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표 민속 축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구 ‘마두희 축제’다. 마두희(馬頭戱)란 말은 ‘말머리를 가지고 노는 놀이’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이전부터 이루어진 울산의 큰 줄다리기 놀이라고 전해진다. 그런데 마두희축제는 영산줄다리기, 동래줄다리기, 기지시 줄다리기와 같이
지역명칭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특이성이 있다. 결국 지역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행사내용을 바탕으로 삼은 유일한 줄다리기 축제인 셈이다.
마두희는 지금부터 300여년 전 시작돼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던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줄다리기 축제였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초반까지 이어져 내려오다가 일제의 강압으로 한 때 중단되었다. 그러다가 1945년 광복이후 다시 부활됐지만 이어 터진 6.25전쟁으로 다시
중단됐다. 이후 지역 사회의 관심이 집중돼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처용 문화제에서 진행됐다. 그러던 것을 중구가 지난 2012년 다시
되살려 지난해까지 중구 일원과 시계탑사거리에서 시행하고 있다.
중구 마두희축제는 조선 영조 때 울산읍지인 ‘학성지’에 그 내력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어 추상적이거나 傳來적인 다수 고전 축제와
크게 다르다. 또 이 축제는 울산의 민속 문화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울산의 지리적인 약점을 막아 기운을 살려주는 풍수지리학적인 가치가 있다.
울산은 중구 성안동에 위치한 함월산을 주산으로 하고 좌청룡인 동대산과 우백호에 해당하는 문수산 사이에 위치한 형상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좌청룡
동대산이 바다 쪽으로 뻗어 있어 동쪽 기운이 동해로 빠져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축제를 통해 서쪽으로 기운을 당겨 동쪽으로 빠져나가는
기운을 保한다고 한다. 때문에 일부에서 마두희 축제를 단순히 종교적 시각으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었던 고유한 전통
문화로 보아야 한다.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제주 칠머리당 연등 굿이나 그 외 안동 하회마을 하회 별신굿 등은 무속신앙이라는 종교적
관점이 아닌 민속 문화의 관점에서에서 등록됐다. 동해안 별신굿이나 거제별신굿 그리고 다른 지역의 줄다리기 등도 마찬가지이다. 무속신앙을
민족문화의 시각으로 보고 국가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해 이들을 보호하려고 하는 노력은 지금도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 지역의 마두희 축제도
역사성이나 민속적 가치를 볼 때 제주 칠머리당 연등 굿과 같이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는 가치가 충분하다.
마두희 축제는 울산 지역에 있는 많은 축제 가운데 그 역사성이 가장 오래됐고 도시 속에서 벌어지는 축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동참해
울산 중구의 지세와 지기를 살려주는 ‘도로 위의 축제’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재 발굴된 지 5년차로 이제 막 꽃을 피우고 자리를 잡으려는
중이다. 지역문화를 발굴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에 못지않게 발굴된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일은 더 더욱 어렵다.
잊고 있었던 지역문화를 발굴하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 전승문화는 한번 버리면 되찾기
힘들다. 때문에 이제 겨우 5년차에 접어든 마두희 축제를 전승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이를 지지 육성해야한다.
축제추진위원회와 문화관련 단체는 말할 것도 없고 지자체와 기초의회도 이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그런 연장선에서 볼 때 중구 의회 일부에서 마두희
축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울산시와 중구가 그 동안 어렵게 발굴하여 이제 막 발전 단계에 들어선 지역
축제를 버릴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지원으로 여느 지역 축제보다 훌륭하게 키워나가야 한다.
기사입력: 2016/12/11 [14:41]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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