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는 온갖 예의범절이 존재합니다.
장유유서가 있고 선입고출이 있으며 전관예우도 있거든요.
지난 주말에 오랜만에 예의가 바른 젊은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20대 초반 쯤으로 보였는데 어르신들을 모시는 예의가 참 바르더군요.
옆에 계시는 분들도, “저 친구 참 경우 바르군”하면서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지켜보는 저도 기분이 덩달아 좋았습니다.
흔히,
사리에 옳고 그름과 시비의 분간이 뚜렷한 사람을,
‘경우가 바른 사람’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경위’를 잘못 쓴 겁니다.
경우(境遇)는
“(어떤 조건이 있는) 특별한 형편이나 사정”이라는 뜻으로,
‘만일 비가 올 경우에는 가지 않겠다.’처럼 씁니다.
경위(涇渭)는
“사리의 옳고 그름과 시비의 분간”이라는 뜻으로,
‘경위 없이 행동하지 마라.’처럼 씁니다.
본래 경위는
중국 황하의 지류인 ‘경수(涇水)’와 ‘위수(渭水)’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말입니다.
이 두 물은 서안 부근에서 만나 합쳐지는데, 경수는 항상 흐리고, 위수는 항상 맑아
두 물이 섞여 흐르는 동안에도 구별이 분명하다 해서 그런 뜻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
‘경위가 바르다’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경위가 바르지 않다’가 맞죠.
보통은,
‘경위가 그르다’라고 하는데, 실은 ‘경위가 없다’라고 해야 맞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경위 바르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보태기)
경위(涇渭)와 발음이 같은 경위(經緯)는,
"일이 진행되어 온 과정"을 뜻하고 날 경(經) 자, 씨 위(緯) 자를 씁니다.
‘날’은 “천, 돗자리, 짚신 따위를 짤 때 세로로 놓는 실”을 말하고,
‘씨’는 “천, 돗자리, 짚신 따위를 짤 때 가로로 놓는 실”을 말합니다.
곧, “직물(織物)의 날과 씨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 경위인데요.
마치 날실과 씨실을 엇갈리게 해서 쫀쫀한 베를 짜듯이 “일이 진행되어 온 과정”을 ‘경위’라고 합니다.
첫댓글 전혀 생각도 못한 말을 무심코 써 왔습니다.
경우와 경위~ 이렇게 확실히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