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된 천재' '살아있는 바보' (이상의 날개)

[별빛]

                          도서출판 좋은문학 창작예술인협회 

'박제된 천재' '살아있는 바보'

밤새도록 거칠게 퍼붓던 비가 잠시 그쳤을 때

풀잎 끝에 맺힌 이슬방울 햇살에 반사되어 영롱하게 빛이 난다.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고운 빛깔 에메랄드색채 칠월을 알리는 빛이랄까

그날도 오늘처럼 긴 장마 끝에

잠시 맑은 하늘을 보였을 텐데

지루하게 품어대던 민주화의 울음소리에

여기저기 눈이 매워 울고 있었고

하루가 멀다 한 취류가스에 괴로워하던 시절

까마득히 잊어버린 채

다시는 반복하지 않을 것 같던

이데올로기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후덥지근하고 곰팡이 냄새 진동하던 하숙집 골방에 처박혀

밤과 낮을 뒤집어서 고민에 고민을 하며 아파하던 처절한 삶이

다시금 송골송골 피어오르는 칠월을 누구보다 묻어버리고 싶다.

젊음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밑천은커녕 막걸리 한 주전자 값도 안 되어

한 잔술을 먹기 위해 맞바꾸던 온갖 나의 허상들이

마치 현실인 냥 머리를 헤집어 놓고 있다.

문득 잃어버렸던 문장이 떠오른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

이상(李想)의 날개이다.

자신을 천재라고 주장을 하는 것 같지만

주인공인 “나”는 언 듯 보기에는 지능이 낮은 저능아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스토예프스키나 빅토르 위고를 말하는

“나”의 지적 수준은 도대체 이해하기 힘들다.

“나”는 33번지 방구석에 처박혀 “아내”의 도움으로 밥을 먹고 지낸다.

“아내”는 매춘을 하는 여성이다.

“아내”는 돈을 준다. 그러나 “나”는 돈의 의미도 모른 채 받는다.

내객이 돌아가면 아내는 “나”에게 와서 말을 건네고 동전을 준다.

어느 날 “나‘는 외출을 한다.

외출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늦게 돌아오는 바람에

“아내”의 일에 방해가 되었다.

“나”는 오원을 아내에게 주고 처음으로 “아내”의 방에서 잠을 잤다.

두 번째 외출을 했다.

이번에는 “아내“의 내객에게 방해가 안 되게 돌아올 수 있었다.

남은 돈 이원을 주고 따뜻한 밥을 얻어먹었다.

“아내”는 다시 돈을 주며

다음에는 더 늦게 돌아와도 된다고 말을 했다.

“아내”의 정상적인 허락을 받은 세 번째 외출의 목적지는 경성 역이었다.

경성 역에서 커피 한 잔을 하고 돌아오는데 비가 와서 예정보다

빨리 오게 되었고 또다시 내객에게 방해가 되었다.

덕분에 감기가 들어 고생하는 “나”에게

“아내”는 약을 주고 외출을 하지 말아달라고 한다.

아스피린인줄 알고 먹었는데 알고 보니 “아달린”이라는 수면제였다.

그런 아내의 행동에 놀라 야산으로 도망가

한 번에 여러 알을 먹었더니 깊게 잠들어버렸다.

늦게 잠에서 깨어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대판 싸우고 다시 외출을 한다.

돈을 놓고 나오는 바람에 커피를 마시지 못하고 백화점 옥상에 올라간다.

옥상에서 세상을 구경하고 그는 정오의 사이렌 소리를 들으며

“날개야 돋아라.” 라고 외친다.

작가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소설은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랐다.

처음 읽은 것은 아마도 고교시절 이었던 것 같다.

아주 오래 전 나는 손바닥만 한 책을 손에 쥐고 놓지 않았던 날들을 기억한다.

딱지를 모으듯이 돈만 생길라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책을 사서 모으던 책들 중에

유독 나의 손에서 놓아지지 않던 이상(李想)의 날개는

참으로 오랜 세월 나의 창작세계의 모티브가 되었었다.

소설의 마지막에도 날개가 없는 '나'는 날자날자 라고 외치지만

그 날개 또한 닭의 홰치는 듯 한 날개일 뿐이고

목표를 향해 나가는 날개를 달은 존재들과는 다르게

갈 곳 없는 자신에 대한 한탄은 아니었을까?

소설 속의 “나”는 바로 이상(李想)이고

아내는 당시 연애하던 “금 홍”이였으리라.

소설 자체는 “나”가 중심이 되어 다방에 앉아서 담배와 약물에 취해

두서없이 내뱉는 이상이라는 작가의 철저한 관점에서 바라본 세상일 것이다.

“아내”와 “돈”의 존재에 관한 한 “나”는 한없이 지적 능력이 부족하다.

“아내”와 “돈”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무지하지 않은데

이렇듯 의문투성이의 소설을

왜 그리 오랜 세월 가슴에 담고 내치지를 못했을까?

이상 자신도 몰랐을까? 아니면 모르는 척 했던 걸까?

“아내”역시 매춘을 할라치면 “나”가 없는 곳에서 하면 편할 테고

사랑도 없는 “나”에게 왜? 밥을 주고 돈을 주고 잠자리도 주었을까?

당시 작가 이상(李想)과 금 홍이라는 두 사람의 모순적인 관계가

저렇게 보이는 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지독하게 꼬이고 힘든 시절 속에서

'박제된 천재' 라고 하지만, '살아있는 바보' 일지 모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닭의 날개를 가지고 퍼덕이고 있을 때

자신은 마치 갈매기 날개를 달고 있는 것 같이 표현하지만

어쩌면 잃어버린 날개를 찾아 추락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정오의 사이렌이 울리면 사람들은 닭의 날개를 홰치듯 퍼덕이고,

'나'도 이를 보고 날개 돋기를 그리고 날아보자 라고 외쳤다.

이 소설 전체가 극적아이러니(dramatic irony)라고 생각해 본다.

꼬여버린 일상을 새끼줄 꼬듯이 꼬아서 표현한 소설이 이상의 날개가 아닐까

읽으면 읽을수록 읽는 맛이 나고, 조금씩 '나'의 시선으로 보는 방식이 익숙해진다.

어린 시절 읽을 때와는 달리 어떠한 의미도 부여하고 싶지 않다.

그저 현실 삶의 애환에 도피하고픈 무력감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어느새 그쳤던 빗줄기는 검은 구름 등에 지고 험상궂게 퍼붓기 시작했다.

매스컴은 온통 밤새 주검으로 돌아온 한 유명인을 두고 왈가왈부 말이 많다.

초야에 묻혀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잘되어 있는 통신망덕에

언제나 세상 돌아가는 것을 환하게 볼 수가 있다.

거짖없고 진실이 공존하는 세상이 언제나 올까?

강제로 부와 명예를 빼앗은들 영원히 살 수 있는가?

세월 가면 육체는 썩어 질 테고

그러다 보면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갈 텐데.

2M도 채 안 되는 비좁은 상자 속에 누워

뜨거운 불속에 달궈져 항아리로 옮겨진 한 줌의 재

어딘지도 모르고 떠나가는 영혼은 허무 하더라

값비싼 보약을 먹은 들 백세를 살거나

금고에 억만금을 모아둔들 이백세를 살거나

세월가고 때가되면 파란나뭇잎도 갈색낙엽 되더라.

숨을 쉬는 동안 살아있는 것에 못할짖 하지 말고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몸은 떠나더라도 언제나 잊혀 지지 않기를

왜? 온갖 욕심과 허영으로 악하게 사는 걸까?

왜? 알면서 무엇이 그리 힘든 걸까?

그냥 내려놓으면 될 것을

빗줄기가 굵어진 창밖을 내다보니

심한 무기력감이 밀려온다.

고작 옥수수나 고추의 안녕을 걱정하는 내가......

[수아/趙福壽대표]

건강이 최고입니다
건강도 챙기고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 지어 보람도 찾는 행복한 농부의 생활하면서 문학인으로 아름다운 날들 되세요 꾸벅

[별빛]

말씀만 들어도 기분이 날아갈 것 같습니다.
감사 합니다.

[수아/趙福壽대표]

[별빛]

[자유리]

오래만에

먼 옛날을 회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별빛]

지나간 것은 그리워지나니~~~~~~그냥 그립습니다.

[곡우 조순배]

작가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별빛]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