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여름 한 달 간의 앙코르 여행 기록
누구랑 : 연오랑 세오녀 찬이 가족 여행
기간 : 7월 20일(목)-8월 18일(금) 29박 30일
장소 : 인천-태국(방콕-깐짜나부리-나컨빠톰-쑤코타이-씨 쌋차날라이-싸완클록-우돈타니-반치앙-나컨파놈)-라오스(타캑-싸완나켓-빡쎄-짬빠싹-씨판돈)-캄보디아(스뚱뜨렝-꼼뽕짬-씨엠리업-바탐봉-씨쏘폰)-방콕-인천
8월 14일(월) 스물 엿새 째 아침
네 시쯤 일어났다. 객실에서 인터넷을 연결하여 게시판을 살펴본다. 캄보디아에 와서 객실에서 인터넷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니 새삼스럽다. 포항 우리 집보다 낫다. 여섯 시쯤 밖을 내다보니 하늘엔 아직도 검은 구름이 덮여 있다. 길바닥이 젖어 있어 아마 간밤에도 비가 내린 모양이다. 오늘 일출도 보기 어렵겠다. 일곱 시쯤 아침 산책에 나섰다. 호텔에서 오토바이를 하루 7 달러에 빌렸다. 좀 비싸다. 기사가 딸려도 7 달러란다. 골든 팰리스 호텔(Golden Palace Hotel)은 쏜유완(Soun Yu Van) 식당 맞은 편에 있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씨엠리업 앙코르 비지터즈 가이드(Siem Reap Angkor Visitors Guide) 21판(2006년 7월-8월)에는 아직 나오지 않는다.
쌍꺼 강변을 따라 북쪽으로 가다가 철다리(Iron Bridge)를 건너 직진하면 역이 나온다. 캄보디아에서는 아직 기차 여행을 하지 못해서 이번 기회에 기차를 타볼 요량으로 기차역으로 가보았다.
고장 난 시계가 걸려 있는 역은 꼭 망한 회사 창고처럼 텅 비어 있다. 프놈펜으로 가는 기차가 일요일 아침 여섯 시 사십 분에 있다. 프놈펜에서는 매주 토요일 여섯 시 이십 분에 출발한다. 2005년 8월 1일부터 일주일에 한번 밖에 기차가 다니지 않는다. 이번 여행에서도 캄보디아 기차 여행을 할 수 없게 되었다. 다음에 다시 요일을 잘 맞추어서 와야겠다.
그러니 지금 시간에 역에는 아무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인 요금으로 프놈펜 까지는 22,000 리엘, 뿌르삿은 8,700 리엘이다.
캔비(Canby) 책에 보면 바탐봉 볼거리에서 아시안 트레일(Asian Trails)이 후원하는 NGO 단체(http://www.asiantrails.info)에서 가난한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는데 그들이 매일 저녁에 서커스 공연을 한다고 되어 있다. 서커스 예약할 겸, 책에 있는 아시안 트레일 여행사를 찾았다. 위치를 잘 몰라 시장 주변으로 한 바퀴 돌다가 비쉬뉴 신상이 서 있는 로타리까지 갔다.
비쉬뉴는 여덟 개의 팔에 뱀을 비롯하여 여러 물건을 쥐고 서 있다.
이른 아침부터 어린 아이들이 마대를 들고 넝마주이에 나서는 모습이 보인다. 70,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한 아이는 맨발이다. 다시 시장 쪽으로 돌아오면서 캐피톨(Capitol Open Tour)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행선지를 확인해 보았다. 프놈펜으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한 번 07:00, 뽀이??도 11:30 한 번밖에 없다.
다시 책자를 펴서 아시안 트레일의 정확한 주소(2번 거리 111번지)를 확인하고 찾아보기로 했다. 작은 가게여서 쉽게 눈에 띄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직 여덟 시가 되지 않아 직원이 출근하지 않았다. 청소를 하던 여인이 여덟 시가 되어서 오라고 한다.
시장 쪽으로 한 바퀴 돌고 오려고 하는데, ‘아시안 트레일’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젊은이가 오토바이에서 내린다. 직원인 모양이다. 그는 내게 잠시 앉으라고 하면서 어디엔가 전화를 건다. 그리고 나서 우리 가족만 따로 서커스를 보려면 상당히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한다. 서커스 하는 곳은 이곳에서 4km 정도 떨어진 학교인데, 내가 원한다면 데려다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모든 오토바이 뒤에 타고 씨쏘폰 방향으로 가는 5번 국도를 조금 달려 한적한 학교로 갔다.
위치는 오차 꼬뮨 안짠 마을(Anh Chanh Village, O Cha Commune)에 있다.
파레 뽄루 쎌빡(Phare Ponleu Selpak, PPS)은 비정부기구다. 캐나다, 유럽연합, 유네스코, 유니세프와 Ausaid, CCFD 등과 일본대사관, 독일대사관, Save The Children Norway 등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종합예술학교라고 할 수 있다. 왜 우리 나라는 빠졌지? 뽄루는 ‘밝은(bright)'이라는 뜻이고 쎌빡은 '예술(art)'이라는 뜻이다. 음악 교육 과정으로 전통 악기인 짜얌(Chayam)과 삔뻬앗(Pin Peat), 만돌린 등을 배우며, 전통음악과 함께 대중음악 연주 기술도 익히게 된다.
나를 데리고 온 Pheak Sotra Vuth 은 학교 이곳 저곳을 구경시켜준다. 음악 교실도 있고 그림을 그리는 학생들도 있다.
미술과 조각과 그리고 서커스 과정도 있는데, 체육관에서 아이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웃(Vuth)이 지도 교사와 내 대신 얘기를 한다. 서커스 공연은 내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하지만, 비용 부담이 된다. 정확한 금액을 기억할 수 없지만 100 달러 이상 요구한 것 같다.
관람객을 적어도 수십 명 이상을 모아야 부담이 없다. 정기적인 공연이 아니라 단체나 관광객의 요구가 있으면 서커스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2층 건물에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전시해 놓은 화랑 공간도 있다.
나를 위해 문을 열고 감상하라고 한다. 프랑스가 만든 씨엠리업의 아띠장 당코르(Artisans D'Angkor)와 비슷한 예술학교이지만, 아직은 재정이 넉넉하지 못하여 시설도 그에 미치지 못하다는 느낌이다. 우리도 이런 교육 사업을 캄보디아에서 펼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그냥 가볍게 서커스를 보고 가려던 내 마음이 갑자기 무거워졌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웃(Vuth)은 내가 교육과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선지, 다른 고아원에 들러보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다음 기회에 들르겠다고 하였다. 아무래도 나중에 더 자세한 내용을 알아봐야겠다. 아침 산책이 너무 길어지면 호텔에서 기다리는 세오녀와 찬이가 걱정하게 되어서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 환전
-외환은행 2006년 7월 19일 환전 클럽 이용
1달러 964.47 원(고시 환율 975.37원에서 사이버 환전으로 65% 할인율 적용)
-라오개발은행(타캑) 2006년 8월 1일, 1 달러=10,020 낍
-빡쎄 란캄 호텔 2006년 8월 5일, 1 달러=10,000 낍
-1달러 : 4,136 리엘 2006년 8월 8일, 꼼뽕짬 환전소
* 연오랑 세오녀 가족의 다른 여행기는 http://cafe.daum.net/meetangkor 앙코르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더 볼 수 있습니다.
첫댓글 우리나라는 글쎄요....속된말로 같은 돈을 들여도 참 폼 안나게 좋은일을 합니다. 오히려 작은단체나 개인적으로 봉사활동하시는 분들한테 누를 끼치는 경우도 있구요 현명한 투자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