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여!
을사년 설 아침이 밝아 옵니다
우리님!
새해엔 더욱 강건하시며 댁내 두루 평안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윈윈 하소서
을사년 설 아침
노령산맥 끝자락 송산골에서
기용위 엎드려 세배
"설날"
/ 오탁번
설날 차례 지내고
음복(飮福) 한잔하면
보고 싶은 어머니 얼굴
내 볼 물들이며 떠 오른다
설날 아침
막내 손 시릴까 봐
아득한 저승의 숨결로
벙어리 장갑 뜨고 계신
나의 어머니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안치환
https://www.youtube.com/watch?v=QvRanDlxxJ0
-지난 톡에서-
왁작지껄
낄낄 호호
웃음꽃 넘친다
사람 사는 것 같다
새벽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눈이 소복히 쌓였다
오늘도 눈 내린다던데 얼마나 많이 쌓이려나?
눈길에 애들 오려면 힘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톡을 보내고 나니 다섯시반
춥기도 해 운동보다는 한숨 자는게 좋겠다
따뜻한 이불속으로 기어들어가 한숨
일어나니 일곱시 반이 넘었다
체조와 스쿼트를 하고 나니 집사람이 닭장 넣어 떡국 쑤어 아침을 차렸다
떡국이 참 맛있다
옛날엔 꿩장을 만들어 떡국을 쑤었다
꿩을 구하지 못했을 때는 닭으로 대신
그래서 ‘꿩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생겨났다
꿩만큼은 맛없지만 그래도 소고기보단 맛있는 것같다
재관동생이 트랙터로 도로 눈을 치워 주었다
넘 고맙다
이장에게 전화하니 받질 않길래 고맙다며 새해복 많이 받으라고 문자 넣었다
고마움은 표현하는게 좋다
종일 눈내린다 했는데 다행히 눈이 멈추었다
동물 챙기기 전에 눈부터 치웠다
태양광 눈을 어느 정도 긁어 내리고 닭장 하우스 눈을 긁어 내렸다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 끝이 깨질 듯 아프다
추우면 유난히 그 손가락 끝만 더 시리고 아픈 건 무엇 때문일까?
나도 모르는 사이 그 손가락이 동상 걸린 건 아닐까?
장갑을 빼고 그 손가락을 계속 주물러 주었더니 따뜻해지며 아픈기가 가신다
장어 곤 솥을 열어보니 기름이 가득 엉겨있다
국자로 기름을 걷어 양푼에 담았다
모두 걷어 내니 양푼 가득
솔이에게 좀 주었더니 잘 먹는다
나머진 닭장에 가지고 가서 그물로 미강을 버무려 주었다
기름이라 닭들에게 보가 될 것 같다
계란판을 땐 뒤 대나무 가지를 넣어 장작을 한부석
오늘까지 불을 땐 뒤 내일은 물만 따라 다시 고아야겠다
잘 고아야 보약되겠지
큰형님께 전화
읍내에도 눈이 많이 내렸냐니 그랬다며 내일 아침에도 이러면 차례모시러 가기 어렵겠다며 걱정하신다
여기도 엄청 내렸다며 내일 아침엔 차례지내러 가기 어렵겠다고 말씀드렸다
아산형님 산일까지 다녀와서 차례 모시는 건 좀 그렇다니 그렇게 하란다
다음에 세배 드리러 가겠다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작은애가 왔다
눈길에 오느라 고생했다
손주들이 인사도 잘한다
그저 보기만 해도 귀엽고 반갑다
고기와 과일을 사들고 왔다
낮엔 삼겹 구워 먹고 저녁엔 갈비찜 해먹잔다
큰애네도 왔다
손주들은 오랜만에 사촌끼리 만나 즐겁게 논다
그래 자주 만나야 하는데 서로 사는 곳이 다르니 쉽지 않다
삼겹굽고 어제 집사람이 해 놓은 나물과 전 잡채로 상을 차렸다
모두들 큰 도릿상엔 앉으니 자리가 부족
손주들이 크다 보니 각자 한자리씩
상을 두 개 펴 식사를 했다
함께 먹으니 음식 한가지 한가지 다 맛있다
아니 집사람의 정성이 들어 더 맛있는지 모르겠다
바둑 단톡방에 한수 하자고 떴다
집사람은 손주들과 윷놀이 한단다
난 바둑이나 한수 두고 와야겠다
바둑휴게실에 가니 전총무와 호용동생이 있다
호용동생과 한수
나에게 석점 바둑
첫판은 상대의 실수를 틈타 대마를 잡아 버리니 투석
몇수를 복기해주며 받는 방법에 대해 말해 주었다
몰랐던 세가지를 배웠다고
다시 한판 더 두어 보잔다
전 판보다 실수가 적다
끝내기 단계에서 무심코 이은 수가 자충이 되어 상대의 돌을 살려주며 내 돌이 죽어버리니 승부 끝
마지막까지 내가 수를 읽어 내지 못했다
호용동생은 나의 실수를 잘 짚어 내 승리했다
조사장도 나와 전총무와 둔다
이전조합장이 나왔길래 한수
호용동생처럼 나에게 석점 바둑
포석이 끝나기 전에 내 큰 모양에 뛰어 들어와 싸움이 벌어졌다
흑이 살아갈 수 있었는데 방치하길래 치중해 버리니 대마가 죽어 버렸다
그 뒤부터는 바둑 두기가 아주 편해졌다
결국 또 하나를 잡아 버리니 투석
다시 한판 두자고
이 판은 상대에게 작은 집을 내주고 큰 모양을 만들어 들어온 돌을 잡아 버리니 백의 우세
끝내기 들어가며 차이를 좁히지 못하니 투석
끝나고 몇수를 복기
공격할 때의 행마와 방어시 행마 몇가지를 말해 주었다
잘 배웠단다
배운 걸 꼭 써먹어야 내 것이 된다니 장사장에게 바둑 두잔다
장사장에게 두점을 놓고 두었는데 이젠 선으로 둔다며 좋아한다
밖을 보니 엄청나게 눈이 내린다
함박눈이라 금방 쌓인다
애들이 저녁때 집에 가려면 힘들겠다
새해 복많이들 받으라며 난 먼저 집으로
재옥형님 전화
목소리 듣고 싶어 전화했다며 새핸 좋은 일만 있으라고
아이구 내가 먼저 전화드려야하는데
몸은 좀 어떠시냐니 다리가 무척 불편하시단다
그 건강하시던 분이 고관절 때문에 고생하신다
올핸 얼굴 한번 뵙자고 했다
눈이 넘 많이 내린다며 애들에게 집에 가려면 지금 가라니 저녁 먹고 가겠단다
집사람이 얼른 밥과 갈비찜을 한다
갈비찜 졸이는 사이 세배하겠단다
손주들이 다 컸다고 세배하는 것도 의젓하다
아프지말고 건강하고 공부 열심히 하라며 세뱃돈을 주었다
애들에게도 복돈이라며 주었다
올 한해 큰 자착없고 모두다 건강했으면 좋겠다
자기의 시간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아직까진 모두들 열심히 살아주고 있어 기쁘다
우리도 내 손으로 할 수 있도록 건강 잘 챙겨야겠다
갈비찜이 맛있다며 손주들이 잘 먹는다
먹는 것만 봐도 즐겁다
난 고기로만 배를 채웠다
큰애는 자고 간다니까 작은애만 갔다
집사람은 나물과 전등 가지고 갈 것들만 챙기라고
스스로 가져가야지 우리 생각대로 주면 안된다
오늘도 무협유트브에 3시간여를 푹 빠졌다
몇번이나 봤던 내용인데도 재미있다
창문을 여니 찬공기가 쑥 밀려든다
산하를 하얗게 덮인 눈이
올핸 뭔가 좋은 일을 가져다 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