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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 스반테 툰베리, 베아타 에른만, 말레나 에른만 지음│고영아 옮김│125*205mm│320쪽
2019년 9월 27일 발행 | 15,000원│사회과학, 에세이│ISBN
979-11-7028-371-3 (03300)
2019 노벨 평화상 후보,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그 가족 이야기
■ 도서 소개
★ 스웨덴의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금요일마다 학교에 가지 않게 된 이유는? 그레타 툰베리와 그 가족이 기후변화를 멈추기 위해 싸워온 1년간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 이 책은 ‘그레타 툰베리에 대한 유일한 공식 에세이’다.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 '미래를 위한 금요일-금요일마다 등교를 거부하고 기후 온난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운동(Fridays for Future, #FridaysForFuture)'을 촉발시킨 스웨덴의 16세 소녀
★ 2019 노벨 평화상 후보, 국제엠네스티 최고영예상인 ‘양심대사상’, 노르망디에서 ‘올해의 자유상’ 수상
★ 미국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의 지도자
★ 프란치스코 교황, 독일 메르켈 총리,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도 툰베리를 응원했다!
★ 2019년 9월 23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서 연설, 12월에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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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집이 불타고 있습니다!
그러니 행동하기 바랍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18년 157일뿐!
지금 지구 환경은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실제로 지구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섭씨 2도씨가 높아지면 우리에게 남은 미래는 없다고 한다. 해수면이 65미터 상승하고, 생물종이 대량으로 멸종하여 대양이 보라색으로 변하고 산성화될 것이며, 지구 전체는 불타오를 듯이 뜨거워질 것이다. 지금 당장 기후변화를 멈추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이렇게 되기까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18년 157일뿐이다.(본문 188~189쪽 참고)
“섭씨 2도의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측정하는 시계가 설치되어 있는데, UN의 공식적인 기록에 의하면 지금 이 순간 남은 시간은 정확히 18년 157일 13시간 33분 16초다. 그리고 권위 있는 과학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우리가 섭씨 2도의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지금 이 순간 겨우 5퍼센트에 불과하다.”(189쪽_’째깍째깍, 우리에게 남은 시간’ 중에서)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 없이 행복한 일상을 누리다가 특별한 계기로 삶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 한 가족의 이야기이자 곧 지구상의 많은 가족과 개인이 겪게 될지도 모를 이야기이다. 이 책은 스웨덴의 유명한 오페라 가수인 엄마와 연극배우인 아빠, 큰딸 그레타와 작은딸 베아타가 적극적으로 환경 운동에 앞장서게 된 데까지의 힘들고 가슴 아프지만, 감동적인 경험담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아스퍼커 증후군을 앓고 있는 16세의 그레타가 왜 세계가 주목하는 환경 운동가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우리 지구를 위한 가장 위대한 변호인,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
“너무 작아서 세계를 바꾸지 못하고 영향을 주지 못할 사람은 없습니다!”
2018년 8월, 뜨거운 어느 금요일에 그레타 툰베리는 학교 대신 국회 의사당으로 향한다. 그리고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라는 1인 시위를 통해 ‘지금 우리 지구, 우리 집이 불타고 있으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외치기 시작했다. 이 시위는 매주 금요일마다 이어졌으며 현재 전 세계로 퍼져 나가 133개국의 청소년 160만 명이 동참하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캠페인이 되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아 다른 사람들을 마주 보는 것조차 힘든 소녀 그레타가 당차고 용감한 환경 운동가로 나서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레타는 수업 시간에 해양 오염 문제를 다룬 영화를 보게 되는데, 태평양 남쪽에 멕시코보다 더 큰 크기의 쓰레기더미가 섬을 이룬 채 떠다니는 장면이 뇌리에 남았다. 그레타는 이 영상에 충격을 받아 눈물을 터트리고 만다. 반 아이들도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으나 그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그레타만은 환경오염 문제를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였다.
“당신들은 항상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지 하겠노라고 말합니다. 그 말은 확신에 차 있습니다. 그 말처럼 생각도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제발 귀를 기울여 주세요. 우리는 당신들의 선물을 원하지 않습니다. 당신들이 우리를 데리고 떠나는 패키지 투어도 원하지 않습니다. 당신들의 취미나 무한한 자유 또한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오직 당신들 주위에서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속 가능성 위기를 당신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일뿐입니다.”(123쪽_’그레타의 편지-말할 기회가 있는 모든 사람에게)
이후 그레타는 심각한 거식증 증세를 겪으며 자신의 병과 싸우고, 주변의 차가운 시선과 친구들의 따돌림을 견디며 힘겨운 시간을 보낸 끝에 환경문제에 무심한 어른들을 향해, 정치인들을 향해, 세상을 향해 외치기 시작했다. ‘지금 곧바로 행동하기 바랍니다!’라고.
이런 그레타의 행보는 계속 이어져 마침내 2019년 9월 23일 UN에서 ‘기후행동 정상회의 UN Climate Action Summit’에 참석해 연설을 하기에 이른다.
“가능한 한 많은 것을 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위기는 우리가 그것을 위기로 여길 때에만 해결될 수 있다”
스웨덴 국회 앞에서의 1인 시위가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데는 그레타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정확하고 강력한 데 있다. 그레타는 각국의 지도자들을 향해 기후변화를 막을 확실하고 분명한 정책을 시급하게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친환경 에너지와 정책 등을 운운하며 그조차 기업과 국가의 이윤을 위해 이용하고 포장하는 기업가와 정치인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거의 30년 전부터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해서 알아야 할 모든 사실들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30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요. 스웨덴처럼 진보적인 국가들조차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항공교통과 해상 교통 그리고 해외 공장까지 포함하면 스웨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유엔의 기후변화 회의가 처음 리우에서 열렸던 1992년과 똑같은 수준입니다. 우리는 경제학자가 우리의 결정을 좌우하도록 방관했어요.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사람들이 믿게 만들고 있지만, 실제로는 선진국 가운데 어느 나라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277쪽, ‘미래를 위한 등교 거부’ 중에서)
그리고 지금 그레타의 가족은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해 기꺼이 많은 실천을 하고 있다. 그들은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비행기 타기’를 기꺼이 포기했으며, 집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했으며, 육식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매주 금요일이면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 차례
무대 뒤
나의 마지막 오페라 공연/ 고향/ 꿈처럼 근사한 삶/ 익숙한 삶과의 결별/ 크세르크세스‐나의 마지막 오페라 공연에 이어서/ 더 이상 못 먹겠어요/ 부서진 계피과자/ 그레타의 병과 처음 마주했던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 거식증/ 정말 운이 좋아야 한다/ 집단 괴롭힘/ 외로운 베아타/ 커다란 쓰레기 섬/ 우리 아이의 삶이 달린 문제에 대한 시선/ 인류를 위협하는 지속 가능성 위기/ 베아타의 이상 행동/ 정상적인 가족?/ 다시 일상/ 시리아 난민 가족과 함께/ 세상에서 제일 나쁜 엄마/ 비행기를 타는 일이 최악의 행동이에요/ 2016년 여름의 발라드/ 행간에 숨은 이야기/ 모든 순간 중 가장 좋은 순간/ 담담하게 반응하기/ 더 유리한 입장‐안타까운 가족들
고갈된 지구 위의 고갈된 사람들
진실을 부인하는 행위/ 폭식의 경고/ 공생하는 삶/ 더 많이, 훨씬 더 많이/ 폭탄을 안고 사는 사람들/ 병들어 가는 아이들/ 스커트를 입고, 복싱 글러브를 끼고/ 위기의 한가운데/ 그레타의 편지‐말할 기회가 있는 모든 사람에게/ 호사의 덫/ 유기농 재배 과일과 핵폐기물/ 2톤과 0/ 제4의 벽/ 거짓말하는 기술/ 녹색 성장의 함정/ 정말 슬픈 일/ 지금까지 하던 대로/ 진실을 가리는 말/ 지구를 구할 수 있는 3년의 시간/ 서기 2017년/ 기후 이야기는 이제 그만?/ 환경에 관한 신문 기사/ 모든 것을 잃어버리다/ 인간의 가치/ 같은 병, 다른 증상/ 비행기 여행 포기/ “의식을 가진 운석처럼”/ 나는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 심리상담/ 죽은 시인의 사회/ 와플 시식 소동/ 동반 자폐증/ 째깍째깍, 우리에게 남은 시간/ 가부장적인 사회구조/ 모스크바 프라이드/ SNS에서 벌인 설전/ 좌초된 오만/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열쇠/ 가면을 쓴 그린워싱/ 지구 환경을 구할 신기술을 꿈꾸며/ 그레타의 독백/ 회복되거나 대체되기 어려운 것들/ 우리는 지구와 어떤 계약을 맺었나?/ 지구를 위한 안수 기도/ 너무 더운 크리스마스 주간/ 집으로 가는 머나먼 길
삶이 게임이 아니라면, 우리의 모든 행동이 무언가 의미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카오스/ 거짓에 눈이 멀다/ 무리 지어 사는 존재/ 우울한 대학 생활/ 평등이 억압으로 느껴질 때/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정치가들의 거짓말/ 위기가 곧 위기의 해결책이다/ 정치가들의 공허한 말/ 남들과 다르다는 것/ 미래를 위한 등교 거부/ 마이크가 꺼져 있는 동안/ “가능한 한 많은 것을 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과잉의 유산/ 희망/ 모든 공룡은 ADHS 환자였다/ 제한된 지구 위의 제한 없는 성장/ 처음부터 전부 다시/ 안전판/ 등장할 순간/ 옮긴이의 말/ 기후변화 대응 메시지 공모
■ 추천의 말
그레타 툰베라의 일생을 담은 책이 나온다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 그레타가 소형 보트를 타고 뉴욕에 안전하게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레타는 기성세대와 미래 세대 청소년들에게도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과 행동할 힘을 주었다. 그레타는 우리가 행동하는 만큼 지구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일생을 통해 절실히 보여 줬다. 한국의 그린리더들이 그레타의 이야기를 통해 환경 공동체 사회의 일원으로서 더 적극적으로 기후행동을 하게 되기를 기원한다. _최열(환경재단 이사장)
■ 책 속으로
“제발 좀 먹으렴!” 스반테와 내가 동시에 말했다. 처음에는 차분하게, 다음에는 좀 더 강한 어조로. 우리 마음속에 있는 좌절감과 무력감을 전부 실어서 말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우리가 느끼는 절망감과 두려움을 담아 큰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제발 먹어!!!!! 먹어야 한다고! 알아듣겠니? 너 이렇게 계속 거부하면 죽어!!” 바로 그 순간 그레타가 처음으로 발작을 일으켰다. 그레타는 우리가 이전에 한 번도,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괴이한 소 리를 질렀다. 이 소름끼치는 비명은 40여 분간 계속되었다. 그 레타가 아기였을 때 이후로 비명을 지른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나는 주방 바닥에 주저앉은 채 그레타를 품에 안았다.
_부서진 계피과자, 35~36쪽
영화를 본 날 급식 메뉴는 햄버거였다. 그레타는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학교 급식실 안은 비좁고 후끈후끈한데다가 귀청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시끄러웠다. 접시에 놓인 기름진 고깃덩어리는 그레타에게 더 이상 음식이 아니었다. 감정을 느끼고 의식과 영혼을 가진 어느 생명체의 짓이겨진 근육이었다.
그레타의 망막에 쓰레기 섬이 깊이 새겨져 있었다. 그레타는 울기 시작했다. 집에 가고 싶지만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중략-
그레타가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레타의 생각은 틀렸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할 수 는 없다. 우리에게는 아주 쉬운 방정식, 즉 일상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해 주는 입장권 같은 방정식이 그레타에게는 아주 어려운 문제였다. 그레타가 아무리 애를 써도 방정식은 풀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외면하려는 것들이 그레타의 눈에는 보이기 때문이다. 그레타는 맨눈으로 이산화탄소를 알아차릴 수 있는 극소수의 사람이다. 그레타는 우리의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실가 스(땅에서 복사되는 에너지를 일부 흡수함으로써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기체. 화석연료 사용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전체 온실 가스의 약 6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음.)가 바람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오염층을 만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쩌면 그레타는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 속 어린아이고, 우리는 임금님일지 모른다. 우리는 모두 벌거벗고 있다.
_커다란 쓰레기 섬, 58~59쪽
그레타는 내 인스타그램 게시물들을 쭉 살펴보더니 잔뜩 화난 목소리로 따졌다. “기후 위기에 대해 관심이 있는 유명인이 단 한 명이라도 있나요? 비행기로 전 세계를 누비는 사치를 기꺼이 포기할 만한 유명인이 단 한 명이라도 있냐고요?” “대신에 다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고 있단다.” 나는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적당히 대답했다. “좋아요. 어떤 문제에 신경을 쓰는데요? 아마도 기껏해야 핵 전쟁이 터지면 이 지구가 완전히 붕괴되어 버린다는 사실 정도겠죠.”
그레타의 말이 당연히 옳다. 우리가 기후를 망가뜨리면 결코 다시는 원래대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미래 세대가 아무리 원해도 모든 것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 인간들이 올바른 일을 위해 힘쓰고 있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비록 올바른 일을 위해 힘쓰고는 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의 생활방식이 정작 중요한 것을 어긴다면 우리의 싸움은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기후 운동가로 활동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우리 환경과 지구를 파괴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는 말아야 한다. 기후 위기를 불러일으킨 행위를 소셜 미디어에 우승 트로피처럼 자랑하는 일 따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문제 행동을 사실 나 자신도 적지 않게 했었다.
불과 3년 전쯤 나는 일본에서 찍은 멋진 셀카 몇 장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적이 있었다. ‘도쿄에서의 아침 인사’라는 제목으로 사진을 올리자 ‘좋아요’ 수만 개가 달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얼음으로 덮인 북극해와 시베리아를 내려다보았다. 내가 탄 비행기는 단조로운 모터 소리와 함께 온실가스를 내뿜으면서 수십만 년 이상 잠들어 있는 툰드라의 영구동토대(땅속이 1년 내내 언 상태로 있는 지대. 북극지대 툰드라에는 혹한으로 인해 영구동토층으로 불리는, 깊이 약 90~456m에 이르는 토양층이 형성되어 있음.)를 깨우는 데 일조하고 있었다. 어쩐지 마음이 아주 무거웠다. 예전 같으면 여행 전 설렘이나 비행 불안쯤으로 여겼겠지만 그게 아니었다. 마음을 짓누르는 무언가가 점점 형체를 분명하게 드러내기 시작했고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_진실을 부인하는 행위, 104~106쪽
2078년에는 제가, 그리고 2080년에는 베아타가 75세 생일파티를 하겠지요. 우리에게 자녀와 손주들이 있다면 그들은 우리 생일파티에 참석할 겁니다. 그 자리에서 어쩌면 우리 둘 중 하나가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들에 대해서 이야기할지도 모릅니다. 우리 자녀와 손주들이 그 얘기를 들으면 아마도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요. 사람들이 당신 말에 귀를 기울일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을 때 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지 말이에요. 하지만 그런 일은 얼마든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모두 위기 상황처럼 행동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위기에 처해 있잖아요!
_그레타의 편지-말할 기회가 있는 모든 사람에게, 123쪽
기후 문제에서 선두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여섯 명의 학자들과 정책 결정자는 2017년 여름 〈네이처〉에 기고한 글에서 탄소 배출량이 하강 곡선을 그리게 할 수 있도록 인류에게 주어진 시간은 정확히 3년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간을 ‘지구를 구할 수 있는 3년의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앞으로 3년 동안에 배출량이 하강 곡선을 그리지 못하게 되면 파리기후협정에서 채택된 섭씨 2도 목표 달성은 실패할 것이며, 그 결과 기후변화로 인한 치명적인 사태의 악순환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세계 사람들이 2025년에는 창고에 저장된 식료품만으로 연명하는 동안 거의 모든 공장이 멈춰 설 것이고 자동차와 항공기는 가만히 세워 놓은 채 서서히 녹슬게 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하게 들릴지도 모르나 사실 그들은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공포심을 조장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오히려 〈워 싱턴 포스트〉는 “낙관주의자에 속하는 사람들이 쓴 기사”라고 평했다.
_지구를 구할 수 있는 3년의 시간, 145쪽
비행기 여행을 포기한다는 결정은 사람들이 우리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하려면 꼭 필요했다. 사람들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서야 어떻게 기후 운동을,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노력이 요구되는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비행기를 타는 행동은 기후 위기에 관련된 쟁점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일이다. 비행기 운항이 막대한 양의 탄산가스를 배출시킨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비행기 여행을 포기한다는 선택은 단지 비행기 여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상의 생명체들이 정상적인 멸종 속도보다 거의 천 배 이상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다는 사실과도 관련이 있다. 우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제로 수준, 아니 마이너스 수준까지 떨어져야 하는데, 이 목표를 달성하게 해 줄 새로운 기술을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는 사실과도 관련이 있다. 또한 과학기술 문명의 발전으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지나치게 편리한 온갖 습관들, 이를테면 수백 톤짜리 금속 뭉치를 몇 시간 만에 지구 반대편으로 이동시키는 그런 습관들이 인류 문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한다는 사실과도 관련이 있다.
_비행기 여행 포기, 168쪽
그레타가 주방 바닥에 앉아 있었다. 그레타는 낡은 빗으로 모세스와 록시의 털을 아주 꼼꼼하게 빗겨 주었다. “처음으로 기후와 온실효과에 대해서 들었을 때가 아직도 생생해요.” 그레타가 말을 꺼냈다. “그 이야기들이 사실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도 기억나요. 사실이라면 그 얘기 말고는 할 얘기가 없을 정도로 중요할 테니까요. 그런데 그 문제에 관해서 얘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요.” “이 세상을 구하는 건 너희 세대가 될 거야.” 내 말에 그레타는 코를 찡긋거렸다. 친정아버지도 생전에 늘 코를 찡긋거리셨다. 아버지는 아스퍼거 증상이 없었지만 특유의 차분하고 단호한 태도로 한평생을 사셨다. 두 사람은 웃음이 날 정도로 비슷하다. 그레타가 내 말에 대꾸했다. “선생님들도 똑같이 말씀하세요. 너희 세대가 이 세상을 구할 거다. 너희가 우리 세대의 잘못을 바로잡아 모든 것을 올바르게 돌려놓을 거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휴가철이면 비행기를 타고 놀러 가시죠. 너희가 세상을 구할 거다. 감사합니다, 잘 들었어요. 하지만 어른들도 좀 도와주시면 좋겠네요.”
_그레타의 독백, 210~211쪽
“그레타는 스웨덴에서도 ‘제로 아워’(미국의 10대 소녀 제이미 마골린이 창설한, 청소년이 주축인 환경 운동 단체. 제이미 마골린은 미국 정부를 상대로 미래 세대에게 건강한 기후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벌이기도 했음.) 운동을 시작하자는 의견이 나왔을 때 전화상으로 진행한 논의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등교 거부 아이디어를 갖게 되었지요. 제로 아워는 미국에서 시작된 새로운 운동입니다. 청소년들이 정치가들에게 왜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지 않는지 대답을 요구하는 거지요.” 스반테가 설명했다. “하지만 그레타는 항의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중한 방식의 반항이 필요하다고 믿지요. 그렇지, 그레타?” 스반테는 그레타가 함묵증 때문에 말을 할 수 없어서 대신 말할 때면 언제나 그렇게 질문했다. 그레타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등교 거부는 그레타 혼자서 모든 것을 해야 합니다. 저희가 그레타 뒤에 버티고 서서 도와줄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스반테가 말을 계속했다. “어차피 기후 문제에 관한 한 저와 스반테보다는 그레타가 훨씬 더 잘 알고 있어요.” 나는 얼른 끼어들었다. “사실 그레타와 베아타가 아니었다면 저희는 기후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몰랐을 거예요. 저희가 기후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은 순전히 아이들 덕분이랍니다.” “그레타가 아주 잘했구나.” 케빈과 이삭이 입을 모아 칭찬했다.
그레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나는 바로 그 순간 그레타의 안에서 무엇인가 탄생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일을 사람들이 주목하고 자기 말에 귀를 기울여 준다고 느낄 때 생기는 것이었다. 잠시 동안 방안은 침묵에 휩싸여 있었다. 머릿속을 맴도는 온갖 생각들이 방안을 떠돌았다. 창가의 의자에 앉아 있는, 자그마한 여자아이가 혼자 힘으로, 자신만의 확고한 의견을 가지고 세계 질서에 의문을 제기하기 위해 세간의 주목을 받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여러 가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_미래를 위한 등교 거부, 280~281쪽
그레타 툰베리
스웨덴의 10대 환경 운동가로 2019년 노벨 평화상 후보이다. 2018년 8월, 뜨거운 어느 금요일에 그레타는 학교 대신 국회 의사당으로 향한다. 그렇게 1인 시위로 시작한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는 현재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133개국의 청소년 160만 명이 동참하기에 이른다. 현재 이.시위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거대한 환경 캠페인이 되었다. 2018년 12월 유엔 기후변화 콘퍼런스에서 연설을 한 후 그레타의 팔로워 숫자는 이번에 비해 4000퍼센트 가까이 증가했으며,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워 숫자는 312만 1천 명에 달하고 있다.
말레나 에른만, 스반테 툰베리, 베아타 에른만
그레타의 엄마, 아빠, 동생. 스웨덴의 유명한 오페라 가수인 엄마 말레나와 연극배우인 아빠 스반테, 여동생 베아타는 기후를 위한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으며, 이 책을 함께 쓴 저자이기도 하다. 이 가족은 탄소 배출에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되는 ‘비행기 타기’를 기꺼이 포기했으며(엄마는 공연을 위해 종종 해외여행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집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했으며, 육식도 하지 않는다.(전 세계 가축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80억 톤에 이른다. 또한 인간들은 방목지를 만들기 위해 열대우림을 태우고 사료 폐기물을 태우거나 고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고 있다.).
옮긴이_ 고영아
독일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수학 귀신》,《난 곰인 채로
살고 싶은데…》,《천둥 치는 밤》,《펠릭스는
돈을 사랑해》,《청소년을 위한 1010 텐텐 경제학》,《학교가 두려우 아이 즐거운 아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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