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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끝과 끝의 군인들 - 독도경비대 편 다들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올해 추석은 연휴가 다른 때보다 특히 길었는데요. 고향에서 가족분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고 오셨는지 모르겠네요. ^^
이런 즐거운 명절도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우리 국군 장병 여러분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가 방위를 위해 힘쓰고 있는 군인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끝과 끝을 지키고 있는 군인을 만나보았습니다!
1. 독도경비대 (http://dokdo.gbpolice.go.kr/dokdo/main/) 독도경비대 공식 사이트
<독도의 모습> (이미지 출처 외교부 독도 홈페이지 http://dokdo.mofa.go.kr) 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이백리~~ 우리나라 동쪽 끝에 위치하고 있는 섬, 독도. 독도에도 우리나라 전경이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 모두 다 아시죠? 오늘은 끝과 끝의 군인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독도 경비대에서 전경으로서 군 생활을 마친 '장영재'씨를 만나보았습니다.
1.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중앙대학교 07학번 장영재입니다. 2008년 10월에 입대하여 2009년 1월에 울릉도 독도경비대(이하 UDCG)로 전입되어 2010년 9월에 전역했습니다. 레이더운용(이하 R/D) 145기로 본부소대에 편입되어 작전 보직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근무 중인 장영재(우)씨>
2. 독도에서의 군 복무는 자발적으로 지원하신건가요?
제가 입대할 당시는 UDCG에 지원은 불가능하였습니다. UDCG에 근무하게 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논산에 입대하여 전경으로 차출되어 경찰학교에서 울릉도, 독도로 편입되는 경우.(이하 작전기수) 2. 논산에 입대하여 후반기 교육(이하 R/D, 의료, 발전기 운용)중 도서지역 T/O로 인하여 전경차출. 이 경우에는 후반기 교육 종료 후 경찰학교에서 다시 한 번 후반기 교육을 받습니다.
R/D의 경우는 경찰학교에서 울릉도(독도), 제주도, 소흑산도 세 지역으로 임의배정을 받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논산훈련소 – 육군통신학교 – 경찰학교 – 울릉도(독도) 순으로 전입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작전기수가 없어지고 경찰청을 통해 UDCG에 지원하여 의경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의배정 받은 근무지라 지원 동기는 없었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의미 있는 곳에서 근무하게 되는 것에 대해 가슴이 벅찼습니다.
3. 울릉도, 독도에서의 실제 업무가 어떠하였는지 궁금합니다.
UDCG 근무는 1. 본부에서 행정근무를 하는 소대(본부소대) 2. 해안경계근무를 하는 소대(전투소대) 크게 위 2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전투소대는 본부계획에 따라 근무 및 교육과 일몰부터 일출까지 해안초소 근무에 투입됩니다. 예비소대는 본부소대와 같은 건물에서 생활하며 독도 투입 전 사전교육 및 훈련, 준비를 합니다.(약 30일 정도) 또한, 독도 근무 종료 후 소대원 휴가 및 정비를 합니다.(약 30일정도) 독도소대(전투소대)는 50~60일 단위로 근무 투입되며, 해안경계와 독도 상황보고가 주 업무입니다. 상황보고는 본부소대 작전 보직과 연계하여 경북지방경찰청, 울릉경찰서로 보고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경계작전도 섰었지만 본부소대에서 상황보고서 작성, 무기탄약 관리 등 사무적인 일을 주로 하였습니다.
4. 울릉도, 독도에서의 군복무 중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독도에서 물을 먹으려면 바닷물을 담수기로 이용해 먹어야 해요. 하루는 여느때와 같이 물을 펌프로 올리는 데 갑자기 펌프기가 물을 못 올리는 거에요. 물을 못 올리면 먹을 물을 못 얻잖아요. 그래서 병사, 간부 할 것 없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때었어요. 갑자기 펑하면서 팔뚝만한 해삼이숭~하고 올라오면서 물이 콸콸콸~. 거기 파이프에 걸려 있었던 거죠. 그날은 모든 간부랑 병사가 해삼으로 회식을 했더랬죠.^^ <전우들의 생일 축하를 받는 장영재(가운데)씨>
5. 울릉도, 독도 부대만의 다른 부대와 다른 독특한 점이 있다면? 눈이 정말 많이 와요. 하룻밤 새 어깨까지 눈이 쌓이곤 하는데, 이럴 때는 관이 얼어서 물이 안 나오는 경우도 많아요. 그럴 때는 샤워도 못하고 그냥 버티는 거죠. 그렇게 샤워를 한 일주일간 못하니까 찝찝하잖아요. 어느 날은 제가 너무 찝찝해서 부대장님께 허락을 구하고 속옷만 입은 채로 눈 속을 뒹굴고 온 적이 있어요. 다른 병사들 눈에는 그게 개운해 보였는지 다들 옷을 벗고 눈을 뒹굴었어요. 그날 저녁은 전부 눈 사람이 되서 점호를 받았답니다.^^
6. 휴가 및 외박 나오는 것도 참 힘들었을 것 같아요. 면회도 쉽지 않을 테고 휴가 및 외박, 면회는 어떻게 이뤄졌는지?
일단 도서지역의 부대이기 때문에 휴가를 앞뒤로 하루씩 추가적으로 받습니다. 제가 근무할 당시 휴가는 정기 휴가 14박 15일 2개, 13박 14일 1개(말년휴가), 독도 휴가 6박 7일 2개, 100일 휴가 6박 7일 1개, 추가적으로 근무태도, 포상 등으로 7일 ~ 14일 정도의 휴가를 받았습니다. 이렇듯 휴가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울릉도에서 육지(포항)로 나가는 배가 15시에 출항하는지라 포항에 도착하면 보통 18~19시 정도입니다, 수도권지역에 사는 대원들은 KTX를 타고 가더라도 집에 도착하면 22~23시 정도가 되곤 했습니다.
복귀시에는 복귀 하루 전날 포항으로 내려가 하룻밤을 지냅니다. 복귀날은 10시정도에 포항에서 출항을 합니다.
도서지역 특성상 외박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주말 외출은 비교적 자유로운 편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대원들과 외출해 성인봉 등반, 바다에서의 수영 등을 즐겼으며 겨울에는 대원들끼리 PC방에서 게임을 즐겼던 기억이 나네요.
면회는 약 2주 정도 미리 보고를 한 경우 2박 3일간의 외출이 주어집니다. 저의 경우 부모님과 누나가 면회를 와서 2박 3일간 함께 울릉도 관광을 했습니다. 여자친구가 있는 대원들의 경우는 2~3번 면회를 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면회 횟수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기상상태 악화로 배가 뜨지 않는 경우는 면회나 휴가가 자동적으로 연장됩니다.
7. 가장 힘들었던 적은 언제였는지?
제가 근무할 당시 전경대원 축소가 있었습니다. 후임병이 들어오지 않아 상경 진급했을 당시 후임은 5명, 고참은 20명 정도여서 업무에 치이고 내무생활에 치이는 때가 있었습니다. 또한, 작전근무였기 때문에 2명 이상의 인원을 항상 유지해야 했지만 인원감축으로 인하여 1명 근무체제로 6개월간 근무하여 총 9개월 동안 휴가와 외출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때가 아마 가장 부대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근무여건은 상당히 만족스러웠고,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의미 있는 곳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이 강해서 후회한 적은 없었습니다.
8. 울릉도, 독도에서의 군 생활에 대한 현재 생각? 혹은 본인의 군 생활에 대한 총평을 하자면?
누구나가 하는 군대 생활 2년을 아마 가장 의미있고 자부심 있게 근무할 수 있는 곳이 울릉도, 독도가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근무할 때 입는 기동복에는 태극기와 독도마크가 휘갑치기(마름질한 옷의 가장자리가 풀리지 아니하도록 꿰매는 일)되어 들어갑니다. 간혹 대민지원을 나갈 때 기동복을 입고 근무를 하고 있으면 관광객분들이 고생한다면서 간식거리 등을 쥐어주시고는 합니다. 그런 인사를 받으면 부대에 대한 자부심, 나라를 지킨다는 책임감, 여러 가지 감정이 들면서 자신이 자랑스럽게 느껴집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독도에 입도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곳에서 며칠간 체류하며 나라를 위해 근무를 했다는 사실이 굉장히 뿌듯합니다. 요즘은 UDCG로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지원을 해야 합니다. 요즘 근무하는 대원들은 제가 근무할 때보다 자부심이 클 듯 싶습니다.
저의 군 생활은 다른 분들과는 조금 달라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회사생활과 비슷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보니 상사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 기본적인 사회생활의 예의범절 같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적인 문서들을 다루고 보고체계가 몸에 배여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근무중인 장영재(좌)씨>
9.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국군장병, 혹은 예비 장병들에게 한 말씀하신다면?
지금이 가장 힘들 수도 있습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군 생활 2년이 가장 마음 편하게 단순하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생각됩니다.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대해 책임을 다하고 나라를 지킨다는 일에 자부심을 갖는다면 지금 이 시기가 결코 힘든 시기는 아닐 것입니다. 혹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너무 힘들어하지 마세요. 정말 군대라는 곳은 꿋꿋하게 견뎌내면 견뎌낼수록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그런 곳입니다. 앞으로 남은 군 생활 몸과 마음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전역하시길 바랍니다. 그대들이 있어 편히 지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건강한 성인 남성이라면 누구나가 겪는 군생활. 대한민국 동쪽 끝 독도를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군생활을 무사히 마친 장영재씨! 장영재씨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군생활의 경험은 인생에 있어 가장 특별한 추억일 것입니다. 저 또한 장영재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의 군 생활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다음 번 '끝과 끝의 군인들' 2탄에서는 대한민국 북서끝 백령도, 대한민국 제일 높은 곳 화악산을 지키는 사나이들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취재: 청춘예찬 박성준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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