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 이대위, 장로교 정통교리 '능동순종' "성경적 근거 잘못" 논란
성경적, 역사적 근거가 분명한 '능동순종' 교리, 장로교 대형 교단이 부정해 논란
장로교 대부분의 역사적 신학자들을 이단성이 있다고 보는 효과 파장 일으켜
예장합동 106회 총회 이대위 보고서
지난 9월 13일에 열린 2021년 제106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에서 장로교(개혁파)의 정통교리로 인정받아 온 '예수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를 성경적 근거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합동 총회 이단(사이비)피해대책조사위원회(이하 '이대위')에 따르면 "능동적 순종 노승수, 김병훈 건은 개혁주의 신학에 입각한 분명한 성경적 근거는 잘못되었으나 이를 본 교단에서는 보고서대로 채택하되 2명의 교수는 합신 교단에 맡겨 처리하라고 하다”라고 결의했다.
이에 대해 합동총회 소속이자 계약신학대학원에서 역사신학 교수로 재직 중인 김효남 목사는 지난 10월 1일, 자신의 SNS에 우려의 표명을 감추지 않았다.
김 목사는 "합동측이 자랑해왔던 개혁신학에 있어서 작금의 현실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지금까지 전세계 정통 개혁주의 교회에서 확고하게 인정되고 있는 능동적 순종교리를 이단조사위로 넘긴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최근 교단 총회에서 내린 결정은 더욱 더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능동적 순종을 받아들이는 자신을 "우리 교단에서 나를 치리할지도 모르겠다"며, "이들이 말하는 개혁주의는 도대체 어떤 개혁주의인가?"라고 일갈했다.
김효남 목사의 페이스북
김 목사는 "나는 약 10년간 미국 Puritan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와 Calvin Theological Seminary에서 역사신학을 공부했다"며, "우리 교단 신학의 기초를 놓으셨던 박형용 박사님도 당연히 이 교리를 받아들이신다. 도대체 어떤 개혁주의 신학에 입각하여 성경적인 근거가 없단 말인가? 그 개혁주의는 누구의 개혁주의인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김 목사는 "김병훈, 노승수 교수님이 능동적 순종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이단대책위원회의 조사대상이 되었다는 것은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이분들을 고발한 이들은 이분들의 다른 교리가 아니라 이 능동적 순종 교리만으로 이단조사대상이 되셨다."며, "그렇다면 헤르만 바빙크도, 루이스 벌코프도, 그리고 박형용 박사님도 살아계셨으면 이대위에 고발되어 이단조사대상이 되셨어야 했다는 말이다. 이런 코미디가 어디에 있는가?"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106회 합동총회가 지난 9월 13일 울산 우정교회(예동열 목사) 대암교회(배광식 목사) 태화교회(양성태 목사)에서 개최되었다.
김 목사는 "분명히 나는 또 이들의 타겟이 될 것이다"라면서, "왜냐하면 이들은 청교도들을 타겟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능동적 순종에 대해서도 청교도 존 오웬이 처음으로 주장을 했다고 하면서 공격한다. 이 얼마나 무지의 소치인가!"라며 일갈했다.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에 대한 대화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지난 2019년 정이철 목사와 노승수 목사 간의 논쟁이 격화되면서 이슈가 되기 시작했다.
특히 인터넷 신문 <바른믿음>에서 정이철 목사와 서철원 박사(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를 중심으로 이 교리에 대한 반박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지난 9월 21일 바른믿음 기사를 통해 정이철 목사는 "칼빈, 청교도(웨신서), 바빙크, 벌코프, 박형룡, 완전한 성경 이해를 가진 사람은 없다"며, "불행하게도 이미 칼빈이 율법을 100% 완벽하게 지킨다면 영생을 얻을 수 있다는 이론적 가능성을 여는 말을 했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청교도 능동순종주의자들은 어쩌다가 율법에게 구원을 주는 기능을 말한 칼빈을 자기편으로 만들기 좋은 여건을 차지하여 버렸다"고 주장했다.
유부브 갈무리/ https://www.youtube.com/watch?v=9M9n9HDa8ck
현재 합동 이대위 전문위원인 서철원 박사는 "능동순종 신학은 성경적 근거없는 폐기처분해야 할 거짓 신학"이라고 주장한 바가 있다. 지난 2월에 열린 합동 이대위 세미나에서 서철원 박사는 "헤르만 바빙크가 능동적 순종의 주장을 아무런 반성 없이 자기 신학에 받아들였다"며, "박형룡 박사 또한 아무런 반성도 없이 그대로 벌코프의 조직신학 책을 번역해서 가르치므로 능동적 순종 주장과 그리스도의 율법 준수로 의를 획득한 것이 정통신학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는 율법 준수의 순종, 그리스도께서 이 땅을 사시면서 하나님의 율법을 완전하게 지키심이며, 그리스도가 전 생애 동안 온전히 율법에 순종하신 의가 우리에게 전가 되어서 실제 우리 구원에서 우리가 공로로 주장할 것이 없음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성경의 근거 구절 중에 대표적인 구절은 롬 5:19절과 갈 4:4~5절이다. 이 교리는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개혁파 학자들이 동의한 주류 견해이며, 현재 장로교(개혁파) 전통을 표방하고 있는 대부분의 신학교에서는 이 교리를 이견 없이 가르치고 있다.
고신에서도 이 교리를 지지하고 있다. 고려신학대학원 교의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신호섭 교수는 지난 2016년에 출간한 자신의 저서 『개혁주의 전가교리』를 통해 "17세기 청교도들이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을 구별한 것이 비성경적이라는 비난과 고소는 무례하고도 잘못되었을뿐 아니라 공정하지 못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고신대학교 신학과에 재직 중인 우병훈 교수는 지난 3월 20일에 개최된 한국장로교신학회 제36회 학술발표회를 통해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는 성경적 근거가 분명하고, 교부들과 종교개혁자들을 비롯한 교회사의 유수한 신학자들이 인정했으며, 현대 개혁신학자들 대다수에 의해서 지지받는 소중한 교리이다"라고 발표했다. 한편 지난 9월 28일부터 열린 제106회 고신총회에서도 능동적 순종과 관련하여 총회의 신학적 입장에 대한 요청이 발의되었다.
우병훈 교수 한국장로교신학회 제36회 학술발표회 요약 / 출처: http://www.chptp.org/news/articleView.html?idxno=321 갈무리
논란의 핵심은 능동적 순종을 지지하는 입장이 성경과 개혁신학에 입각하여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이단성 조사에 대한 결론이기 때문에 파장이 더욱 커진 모양새이다. 합동 이대위에 따르면 고신을 포함한 개혁신학을 표방하는 대부분의 신학교의 가르침은 개혁신학에서 이탈한 것이 된다. 장로교와 개혁신학의 시조격인 존 칼빈을 포함하여 장로교 전통을 낳은 대부분의 역사적 신학자들의 견해를 자신의 전통에서 배제하는 인상을 보인다는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개혁신학 내부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는데, 그 중 하나를 '이단'이라며 개혁신학의 이름으로 배격하는 인상을 보이는 것이 도가 지나쳤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합동 교단의 정체성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이 파장을 어떻게 수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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