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곡지 복사꽃 둘레길 원효와 일연
-윤동재
경산 반곡지 복사꽃 구경 갔더니
무릉도원武陵桃源이 된 반곡지 둘레길
반곡지 물빛과 하늘빛
모두 복사꽃 빛으로 바뀌었네
물속에 들어간 복사꽃 그림자
반나절이 지나도 도통 나올 줄 모르고
삼성산三聖山에서
함께 공부하고
함께 수도하는 줄 알았는데
반곡지 둘레를 걷다가
다시 만난 원효와 일연
예전에 만났던 모습 그대로
원효가 일연에게
“도화만발춘정동桃花滿發春情動일세” * 하니
일연이 얼른 받아
“천도개화天桃開花
체로춘풍體露春風이오”*
원효가 일연에게
공부가 단단히 영글었소 그려 하자
일연이 공부라 할 게 있소
이게 도道고, 이게 법法 아니오?
원효가 다시
그렇지, 여기 끄달려서
이놈이든 저놈이든 꽉 붙잡혀 벗어나지 못하면 안 되지
반곡지 둘레 복사꽃
반곡지 물속 복사꽃
원효 일연 두 사람 대화를 듣고
저 둘의 득도得道와 구법求法
우리가 아낌없이 돕고 있었더니
헛되지 않았어! 헛일이 아니야! 하며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네
반곡지 둑길
수백 년이 넘었다는 왕버들
저들도 그림자를
물속에 드리운 채
어리둥절
바람도 없는데 자꾸자꾸 불어와
내 얼굴
내 가슴
복사꽃 빛으로 점점 물들이는 건
도화향桃花香?
법향法香?
*
도화만발춘정동桃花滿發春情動 : 복사꽃 만발하니 춘정이 일어나네
천도개화 체로춘풍天桃開花 體露春風 : 천상의 복사꽃 피어나니 본체가 봄바람에 드러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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