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무렵에 다음 기사를 보다가 문득 스쳐가는
헤드라인 기사 하나를 봤습니다.
눈길을 끄는 거라서 붙잡아다가 열어봤습니다.
전교조 교사가 학생 180여명을 데리고
빨치산을 추모하는 행사에 갔다, 이런 거였습니다.
시쳇말로 골이 띵하더군요.
아무도 관심 갖지 않던 일 년 반전의 일을 도대체 왜 꺼내들고
입방아를 찧고 있는 걸까요?
집에 와서 다시 검색해 보니까 다음에서는 이미 내려졌더라구요.
하릴없이 문화일보를 찾아갔습니다.
이곳은 평소에 거의 들릴 일이 없는 데지요.
이 무리(일당)에 대한 인상은 같은 재벌 쪼가리이면서
조중동 보다는 쫌 덜 꼴통인가? 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문화의 논조를 보니 조중동 뺨쳐먹을 만 했습니다.
여기서 제가 꼴통을 말하는 건 꼭 보수 세력을 가리키는 용어가 아니고
보수든 진보든 최소한의 품격과 양식을 갖추지 못한 경우를 이르는 것입니다.
어쩌면 노무현도 꼴통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음에서 봤던 문화일보 기사 검색을 해 봤는데
자세히 보니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는<기사>라는 이름으로, 또 하나는<시론>으로, 다음 것은 <사설>로.
눈을 날카롭게 굴리지 않더라도 뭔가 단단히 작심하고 한 일이라는 게
금세 드러났습니다.
<기사>와 <시론>과 <사설>이 처음, 중간, 끝으로 일목요연합니다.
오늘 한 건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고심을 했는지 그 흔적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정보기관이 주연인지, 조선ㆍ문화가 주연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들이 서로 돈독한 유대관계를 맺고 특정 목적을 위해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 스스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나라의 난다 긴다하는 정보기관들이 뭔가를 의도하면서
직무상 취득한 정보를 사적으로 흘려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인권이나 명예나 교육권이나 학습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입니다.
정보라는 것은 요리하기에 따라서
악마가 될 수도 있고 천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오늘 이들이 벌인 소란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 아닌가 합니다.
'나는(우리는) 통일이 무섭다.'
제가 한 말이 아니고 저들이 스스로 고백한 말입니다.
우리보다 훨씬 정보에 밝고 정세의 변화에 민감한 저들일진데,
통일이 정말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면 얼마나 무섭고 떨리겠습니까?
지금이 더없이 편안하고 좋을텐데요.
내일 선거라는 잔칫날을 앞두고 맥없이 얻어맞은 꼴이 된 전교조,
다음 주 고입 연합고사를 앞두고 커다란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임실 K중학교 학생 여러분들,
통일에 대한 열정 하나로 모인 전북통일교사모임 선생님들,
무엇보다도 젊은 날부터 갈라진 조국을 가슴아파하고
분단의 상처를 어루만지고자, 통일의 디딤돌을 놓고자
온 몸을 던져 분투하셨던 김선생님!
모두 힘을 내십시오.
12월 6일에 일어난 반 통일세력(!)의 공격을 보면서 거꾸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역사의 수레바퀴가 돌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새벽이 가까울수록 어둠이 깊다는 말이 맞는가 봅니다.
시련을 희망과기쁨으로 바꾸어 봅시다.
첫댓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통일로 가는 큰길에는 수많은 걸림돌이 있겠지만 우리는 묵묵히 견디어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2
어른들은 묵묵히 견디어내겠지만 모진 풍파 다 안고 있는 여린학생들은 어찌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