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삼백수 권3 오언율시 93. 在獄詠蟬幷序(재옥영선병서)/在獄詠蟬(재옥영선) - 駱賓王(낙빈왕) 〈감옥에서 매미를 읊다 병서〉
在獄詠蟬幷序(재옥영선병서)/ 在獄詠蟬(재옥영선)
駱賓王(낙빈왕)
<在獄詠蟬 序>
余禁所禁垣西(여금소금원서),是法廳事也(시법청사야)。 有古槐數株焉(유고괴수주언),雖生意可知(수생의가지), 同殷仲文之古樹(동은중문지고수),而聽訟斯在(이청송사재), 即周召伯之甘棠(즉주소백지감당)。 每至夕照低陰(매지석조저음),秋蟬疏引(추선소인), 發聲幽息(발성유식),有切嘗聞(유절상문); 豈人心異於曩時(기인심이어낭시),將蟲響悲於前聽(장충향비어전청)? 嗟乎(차호)!聲以動容(성이동용),德以象賢(덕이상현), 故潔其身也(고결기신야),稟君子達人之高行(품군자달인지고행); 蛻其皮也(태기피야),有仙都羽化之靈姿(유선도우화지령자)。 候時而來(후시이래),順陰陽之數(순음양지수); 應節為變(응절위변),審藏用之機(심장용지기)。 有目斯開(유목사개),不以道昏而昧其視(불이도혼이매기시); 有翼自薄(유익자박),不以俗厚而易其真(불이속후이역기진)。 吟喬樹之微風(음교수지미풍),韻資天縱(운자천종); 飲高秋之墜露(음고추지추로),清畏人知(청외인지)。 僕失路艱虞(복실로간우),遭時徽纆(조시휘묵), 不哀傷而自怨(불애상이자원),未搖落而先衰(미요락이선쇠)。 聞蟪蛄之流聲(문혜고지류성),悟平反之已奏(오평번지이주); 見螳螂之抱影(견당랑지포영),怯危機之未安(겁위기지미안)。 感而綴詩(감이철시),貽諸知己(이제지기)。 庶情沿物應(서정연물응),哀弱羽之飄零(애약우지표령); 道寄人知(도기인지),憫餘聲之寂寞(민여성지적막)。 非謂文墨(비위문묵),取代幽憂云爾(취대유우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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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갇혀 있던 곳의 감옥 담 서쪽은 법관들이 공무를 처리하는 곳이었다. 늙은 홰나무 몇 그루가 있었는데 살려는 기운이 있음을 알 수는 있었지만 은중문(殷仲文)의 늙은 나무와 똑같았고 여기서 송사를 처리하니 주나라 소백(召伯)의 감당나무인 셈이었다. 매양 저녁노을이 낮게 깔린 나무 그늘에 비출 때면 가을 매미가 계속 우는데, 소리가 깊이 탄식하는 것 같아서 일찍이 들었던 것보다 더 간절했다. 아마도 사람의 마음이 종전과 달라서 혹 벌레 소리가 이전에 듣던 것보다 슬퍼서였을까? 아! 매미 우는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그 덕은 현자를 닮았다. 그러므로 자기 몸을 깨끗이 하여 군자(君子)·달인(達人)의 고귀한 행실의 자품(資稟)을 갖추었고: 자기 허물을 벗어 신선이 사는 곳으로 날아오르는 신령한 자태를 가지고 있다. 때를 기다렸다 나타나 음양의 법칙을 따르고; 계절에 맞춰 변화해 출처의 기회를 잘 살핀다. 눈은 항상 뜨고 있어서 세상의 도(道)가 어둡다고 하여 보지 않는 것이 아니고, 날개는 저절로 얇아서 세상 풍속이 후하다고 하여 그 참됨을 바꾸지 않는다. 높은 나무에서 미풍을 맞아 읊조리니 소리는 하늘이 준 훌륭한 품성을 바탕으로 하고, 높은 가을 하늘에서 내린 이슬을 마시니 자신의 맑음을 남들이 알까 두려워한다. 나는 길을 잃고 어려움과 근심 속에 있다가 감금되는 때를 만나게 되었다. 슬퍼하고 가슴아파하지는 않지만 스스로를 원망하니, 가을이 되기도 전에 먼저 쇠락한 꼴이었다. 처량하게 우는 가을 매미 소리를 듣자니 평번(平反)하라는 주의(奏議)가 올라간 것을 알겠으나, 매미를 잡아먹으려 하는 사마귀 그림자를 보니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 겁난다. 느낀 바가 있어 시를 지어 지기(知己)에게 준다. 정이란 사물에 따라 응하는 것이니 가냘픈 날개가 나부껴 떨어짐을 슬퍼해주길 바라며, 이 말을 남에게 부쳐 알리노니 남은 소리가 적막해지고 말았음을 가여워해 주기 바란다. 글 자랑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고 깊은 근심을 가져와 대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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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法廳事(법청사) : 법조청사(法曹廳事)로 쓰기도 한다. 법을 담당하는 관리들이 공무를 보는 곳을 말한다.
○ 殷仲文之古樹(은중문지고수) : 은중문(殷仲文)이 늙은 나무를 보고 탄식했다는 고사를 쓴 것이다. 은중문(殷仲文)은 동진(東晉) 때 사람이다. 그가 대사마(大司馬) 환온(桓溫)의 부중(府中)에 갔다가 늙은 홰나무 한 그루를 보았다. 가지와 잎이 무성했는데 나무를 한참 동안 보고 탄식하며 말했다. “이 나무는 무성하긴 하나 다시 살려는 기운이 없구나.[此樹婆娑 無復生意]” 여기서는 이 고사를 빌려 ‘無復生意(무복생의)’한 자신의 처지를 빌어 뜻을 얻지 못한 심정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은중문(殷仲文)의 고사(故事)는 ≪世說新語(세설신어)≫ 〈黜色(출색)〉편에 보인다.
○ 周召伯之甘棠(주소백지감당) : 주나라 소백(召伯:召公)의 감당나무를 말한다. 주나라 소공(召公)을 찬미한 ≪詩經(시경)≫ 〈召南(소남) 甘棠(감당)〉 시에 전거(典據)를 두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주나라 때의 소공(召公)은 소송을 들을 때 백성들을 번거롭게 하지 않으려고 감당나무 아래에서 판결했다고 한다. 여기서는 홰나무를 감당나무에 비유해 자신이 판결받는 곳을 나타낸 것이다.
○ 疏引(소인) :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며 우는 것을 말한다.
○ 曩時(낭시) : 지난번
○ 淸畏人知(청외인지) : ≪晉書(진서)≫ 〈良吏(양리) 胡威傳(호위전)〉에서 취해 온 말이다. 진 무제가 호질(胡質)의 충성과 청렴을 중하게 여겼는데 한번은 호질의 아들 호위(胡威)에게 아버지와 자신 가운데 누가 더 청렴한지 묻자, 호위가 대답했다. “제가 아버지보다 못합니다. 아버지는 청렴을 남이 알까 두려워하고 저는 청렴을 남이 알아주지 않을까 두려워합니다.[臣不如也 臣父淸恐人知 臣淸恐人不知]” 이는 매미의 깨끗함을 사람에게 빗대어, 고결한 본성을 지키며 이름을 구하지 않고 남들이 알아주길 바라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 徽纆(휘묵) : 죄인을 묶는 줄을 말한다.
○ 聞蟪蛄之流聲(문혜고지류성) 悟平反之已奏(오평반지이주) : 혜고(蟪蛄)는 매미 종류로 ≪莊子(장자)≫ 〈逍遙遊(소요유)〉에 “혜고는 봄과 가을을 알지 못한다.[蟪蛄不知春秋]”는 말이 있다. ‘蟪蛄(혜고)’는 여름 한 철만 살기 때문에 짧은 수명을 비유할 때 쓴다. 평번(平反)은 판결을 바로잡는다는 말로 ≪漢書(한서)≫ 〈雋不疑傳(준불의전)〉에 보이는 고사(故事)에서 가져왔다. 준불의(雋不疑)가 경조윤(京兆尹)이 되어 죄수들을 조사하고 돌아올 적마다 그의 어머니는 “이번에는 평번(平反)을 해서 몇 사람이나 살렸느냐?”고 물었는데, 준불의(雋不疑)가 “판결을 바로잡은 것이 많다고 하면 어머니는 기뻐하여 웃으면서 음식을 먹고 말하는 것이 다른 때와 달랐다.[多有所平反 母喜笑爲飮食 言語異於他時]”고 한다. 平反은 ‘평번’으로 읽는다. 두 구절을 풀이하자면 혜고의 울음소리를 듣고 삶이 짧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준불의(雋不疑)의 어머니가 판결을 바로잡으면 왜 기뻐했는지 그 이유를 이제 깨닫는다는 말로 보인다.
○ 奏議(주의) : 임금께 아뢰어 의논(議論)함, 또는 그 의견서(意見書)
○ 螳螂之抱影(당랑지포영) : ≪後漢書(후한서)≫ 〈蔡邕傳(채옹전)〉에 이와 관련된 고사(故事)가 보인다. 채옹이 이웃집에서 술을 마시는데 한 나그네가 거문고[琴] 타는 소리가 들려왔다. 채옹이 그 집 문에 가 한 번 몰래 듣다가 “아, 음악소리로 나를 불렀으면서 해치려는 마음이 있음은 어째서인가.[嘻 以樂召我 而有殺心 何也]” 하고는 가버렸다. 주인이 금방 쫓아 나와 채옹에게 이유를 묻자 채옹이 그 까닭을 말해주었다. 거문고 타던 이가 이를 듣고는 말했다. “내가 지난번에 거문고를 타는데 사마귀가 우는 매미를 막 노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매미가 날아가려 하면서 아직 날지 않고 있었는데 사마귀가 그 때문에 한 번은 나갔다 한 번은 물러섰다 하니, 내 마음은 잔뜩 긴장해서 사마귀가 매미를 놓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였다. 이 어찌 해치려는 마음이 소리에 드러난 것이 아니겠는가.[我向鼓琴 見螳螂方向鳴蟬 蟬將去而未飛 螳螂爲之一前一却 吾心聳然惟恐螳螂之失之也 此豈爲殺心而形于聲者乎]”
○ 聞蟪蛄之流聲……怯危機之未安(겁위기지미안) : 이 문장의 뜻은, 매미 소리를 듣고 平反(평번)의 희망을 가졌는데, 그 매미를 잡으려는 사마귀 그림자를 보고 겁을 먹었다는 말이다.
---------------------------------------- 西陸蟬聲唱(서륙선성창), 南冠客思侵(남관객사침). 那堪玄鬢影(나감현빈영), 來對白頭吟(내대백두음). 露重飛難進(노중비난진), 風多響易沉(풍다향역침). 無人信高潔(무인신고결), 誰為表予心(수위표여심).
<원문출처> 在獄詠蟬並序 / 作者:駱賓王 唐 本作品收錄於:《唐詩三百首》 / 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
가을 하늘에 매미 소리 울려 죄수는 낯선 곳에서 고향 생각 깊어지누나
어찌 감당할 수 있으랴 검은 머리 매미가 흰머리에게 와 노래하는 것을
이슬 무거워 날아가기 어렵고 바람 많아 소리는 쉽게 가라앉는구나
아무도 고결함 믿어주지 않으니 그 누가 내 마음 드러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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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西陸(서륙) : 가을 하늘을 가리킨다. 원뜻은 ‘서쪽 궤도’이다. ≪隋書(수서)≫ 〈天文志(천문지)〉에 “해는 황도(黃道)를 따라 동쪽 방향으로 운행하는데 하루 낮 하루 밤에 일도(一度)를 가 365일 조금 더 걸려서 하늘을 한 바퀴 돈다. 해가 동륙(東陸)으로 가면 봄이 되고, 남륙(南陸)으로 가면 여름이 되고, 서륙(西陸)으로 가면 가을이 되고, 북륙(北陸)으로 가면 겨울이 된다.[日循黃道東行 一日一夜行一度 三百六十五日有奇而周天 行東陸爲之春 行南陸爲之夏 行西陸爲之秋 行北陸爲之冬]”라는 기록이 있다.
○ 南冠客思侵(남관객사침) : ‘侵’을 ‘深’으로 쓴 本도 있다. ‘南冠(남관)’은 ‘죄수’를 가리킨다. ≪春秋(춘추)≫ 성공(成公) 9년에 “晉侯(진후)가 군대를 시찰하다가 종의(鍾儀)를 보고는 그에 대해서 물었다. ‘남쪽 나라의 관(冠)을 쓰고 줄에 묶여 있는 자가 누구인가?’ 담당 관리가 대답했다. ‘정나라 사람이 바친 초나라 죄수입니다.’[晉侯觀于軍府 見鍾儀 問之曰南冠而縶者誰也 有司對曰鄭人所獻楚囚也]”라는 기록이 보인다. 종의(鍾儀)가 남방 초나라 사람으로 초나라 관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南冠(남관)’이라 한 것이다. 후세에 이 말은 죄수를 대신하는 말로 쓰였는데, 시인이 종의(鍾儀)에게 자신을 비유한 것이다.
○ 那堪玄鬢影(나감현빈영) : ‘那堪(나감)’을 ‘不堪’으로 쓴 本도 있다. ‘玄鬢(현빈)’은 매미의 검은 날개를 말한다. 여기서는 중의(重義)로 쓰여서 ‘검은 머리[黑髮]’를 가리킨다. 매미의 검은 날개를 빌어 자신의 성년시절, 검은 머리였던 때를 말한 것으로 다음 구절의 ‘흰 머리[白頭]’와 對(대)가 된다.
○ 白頭吟(백두음) : ‘白頭(백두)’란 말에는 시인이 원한을 품고 있음을 함축하고 있다. ‘吟’의 주체는 매미. ‘白頭吟(백두음)’이라는 말은 또 악부의 곡명이기도 하다. 한나라의 사마상여(司馬相如)와 결혼해 살던 탁문군(卓文君)이 사마상여의 애정이 한결같지 않자 원망하며 지은 곡이 〈白頭吟(백두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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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釋] 가을 날 매미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죄인 된 몸으로 갇혀 있는 나는 고향 생각이 깊어지지 않을 수 없다. 내 젊은 시절의 검은 머리와 같은 검은 빛의 매미가 지금은 흰 머리가 되어버린 내게 와서 울고 있는데 내 청춘시절을 생각하게 해 견디기가 힘들다. 이슬이 무겁게 내려 매미는 날아가기가 힘들고 바람마저 많이 불어 매미 울음소리는 쉽게 사라져버린다. 아무도 내가 매미처럼 고결하다는 걸 믿어주지 않는다. 누가 나를 위해 내 마음을 밝혀 드러내줄 수 있을까.
[解題] 이 시는 당(唐) 고종(高宗) 의봉(儀鳳) 3년(678) 낙빈왕이 38세 되던 무렵에 쓴 것이다. 시 속의 백두(白頭)라는 표현으로 보아 장년의 나이임을 알 수 있다. 당시 낙빈왕은 장안의 시어사(侍御史)가 되어 누차 간언을 올렸다가 무측천(武則天)에게 밉보여 뇌물을 받았다는 무고를 입고 1년여 동안 옥에 갇히게 된다. 매미를 통해 자신의 억울한 심정을 노래하면서 울울히 맺힌 마음을 담고 있는 영물시(詠物詩)이다. 옛사람들은 매미가 바람과 이슬을 먹고 살아 성품이 고결해 군자, 달인(達人)과 같은 고상한 정조(情操)가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매미를 읊은 시가 적지 않은데, 이 시엔 매미에게 가지고 있었던 옛사람들의 이러한 이미지가 잘 투영되어 있다.
駱賓王(낙빈왕) : 640~684. 자(字)는 관광(觀光)이고, 무주(婺州) 의조(義烏: 現 浙江省 義烏縣)인이다. 고종(高宗) 말년(末年)에 무공(武功)을 세워 시어사(侍御使) 등을 역임했다. 무후(武后)가 정치를 농단(壟斷)하자 서경업(徐敬業)이 거병하였는데, 낙빈왕은 그의 속관(屬官)으로서 유명한 〈討武后檄(토무후격)〉을 썼다. 서경업(徐敬業)이 실패한 뒤 도망갔으나 이후의 종적(蹤迹)은 알려져 있지 않다. ≪駱臨海集(낙림해집)≫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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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빈왕(駱賓王, 640년? ~ 684년?)은, 중국 당(唐) 초기의 시인(詩人)으로 '초당사걸(初唐四傑)'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자주(婺州) 의조(義烏) 출신으로 성품은 호방하고 거만하면서도 강직하여 일찍부터 으레 도박꾼들과도 놀곤 하였다고 한다. 고종(高宗) 말년에 장안주부(長安主簿)가 되었는데, 당시 고종의 황후로 실권을 휘두르던 측천무후를 공격하는 상소를 여러 차례 올렸다가 절강의 임해승(臨海丞)으로 좌천되자 출세에 뜻을 잃고 관직을 떠나버렸다. 그러던 684년 이경업(李敬業)이 측천무후 타도를 외치며 거병하자 그의 부속(府属)으로서 이경업의 거병을 옹호하고 동시에 측천무후를 공격하며 그 죄를 천하에 전하여 알린다는 취지의 격문(檄文)을 기초하였는데, 측천무후는 이 격문을 읽던 중 "(무덤을 덮은) 한 줌 흙도 마르지 않았는데 여섯 자밖에 안 되는 고아는 어디에 의지할 것이냐(一抔土未乾, 六尺孤安在)?」라는 구절에서 자신도 모르게 흠칫하면서 격문을 지은 자의 이름을 물었고, 낙빈왕의 이름을 듣자 「이런 인재를 불우하게 내버려두었으니 이는 재상의 잘못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경업의 거병은 실패로 끝났고, 이후 낙빈왕은 도망쳐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잡혀 죽었다는 설도 있다). 전당(錢塘)의 영은사(靈隱寺)에 숨어 살았다는 전설도 있는데, 절을 소재로 한 시도 전해지고 있다.<위키백과> 본 자료의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
<원문> 在獄詠蟬/在獄詠蟬並序 / 作者:駱賓王 唐 本作品收錄於:《唐詩三百首》 / 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余禁所禁垣西,是法廳事也。有古槐數株焉,雖生意可知,同殷仲文之古樹,而聽訟斯在,即周召伯之甘棠。每至夕照低陰,秋蟬疏引,發聲幽息,有切嘗聞;豈人心異於曩時,將蟲響悲於前聽?嗟乎!聲以動容,德以象賢,故潔其身也,稟君子達人之高行;蛻其皮也,有仙都羽化之靈姿。候時而來,順陰陽之數;應節為變,審藏用之機。有目斯開,不以道昏而昧其視;有翼自薄,不以俗厚而易其真。吟喬樹之微風,韻資天縱;飲高秋之墜露,清畏人知。僕失路艱虞,遭時徽纆,不哀傷而自怨,未搖落而先衰。聞蟪蛄之流聲,悟平反之已奏;見螳螂之抱影,怯危機之未安。感而綴詩,貽諸知己。庶情沿物應,哀弱羽之飄零;道寄人知,憫餘聲之寂寞。非謂文墨,取代幽憂云爾。
西陸蟬聲唱 南冠客思侵 那堪玄鬢影 來對白頭吟 露重飛難進 風多響易沉 無人信高潔 誰為表予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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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갇혀 있던 곳의 감옥 담 서쪽은 법관들이 공무를 처리하는 곳이었다. 늙은 홰나무 몇 그루가 있었는데 살려는 기운이 있음을 알 수는 있었지만 은중문(殷仲文)의 늙은 나무와 똑같았고 여기서 송사를 처리하니 주나라 소백(召伯)의 감당나무인 셈이었다. 매양 저녁노을이 낮게 깔린 나무 그늘에 비출 때면 가을 매미가 계속 우는데, 소리가 깊이 탄식하는 것 같아서 일찍이 들었던 것보다 더 간절했다. 아마도 사람의 마음이 종전과 달라서 혹 벌레 소리가 이전에 듣던 것보다 슬퍼서였을까?
아! 매미 우는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그 덕은 현자를 닮았다. 그러므로 자기 몸을 깨끗이 하여 군자(君子)·달인(達人)의 고귀한 행실의 자품(資稟)을 갖추었고: 자기 허물을 벗어 신선이 사는 곳으로 날아오르는 신령한 자태를 가지고 있다. 때를 기다렸다 나타나 음양의 법칙을 따르고; 계절에 맞춰 변화해 출처의 기회를 잘 살핀다. 눈은 항상 뜨고 있어서 세상의 도(道)가 어둡다고 하여 보지 않는 것이 아니고, 날개는 저절로 얇아서 세상 풍속이 후하다고 하여 그 참됨을 바꾸지 않는다. 높은 나무에서 미풍을 맞아 읊조리니 소리는 하늘이 준 훌륭한 품성을 바탕으로 하고, 높은 가을 하늘에서 내린 이슬을 마시니 자신의 맑음을 남들이 알까 두려워한다.
나는 길을 잃고 어려움과 근심 속에 있다가 감금되는 때를 만나게 되었다. 슬퍼하고 가슴아파하지는 않지만 스스로를 원망하니, 가을이 되기도 전에 먼저 쇠락한 꼴이었다. 처량하게 우는 가을 매미 소리를 듣자니 평번(平反)하라는 주의(奏議)가 올라간 것을 알겠으나, 매미를 잡아먹으려 하는 사마귀 그림자를 보니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 겁난다. 느낀 바가 있어 시를 지어 지기(知己)에게 준다. 정이란 사물에 따라 응하는 것이니 가냘픈 날개가 나부껴 떨어짐을 슬퍼해주길 바라며, 이 말을 남에게 부쳐 알리노니 남은 소리가 적막해지고 말았음을 가여워해 주기 바란다. 글 자랑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니고 깊은 근심을 가져와 대신한 것이다.
가을 하늘에 매미 소리 울려 죄수는 낯선 곳에서 고향 생각 깊어지누나
어찌 감당할 수 있으랴 검은 머리 매미가 흰머리에게 와 노래하는 것을
이슬 무거워 날아가기 어렵고 바람 많아 소리는 쉽게 가라앉는구나
아무도 고결함 믿어주지 않으니 그 누가 내 마음 드러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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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당시삼백수(唐詩三百首)]在獄詠蟬幷序(재옥영선병서)/在獄詠蟬(재옥영선) - 駱賓王(낙빈왕) [출처] [당시삼백수(唐詩三百首)]在獄詠蟬幷序(재옥영선병서)/在獄詠蟬(재옥영선) - 駱賓王(낙빈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