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마태오 사도는 세리로 일하다가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사도가 되었다.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마태
9,9). ‘마태오 복음서’를 쓴 마태오 사도가 전하는 증언
의 핵심은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바로 복음서가 서술하
는 나자렛 예수님과 동일한 분이시라는 것”(『주석 성경』
‘마태오 복음서 입문’ 참조)이다. 전승에 따르면, 마태
오 사도는 에티오피아와 페르시아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순
교하였다.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우리 각자가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라고
권고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세관에 앉아 있는 마태오를 부
르시어 세리와 죄인과 한 식탁에 앉으시고는, 당신께서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그리스도께서 어떤 이들은 사도로 어떤 이들은 복음 선포자로 세워 주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4,1-7.11-13
형제 여러분, 1 주님 안에서 수인이 된 내가 여러분에게 권고합니
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2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3 성
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 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
4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부르실 때에 하나의 희망을 주신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고 성령도 한 분이십니다. 5 주님도 한 분
이시고 믿음도 하나이며 세례도 하나이고, 6 만물의 아버지이신
하느님도 한 분이십니다. 그분은 만물 위에, 만물을 통하여, 만물
안에 계십니다.
7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나누어 주시는 은혜의 양에 따라, 우리는
저마다 은총을 받았습니다.
11 그분께서 어떤 이들은 사도로, 어떤 이들은 예언자로, 어떤
이들은 복음 선포자로, 어떤 이들은 목자나 교사로 세워 주셨습니
다. 12 성도들이 직무를 수행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성장시키는
일을 하도록, 그들을 준비시키시려는 것이었습니다.
13 그리하여 우리가 모두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
서 일치를 이루고 성숙한 사람이 되며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예수님을 따랐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9-13
그때에 9 예수님께서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
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
오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10 예수님께서 집에서 식탁에 앉게 되셨는데, 마침 많은 세리와 죄
인도 와서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과 자리를 함께하였다. 11 그것
을 본 바리사이들이 그분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네 스승
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
12 예수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13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
을 부르러 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세리 마태오는 다른 공관 복음서들에서 ‘레위’로 소개됩니다
(마르 2,14; 루카 5,27 참조). 주님께서 마치 시몬에게 ‘베드로’
라는 이름을 주셨듯이, 레위에게 마태오라는 새 이름을 주신 듯
합니다.
마태오(그리스어로 마태오스)라는 이름은 히브리 말 이름 ‘마티
트야’에서 온 것으로 ‘주님의 선물’이라는 뜻입니다. 동족에게
세금을 걷어 로마에 바치는 세리였던 그가 제자로 부르심을 받은
일은 정녕 주님의 선물이었습니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소명과 응답이라는 이 단순한 장면은 그 자체로 언제나 감동을
줍니다.
예수님께서 사시던 카파르나움(마태 9,1; 마르 2,1 참조)의 세리
였던 마태오는 예수님에 관하여 이미 많은 소문을 들었을 것입니
다. 그가 평소에 세리라는 수입이 보장된 직업과 매국노라는 비난
사이에서 깊이 고뇌하며 떳떳하고 기쁜 삶을 살고 싶은 열망을 품
지 않았다면, 어찌 예수님의 말씀 한마디에 모든 것을 버리고 따
라나설 수 있었겠습니까?
하느님의 예언자라고 들어 알고 있던 분께서 죄인인 자신에게
“나를 따라라.” 하셨을 때, 지독히도 원망스러운 그 모든 과거
를 온전히 용서받고 새 삶으로 초대받은 그 순간에, 마태오가 느
꼈을 전율과 환희가 생생히 느껴집니다.
죄와 부덕함을 인정하며 하느님의 자비에 자신을 온전히 열었을
때, 탐욕과 억압의 장소인 세관이, 그리고 죄인들과 세리들의 식
탁이 하느님의 은총이 베풀어지는 구원의 자리가 되었습니다.
주님과 죄인들을 탓하며 구원의 기쁨에서 스스로 멀어졌던 바리사
이들이 아니라, ‘부르심받은 사람답게 겸손과 온유 그리고 인내
와 사랑을 실천하면서’(제1독서 참조) 우리 모두 주님의 사랑받
는 제자로 살아갑시다. (강수원 베드로 신부)
-출처 매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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