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나님의 예정, 작정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 주로 사람들이 가지는 착각 중의 하나는 누구는 구원받고, 누구는 받지 않는 하나님의 결정, 뜻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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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루이스의 <천국과 지옥의 이혼>에서 루이스는 지옥에 가는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선택을 통해 가는 것으로 묘사된다. 천국이 버거운 사람들이 지옥을 자유롭게 선택한다. 하나님과 함께 영원을 살고 싶은 사람들은 천국을 선택하고, 하나님이 없는 영원을 살고 싶은 사람들은 지옥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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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자유로운 선택이라는 부분과 하나님의 예정이 만날 때 많은 사람들이 혼돈을 하는 것 같다.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예정같은 주제들을 이해할 때, 명확하게 인간의 지식 안에서 이해를 하려고 하거나 설명을 하려고 하는 것은 더 이해를 어렵게 할 수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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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초월의 영역임을 인식하고, 신비의 영역으로 생각하면서 이해하는 것이 좀 더 수월할지 모른다. 하나님은 전능하신 분이시다. 그래서 모르는 것이 없는 분이시다. 하나님은 오늘 우리의 선택과 일어날 모든 일을 다 아시고 계획하시는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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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렇다고 오늘 내 삶에 일어나는 모든 결과의 직접적 원인이 되신다는 것은 아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서도 "하나님의 자유로운 작정이..제2원인들의 자유나 우발성은 제거되지 않고 도리어 확립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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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자유라는 갭이 너무 크기 때문에 설명이 쉽지 않는 영역이다. 이것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설명하려 하지 말고 인간의 이해의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도 있다. 오늘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전능하신 하나님이 모르시겠는가? 하나님의 계획에 벗어나 있겠는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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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하나님이 적극적 개입으로 주권적으로 일하신다는 개념은 우리가 체감하거나 인간의 지성으로는 이해불가능한 영역이다. 그러니 인간의 한계 안에서 오늘 발생하는 모든 일들은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책임이 결정되는데, 그 모든 것을 하나님이 모르고 있다고 우리의 선택에 놀라시는 분이 아니시기에, 하나님이 모든 것을 다 계획하고 아신다는 것은, 전능하신 하나님이 모르시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작정되고 예정되었다고 말하는 것도 인간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하나님의 주권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다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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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이 누구를 선택하고 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구원을 받았는데 , 그 근거를 아무리 내 안에서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에, 오직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고 선택하신 것 만이 유일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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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내가 도덕적으로 뛰어난 존재도 아니고, 하나님 나라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적합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은혜의 구원은 믿지 않는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늘 겸손할 수 밖에 없다. 그 어떤 구원의 근거도 인간의 무엇 안에서는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정, 작정 이라는 부분도 인간의 한계로부터 출발하고, 하나님이 모르실리가 없지 않을까 라는 하나님의 전능성에 기초해서 이해한다면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기초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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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들을 둔 어느 집사님이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하나님이 뜻을 잘 모르겠다. 하나님의 계획이 있으셔서 우리 아들을 장애로 만드셨다고 생각하면 하나님을 마치 새디스트로 만드는 것 같다. 하나님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으셨을 것이고 나만큼 슬퍼하시는 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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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을 알지 못하지만, 우리의 모든 상황이 하나님의 손 안에 있다는 것이 주는 소망과 위로가 있다고 고백하셨다. 하나님의 작정은 구체적인 일 하나 하나에 적용할 수 없는 신비의 영역이다. 왜 그런지 우리는 도무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신뢰하는 것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다는 사실이 주는 소망과 안정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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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일 하나 하나에 작정을 적용해서 해석하는 것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다. 구체적인 적용들을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냥 인간의 자유앞에 최선을 다해 순종하는 것이며 그 결과를 겸손히 따라야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 위에 하나님의 계획이 있음을 신뢰할 때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향한 소망 가운데 오늘을 견뎌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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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구체적인 일에서 인간의 자유와 책임만을 , 인간의 선택을 넘어서는 일에서는 하나님의 작정을 적용할 때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면이 커지는 것 같다. 어제 성경공부 시간에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좀 더 우리의 이해의 한계를 잘 설명해주는 것이 이해는데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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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모르는 영역을 두는 것도 삶의 지혜이며, 겸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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