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계단에 서서 부산 앞바다를 바라보며 멀리 현해탄 너머에 두고온
서방님, 그리고 어린시절 추억에 잠긴 히메>
히메 부산역 맞은 편에 있는 이바구길 가다
완연한 봄날씨였던 2015년 2월25일(수요일)오후 3시, 일본에서 현해탄을 건너 친정 부산에 온 히메(김재원)님이 부산의 정든 오빠들과 함께 이바구길을 탐방했다.
탐방 코스는 부산역 - 초량교회 -담장 갤러리 -동구 인물사 담장 -168계단 - 김민부 전망대 - 장기려박사 기념관 -부산역으로 원점 회귀 - 부산진역 -수정시장(천일회집)이었다. 그날 사정상 유치환의 우체통, 까꼬막과 마을카페는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지하철 이용 시 기점이 되는 부산역 7번 출구다. 도로 건너편에 부산역 건물도 보인다.
지하철 7번 출구에서 조금 올라가다, 첫 갈림길인 왼쪽 차도를 따라 들어가다.
부산역 쪽에서 올라와 안내판(붉은 원)이 표시된, 옛 백제병원을 만나고,
오른쪽 길로 더 들어가 옛 남선창고터를 보고서 되돌아 나온다.
이하 검정색 글씨의 신문글 내용 참조...
입팻말을 지나 골목길로 들어섰다. 50m쯤 걸어가니 오른쪽으로 5층 짜리 빨간 벽돌 건물이 나왔다.
1922년 지어진 국내 최초의 성형외과 의원이 있었다는 옛 백제병원 건물이다.
당시엔 주변에서 가장 높은 '마천루급'으로, 성형외과 외에 내과·치과 등 여러 의원들이 입주해 있었던 '메디컬센터'였다.
이 건물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 50여m를 가면 한 마트 옆에 '남선창고' 터가 있다.
남선창고 터는 표지판(붉은 원)이 붙어 있고, 붉은 벽돌 담장만 남은 마트 주차장이라 실망... 암튼, 이런 잔재도 이바구길 스토리에 넣어 놓았다.
빨간 벽돌 담만 남은 남선창고는 1900년대 초, 영남권에 공급되는 동해 명태의 집하지였다.
당시 이곳 주변의 명란젓 맛을 보고 반한 가와하라란 일본인이 귀국해 후쿠오카에 명란젓 공장을 세웠다.
이것이 '후쿠야 명란'이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명란 회사다.
이 스토리는 2013년 일본TV 드라마로 제작돼 방영됐다.
차도에서 초량이바구길 이정표(붉은 원)가 있는 골목으로 올라간다.
남선창고 터에서 백제병원 건물로 되돌아와 산쪽으로 큰길 따라 50~60m 올라가
오거리에서 11시 방향으로 20~30m 걸으면 '광복사'란 간판집이 나온다.
그 옆으로 폭 2m쯤 되는 골목이 나오며 꼬불꼬불한
'이바구길'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이곳부터 경사 급한 좁은 골목길을 지나며 '산복도로'로 올라간다.
'산복도로'란 산허리쯤에 난 도로다.
6·25 전쟁통에 피란민들이 산비탈에 모여 살자 길이 생겼다.
계단을 올라 왼쪽에 위치한 초량초등학교에도 잠시 들어가 본다.
70여년의 역사를 가진 학교다.
초량초등학교에서 되돌아나와 골목 오른쪽에 위치한 초량교회도 확인해 보고...
1892년에 설립되어, 원래 이름과 모습은 많이 변했지만, 12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가진 교회다.
초량교회 - 안창호, 이승만대통령이 다녀갔으며, 주기철 목사가 목회 활동을 한 곳이다.
초량초등학교와 초량교회 사이 골목을 들어서자,
담장에 이바구길 안내도가 붙어 있고, 담장갤러리에 동구 인물사, 동구를 이어온 사람들, 초량초등학교 출신 한류 스타, 동구 초량의 삶과 마주 보기 등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어서 그 당시의 삶을 살펴 볼 수 있다.
담장 갤러리 입구 기념 식수에서 찍은 사진
기념 식수의 진면목
담장 갤러리 입구- 사랑과 축복을 듬뿍 받으며
'동구 인물사 담장'에는
정치인 장건상·허정·박순천, 경제인 강석진·신덕균, 문화인 유치환·이윤택·박칼린,
한류스타 나훈아·이경규 등이 이 지역에서 태어났거나 공부했다. 인물사 담장은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김민부는 "일출봉에 달~뜨거든…"으로 시작하는 가곡 '기다리는 마음'의 가사를 지은 시인이다.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이곳 동구에서 살았다.
<담장갤러리에 전시된 사진들>
두레박 물에 손 씻는 히메 - 소녀같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사진의 오른 쪽 두레박물로 손 씻는 탁선생님-나이는 들어도 마음은 소년
옛날 달동네였던 이 마을의 옛 모습
히메 -타임머신을 타고 1950년대의 이 마을로 오다
박순천
박기출
장기려
초량 출신 예술가들
<오윤택>
초량초등학교 출신 한류스타
이어 코스 왼쪽에 지난 2월에 새로 지어졌다는 '이바구정거장'이 보인다.
뭔가 가봤더니, 덧붙인 메뉴를 파는 간이식당 겸 휴게쉼터로 마을에서 운영하는 모양이다.
<히메와 세 오빠들>
168계단. 스키장 상급코스만큼이나 가팔랐다.
발 아래 부산항과 도심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산복도로로 들어서 동쪽으로 가면
국내 최초의 의료보험 모체인 청십자병원을 운영했던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를 기리는 '더 나눔센터', 갤러리·찻집·전망대 등을 갖춘 '유치환의 우체통', 게스트하우스인 까꼬막(산비탈의 경상도 사투리),
마을카페 등을 만난다. 해가 지고 나서 '유치환의 우체통' 전망대에서 보는 부산 야경은 일품이다.
방문객 이동환(47)씨는 "다른 곳에서 느껴보지 못한 사람 사는 이야기, 부산항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멋진 전망은 소중한 체험이었다"고 했다.
이런 '초량이바구길'이 봄바람을 타고 진화를 이어간다.
2014년 2월, '168계단' 가기 전 장소에 휴게 쉼터 '이바구정거장'이 문을 열었다.
다음 달 초에는 168계단 주변에 게스트하우스 '이바구충전소' '6·25 막걸리집', 시래깃국 등을 파는 '168도시락국'이 영업을 시작한다.
모두 주민이 종업원으로 일하는 마을 기업이다. 동구 측은 올해 좌천동 일대 '호랭이 이바구길', 범일동 일대 '부산의 부산이바구길' 등을 추가로 만든다.
이상으로 신문에 소개된 검정색 글씨의 신문글 내용은 마무리된다.
168계단은 조금 올라오면 그 당시 사람들이 음용했던 우물터가 있는데 우물터를 드려다 보면 지금도 물이 계속 흘러 들어와 우물안에 물이 가득 고여 있고, 아래로 흐르고 있었다.
계단을 올라서자, 시락국밥 등을 파는 '168도시락국'이 보인다.
168계단을 오르는 중간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김민부 전망대'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석류'라는 김민수시에 김민부 시인의 약력(붉은 사각)을 확대해 사진 상단에 덧붙였다
'기다리는 마음'으로 알려진 시인
김민부(1941~1972)의 '석류'
1956년 부산고1 때 〈동아일보〉신춘문예에 시조
'석류(石榴)가 입선
불타오르는 정열에
앵도라진 입술로
남몰래 숨겨온 말 못할 그리움
아 이제야 가슴 뻐개고
나를 보라 하더라
나를 보라 하더라
기다리는 마음 (작사 김민부
작곡 장일남
노래 조영남)
일출봉에 해뜨거든 날 불러주오
월출봉에 달 뜨거든 날 불러주오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 오지 않고
빨래소리 물레소리에 눈물 흘렸네
봉덕사에 종 울리면 날 불러주오
저 바다에 바람 불면 날 불러주오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오지 않고
파도소리 물새소리에 눈물 흘렸네
*김민부 : 부산고 출신
(31세에 서울 갈현동 자택에서 화재사고로 요절)
* 벽에 새겨진 위 노래 '기다리는 마음' 가사를 보면서
히메일행 4명은 목청껏 이 노래를 합창하니
더욱 실감이 났으며
잊지 못할 추억의 한 때였다.
이곳 김민부 전망대에도 세월호 관련 노란 본이 많이 달려있었다.
민부 전망대의 휴게 쉼터
'메리카노 천원'라는 착한 가격 가게에
방객들이 슬슬 모인다.
부산역 건물이 보이고, 그 뒤로 이번에 개통한 부산항대교(북항대교)도 보인다.
168계단을 올라서자, 산복도로가 나오면서 이바구충전소를 만난다.
이바구충전소의 안내판(붉은 )을 덧붙였는데, 게스트하우스라고 한다.
앞쪽 쓰러질 듯한 건물은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뒷편 붉은 벽돌의
신축건물인 것 같다.
이어 갈림길 도로 오른쪽 내리막으로 초량2동 공영주차장앞을 지나,
국내 최초의 의료보험 모체인 청십자병원을 운영했던 장기려 기념관이 있는
'더 나눔'센터에 도착.
장기려 기념관에는 관련 다양한 자료와 영상물 등을 전시하고 있다.
장기려 박사의 영상물이 1부, 2부, 3부로 나누어져 방영되었는데, 너무나 감명 깊었고, 한국의 슈바이쳐라는 말에 걸맞게 참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다 가신 분이었다.
1층에 있는 북카페 휴식공간으로 내려가 뻥튀기도 사먹고,
커피 한잔 마시며 잠시 휴식.
'더 나눔'센터를 나와 망양로를 따라, 다음 코스 '유치환의 우체통'으로 향하면 된다. 사정상 우리 일행은 오늘은 장기려 기념관까지만 구경하고
나머지(유치환 우체통, 초량 성당, 까끄막길과 까끄막 카페)는 아쉬웠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 발길을 돌렸다.
A Message of Love / Frederic Dela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