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사위와 한약을 짓고
갑사로 가서 산책을 하였다
많은 분들이 삼삼오오 또는 둘이서..또는 혼자서
갑사가는 길을 오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산채를 먹고 밤막걸리를 먹으며
일상의 밀린 대화를 주고 받았다.
마치 쉼없는 파도를 헤치며 헤엄을 치다
반짝이는 햇살의 모래사장에 앉아
호흡을 가다듬으며 몸을 말리는 것처럼...
평일 내내
격무와 어려운 인간관계의 바다를 겪었을 딸과 사위.
그리고 나 또한 특이체질을 가지고
나름의 핸디캡과 트라우마를 지니고
일상을 소화하면서
주말은 평범한 가족의 모습으로
작은 행복의 시간을 지닌 것이다.
밤에는 부산의 조카에게 연락이 왔다
작년 가을 큰 언니가 하늘로 떠난 뒤
어떤 때는 매일...어떤때는 한 주 나 격주 지나
연락이 온다.
힘든 시간의 순간에서......
유년시절 부산서 같이 지낸
생각나는 막내이모에게 연락을 하는 것이다.
조카를 무척 힘들게 했던 것은
서울서 근무하는 의사인 여동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키슨병이 오래 갔던 엄마를 8년 동안 돌보는 것과
엄마가 해주지 못하는
아빠의 반찬들을 해서 나르는 것이었지만....
조카는 지금도 직장다니면서
주말이면 80세가 넘어 혼자 사는
아빠를 위해 김치를 담고 반찬을 해 나른다
그 보다 더 힘든 것은
현재 자폐가 있는 하나 뿐인 20대인 딸의 오늘과 내일 미래를
책임지고 염려하는 것이다.
조카의 딸은 자폐가 심하지는 않다.
조카가 직장에 나가면 빨래하고 밥하고 청소 다 하고
예쁜 아가씨로 분신해서 맑은 마음으로
바다로 영화관으로 가기도 한다.
하지만 일상의 젊은 이들처럼
친구를 사귀거나 취직을 하지는 못한다
타인과의 관계, 대인관계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끔은 혼자서 사고를 쳐서
조카는 혼비백산하여 직장서 조퇴하여 달려오기도 하고
밤을 새우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자폐, 중증발달장애를 위한 제도는
조금씩 갖추어가기 시작하지만
아직 많이 미흡하고 이를 케어하는
대부분은 고스란히 가족의 몫으로 남겨진다.
조카의 연락이 카톡으로 올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해주고
그리고
함께 힘내자는 말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삶은 때때로 축복이지만
때때로 가혹하다.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깐.....
한때 30대의 나를 만난 우상이었던 시인이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핀다는 말을 해주었다
그 말이 너무 너무 좋아서
캘리그라피 작품으로도 많이 했다.
꽃이란 어떤 것인가...
봉오리는 예쁘고 설레고
개화하고 만개된 꽃은 아름답고 행복의 절정이다.
그리고
향기나는 꽃에는 벌 .나비가 몰리니
번영과 성공의 상징이기도 하다.
한때는 나는 욕심이 가득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기대했던 허영심이 있었다
그래....
난 어릴적부터 일반 사람들이 상상을
못할만큼 고생을 많이 했고
외로움과 그리움이 하늘과 땅만큼 사무쳤고
다양한 트라우마도 형형색색 깊지만 극복했고...
그렇게 깊이 사무쳤으니
이제 꽃이 필꺼야.....
하고 욕심을 가지고 나 자신을 도닥거리며
내 인생에 뭔가의 보상을 기대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는 서서히 하나씩 알아갔다.
죽음처럼 다가오는
육신의 아픔을 몇 번 겪고 나면서
나는 꽃이란......
아름답고 영화스러운 것이 아니라는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나의 꽃이란 것은...
그냥 평범하고
평온하고 평화스러운 것.....
조카에게 말했다.
네가 지금 힘든 만큼.....
네 딸이 어려운 만큼
나중에는 다 잘 될꺼야...
괜찮아 질꺼야....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필꺼야....
이렇게 까지만 말했다.
그 꽃이 어떤 것인지
나의 꽃은 어땟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나를 사무치게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기에
또는 돌멩이같은 것들의 내 안의 트라우마도 있었기에
나는 넘어졌긴 했지만 바람에 휩쓸려
낭떠러지로 떨어지거나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해주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나의 약점이 인생의 약이 되었다는 소리는
지금 한창 고통중에 있는 사람에게는
소용이 없는 그냥 먼지같은 말일 뿐이니.....
먼지에서 나아가 가슴을 찌르는 못이 될 수도 있음이니....
말해도 소용이 없다
모든 것은 본인의 경험에서
본인의 사유에서 파생되기 때문에......
아마 조카는
내가 말한 꽃이란 것이
이전에 내가 꿈꾸었던
예쁘고 아름답고 성공하고 번영하고...
그런 꿈의 문턱을 밟기 시작하고 힘낼 것이다.
아무리 깊은 어둠의 힘든 시간속에
있다고 해도 아름다운 꽃의 향기
그 향기가 주는 안온한 행복을 그리워하면서....
그리고 언젠가는 나처럼 느낄 것이다
꽃이 상징하는 행복은
일상의 평온이란 것을.....
마음과 영혼의 잔잔한 평화라는 것을 ...
터널을 지나면
화안하게 밝아져오는 순간의 그 빛은 속임수다.
마치 화려함의 절정....
행복의 극치인 것 같은....
그 빛은 평범한 빛일 뿐이니깐...
단지 깊은 어둠의 컴컴한 터널로 인해서
반사적으로 대비되어 극한의 밝음으로 보인
착시일 뿐이니깐....
터널을 지나면 나타나는 것은
그냥 길이다
남아있는 삶의 길....
일반주부반, 주민센터시민반, 공직자반
노인복지관분들, 직장인반 등등을
매주 만나면서
특히 마음을 더 많이 쓰는 것은
2개반으로 나누어 지도하는
조카의 딸 또래의 자폐청년들반이다.
그리고
이 청년들을 품에 안고
장애차별이 아직도 도처에 있는
이 땅에서 24시간 내내 고단히 살아가는
조카와 같은 그 부모들이다.
마음이 아무리 사무쳐도
생이 주는 마지막 시간까지 힘내어서
살아가기를 염원한다
그래서 결국은
각자의 꽃을 잘 피워내기를
응원하면서......
첫댓글 나일 먹으면서
복잡하게 살 필요 없이 단순하게
마음은 평화롭게
그렇게 그렇게 사는 것이
좋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면
생각은 단순해지고
마음은 평화로워지지요.
그 주장에
저도 공감합니다
평온한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이제 출강 나가려구요 ~^^
삶은 축복이자,
시련이 겹치지만,
다 이겨내야지요.
맞아요
꾸준히 걸어가면
끝이 오더라구요
결국 새 길이 또 오지만~~
오늘도 평온한 하루 되세요
화이팅입니다
나이들면 저절로 비워지고
포기하니 내려 놓자는 마음 먹은 적 없건만 발밑엔 내려놓은 것들로 수북합니다.
맞아요
내려놓은 것 너무 많아서
맘 먹고 치우면
또 나도 모르는 사이 저만큼 쌓이더라구요 ㅎㅎ
인생이 그런건가보지요
살아있어가지고...
마음이 사무치면 꽃이 핀다는 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라는 말로 새기겠습니다.
글 고마워요.
제가 외려 힘이 되고
글쓰는 보람있고 고맙습니다
유곡가인님
평온한 하루 되세요
곱고
의미있는 꽃을
피우고 사시는군요..
조카님과
조카님 따님..
늘평화님 곁에 있으니
모두가 행복해지실겁니다
사람마다 모두 꽃 한 송이씩
피우고 사는거지요..ㅎ
요석님
고맙습니다
평온한 밤 되세요
나이들며
모는게 단조롭게
변하더군요
나이가 들면
복잡한 것도 단순하게...
마음도 동심으로...
지나친 생각보다
행동으로 평온하게...
늘 건강하시고 활기찬 나날되세요
자폐아를 둔 부모의 멍든가슴~~~ 주변에서 보고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진짜 힘든 일이지요
저는 매주 1-2회 두시간씩 만날 뿐이지만
부모와 가족은 안타깝지요
좋은 정책이 만들어지고 실행이 되면 좋겠어요
오셀로님
고맙습니다
평온한 밤 되세요
저도 소원이 절실
염원이 이루어질줄
손바닥 닳도록 기도
햇엇는데요.
그리고 희망회로를
너무 많이 돌렷던듯
인제 그저 오래도록
일할수있고 기복없이
지금처럼만 그러고 삽니다.
기도빨도 있을때가 있고
없을때도 있어요
저도 더 아프지 않고
고만고만하더라도
일을 계속 하고
주위사람들과 화목하게
사랑을 나누며
잘 지내면 더 바랄바가 없답니다
금박산님
평온한 시간되세요
후유......
어머니 보내고 남은 연로한 아버지
마음 불편한 딸.
집집마다 사연 없는 집이 없더군요
유명 정치인 이나
탑클라스 연예인 이나
입사동기 절친 에게도
옆 동 수산나 자매님 에도....
게다가
갑사 랑 동학사 는
분위기 가 왜 그리 상이한 지..
맞아요
집집마다 애환어린 사연은 다 있지요
더 깊고 힘든 사연들도 많구요
사람들 살아가는 삶 자체가 천태만상이니깐요.
갑사는 주차장에서 왕복 4천보가 안되는데
동학사는 왕복 7천보가 되더라구요
그리고 세종이 발전하면서
동학사 가는 도로확장과 카페와 맛집 등이
지금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데
갑사주변은 점점 퇴락하는 분위기였어요
향적님
늘 건강하시고 평온한 나날 되세요
음악치료 그림치료
정신의 치유를 받으려 산으로 숲으로가고
바다와 여행으로 휠링 한다고 떠나고
나도 모르는 방법으로 현대인들은 이리저리
치료 요법을 찾아나섭니다
잠재적 장애인들이기에.........
상처는 들추면 뭐가 튀어나와도 나오죠
상념인데도 억울해서 화 나고 좀 더 나를 케어 해줬다면
내 삶이 나아졌지 않았을까 자기 고문에 날밤 새고
생활은 다람쥐 체바퀴 돌듯 돌아가고 지겨워 지겨워서 죽겠어
푸념해도 나아질 기미는 없고 참담함이죠
드라마 내용 대사 처럼 고달파도 힘내고 일어서고
또 걷어가야 되는 인생 길이기에 걍 받아들임 수월하려나요
한집안 한가족 구성원 중에는 꼭 애먹이는 손가락, 몸과 정신 아픈 손가락
그리고 숨통 터지게 하는 이쁜 손가락도 있습니다
장애우 가족은 위대해요(감당할 수 있는 분에게 선물로 보내진 인연)
우리나라 출생을 감사하고 복지혜택이 더 나아지길 바래봅니다
늙으막에 정신줄 놓고 동네 돌아다니는 장애 아짐 있어요
쏼라쏼라 일인 대사~! 무슨 사연이 그렇게 많았길래 온종일 휴 ~
마트 앞 풀밭에서 막걸리 마시며 쏼라쏼라 아저씨는 양반 ㅋㅋㅋ
아이고 참 ~!
세상은 나름 발전하는데
모두의 안녕을 빌어보아요^^
세상모두의 안녕을 빌어보는
마음에 사랑이 담기신듯 합니다
사람은 살다가 고령화 되고 죽을때가 되면
몸 어디인가 기능이 다해서 한군데 이상은
거의 고장이 나고 불편하고 장애우나 다름없지요..
아픈손가락도 있고 이쁜 손가락도 있다는
공작새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애환이 깊어도 이쁘게 소화시키는 손가락도 있고
그냥 평범한 애환임에도 고달프게 받는 손가락도 ...
인간들의 삶 자체가 천태만상고
생각의 세상은 더욱 요지경이고...
우리나라 출생을 감사하고
복지혜택 더 나아지기 바래보는 마음..
고맙습니다
평온한 시간되세요
참 어려운 얘기를 해주셨군요
필히 정부가 나서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목소리 크기가 좌지우지 하는
세상보다 더 좋은 세상이...
잘 보고 갑니다 응원합니다
돌비님 응원고맙습니다
좀 더 따스한 세상이 되길 희망하며
오늘도 평온한 하루 되세요
우리는 원래 가난해서 망할것도 없고
지금처럼 기름값 비싸도
자가용 한번 있어본적 없으니
걱정 없고~
집에 티비 냉장고 있고 온수나오고 핸드폰으로 음악듣고 공부할 수있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세상이라고~
언니와 가끔 말합니다~^^
50년 전을 생각하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일상은
기적과 행운같지요
좋은 사탕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