시설, 거주 및 농업 지원시설 등 6개 공간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동식 발사 차량과 이동식 거치대 등을 어디에 수용하는지가 한눈에 드러난다.
골짜기를 따라 6m 폭의 도로와 그 옆에 위치한 갱도 입구 12개도 보인다.
각 갱도의 입구는 너비가 8m 또는 15m 등으로 사이즈까지 분간이 된다.
김정은의 처지에서 한번 생각해 보자.
민간인도 접근 못하게 하면서 막대한 물자와 숱한 군인들을 동원해 갱도를 팠는데 위성사진 한 장에 탈탈 털렸다.
대를 이어 20년 넘게 들인 김씨 일가의 수고가 위성 때문에 순식간에 물거품이 된 것이다.
갱도 입구까지 또렷하게 보이면 더 이상 비밀기지가 아니다.
유사시 한국의 순항미사일이 입구를 타격하고, 지하 100m 이상을 관통하면서도 정확도까지 뛰어난 현무4 미사일이 떨어지면 지하에 지진이 발생해 숨겨 놓은 ICBM은 모두 매몰될 수 밖에 없다.
미국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 미사일 기지가 어디 회중리 뿐일까?
회중리에서 15km 떨어진 곳에 있는 영저리 미사일 기지도 마찬가지로 한눈에 보인다.
외진 산골로 이어진 북한의 도로를 따라 가면 미사일 기지 뿐 만 아니라 각종 군 기지 등이 일반 보급용 구글어스에서도 다 보인다.
한국이 최근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관통력을 가진 현무4 미사일은 북한의 최고 장점인 ‘전국의 갱도화’를 최악의 단점으로 바꾸어 버렸다.
미사일이 떨어지는 갱도는 그냥 무덤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북한을 지켜보는 것이 어디 위성뿐일까?
최첨단 정찰기들과 레이더들도 북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은닉 방법은 수십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북한을 지켜 보는 감시자산은 비약적인 기술적 발전을 이루었다.
미국은 북한에서 운행되는 차량 숫자까지 다 파악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한쪽에 바퀴를 11개나 단 크고 굼뜬 ICBM 발사 차량 정도는 어느 갱도에 몇 대나 들어가 있는지 이미 파악했을 것이다.
북한이 새로 개발했다고 자랑하는 미사일 열차도 너무 무거워 콘크리트 침목을 새로 깐 곳만 다닐 수 있는데 북한에는 그런 구간이 한정돼 있다.
미사일 열차가 어디에서 나와 어디로 가는지도 당연히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북한의 미사일 갱도들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분주한 움직임이 벌어지면 한미일의 모든 감시자산이 북한을 들여다 보며 대비한다.
김정은이 몇발만 꺼내 선제공격 할 수도 없다. 한발이라도 한국에 날아 오면 전쟁이다.
그 즉시 한국의 모든 미사일이 입력된 좌표로 날아가 갱도에 숨겨 놓은 나머지 미사일들을 묻어 버린다.
그렇다고 김정은이 미사일 수백발을 몽땅 꺼내 놓고 한국 등을 겨냥하면 자칫 먼저 선제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
김정은은 이제 갱도도 믿을 수가 없게 됐다.
그렇다고 미사일들을 밖에 보관하면 패를 완전히 까는 셈이 된다. 이도 저도 못 하는 처지다.
강력한 감시자산과 일거에 북한의 미사일 기지들을 무덤으로 만들 수 있는 현무4의 등장은 북한에는 악몽의 서막이다.
상대를 손금 보듯 내려다 본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힘이다.
김정은은 이제 갱도도 믿을 수가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