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시대의 강대국, 한국
스마트폰 가입자 3,500만명. 스마트폰 보급율 60% 돌파. LTE 보급율 전세계 1위. 전세계가 놀라는 한국의 스마트폰 확산의 현주소이다.
한국은 지난 2009년 12월 아이폰 도입 이후, 전세계에게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스마트 시대 전환을 이루고 있다. 연이어 이동통신 3사의 LTE 전국망 서비스가 시작되며,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초고속 무선인터넷의 시대마저 활짝 열렸다.
스마트폰과 LTE의 보급은 다양한 이동통신 서비스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무료 메시지로 시작한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사용하는 전국민 애플리케이션이 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지난 2012년 9월 ‘카카오 게임하기’라는 플랫폼을 런칭하였다. 카카오 게임하기는 수 많은 게임 개발사와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을 열어 주었고, 실제로 월 매출 100억원을 넘나드는 수 많은 게임이 생겨났다. 그저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치부되던 휴대폰 게임이, 모바일 산업의 가장 큰 비즈니스모델로 태어난 것이다.
고성능의 스마트폰과 초고속 무선네트워크 LTE가 만나면서, PC 기반의 게임 산업이 모바일의 영토로 이동하게 된 셈이다. 이런 시장 변화에 따라 이동통신사들과 단말 제조사, 서비스 개발사들 역시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활용 할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와중에 다소 의아한 이동통신사들의 움직임이 있으니 바로 ‘음성 무제한 요금제’ 출시이다. 무선인터넷을 활성화한다는 이동통신사에게 ‘음성 무제한’ 제공은 전혀 뜻 밖의 카드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음성 무제한 요금제란 무엇인가?
음성 무제한 요금제란, 기존에 1초 당 1.8원씩 과금하던 음성 요금제를 과감히 철폐하고 음성 통화량에 상관 없이 일정한 수준의 요금만 과금하는 구조이다. 외근이 잦은 직장인이나 세일즈맨 등 음성통화량이 많은 이용자의 경우 월 통화료가 10만원, 15만원을 훌쩍 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만약 이런 이용자들이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가입한다면 획기적으로 음성 통화료를 줄일 수 있다. 현재 출시되어 있는 음성 무제한 요금제가 월 6만 7천원 수준임을 감안할 경우, 이들이 체감하는 음성 통화료의 절감액은 5~10만원에 달하며, 이를 1년으로 환산할 경우 60~120만원 수준이다.
이동통신사들의 입장에서는 Cash-cow(현금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하던 음성통화요금을 무제한으로 개편한 것이 자칫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어려운 결정이다. SK텔레콤은 요금제 출시 보도자료를 통해 요금 인하 효과가 1,2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도 내놓았다.
음성 무제한 요금제는 지난 3월 중순 SK텔레콤을 시작으로 LG유플러스와 KT가 동참하며 본격적인 경쟁이 이루어졌고, 치열한 경쟁과 혜택 증진으로 이동통신 3사의 음성무제한 요금제 누적 가입자수가 어느새 500만명을 돌파하였다. 바야흐로 음성 무제한의 시대가 열린 셈이다.
음성 무제한 요금제, 왜 지금 시작되었나?
앞서 설명했듯이 무선인터넷의 시대에 ‘음성 무제한 요금제’가 왜 지금 출시되었을까 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해답은 간단하다.
이동통신사들의 핵심 Cash-cow가 음성통화매출에서 데이터매출로 옮겨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들은 미래를 위해 음성 무제한 요금을 출시한 것이다.
지금이야 음성통화 매출 비중이 높지만 카카오톡을 비롯하여 페이스타임, 페이스북 등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이 다양해 지면서 더 이상 음성통화량이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1인당 음성통화량은 2008년 월 181분을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반면에 데이터 이용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세계 어느 곳보다 빠른 무선인터넷 속도와 넓은 서비스 커버리지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글로벌 Top 수준의 단말 제조사를 갖고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카카오와 같은 수 많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들이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해 매일매일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위 ‘모바일 천국’이라고 부를 만하다. 이 덕분에 1인당 데이터 소비량은 월 2GB를 육박한다. 전세계 1위 수준이다.
그런데, 음성 무제한 요금제의 출시가 이동통신사의 미래와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음성 무제한 요금제가 이동통신사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것은 아니냐고 따질 수도 있다.
세 가지를 들어 이런 분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첫 번째, 음성 무제한 요금제 출시 이후,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중단되었다. 지난 1월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출시된 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LG유플러스와 KT는 4월 30일에, SK텔레콤은 5월 31일에 해당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였다. 출시 당시엔 TV광고도 집행하고 대리점마다 대문짝만한 포스터도 붙여 놓으며 요란하게 시작하였지만 서비스 신규 가입 중단은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이루어 졌다. 미래의 수익원인 데이터 매출을 지키기 위해 데이터 무제한은 가입을 중단하고 대신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 것이다.
두 번째, 음성 무제한 요금제 출시 이후, 공교롭게도 무료 통화로 이용되던 ‘카카오 보이스’, ‘페이스 타임’과 같은 mVoIP(모바일 인터넷전화) 서비스가 타격을 받았다. 즉, 이동통신사의 잠재적인 위협이었던 모바일인터넷전화가 음성무제한 요금으로 더 이상 존립의 기반을 이루지 못하게 된 셈이다. 음성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번거롭고 익숙하지 않은 모바일인터넷전화를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음성 무제한 요금제는 어느새 우리들의 월 평균 이용료를 6만 7천원(KT, LGU+)~6만 9천원(SKT)으로 높여 놓았다.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월 이용료가 6만 5천원이었고, 그 이전의 LTE 주력 요금은 6만 2천원이었다. 불과 6개월도 되지 않아 나의 월 이용료는 6만 2천원에서 6만 7~9천원으로, 5~7천원이 올라간 셈이다.
<SK텔레콤의 LTE 요금제 비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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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무제한 요금제 |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신규 가입 중단) |
LTE 일반 요금제 |
요금제기본료 |
69,000원 |
65,000원 |
62,000원 |
음성 제공량 |
무제한 |
350분 |
350분 |
데이터 제공량 |
5GB |
5GB(초과시 속도 제한) |
5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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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무제한 요금제, 과연 나에게 맞는 상품인가?
앞서 지적하였지만, 음성 무제한 요금제는 내가 매 월 6만 7천원을 지불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요금제인가? 단순히 ‘무제한’이라는 표현에 현혹되어 가입하는 것은 아닌가 냉정히 살펴보아야 한다.
필자의 결론은, 음성통화가 많은 사람들에게는 추천!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비추! 이다. 앞서 설명하였지만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음성통화를 월 200분 넘게 사용하지 않는다. 음성 무제한이라고 하여 500분, 1000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바쁜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음성 통화는 무제한으로 주어도 쓰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반면, 기존에 음성통화가 많던 세일즈맨이나 외부 활동이 많은 이들에게 음성 무제한 상품은 더 없는 혜택이 될 수 있다.
지금 당장 독자분들의 사용 패턴을 확인해보라.
이동통신사들은 홈페이지와 모바일 고객센터를 통해 매 월 이용자들의 사용량을 안내해주고 있다. 필자의 경우 지난 5월 기준으로 162분의 음성통화와 3.4GB의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현재 필자의 요금제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로서 음성통화 350분, 데이터 6GB를 제공받고 있으며, 데이터 6GB 소진시 400kbps의 속도 제한으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필자의 5월 사용량 : 기본 제공량에 비해 낮은 사용량을 보이고 있다.>
필자의 경우 음성무제한 요금제로 옮겨 갈 필요가 있을까? 대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이다.
필자는 지인들과 주로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소통하고 있다. 음성통화는 급한 경우 혹은 업무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고 있으며 회사에서는 업무 목적의 전화는 유선전화로 사용하고 있다. 필자가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한다손 치더라도 굳이 음성통화 사용량이 획기적으로 늘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필자의 사용패턴을 보면 현재 이용중인 요금제보다 한 단계 낮은 5만 5천원의 요금제로 옮겨야 할 것 같다.
이동통신 요금제는 자신의 사용 패턴에 맞춰 가입하고 이용해야 한다. ‘데이터 무제한’, ‘음성 무제한’의 요금제는 자칫 불필요한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통신 과소비’를 부추길 수도 있다.
음성 무제한 요금제, 이동통신 3사를 비교해보면?
비록, 음성 무제한 요금제가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게는 ‘과소비’인 것은 맞지만, 일부 음성 다량 사용자에게 있어서는 금상첨화와 같은 요금제임은 분명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 중 음성 무제한 요금제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이동통신 3사의 요금제를 비교해 보고자 한다.
얼핏 보면, 이동통신 3사의 요금제는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 안에서 작은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동통신 3사의 음성 무제한 요금제 (기본료 VAT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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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
KT |
LG U+ |
명칭 |
LTE 전국민 무한 |
완전무한67(LTE) |
LTE 음성 무한자유 69 |
요금제 기본료 |
69,000원 |
67,000원 |
69,000원 |
약정 할인 |
- 17,500원 |
- 16,000원 |
- 18,000원 |
실 납부 기본료 |
51,500원 |
51,000원 |
51,000원 |
음성 제공량 |
무선 무제한 |
유무선 무제한 |
무선 무제한 |
데이터 제공량 |
5GB |
5GB(이월) |
5GB |
기본료에서 약정 할인(24개월 약정시 기본료 할인)을 제외하면 KT와 LG유플러스가 51,000원이며, SK텔레콤은 51,500원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음성 통화의 경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이동전화만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반면, KT는 유선전화까지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음성통화가 이동전화 간에 이뤄지고 있으나, 업무 목적으로 활용하는 이용자들에게 유선전화까지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것은 추가적인 요금 절감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유선 전화 점유율이 높은 KT의 차별화 된 혜택으로 보인다.
또한, 데이터 제공량 역시 5GB로 이동통신3사 모두 동일해 보이지만, KT의 경우 이번 달에 소진하지 못한 데이터 제공량은 다음 달로 이월하여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차별화를 갖고 있다.
물론 통신사를 선택하는 데에는 요금제의 구성 외에도 네트워크 품질, 단말기 구매 비용, 멤버쉽 제도, 결합 할인, 와이파이 제공 지역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도 많다. 한정된 지면으로 이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기회가 닿는다면 추후에 합리적인 이동통신사 선택에 대한 방법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아울러, 이동통신과 모바일 산업에 대한 폭 넓은 지식을 얻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해 첨언을 하면, 필자를 비롯하여 이동통신사와 IT기업에 근무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커넥팅랩 블로그 (www.connectinglab.net)에 방문해 보기를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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