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 발한우체국 앞 ‘본전 해물 아구찜’
묵호에서는 오래된 가게가 별로 없는데 ‘본전해물아구찜’은 40년 되었다.
나도 젊었을 때 먹어 본 적이 있다.
내가 술집에서 쓰러지고 그런 나를 매일 같이 챙겨줘서, 고마워서 강릉역 앞에 대게직영점을 채려준, 그녀와 울릉도를 갔다오다가 먹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녀는 아무래도 애인이라도 생긴 모양이다.
전화해서 남자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그녀는 혼자 살면서 남자들에게 많이 당하고 살아서였다.
마산 아구찜은 유명한데, 거기는 아구를 말려서 만들어 비린내가 너무 나는데 묵호는 냉동도 아니고 생아구를 사용하기에 내 취향에 맞는 편이다.
아내가 살았을 때도 몇 번 가 본 집이다.
내 원룸에서 10 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검둥이가 자주 놀러 가서 얻어 먹기도 하고 동네 길고양이들의 아지트다.
요즘 묵호에는 아구가 잘 안난다. 그래서 아마 남쪽인가 구룡포인가에서 아구를 받는 모양이다.
마산에서 아내와 아구찜을 먹다가 상한 냄새가 나서 주인에게 항의 했더니 말렸다고 해서 놀란 적이 있다.
멀쩡한 아구를 왜 말려서 먹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오후 서너시쯤 가게 앞을 지나가면 홀에서 서빙하는 젊은 아줌마가 책을 읽는 모습을 자주 봤다.
너무 기특해서 말 한마디 걸려다가 참았다.
요즘은 말 잘못 건냈다가 성추행으로 오해 받을 수도 있다.
오늘은 친구를 불러서 아구찜이라도 먹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