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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계획에 따라 '중봉교 → 1197봉(중봉산) → 소내봉 → 임도 → 칠곡메기봉 왕복 → 1262봉 →뾰죽봉 →문래3리 버스정류장'의 12km 코스를 6시간 30분 동안 달릴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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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봉산
높이: 1,197m
위치: 강원 삼척
소내봉
높이: 1,215m
위치: 강원 삼척
칠곡메기봉
높이: 1,174m
위치: 강원 삼척
1264봉
높이: 1,262m
위치: 강원 삼척
뾰죽봉
높이:
위치: 강원 삼척
2025년 2월 마지막 주 목요일인 27일의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산행은 강원 삼척의 오지 중 오지 '소내봉~칠곡메기봉~뾰죽봉' 연계 산행이다. 공지가 올라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산행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대부분 좌석이 예약이 끝난 상태라, 몇 개 남아 있는 빈자리 중 그나마 괜찮은 좌석을 선택해 예약했다. 이후 당연히 모두 초면의 산이라, 구글링해 봤으나, 몇 개의 산행기만 있을 뿐 산에 관해서는 어떠한 글도 찾을 수가 없었다. 하다못해, 최후의 보루라 생각하는 K.San에도 없다. 물론 지금까지 다닌 오지 중 그런 산이 하나둘이 아니긴 하나, 그래도 이건 좀 심해 보여, 과연 이런 오지 산에 오를 가치가 있을지 약간 고민이 됐다. 이유야 당연히, 늘 주장하는바, 그리고 목요 오지팀 인솔 대장도 동의하는 '오지는 오지인 이유가 있다!'다. 그럼에도 발견이 조금 늦었다고 소위 얘기하는 로열석은 물론이고, 1, 2등 석도 매진될 정도로 호황이라 일단 취소는 하지 않고, 계속 언급된 산에 관해 여기저기 찾아봤다. 하지만, 토종 검색 엔진도 결과는 마찬가지고, 심지어 지도 앱으로 검색해도 찾을 수 없는 산이다. 해서 몇 개 있는 산행기로 산에 관해 연구한 결과, 딱히 내세울 건 없으나, 오지의 매운맛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산이라고 결론 내렸다.
와중에 최근에 강원 지역에 내린 폭설 덕분에 설악산 서북 능선이 국립공원이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거의 일주일 넘게 통제됐었다. 덕분에 통제가 풀리자마자, 금요 무박으로 토요일 달린 설악산은 눈 때문에 평소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종아리에 밴 알이 남아 있을 정도로 힘든 산행이었다[산행기]. 그럼, 당연히 오지 중의 오지인 소내봉, 칠곡메기봉, 뾰죽봉은 그 흔한 지맥 상의 봉우리도 아니라, 폭설이 내린 후 찾은 산꾼도 없을 듯하다. 고로, 이번 산행에서 심설을 뚫고 길을 만들며 전진해야 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이건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지난 목요일 충남 공주 갈미봉, 무성산 연계 산행 때 산행 대장 및 선두 조와 이번 산행에 관해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모두 동의한 내용이다. 어쩌면 이번 소내봉 심설 산행이 이번 겨울 마지막 러셀 산행이 될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소내봉과 가까운 두타산 산악날씨에 의하면, 거의 종일 맑고, 최근 한파가 무색할 정도로 기온이 올라, 영상 7℃~12℃ 사이에, 바람이 약간 강한 4㎧~5㎧로 불어, 체감온도는 영상 4℃~12℃ 사이가 될 거라는 예보다. 지난주만 해도 심설에 기온도 낮아 걱정했으나, 이제는 그 눈이 녹아 진창이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현재 가장 큰 고민은 산행 준비로, 겨울과 간절기 중 어디에 맞춰야 할지 판단을 못 하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한 마리 제비가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다!'라 얘기했듯이 일단은 기존과 같은 겨울 산행에 맞춰 준비하기로 했다. 물론 복장은 지난 토요일 설악산행 때보다는 약간 얇은 겨울 등산복을 준비한다. 하지만 등산화와 아이젠은 심설 산행에 찰떡궁합을 보여준 그대로다. 기온이 높아 얼음과자가 될 염려가 없는 사당역표 김밥도 챙긴다. 물론 목요 오지팀의 특징인, 산행 후 하산주 식당에서 이슬이를 곁들여 늦은 점심도 먹는다. 산행 하루 전인 지금도 선두 조에서는 산행 코스와 앞선 산꾼의 산행기를 토대로 걱정을 많이 하는 중이나, 닥치면 다 뚫고 나가는 게 우리라 개인적으로는 크게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 다만, 사용 중인 두 등산 앱의 어느 지도에도 등산로가 없다는 게 문제일 뿐이다. 물론 그 문제는 늘 그랬듯이 등고선을 잇는 가상의 등산로로 해결하면 된다. 해서 산행 공지가 막 올라왔을 때만 해도 신청이 폭주해 일주일이 조금 지난 후에는 대기자까지 있었으나, 이후 현실을 파악한 신청자가 하나둘 취소하는 바람에 막상 출발하는 인원은 대장 포함 25명에 불과할 뿐이다. 덕분에 나도 로열석으로 옮길 수 있었지만.
2 – 1
웬만해서는 일찍 출발하지 않는 목요 오지팀인데, 이번 소내봉, 칠곡메기 산행은 평소보다 20분 이른 6시 40분 사당 공영주차장에서 출발한다. 고로 모든 일정이 20분 당겨졌다. 하지만, 평소 4시 20분이면 기상하는 인간이라 별걱정은 안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4시 반 알람을 맞추고 잤다. 그리고 다음 날 알람에 놀라 깼다. 오랜만에 알람에 깬 아침인데, 최근 연속된 숙취로 몸 상태가 별로 인듯하다. 어쨌든 깜짝 놀라 일어나, 아지트로 나와, 기상 의식을 치르며 밤사이 변한 게 있는지 확인했다. 없다! 이후 ‘소내봉’이나, ‘칠곡메기’로는 기상청 날씨누리에서 검색할 수가 없어, 혹시나 해서 ‘중봉교’로 검색하니 나와, 중봉교 기준 기상청 특보와 일별 예보, 레이더 영상을 확인했다. 전날 확인한 두타산과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산악날씨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초미세먼지는 '좋음', 미세먼지는 '보통'이라, 조망처가 있다면 전망을 좋을 듯하다. 이후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먹은 후 4시 25분경 미리 준비해 둔 배낭을 둘러메고, 집을 나서 구산역에서 열차로, 사당으로 향해 6시 18분경 도착했다. 그리고 즉석 빵집으로 가, 평소와 같이 야채김밥을 샀는데, 500원이 올랐다. 3월부터 올린다더니, 아! 이번 주에 3월이 시작되나?!
500원 오른 김밥을 주머니에 넣고, 화장실에 들른 후 1번 출구로 나가, 공영주차장으로 가며 보니, 출근하는 사람이 7시 출발 때보다 많다. 그건 구산역에서 6호선을 탈 때도 간신히 자리에 앉았고, 삼각지에서 4호선을 갈아타고는 빈자리가 없어 사당까지 서서 왔을 정도다. 출근 시간이 빠른 건가? 출근 지역이 먼 걸까? 와중에 산악회 버스가 정차한 곳으로 우회전해 들어가니, 나를 포함 산에 가는 사람을 실어 나를 버스 또한 평소보다 많다. 하긴, 평소 7시 출발 버스라, 오늘처럼 6시 40분 버스는 출발한 후 도착하니, 몇 대 없는 버스만 봐 와서 모르고 있었던 거다. 와중에 아직은 어두운 새벽이고, 제일 뒤 구석에 있어 삼척 소내봉행 버스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 물론 버스를 보자마자, 그대로 차에 타, 등산에는 필요가 없는 걸 배낭에 뺀 후, 배낭은 선반에 올랐다. 이후 자리를 잡고 앉으려는데, 뒤에서 선배 산꾼이 불러 가보니, 이번 산행 지도 그린 게 있는지 물어 코스를 연구하기 위해 그렸던 지도를 문자 메시지로 보냈다. 그런데, 산행 종료 후 그린 지도를 보니 실제 코스와 정확히 일치해 나도 놀랐다. 이후 자리로 돌아와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 잠을 청했으나, 오지 않아 정신없이 읽다가 내릴 역을 지나칠 뻔했던 책을 이어서 봤다.
6시 40분 버스가 출발해, 양재와 죽전에서 나머지 승객을 태울 때는 친숙한 산꾼과 인사를 나눈 후 계속 책을 읽었다. 그리고, 실내등이 들어와 고개를 들어, 버스 앞 시계를 보니, 8시 14분이다. 응? 3시간 30분을 달려야 하는 버스가 1시간 30분 만에 휴게소에 들어가는 건 이례적이라, 조금 놀랐다. 어쨌든 가야 할 길이 멀어, 미리 볼일을 보기로 하고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로 가며 명패를 보니, 치악휴게소다. 서울 기준, 이 시간에 들어갈 만한 휴게소가 여기 말고 또 있나? 어쨌든 볼일을 보고 돌아와 자리에 앉아, 차를 만들어 마시려고 보니, 출발지인 사당에서 버스 안이 더워, 차 티백이 든 패딩을 벗어 배낭에 넣은 게 떠올랐다. 그렇다고 배낭을 내리기는 귀찮아, 차 마시는 건 포기하고, 책을 계속 봤다. 20분의 휴식이 끝나고, 버스가 출발하자, 인솔 대장이 이번 산행의 코스와 주의 사항에 관해 설명을 시작한다. 먼저, 소내봉은 작년 즉 2023년 2월 29일 심설에 중탈한 문래산[산행기]을 마주 보는 산으로 1년 만에 다시 중탈하는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는 말로 운을 뗐다. 겨울 오지 산행의 주의 사항이야 산에 따라 다를 이유가 없다, 다만, 지금이 산방 기간이라, 아예 산행을 차단당할 수도 있을 거라고 한 후 그럴 때는 거꾸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다른 산으로 바꿀 거로 생각했는데, 내 예상을 여지없이 깨 버렸다. 그런데, 산행 전 내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이번 코스는 산방 대상이 아니다! 정확히는 이번 산행에서 목표로 하는 봉우리 중 공식 이름을 가진 산이나 봉이 없다! 고로 그걸 연결하는 정규 등산로 또한 없다. 그러니 차단할 등산로 가 있을 리가 있나? 어쨌든 그건 닥쳐봐야 아는 거고, 이후 앞선 산꾼의 산행기로 봤을 때, 쉽지 않은 산행이라, 거리에 비해 6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을 책정했지만, 그래도 칠곡메기봉까지 4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없을 듯하면 되돌아 내려와 탈출하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런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후 30분을 늘려, 4시 30분 내로 바꿨다. 그런데, 결과적인 얘기로, 먼저 얘기한 4시간이 맞다. 칠곡메기봉에서 1262봉과 뾰죽봉을 거쳐 문래 3리로 2시간 만에 갈 수 있는 거리나 등산로 상태가 아니다. 어쨌든 그렇게 이번 산행에 관한 얘기가 끝나고, 하산주 식당은 메뉴가 하나밖에 없는 한정식집이라, 그 식당으로 가지 않고, 임계 오일장 주변에 식당이 많으니, 그곳에서 각자 해결하는 거로 했다. 사실 이게 모두가 원하는 바다! 그리고 다시 취침 상태에 들었다가, 10시쯤 실내등이 들어오고, 10시 14분 들머리인 중봉교에 도착했다.
2 – 2
들머리 도착 10분 전쯤 슬리퍼를 벗고 등산화로 갈아 신고, 여기까지 오는 동안 창밖으로 확인한 주변 산에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아, 스패츠를 착용할지 말지 고민도 했으나, 2024년 2월 스패츠 덕분에 등산화에 눈이 들어가 고생한 경험이 있어 일단 착용했다. 그리고 선반에서 배낭을 내리는 거로 산행 준비를 마쳤다. 이후 버스가 들머리에 도착한 후 차례대로 차에서 내려, 먼저 기상청 ‘날씨알리미’로 현 위치, 즉 삼척시 하장면의 날씨를 확인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새벽에 확인한 중봉교 날씨와 같다. 이후 산길샘이 위성 데이터를 수신하는 동안, 주변의 이정표가 될 만한 걸 기록으로 남겼다. 들머리의 상징인 중봉교도 놓칠 수 없어, 버스가 건너는 다리도 기록으로 남겼다. 물론 내가 이러는 사이 선두를 필두로 성격 급한 산꾼은 이미 저만큼 가고 있다. 할 일은 해야 하는 인간이라, 위성과의 동기화가 끝난 두 앱의 지도로 들머리의 높이를 확인했다. 599.5m~628m, 이번 산행 최고봉이, 운이 없어 이름을 얻지 못해 높이가 이름을 대신하는 1262봉이니, 고도차는 634m로 양호하다. 그런 면에서 오지 산을 잘 모르는 등산객은 높이에 지레 겁을 먹는데, 인기 명산보다 낮은 경우가 대다수다. 물론 등산로는 잘 찾아가야 하지만!
확인할 거 다 하고 나니, 남은 사람은 역시 나와 비슷하게 주변의 기록할 건 다 기록해야 하는 선배 산꾼만 남았다. 해서 그 선배와 함께 급경사 포장 임도로 가장 후미에서 앞서가는 일행의 뒤를 따라갔다. 그리고 300여 미터를 올라가자, 포장 임도로 직진한 선두와 대다수 일행과 달리 우리보다 조금 앞선 인솔 대장이 밭이 있는 오른쪽으로 가더니, 그 방향으로 오라고 손짓한다. 해서, 거기가 지름길이라 생각해 후미 몇이 우회전했다. 그런데, 길이 있는 게 아니라, 밭 가를 따라가자, 그물망이 위로 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 그것도 두 겹이다. 다른 일행이 그물에 걸린 고기 마냥 망에 걸려서 고생하는 걸 보고, 가장 약한 고리를 찾아, 그물망을 넘었다. 그런데, 당연히 길이 없어야 할 산기슭에 위 능선으로 올라가는 인적이 있어 그걸 따라 급경사를 올라, 10시 30분이 조금 넘어 능선에 올라섰다. 그런데, 대장이 우회전이 아니라 좌회전한다. 응? 그럼, 선두의 뒤를 따라가는 건데, 당연히 여기가 지름길이라 생각해 쫓아왔는데, 아니다. 대장 말에 의하면 선두가 가는 길은 급경사 직진 코스로 그나마 경사가 완만해 보이는 곳으로 우회했단다. 말인즉 애초 코스보다 더 크게 원을 그리고 있다. 대략 500m 이상 늘어나, 선두와는 거리가 더 벌어졌다.
그럼, 아주 당연한 얘기로 선두가 올라간 만큼 우리도 올라가야 한다. 말인즉 앞의 능선은 급경사라는 얘기다. 포장 임도로 급경사를 오르는 것과 정규 등산로가 아니라, 나무꾼? 사냥꾼? 산꾼 아니, 네발짐승이 다닌 흔적을 따라 오르는 급경사는 속도에 차이가 있어, 당연히 선두와는 더 거리가 벌어졌다.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오늘은 선두 조의 일원이기를 포기하고 후미 조가 되기로 했다. 물론 그게 가능할지는 산행이 끝나봐야 알겠지만. 그리고 애초 두 등산 앱 어디에도 이름은커녕 등산로조차 표기가 안 된 산으로, 이정표 따위를 기대할 수도 없어, 수시로 핸드폰을 꺼내 지도를 확인했다. 물론 등산로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상까지 등고선 간, 가상의 선을 그어 제대로 가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애초 시작 고도가 높기도 하고, 급경사를 오르는 거라 비록 힘은 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고도도 빠르게 높아져 기온은 들머리보다 더 낮아지는 만큼 햇볕이 들지 않는 음지에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와중에 눈이 막 녹기 시작하는 시점이라, 더 미끄러워 꽈당하면 눈밭에서 미끄러진 것과는 뒷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 다른 대형 사고다. 해서 더 긴장하며 가는 바람에 산행 중반쯤에는 다리를 쥐가 물어, 고양이까지 불렀다.
근교 산에는 흔하디흔한 고양이가 한 마리도 안 보이는 게, 여기까지 와서 버리고 가지는 않는 듯하다. 해서 배낭 뒤에 매단 한 짝뿐인 등산지팡이를 꺼낼지도 잠깐 고민하다가, 그 구간이 계속되는 게 아니라, 그렇지 않은 구간에서는 오히려 짐만 될 뿐이라, 그냥 갔다. 와중에 양지바른 곳이라 눈은 진즉에 녹았고, 낙엽도 바짝 말랐으나, 낙엽 아래는 진흙탕인 급경사를 죽죽 미끄러지며 올라가는 건 정말 힘들다. 그리고 낙엽 상태를 보니, 왜 이 철을 산방 기간으로 정해 출입을 막고 있는지 실감했다. 와중에 이런 상황은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에 한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더 힘들었다. 그런데, 막상 오르며 보니, 눈이 다 녹은 것도 아니다. 와중에 음영 지역에는 아직 눈이 남았다. 해서 지도를 확인하니, 948m~980m로 파악하고 있는 오차를 고려하면 이미 해발 1,000m가 넘는 게, 역시 고도가 높다! 고도가 높이니 당연히 안 보이던 것이 보이기 시작하나, 문제는 잎은 떨어져 가지만 앙상하나, 울창한 숲이라, 시야를 방해해 제대로 볼 수 없다. 거기다 눈으로 보는 것보다 카메라의 결과물은 상태가 더 안 좋다. 하지만, 이번 산행에서 이 이상 기대하기는 힘들 거라는 생각에 일단 찍었다.
파노라마의 건너로 보이는 산이, 2024년 2월 중탈한 문래산이다[산행기]! 이후 다시 길을 재촉해 급경사를 힘들게 오르자,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게 모습을 드러낸다. 임도다! 물론 산악회 산행 코스를 보면 두 번 임도를 지난다. 바퀴가 굴러가는 곳은 차를 타고 가야 한다는 게 평소 신조라, 알고 있었지만, 허탈한 건 어쩔 수 없다. 어쨌든 인솔 대장의 뒤를 따라, 임도를 건너, 능선으로 올라서 다시 급경사를 오른 후 조금 지나 정상까지의 거리가 궁금해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소내봉은 아니고, 가까운 곳에 중봉산이 있음에도 누군가 여기에도 같은 이름을 붙인 중봉산 정상이 멀지 않다. 오른쪽 e산경표 지도의 초록 선은 임도 표시다! 다시 급경사를 힘겹게 오르자, 이번에는 왼쪽으로 바위 군락의 암릉이다. 등산로 아니 인적은 그 암릉으로 가지 않고 그 아래에서 우회한다. 선두를 포기한 이번 산행에서 서두를 이유가 없어, 당연히 암릉으로 가, 그 위로 갔다. 그리고 암릉 구간을 지나자, 눈 쌓인 완만한 능선의 봉우리다. 1197봉(중봉산?) 정상이다. 해서 당연히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1시 42분 선두 조의 선배가 만들어 매단 '중봉산 1,197m' 명패가 있는 정상에 도착했다.
아무도 없는 정상에서 삼각대를 이용해 인증을 남길까 하다가, 암릉으로 오는 바람에 추월한 대장과 후미가 곧 도착할 거라, 먼저 급조된 명패를 기록으로 남기고 울창한 넝쿨 사이로 ‘칠곡메기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를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앱의 지도로 여기가 1197봉임을 검증하고 조금 있으니, 후미가 왔다. 해서 먼저 도착한 대장에게 부탁해 인증을 남기고, 나머지 일행이 인증을 찍는 동안, 먼저 지도의 조금 상단에 있는 1215봉으로 향했다. 그 봉이 누군가 '소내봉'이라 이름 붙인 이번 산행 주요 목적지 중 하나다. 다시 조금은 급한 경사를 오르며 보니, 저 앞에 선두에서 떨어진 두 명이라, 그 뒤를 쫓아가, 바로 따라잡았다. 이후 그 두 선배와 이번 산행 끝까지 함께했다. 하산주 식당까지! 그건 그거고, 정상이 멀지 않았으니 당연히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11시 55분 역시 선두 조 선배가 준비해 온 판때기에 급조한 '소내봉 1,215m' 명패가 있는 소내봉 정상에 도착했다. 역시 추월한 두 명의 선배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먼저 명패와 진행 방향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도착한 선배의 도움으로 인증을 남겼다. 이후 3,000 산이 목표인 선배가 명패의 위치를 변경해 그것도 기록으로 남긴 후 역시 앱의 지도로 1215봉을 검증했다.
주요 목표 중 하나의 정상에서 인증을 남기고, 역시 앞장서 다음 목표로 향했다. 비록 내가 천천히 가고 싶어도, 페이스를 떨어트리는 건 불가능하고, 주변에 전망대나 암릉, 암봉이 있으면 거기를 들려서 가야 하는데, 이번 산행에는 그런 게 없어, 수시로 어느 순간 혼자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해서 머리 위 나뭇가지의 겨우살이 군락과 울창한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골지천이 만든 한반도 모양도 기록으로 남기는 등 최대한 지체하며 갔다. 그런데, 그 한반도 모양은 상정바위산 전망대에서 보는[산행기] 한반도보다 더 실제에 가까웠다. 오죽하면 여기 시야를 가리는 나무를 좀 정리한 후, 갑판 전망대를 만들고, '한반도 지형 조망처'라고 광고하면 초기에는 등산객이 조금은 몰려들 거다, 바로 아래에 있는 임도를 관광도로로 개발해도 되고! 하긴 물도리가 만든 지형치고 한반도 닮지 않은 곳이 있기는 있나? 항아리 모양? 뭐, 이런 생각을 하며 그 자리를 떠났다. 능선을 따라 계속 가며 보니, 앞에 높은 봉우리가 가로막고 있는 게 혹시 칠곡메기봉일 수도 있어 당연히 기록했다. 그런데, 현재 시각 12시 15분 배는 진즉부터 고팠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눈밭이다. 어디 주저앉아 김밥을 먹을 상태가 아니다.
그렇다고 쉬면서 김밥을 먹는 인간도 아니라, 배낭에서 사당역표 김밥을 꺼내 먹으며 갔다. 그렇게 가며 보니, 그나마 눈이 녹은 낙엽 쌓인 경사에 몇 명의 일행이 앉아 있는 게 보인다. 그들도 점심을 먹는 걸 거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막 점심을 마치고 뒷정리를 하는 중이라 몇 마디 얘기를 나누고 그들을 지나쳐 갔다. 그리고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자, 아래로 산허리를 자른 임도가 보인다. 저게 산행 코스에 있는 두 번째 임도다. 그런데, 분위기는 바로 임도로 내려갈 거 같은데, 그게 아니라, 좌로 뻗어가는 능선을 따라 한참을 달린다. 와중에 북서사면이라, 심설이 그대로 있어, 선두가 아래는 러셀하고, 위로는 잡목을 헤치고 길을 만들며 갔다. 하지만, 심설이야 러셀로 뚫었다 치고, 따귀를 때리는 잡목은 피할 방법이 없어 주위를 살펴보니, 능선 바로 아래 잡목을 피해 간 네발짐승의 발자국이 있어, 그 흔적을 따라갔다. 물론 네발짐승이 러셀하지는 않았지만, 그 정도 구간의 러셀은 나 혼자라도 충분하다. 그렇게 가며 보니, 조금 전 만났던 일행이 내 뒤를 따라오고 있다. 그렇게 5분 정도를 가, 잡목이 사라진 인적, 즉 등산로로 다시 합류해, 그걸 따라 계속 가자, 아래는 임도고, 당연히 능선은 계속 뻗어 간다.
인적은 아래 임도 방향이다. 해서 주변을 샅샅이 살펴봤으나, 평소 등산로인 능선을 따라간 흔적은 없다. 그럼, 당연히 선두를 따라가는 일행은 인적을 따라 아래 임도로 향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라, 일단 잡목이 우거진 능선은 피해 조금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심설을 뚫고 능선으로 향했다. 결과적으로 잡목을 피해 'ㄷ'을 쓰며 갔다. 능선에 올라서 뒤를 돌아보니, 역시 그들이 따라오는 게 보여, 그런가 보다 하고, 러셀하며 능선을 따라갔다. 그런데, 가다 보니, 어느 순간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인적이다. 그것도 오늘 만들어진 거다. 그럼, 우리 일행인데, 분명 능선 위에는 없었고, 임도 방향은 내가 러셀하며 왔고, 그럼 반대편으로 돌았나? 갑작스러운 인적에 그 출처를 추측하며 가자, 이번에는 많이 보던 산악회 리본이다. 그런데, 안면이 있을 뿐 어느 산악회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 리본을 기록으로 남기고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길의 위치가 다르지만 일단 리본을 따라 위로 갔다. 그리고 뒤에서 리본을 보니, 선두가 매단 리본이다. 그리고 바닥에는 소위 얘기하는 깔지도 있다. 고로 선두 중 일부는 등산로로, 또 다른 일부는 편한 길을 찾아 임도로 내려갔다.
그런데, 등산로로 온, 즉 후미를 위해 리본을 매달고 깔지를 깐 선두는 방향 지시를 잘 못하고 있다. 분명 길은 능선이 아니라, 그 아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선두의 인적을 따라갔으나, 예상대로 다시 아래로 내려간다. 당연히 하지 않아도 좋을 수고를 하고 아래로 내려가, 등산로를 따라 전진하자, 앞이 계곡이다. 그리고 그 위는 임도다. 물론 능선은 임도로 향한다. 정확히는 임도가 능선을 끊은 거다. 어쨌든 임도로 가는 길은 조리대 지옥이다. 평소라면 그걸 뚫고 가느니, 계곡으로 내려갔다가, 임도로 올라가겠지만, 심설이 조리대를 평정해 갈 만했다. 물론 선두가 길도 뚫어 놨다. 그 길을 따라, 1시 정각 임도에 도착해 보니, 우리 일행 모두가 모여 있다. 즉, 선두부터 후미의 대장까지 임도에서 어디로 올라갈지를 몰라 우왕좌왕이다. 해서 e산경표 지도를 확인하니, 두 번째 목표인 ‘칠곡메기’는 임도를 따라 더 가다, 계곡에서 위로 간다. 그 사실을 대장과 몇몇 산꾼은 이미 알고 있어, 그 입구를 찾아 임도로 가고 있어 따라 갔다. 가는 중에 대장이 왜 편한 길 놔두고 어렵게 왔는지 묻는다. 해서 바퀴가 굴러다니는 길과 두 발이 다니는 길은 구분해야 직성이 풀리는 인간이라고 말해줬다.
이후 조금 지나, 계곡 입구에 도착했는데, 급경사에 빙판이라 감히 올라갈 엄두가 안 난다. 해서 다시 지도를 보니, 이 임도로 계속 가, 다음 능선에서 올라가는 게 맞아 보였다. 지도를 볼 필요도 없이 앞에 완만한 능선이 보인다. 당시는 산경표 지도에 표시된 '칠곡메기'가 우리의 두 번째 목표인 ‘칠곡메기봉’으로 알고 있었다. 해서 주변 산꾼에게 지도를 보여 주고, 손으로는 앞의 능선 위 최고봉을 가리키며 저게 칠곡메기봉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씨알도 안 먹힌다. 어쨌든 계곡으로 올라가는 건 어렵다고 결론짓고 아까 합류했던 곳으로 다들 돌아간다. 해서 나도 따라가며 다시 지도를 자세히 보니, 임도에서는 안 보이는 길이 있다. 해서 여기가 길이라고 외치고 따라오든 말든 잡목을 뚫고 올라가자, 기상 관측소다. 고로 여기서 계속 위로 가면 된다. 그런데, 여기가 길이라고 외치는 우리 일행의 목소리는 오른쪽에서 들린다. 해서 기상관측소를 버리고 그 방향으로 잡목과 조리대를 뚫고 한참을 가자, 이번에는 내가 있었던 기상관측소 조금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 다시 방향을 틀었다. 그것도 그나마, 경험이 풍부한 여성 산꾼이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선두가 가는 오른쪽을 버리고 왼쪽으로 온 거다.
덕분에 두 번째 'ㄷ'을 쓰고, 등산로 아니, 앞선 산꾼의 인적을 발견해 그걸 따라갔다. 하지만,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일행이 걱정돼, 조리대 지역이 끝난 6부 능선쯤에서 간벌 지대를 뚫고 오른쪽으로 가, 아래를 향해 계속 올라오라고 몇 번 외치자, 아래에서도 반응이 있다. 해서 다시 위로 가며 수시로 뒤로 돌아 아래를 보고 외치며 갔다. 그런데, 아무리 인적이 있다고 해도, 따귀를 때리는 잡목과 급경사는 어쩔 수가 없어, 수시로 가던 길을 멈추고 뒤로 돌아 가쁜 숨을 가라앉혀야 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올라가자, 첫 번째 'ㄷ'을 쓴 능선이 보여 그걸 기록으로 남겼다. 물론 외쪽의 완만한 능선 위에 있는 칠곡메기봉이라 믿고 있는 봉우리도! 그렇게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가서 보니, 지금 올라가는 봉우리에서 왼쪽, 즉 칠곡메기봉으로 뻗어가는 능선이 보인다. 그걸 보자, 굳이 지금 급경사 능선으로 위의 봉으로 올라갈 이유가 없어 보였다. 즉 봉에 올랐다가, 칠곡메기로 향하는 능선으로 좌회전 하느니, 계곡을 가로질러 능선으로 바로 가면 체력 소모, 거리, 시간 모든 걸 줄일 수 있다. 해서 왼쪽을 주시하며 계속 위로 오르자, 예상대로 인적이 있다. 해서, 그 인적을 따라 좌회전해, 계곡을 가로질러 1시 32분 능선에 올라섰다.
이후 직진한 일행이 '앗! 여기가 아닌가 봐'하며 좌회전해 내려오기를 기다렸는데, 그럴 기미가 전혀 안 보이는 게, 혹시 그 봉을 넘어 반대쪽으로 갔을 수도 있어, 걸음을 돌려 그 봉으로 향했다. e산경표 지도에 의하면 1166봉이다! 그리고 속으로 이게 뭐 하는 바보짓이냐 투덜거리며 그 봉을 향해 다시 올랐다. 물론 오르는 능선은 달라졌다. 하지만, 급경사인 거는 마찬가지에 이 능선은 그 봉우리 북서 사면이라 심설까지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심설에 인적이 있다. 누군가 거기서 내려온 거다. 그 인적을 보자, '내가 맞았다!'라는 생각이 들어, 가던 길을 멈추고 서 있으니, 선두 조가 내려온다. 그리고 칠곡메기봉은 1166봉에서 왕복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돌아버린다. 그래도 선두의 성의를 봐서 마음에 안 들지만,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1시 39분경 1166봉 정상에 도착해, 좌회전해 선두가 알려준 칠곡메기봉으로 향했다. 물론 동영상도 촬영하며, 그리고 1시 44분 역시 선배가 널빤지를 가져와 급조한 '칠곡메기봉 1,174m' 명패가 있는 정상에 도착했다. 분명 지도에는 여기가 칠곡메기봉이 아닌데, 명패를 매달았으니, 솔직히 마음에 안 들었다. 그래도 선배의 노고를 생각해 먼저 명패를 기록으로 남긴 후 주위에 아무도 없어 삼각대를 이용해 인증을 찍었다.
그리고 다시 1166봉으로 돌아가다가, 검증하지 않은 게 생각나, 두 등산 앱의 지도를 확인했다. 그런데, 정작 모두가 칠곡메기봉이라 믿고 있는, 즉 앞선 산꾼 중 누군가가 여기가 칠곡메기봉이라고 정한 그 봉에는 하다못해 높이조차 없다. 그럼, 차라리 1166봉을 칠곡메기봉으로 하는 게 낫지 않나? 뭐 이런 생각을 하며, 1166봉으로 돌아가자, 정상에는 술판이 벌어졌다. 해서 나도 거기에 주저앉아, 합류했다. 그런데, 술이 안 받는다. 술이 든 컵을 입에 대는 순간 토할 거 같아, 참고 억지로 마시기는 했는데, 오늘 주당들과 한잔했다가는 대형 사고가 날 거 같은 상태다. 해서 일단 하산주 시간에 술은 자제하기로 했다. 문제는 그 자리에서도 그랬지만, 토가 나오는 걸 참고 첫 잔을 넘기면 그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거다. 즉 술이 술을 마신다. 일단 술은 자제하고 안주로 가져온 돼지부속고기와 딸기 등의 안주 위주로 먹은 후 자리를 정리하려는데, 가장 후미의 대장이 일행 한 명과 도착했다. 해서, 다시 자리를 펴는 걸 보고, 먼저 우회전해 진정한 칠곡메기로 향했다. 그러다 뒤로 돌아, 1166봉과 칠곡메기봉이라 명명한 봉우리를 기록으로 남기는 걸 잊지 않았다. 그런데, 앞에 보이는 칠곡메기로 향하는 능선도 심하지는 않으나 기복이 있어, 보기와는 달리 쉽지 않다.
아주 당연한 얘기지만, 이번 산행에서 지도에 유일하게 지명이 있는 ‘칠곡메기’로 향하며 남은 거리를 수시로 확인했다. 그런데, 목표가 가까워질수록 무언가 이상했다. 그리고 칠곡메기로 직진하다가 이상한 게 뭔지 알았다. 지도의 칠곡메기는 봉우리가 아니라, 고개다! 그럼, 경험이 풍부한 여성 산꾼이 했던 말이 맞다. 칠곡메기는 칠곡메기고 칠곡메기봉은 다르다는 말! 내가 지도에 메몰돼 그럴 수도 있다는 걸 망각했다. 하지만, 설악산 마등령 위의 마등봉처럼, 칠곡메기봉 또한 산꾼이 명명한 것에 불과한데, 하필이면 지도에 높이조차 표기가 안 되는 봉우리를 선택했을까? 차라리 내가 칠곡메기봉이라 믿고 있었던, 이 동네 최고봉인 1262봉이 낫지 않나? 하긴 사람들이 1,262m라고 믿고 있는 봉우리도 산경표 지도에는 1,246.9m로 나온다. 물론 산길샘의 네이버 지도에는 그런 봉우리가 있다는 것조차 무시하고 있지만! 그런데, 1166봉에서 산경표에 의하면 해발 1,124m인 '칠곡메기' 내려왔으니, 앞에 있는 1262봉/1246봉으로 올라가야 한다. 딱 보기에도 급경사의 심설이다. 물론 선두가 러셀한 상태라, 그 덕에 선두보다는 편하게 올라갈 수 있지만! 어쨌든 급경사 심설을 뚫고, 100m 이상 올리는 건 쉬운 게 아니다.
숨을 헐떡이며 힘겹게 오르는데, 오른쪽에 생각지도 못한 비석이 있어 가까이 다가가 봤다. 묘비다! 즉 여기에 무덤이 있다. 양지바른 곳은 이미 눈이 다 녹았는데, 무덤 주변은 아직 심설인 걸 보면, 터가 좋은 곳은 아닌 듯하다. 터도 좋지 않은 해발 1,000m가 넘는 오지에 묘를 써야 하는 이유가 있었나? 와중에 묘비는 새것으로, 여기까지 짊어지고 올라온 정성이 대단한 게, 터와 무관하게 후손은 잘됐다는 건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선두가 러셀한 길을 따라, 1262봉으로 향해, 이번 산행 마지막 깔딱이라 생각되는 심설의 급경사를 올라 능선에 올라선 후 완만한 경사를 따라 우회전해 가는데, 바닥에 선두가 깐 방향 지시가 있다. 아마, 왼쪽으로 우회하는 인적이 있어, 후미에게 혼동하지 말라고 깐 듯하다. 선두의 지시대로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향하다가, 목표가 멀지 않아 보이는 곳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 2시 53분 도착했다. 정상에는 역시 선두 조 선배가 가져온 판때기에 급조한 '1,262봉'이라 쓴 명패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일단 그걸 기록으로 남긴 후 뒤에서 따라오는 두 선배를 기다리는 동안, 두 앱의 지도로 현 위치를 검증했다. 그런데, 아래에서 지도에 '1,246.9'로 표시된 봉우리가 1262봉이라 생각했는데, 아니다.
1262는 그 앞에 있는 봉우리로, 어떠한 표시도 없다. GPS를 보면, 높이는 1,262m가 맞는 듯하다. 그런데, 앞선 산꾼은 칠곡메기봉도 그렇고, 여기 1262봉도, 지도에서는 그저 등고선으로만 확인할 수 있는 봉우리를 주요 이정표로 삼았을까? 이후 조금 시간이 지나 도착한 선배의 도움으로 1262봉 명패를 배경으로 인증을 남긴 후 좌회전해 마지막 목표인 뾰죽봉을 향해 내려갔다. 관목과 심설이 발목을 잡는 완만한, 어쩌다 급경사도 있는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데, 앙상한 가지가 모여 울창한 마른 숲이 방해해 정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오른쪽으로 정상에 소나무 숲이 있는 거대한 바위인 듯한 게 보여, 자세히 관찰했으나, 정확히 정체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물론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지만, 더 헷갈린다. 저 정도 규모라면 분명 지도에 어떠한 표시가 있을 듯해 산행기를 쓰며 지도를 찾아봤다. 예상대로 지도에는 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암봉이 아니라 산을 깎은 흉물의 채석장이다. 채석장 사진을 찍은 곳에서 관목을 뚫고 300여 미터를 내려가자, 우리가 지금 가고 있는 능선을 기준으로 왼쪽은 벌목 지대다. 즉 시야가 트였다. 덕분에 왼쪽의 우리가 지나온 소내봉부터 1262봉에 이르는 능선은 잘 보이지만, 보이는 건 한정적이다. 와중에 미세먼지까지!
그런데, 우리가 가야 하는 능선을 자세히 보면 좌우로 임도다. 즉 능선이 어디에선가 임도로 허리가 잘린다. 심하지는 않으나, 몇 개의 기복을 넘으며 잡목과 심설을 뚫고 가, 예상대로 능선의 허리를 자른 세 번째 임도에, 3시 46분 도착했다. 마감까지 남은 시간은 1시간 14분, 남은 거리는 모른다! 임도에 도착해 먼저, 아래에서 이번 산행 마지막 봉우리인 뾰죽봉을 찾았다. 내가 보기에는 오른쪽 아래 독립된 봉이다. 그런데, 막 도착한 선배는 앞선 산꾼의 산행기를 토대로, 임도에서 왼쪽으로 하산해야 한다는 거다. 그럼, 내가 생각한 뾰족봉에서 멀어져, 왼쪽 아래를 보니, 오른쪽에 비하면 조금 낮아 보이는 봉이 있기는 있으나, 검증을 위해 앱의 지도는 분명 내가 처음 생각했던 봉이다. 그거야 내려가서 확인하면 되고! 임도에서 나머지 일행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막 도착한 여든에 가까운 산꾼 선배가 쉬어가자고 해, 임도 끝에 자리를 잡고 앉아, 보온병을 꺼내, 따뜻한 보리차를 뚜껑에 따라 마셨다. 애초 차가운 물을 마시고 싶었으나, 생각보다 날이 더워, 여기까지 오는 동안 여분으로 가져온 500㎖ 생수를 다 마셨다.
보온병이 성능은 좋은데, 뚜껑에 내용물을 따라 마실 때는 플라스틱 특유의 맛이 나, 차나 물 마시는 게 유쾌하지 않다. 고로 따로 컵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게 불편해 조만간 배낭에서 사라질 확률이 높다. 끝으로 인솔 대장이 임도에 도착해 우리 옆에 자리 잡는 걸 본 후, 먼저 도착한 선배와 자리에서 일어나, 왼쪽으로 내려갔다. 물론 직진하면 내가 생각한 뾰죽봉과는 멀어진다. 그런데, 조금 내려가자, 구 임도다. 즉 능선으로 임도를 냈다. 그 구 임도로 100여 미터를 내려가니, 오른쪽 마른나무에 선두가 매단 산악회 리본이다. 여기가 주요 갈림길이다. 해서 자세히 보니, 임도 갈림길로 선두의 인적은 여기서 우회전한다. 즉 내가 생각한 뾰족봉 방향이다. 해서 뒤에서 따라오는 후미를 위해 리본을 하나 더 달아주고, 우회전해서 50여 미터를 가자, 다시 임도 갈림길로 좌회전은 뾰죽봉이다. 그럼, 애초 저 위 임도에 도착했을 때, 내가 얘기한 대로 오른쪽에서 내려갔으면 됐을 걸, 괜히 앞선 산꾼의 트랙에 의지하는 바람에 빙빙 돌았다. 이래서 내가 앞서 산꾼의 산행기는 참고하나, 트랙은 아예 보지도 않는다. 산행의 재미는 가끔 알바도 하면서, 내가 찾아가는 거지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는 게 산행 소신이다.
어쨌든 구 임도라는 게, 임도를 자연으로 돌리기 위해? 아니면 사람의 통행을 막기 위해 중앙에 소나무를 심어 통행을 어렵게 한다. 오지 산에 다니다 보면 흔히 보는 광경이다. 소나무와 그 좌우 넝쿨 잡목을 헤치고 구 임도를 따라 300여 미터 내려가자, 임도는 우회전한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음지라, 선두의 인적이 그대로 남이 있는 눈이 쌓여 있다. 해서 우리도 우회전해 계속 가는데, 저 앞 왼쪽 나무에 매달린 노란 리본이 보인다. 선두 조가 매단 산악회 리본이다. 즉, 거기서 좌회전하라는 거다. 그런데, 인적은 계속 구 임도를 따라, 고개를 돈다. 아마, 리본을 보지 못한 일행일 거다. 그건 같이 간 선배도 마찬가지라 리본을 못 보고 지나치려는 걸 불러 세웠다. 그리고 좌회전해 여기가 길이 맞나 의심이 드는 곳으로 내려갔다. 사실 능선은 우리가 쉬었던 임도에서 둘로 나뉘어 오른쪽이 뾰죽봉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임도가 그 능선의 허리를 자르고 우회전하는 바람에 잘린 끝부분을 잡목이 차지하고 있어, 직진하기 힘들다. 해서 임도를 따라 우회전해 약간 내려간 다음 그나마 잡목이 덜한 곳에서 좌회전해 능선으로 돌아가는 코스다.
산행 후 하산주를 마시며 들은 얘긴데, 뒤에서 따라오던 대장 포함 후미도 리본을 놓치고 직진했다가, 중간에 인적이 사라져 돌아왔다고. 임도를 떠나 다시 뾰죽봉 능선에 올라 잡목 사이로 난 인적을 따라갔다. 그리고 이번 산행의 진정한 마지막 깔딱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며 올라, 4시 15분 역시, 선두 조 선배가 만들어 매단 ‘뾰죽봉, 901m' 명패가 있는 정상에 도착했다. 늘 그렇듯이 정상에 도착해 먼저 명패를 기록으로 남긴 후, 같이 도착한 선배의 도움으로 인증을 남겼다. 이후 앱의 두 지도로 정상을 검증한 후 날머리인 문래3리 버스정류장을 향해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인솔 대장이 코스 소개 때 얘기했듯이 급경사다. 그리고 중간에 구 임도와 만나 임도를 따라가다, 임도가 우회전하면 임도를 버리고 능선을 따라가는, 지금까지와 같은 패턴의 계속이다. 그 인적을 따라 계속 가, 저 아래 임도 아니, 마을 관통 도로인가? 뭐든 도로와 인가가 보여 그 지점부터 동영상을 촬영하며 가다 보니, 구 임도는 우회전, 임도에서 직진 방향으로도 인적이 있는 듯해 직진했다. 그게 이번 산행 가장 큰 실수다. '칠곡메기'를 착각해 헤맨 거야 그럴 수 있지만, 이번 선택은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했다. 막상 내려가자, 이 또한 구 임도로 우회전한다.
그리고 그 앞을 가시덤불이 막고 있다. 그럼 다시 돌아가면 되는데, 무시하고 가시덤불을 뚫고 갔다. 바람막이 주머니에서 장갑 꺼내 끼고 갔으면 그나마 괜찮았을 텐데, 맨손으로 덩굴을 헤치며 가니, 온통 상처다. 당연히 피도 봤다. 그런데, 피가 나는 곳의 상처가 고통스러운 게 독이 있는 가시를 건드린 듯하다. 그리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배낭에 매단 등산지팡이를 산신이 가져갔는데, 가시넝쿨과 싸우느라 정신없는 틈에 그 가시덩굴을 시켜 묶었던 줄을 자르고 가져간 듯하다. 상처의 피를 쪽쪽 빨아, 뱉어 내며 도로에 도착했으나, 고통으로 정신이 없어 우왕좌왕하자, 먼저 와 있던 선배가 불러 그 방향으로 갔다. 그리고 작은 개울 옆으로 난 마을 도로를 따라 내려가자, 저 앞에 빨간 버스가 서 있는 게 보인다. 날머리다! 해서 아직 손가락이 아프지만, 정신을 차리고 내 복장을 둘러봤다. 보이지 않는 곳은 모르겠지만, 아래는 개판이라, 일단 스패츠를 벗었다. 그런데, 등산화 끈을 잡는 부분이 스패츠에서 떨어져 나왔다. 6~7년 전에 산 거니 보낼 때가 되기는 했다. 고로 이건 다시 사용할 수 없어 배낭에서 검정 비닐봉지를 꺼내 거기에 넣었다. 집에서 버리기 위해서다. 그리고 산행 마감을 위해 산악회 버스로 향했다.
3
16시 54분, 즉 오후 4시 54분 문래3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해, 산길샘 '기록 멈춤'을 누르는 거로 산행을 종료했다. 이후 버스의 에어건으로 옷과 등산화에 묻은 먼지를 털어냈다. 특히 심설과 진흙탕, 잡목지대를 번갈아 뚫고 다닌 등산화는 그대로 버스에 탔다가는 엄청난 민폐라 특히 꼼꼼히 털어냈다. 등산화를 잡아주는 고리가 망가진 스패츠는 다시 사용할 수 없어, 버려야 해 특별히 털어줄 것도 없었지만. 비록 5시 마감을 지키기는 했으나, 우리가 후미 중의 후미라, 우리가 도착한 순간 출발하면 되는 상황이라, 다들 만족한다. 해서 대여섯의 후미보다 10분가량 앞서 도착하는 걸 선호한다. 물론 날머리에 식당이 하산주를 마실 수 있다면 얘기가 다르지만. 그런데, 애초 5시 마감은 9시 30분에 산행을 시작할 때 얘기고, 오늘은 9시 14분 시작했으니, 마감 또한 4시 44분으로 변경해야 하나, 대장이 시간 계산하는 게 귀찮아서 그대로 5시로 공지한 덕분에 실제 소요 시간은 16분이 늘어난 6시 45분이다. 고로, 우리 후미는 처음 계획한 소요 시간이라면 다 낙오다. 물론 그랬다면 휴식 시간을 줄였을 테지만!
예정대로 5시 정각에 날머리인 문래3리 버스정류장을 떠난 버스에서 인솔 대장이 감격에 겨워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사실 선두 조도 산행 전 주 목요일 공주 가미봉, 무성산행 때[산행기] 이번 산행에 관해 걱정을 많이 했었다. 등산로 상태야 오지니, 다른 오지와 다를 바가 없으나, 강원도 지역은 눈이 녹지 않아, 심설이 그대로 쌓여 있을 거라는 걱정이다. 인솔 대장도 언급했지만, 2024년 비슷한 시기인 2월 문래산에서 각희산까지 달리 예정이었던 산행에서 결국 심설을 뚫지 못하고 물방울산에서 중탈한 경험이 있는 산꾼들이라 특히 더했다. 하지만, 나는 중기 예보를 보고, 심설보다는 오히려 진탕이 걱정이었다. 그런데 산행 후 내린 결론은 둘 다다! 하지만, 그 둘 다 선두를 중탈하게 하지는 못했다. 우려했던 산행을 마감에 맞춰 모두 무사히 내려왔으니, 대장으로서 감사하고 감격하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물론 자신의 체력을 아는 산꾼들은 칠곡메기봉을 오르다 중간에 중탈했지만, 그 또한 이미 예정했다. 대장이 그런 얘기를 하는 사이 버스는 5시 10분 임계에 도착했다. 식사에 주어진 시간은 한 시간, 고로 6시 10분까지 버스로 와야 한다.
버스가 출발하기 전 선두 조이자, 주당 팀의 선배 산꾼이 정육식당으로 집합하라고 했으나, 지금 내 상태가 술을 마실 상황이 아니라, 못 들은 척했다. 칠곡메기봉을 찾아, 헤매고 다닌 후 휴식할 때 선배 산꾼이 한 잔 준 빨갱이를 마시다 토할 뻔했다. 계속된 숙취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지난 무박 설악산행에서 체력 소모가 심했던 듯했다. 해서 술을 피하려고 일부러 버스에서 느지막이 내려, 후미에서 같이 내려온 팀과 시장통에서 음식을 잘할만한 집으로 보이는 화정식당으로 들어갔다. 사실 내가 먹고 싶었던 건 얼큰한 순댓국 유의 국밥이었으나, 여기서 그런 집을 찾기는 쉽지 않을 거 같아, 일찍 포기하고, 메뉴 중 오삼불고기가 마음에 들어 그 식당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들어갈 때만 해도, 텅 비었으나, 주문하고 조금 있으니, 동네 주민 두 팀이 들어와 생선조림을 주문하는 게 동네 맛집인 듯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밑반찬 맛이 괜찮았다. 물론 오삼불고기는 더 말할 필요도 없고, 해서 소주가 안 받는 선배는 맥주를 나머지 둘은 이슬이 각 한 병하고, 시간에 늦지 않게 6시 5분경 자리에서 일어나, 버스로 갔다.
역시 말을 잘 듣는 목요 오지 팀원들이라, 예정된 시간에 다 집합해 공지된 시각에 서울을 향해 출발했다. 물론 차가 출발하자마자 잠이 들어, 실내등이 들어와 잠에서 깨, 휴게소로 들어간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을 다녀오며 뒤로 돌아 여기가 어딘지 확인했다. 문막이다. 현재 시각 7시 58분 그럼, 빨라야 10시 반경 집에 도착한다. 역시 삼척이 멀기는 멀다. 이후 버스에 타 다시 잠을 청했으나, 잠이 안 와, 올 때처럼 패드로 책을 읽었다. 그리고 버스가 죽전에 도착해 승객을 내려줄 때, 패드를 끄고 주변의 짐을 정리해, 양재 도착 5분 전 선반에서 배낭을 내려 정리한 짐을 배낭에 넣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해 배낭을 자세히 보니, 배낭 뒤 ‘지팡이 걸이’에 매단 지팡이가 없다. 혹시 선반에 빠졌나, 다 뒤져봤으나, 없다. 해서 배낭을 자세히 보니, 지팡이를 잡아야 할 줄이 끊어졌다. 산행 중에도 지팡이가 덜렁거려, 다시 끈을 꽉 조여주며, 배낭에 매단 게 산행을 방해해, 꺼내서 사용하는 걸 고려해 봤으나, 그건 오히려 짐이라, 그냥 뒀는데, 결국 산신이 가져갔다. 스패츠까지 두 개다! 어쨌든, 생각보다 이른 9시 9분 양재 국립외교원 앞에 도착하는 거로 산행을 마감했다.
몇 건의 우발적 사건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안내산악회 목요 오지팀 계획에 따라 '중봉교 → 1197봉(중봉산) → 소내봉 → 임도 → 칠곡메기봉 왕복 → 칠곡메기 → 1262봉 →뾰죽봉 → 문래3리 버스정류장'의 18.87km(산길샘) 오지를 6시간 41분 동안 달렸다. 이동 6시간 10분, 휴식 31분!
2024년 2월 29일 정선 문래산 때와 비슷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북서사면 또는 그늘진 음지를 제외하고 길을 막는 눈은 거의 없고, 오히려 구간에 따라서는 녹은 눈이 진흙탕을 만들어, 미끄러져 넘어지면 대형 사고가 되는 곳이 많았다. 이것도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가?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에 시야도 괜찮았으나, 조망처가 거의 없어 볼 수 있는 게 없는 산행이다.
삼척이라면 동해만 알고 있었는데, 백두대간 서쪽 오지 중의 오지에서 길을 사이에 두고 정선과 나뉜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확실히 지리감과 방향감은 떨어지는 인간이다. 어쨌든 늘 하는 말이지만, 오지가 오지로 남은 건 이유가 있다! 꼭 갈만한 산이 없을 때가 아니면 굳이 찾아갈 산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