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13. 토요일 ~ 1. 14. 일요일
이제 오늘 오전 라운드를 끝으로 이른 저녁을 먹고 밤 비행기로 귀국길에 오른다
누군가는 아쉬움에 오후라운드까지 강행하고 귀국길에 오른다고 하지만
대부분 우리처럼 점심 먹고 쉬면서 차분히 정리하는 쪽을 택한 것 같다
난 늘 그랬던 것처럼 점심 식사 후 마사지를 받기로 한다
자주 만났던 캐디가 오늘 귀국한다 하니 자꾸만 사진을 찍어준다고 포즈를 취하라 한다
사진도 찍을 만큼 찍어 이제 슬슬 귀찮기도 했지만 또 여기저기서 찰칵찰칵!
점심 식사 때 미리 주문해 놓은 이곳에서의 최고 후식인 코코넛 주스 하나씩 마시며
귀국하면 이 맛이 참 많이 생각날 거라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수안나폼 공항으로 달려오는 길에 들렸던 휴게소에서
깎지 않아도 될 손톱을 깎아놓은 듯한 초승달을 만났다
2-3일 전 새벽하늘에서 잠깐 볼 수 있는 그믐달 이후 만난 초승달이 또 반갑다
귀국일이 토요일이어서 방콕퇴근길의 지독한 교통트래픽을 겪지 않아 공항까지 쉽게 도착했다
작년에 너무 늦게 도착해 뛰다시피 탑승게이트로 가느라 샤넬 백도 못 샀다며 너스레를 떨었는데
오늘은 시간이 많으니 어떤 핑계가 필요할까 ㅎㅎ
딸내미 간식거리 심사숙고 고르느라 또 루이비통 백을 못 샀네요
여유 있게 천천히 걷다가 만난 일행들과 커피도 한잔 하면서 탑승게이트로 왔다
밤 11시 10분 출발해 새벽 6시 30분경 도착하니
이른 저녁도 먹었겠다 기내식은 패스해도 될 테고 잠이나 잘 잤으면 좋겠다
역시나 기내에선 깊은 잠을 못 잔다
허리가 약한 사람이라 뒤로 나가 서성이는 게 잠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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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서 겨울로 순간이동했다
착륙 후 백팩에서 오리털 점퍼도 꺼내 입고 입국장으로 나오니 기온이 확 바뀌어있다
천안에 사는 일행과 공항 벤을 이용해 평택 휴게소에 잠깐 들를 수 있었다
기내식을 모두 거부한 상태라 만주라도 사려고 잠깐 서 있는 동안 어찌나 추운지
깜짝 놀랐다
어머, 갑자기 내 몸이 적응이 어려운지 몸이 덜덜 떨린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더 그렇기도 하겠다
집에 오니, 짠딸이 환영의 꽃을 준비해 놨다
노란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가 무척이나 쾌활해 보인다
역시 짠딸의 센스는 알아줘야 해
캐리어를 열어 이것저것 꺼내다 보니 졸음이 몰려온다
하품을 연신 해 대니 얼른 가서 자라고 한다
대충 씻고 침대로 들어가 낮잠인지 늦잠인지 모를 잠에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