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시절 설날"🌳
집집마다 굴뚝 치솟는 맛난 음식냄새
온동네가 설 음식준비에 바쁘다
이고지고 북새통 대목 오일장날
신작로까지 비집고 줄을 섰던 장사치들
우시장 외진거리 소똥냄새보다 더
구수한 국밥냄새며
어디쯤 딴따라 약장수 소음도 즐거웠던 날
가래떡 떡방탱이 방앗간 마당엔
길게 줄을 섰지
뻥티기 아저씨 며칠째 줄을 서야 했지
엿장수 아저씨 신나는 명절
이발소는 문전성시 이루고
코흘리게들 생기는것 없어도
손꼽아 기다리던날
어쩌다 얻어걸린 설 선물
한뼘이나 큰옷 걷어올려 입어도
폼잡아 몇번이고 으시대곤 했었지
고기 든 설떡국 기다리던 날
추운 날씨 붉으락 푸르락 볼테기 얼어도
몇 푼 세뱃돈에
마냥 즐거웠던 코흘리게들
골목을 누볐지요.
-지인의 톡에서-
"설"의 뜻
https://www.youtube.com/watch?v=XDuRG2TC5WY
섣달 그믐
눈이 내린다
설치레 단단히 하려나?
톡을 보내고 났더니
새벽에 내리던 이슬비가 눈으로 변해 떨어진다
금방 나뭇가지에 쌓여 사방이 하얗다
설날까지 폭설이라니 걱정
민족의 대명절 설을 맞아 모처럼 함께한 가족 친지들
사고없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운동하고 나니 일곱시 반이 넘었다
김에 싸서 아침 한술
국이 없으니 밥 먹는게 팍팍
옛 어른들이 국물을 찾았던 이유를 알겠다
그리 춥지 않아서인지 눈에 습기가 많다
닭들 모이 주러 가보니 물그릇이 얼지 않았다
밤사이 포근했던것같다
싸래기와 미강을 주었다
미강은 내일까지 먹이고 나면 끝나겠다
산란용 사료도 사다 놓지 않아 당분간은 싸래기만 먹여야겠다
장어 곤 솥을 열어보니 기름이 누렇게 떠있다
기름을 걷어 내려다가 그대로 두고 다시 한번 불을 땠다
오늘 내일 불을 때 곤 뒤에 기름을 걷어 내야겠다
아니 어쩜 장어 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이라 다른 동물성 기름과 달리 먹어도 괜찮을 것같다
계란판을 30여분 땐 뒤 대나무를 넣고 장작 몇 개를 집어 넣었다
수시로 불의 상태를 살펴보고 장작을 보충해 주었다
센불보다는 중간 약불로 은근하게 고아야 장어의 좋은 성분이 빠져 나올 것같다
노적봉과 조양뜰이 하얗게 변했다
나뭇가지도 하얀 떡시루 얹었다
이런 날은 수담 나누는 것도 즐거운 일인데...
바둑 단톡방에 수담 나누실 분 하고 올렸더니 전총무가 손들었다
그럼 점심이나 같이 하고 두는게 어떠냐고
혹 같이 점심 할 분 없냐니
답이 없다
점심은 부담스럽나?
약불을 유지하기 위해 수시로 들여다 보아야한다
불이 넘 세면 물을 뿌려 불길을 죽이고
장작이 다 타버리기 전에 새 장작도 하나씩 넣어 주어야한다
불도 정성을 들여 때야한다
너무 불길이 세면 끓어 넘쳐 버리고 약하면 불이 곧 꺼져 버린다
전총무가 12시 반에 도착하겠다고 문자 올렸다
그럼 그때 보자고
그 시간에 나가서 같이 식사하고 바둑이나 두고 와야겠다
집사람은 힘들다면서도 나물을 한다
미리 나물을 만들어 놓아야 내일 애들 오면 먹을 수 있단다
고사리 토란대 시금치 콩나물로 나물을 하는데 시간이 꽤 걸린다
하나하나 정성이 들어가야 맛이 있단다
맞는 말이지만 힘든데 그걸 다 하려니 좀 그렇다
내가 도와 할 수 있다면 좋은데 난 그런 재주는 없으니 별 수 없다
사돈이 보내온 문어를 미리 삶아 놓잔다
문어는 한번 데쳐서 쪄야 맛있다길래 물을 끓여 문어를 데친 뒤 찜기에 넣어 쪘다
엄청 큰 대왕문어
보기만 해도 맛있겠다
내일 애들오면 같이 먹어야겠다
집사람이 전까지 지져놓아야 내일 손주들 오면 같이 놀 수 있을 것같단다
아이구 며느리들에게 지지라하면 될 것을
부지런함은 따를 수가 없다
달걀을 사다 달라기에 사거리 마트에 가서 달걀 한판을 사다 주고 바둑휴게실로
장사장과 이전조합장이 바둑을 두고 있다
전총무도 방금 나왔다고
식사들 했냐니 아직 전이란다
그럼 모두 가서 잔치 국수 한그릇 하자고
카페그라다에 가서 잔치 국수 한그릇
장사장이 막걸리 한잔 하겠다기에 막걸리도 한병
잔치국수가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이전조합장이 낸다기에 오늘은 내가 사주겠다고
설명절 전이니 국수 한그릇 사주는 것도 괜찮겠다
전총무와 바둑 한수
지난번에 졌길래 오늘은 신중하게 두어갔다
내 돌을 먼저 안정 시킨후 흑을 갈라쳐 곤마를 만들었다
곤마를 공격하며 집을 지어가니 중후반 들어 흑의 비세
집부족을 느끼고 무리수를 두어간다
내가 잘못받아 걸리면 역전패 당할 수 있다
그래서 빨리 두질 않고 흑의 약점을 찔러가며 천천히 수를 생각하니 수가 보인다
결국 곤마를 잡아 버리고 흑의 실수를 틈타 잡힌 돌을 살려내며 대마를 잡아 버리니 만방으로 이겼다
뭘 어떻게 둔지 모르게 당해 버렸단다
한수 더 두자는 것을 조사장이 나왔길래 조사장에게 양보하고 난 쉬었다
승훈동생이 우리 클럽회원중 작년에 볼치러 나오지 못하고 회비를 못낸 사람들이 작년 회비를 탕감하고 올 연회비만 내고 다시 회원을 하면 안되겠냐고 하더란다
작년회비까지 내려면 넘 부담이 많다고
사실 그들은 월례회때 나오지 않아 식사등을 하지 않았다
그들을 모두 제명시켜 버리면 회원수도 많이 줄어들것같으니 받아주자고 한다
총회시 한분이 넘 강력하게 주장해 제명시키기로 했지만 그들이 활동하지 않았으니
작년회비를 감면 해주고 이번부턴 연회비로 받으니 연회빌 내면 인정해 주는 것도 괜찮겠다
다른 회원들에게 미안하지만 그렇게 하는 방향으로 하라고 했다
내가 회원들에게 욕을 좀 얻어 먹드라도 함께 가는 것이 좋겠다
재봉동생이 왔다
한수 두었다
내가 흑을 들고 중반 들어가며 백진에 갇힌 돌이 살아나며 흑의 형세가 좋아졌다
상대의 약점을 공격해가며 대마를 두집 내고 살려주면서 내 모양을 집으로 굳혀 버리니 흑의 우세
승부수로 띄운 수도 살아가게 해주며 집을 확정지어 버리니 더 이상 해볼데가 없다
마지막 백진에서 패를 만들어 내어 패의 댓가로 댓집 떼어 먹으니 승부 끝
그래도 계가까지
덤을 제하고 30여집을 이겼다
다시 한판
이번엔 내가 백
중반까진 백중세
수를 제대로 읽어 내지 않고 무조건 내 집을 확장하려다 그만 흑에게 걸려들어 백진이 부서지며 백의 비세
끝내기에서도 선수를 잡지 못하고 끌려다녀 차이가 꽤 벌어져 투석
이 판은 형세 판단에 문제가 있어 져 버렸다
세판을 두었더니 머리가 띵한 것같다
작년까지만해도 몇판을 두어도 머리 아픈 줄 몰랐는데 올 들어선 몇판 두면 머리 아프진 않지만 멍한 기분이다
기운이 딸리는 걸까?
김사범님도 나오셨다
바둑한수 더 두자는 것을 술마시지 않으니 먼저 일어서겠다고
바둑 끝나면 한잔 마시면 좋은데 지금은 참아야하니 집에 가는게 좋겠다
또 눈이 내린다
오전에 내린 눈은 따뜻해 어느 정도 녹았다
해가 지면서 추워지니 내리는 대로 쌓일 것 같다
폭설만 내리지 않음 좋겠는데 그저 우리의 바램이겠지
그래도 이 좋은 명절
교통사고로 목숨 잃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집사람은 명태전과 호박전까지 다 지져 놓았다
아이구 내가 도와주지도 못하고
혼자 고생 많았다
구수한 전냄새가 풍기니 명절 기분 난다
요즘은 집안에 이런 냄새 풍기는 걸 싫어해 음식을 사다 차례지낸다는데 우린 옛사람이라 그런지 명절엔 이런 냄새가 풍겨야 사람 사는 것 같고 명절 실감이 난다
무협유트브에 서너시간 빠져 버렸다
아이구야 어느새 11시가 훌쩍
집앞 소나무에 소복소복 눈이 쌓였다
님이여!
눈 내리고 추위 몰려오니
섣달 그믐 기분 나네요
내일이 민족 대명절 설
가족 친지들과 나누는 정담속에
행복 가득한 설을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