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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길 유럽여행★ 카페여행
 
 
 
카페 게시글
[후기] 세계여행 후기 스크랩 시테섬
동쪽하늘,Chang 추천 0 조회 196 10.06.17 22:12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유럽의 햇볕이 얼마나 강렬한지 알지?

그 강렬한 햇볕도 어찌할 수 없는 젊음으로

선그라스도 없이 세느강변에 퍼질러 누은 젊은 저들

시멘트바닥은 새똥 투성이,

그런데도 아무런 거리낌없이 누워 행복한 저들

저런 그림을 거부감없이 바라보며

함께 평화롭다 느끼는 나도

행복했어

 

강변에 늘어선 작은 배들

저 세느강의 잔영이 알 수 없어

탁한 물에도 잔영이 있다는 건 몰랐네.

 

으~ 우짜노? 사진이 뒤집어졌네

아래의 연인들을 보고 흉내라도 내려는지

저 비둘기 한쌍도 사랑을나누고 있었어

친구가 둘을 동시에 잘잡아 보라고 했는데

타이밍을 놓쳐버렸어.

 

땡볕에 루브르메트로 입구에서

남들은 다 카페로 점심 먹으러 갔건만

우리 왜 저러고 있었는지

그림 그려 보니 으까로 궁상스럽네 ㅎㅎ

 

루브르 역 주변에 오전에 열리는 시장이 있더라고

궁상스럽게 점심 햐결하는 우릴 보고

가이드 종경이 걱정스레 다가와 알려준 바로 그.

과일가게에서 망고를 시식했었는데

정말 맛있더라고

친구가 지금 살펴 보는겨 얼맨지.

 

 

루브르 박물관

저 사람들은 정말 성격이 좋은거겠지?

오물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건가?

습기도 올라오고 나는 도저히 배깔고는 몬 눕겠더라만

얼마나 편안하게 보이는지 또 깜빡 속아 다시 누워봤다니깐.

 

 

시청앞 분수대

 

회전목마

 

시청사, 음~ 기 죽게 괜찮아 비더라.

 

세느강 너머 오르쉐미술관이 보이네

저 다리가 예술의 다리던가?

 

시내 건물 사이로 노틀담 성당이 보여

 

저 코너 옆으로 돌아가면 소로본 대학이 있고

세느강변은 젊은이들의 휴식처라드만

우리 한강도 그런가?

한강도 저렇게 더러운 물결이던가?

 

파리는 쪼만해.

거미줄 처럼 얽혀 있는 지하철이 어디든 데려다 주겠지만

자전거 타고 다니는 파리지앵이나 파리지엔느가

훨씬 멋있어 보이더라고

거리 곳곳이에 자전거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잠겨져 있데.

아마 패스권 같은거 있나봐 그거로 자전거 꺼내 타다가

다른 아무 지역이라도 세워 놓으면 된다더라고.

근데 사람들 지금 뭐 쳐다보는거지?

 

 

 

 

튈르리공원

 

콩고드 광장에 있는 오벨리스크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루브르역 주변이었던 것 같아.

다음에 가면 제 시간에 찬찬히 한번 들러봐야겠어.

갑자기 솟아오르는 분수대도 있었고

주변 벤치에 앉아 바케트를 뜯어먹는 젊은이들도 여럿 보이더라.

있잖아, 마리 앙뚜와네트 말이야.

십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타인의 세계에 던져져서

남편은 대장간에서 열쇠 만들기만 너무 좋아하고

낯선 문화와 향수병으로 힘들어

아즘마들과 놀다가 쫄딱 망한 인생이 되버렸잖어.

자신의 마음에 드는 소수의 귀족들만 극단적으로 총애하니까

그룹에 끼지 못한 귀족들은 그녀와 그 총신들을 향해

매일같이 악담을 퍼부었다는거야.

그 철딱서니 없었을 어린 왕비에게 잘 보이려고 아부하는 아즘마들.

할 일 없이 모여서는 서로의 의상이나 장신구 자랑이나 하면서

왕비가 하고 있는 무엇이 괜찮지 않을 리 있었겠냐만

“어머~ 왕비마마 오늘은 더 우아해 보이옵니다. 대체 그 머리의 장신구는 어디서?”

‘여자들이란 참 문제야’라고 말하면 누워서 침뱉기인가?

어쩔 수 없지 사실이니까.

남편의 무관심에서 외로움을 달래는데 파티만한 것이 또 있겠어 어디.

향략이란 늪이야 그지?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잖아.

시간이 좀 있었으면, 그랬으면 그 늪에서 빠져나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프랑스국민들의 고달픈 삶이 분노할 때,

분노가 어떤 잔인함도 묵과하도록 이성을 마비시키고 있었을 때,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유언비어가 난무하던 시대에

재수 없이 왕이고 왕비였던 불운한 사람들.

그런 생각이 드네 나는.

파리의 중심부에 있는 시테섬.

그 남북으로 걸쳐있는 거대한 건물이 파리법원인데

그 아래쪽 일부에 자리잡은 ‘콩시에르 쥬리’의 탕플탑에서

마리 앙뚜와네트가 갇혀 지냈다지.

투옥된 마리 앙투아네트는 같은 건물 지하 감옥에서

자식들이 매일 밤 공포에 눈물을 흘리며 지르는 비명 소리를 들었대.

머리칼이 백발이 되고도 남을 일이었을 거야 그지?

음~ 참 짠한 이야기야.

마리가 수감되어 있던 탕플탑에 조그만 창문이 있었다니까

콰지모도로 분장한 ‘안소니 퀸’ 때문에 더 유명해 졌을지도 모를

노트르담 대성당도 보였을 테니 간절히, 간절히 기도를 올리지 않았을까 싶다.

세느 강변에 늘어 서 있는 그 역사의 현장들.

시청사 Hotel de vill, 콩고드 광장 Place de la Concorde

'혁명광장‘으로 불리기도 했다는 그 콩고드 광장의 단두대에서

파리시민의 욕설과 악담을 온 몸으로 받으며,

‘미안해요 일부러 그런게 아니에요’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마리 앙투와네트가 처형당했다고.

샹제리제 거리도로의 양쪽에 서 있는 가로수이름이 뭔지 알아?

플라타너스랑 마로니에.

가로수가 너무 울창해 굉장히 멋있어 보이더라.

그냥 멀리서 개선문이다 쳐다만 봤어.

튈리르정원 옆을 지날 때 가이드 영규가 이렇게 말해서 참 마음에 들었어.

“이 길은 관광객들이 다니는 길, 우리는 이쪽 현지인들이 다니는 길로”

나는 왜 이렇지?

평범한 사람임에 틀림없는데도 여행을 관광처럼 하기는 싫은 거야.

남들이 다 보는 곳 말고, 물론 그런 곳도 눈 여겨 봐야겠지만

나는 현지인들이 즐겨 다니는 그런, 아늑하고 평화로운 풍경이 더 좋아.

가이드 영규의 안내로 들어간 공원에는

봄바람 잔인하고 맞고서도 제 몸 두드려 꽃피운 화초들이

구석구석을 장식하고 있었고

잔디밭에는 참 알 수 없게도, 담배꽁초나 개똥같은 오물과 함께

거의 몸을 드러내고 일광욕을 즐기는 파리 시민들이 가득했어.

시내투어를 시작하면서

세느 강변에는 여자친구의 허벅지를 배고 누운 남자가

아주 한가롭게 햇볕을 사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다들 알겠지만 세느강이 오죽 드러워?

그리고 참, 내가 좋아하는 외국어단어가 몇 개 있는데 말이야.

똘레랑스 와 르상티망인데 그게 프랑스말이라

사실 프랑스에 대한 환상이 좀 있기는 했어.

‘마레’라는 단어도 참 좋아하는 말인데 그것도 불어이고

물에 잠긴다는 뜻이란 건 여기 와서 들었지.

그리고 보니 르상티망에 빠져있던 파리 시민들의 폭발이

왕과 왕비를 무참히 죽이도록 부추겼고

거리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청소부들을 위한

관용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똘레랑스 사회에 사는 프랑스 사람들인 거야.

이걸 어떻게 생각해야하지? 음...

가이드 영규한테 재미있는 불어 몇 가지를 배웠어.

어제 10유로 주고 산 물건이 오늘 20유로라

왜 그러냐고 따지면 주인이 그런다네 “샤데팡”

‘그때 그때 달라요’란 뜻이래.

황당해 하고 있으면 또 이런다는거야 “세라비” 그런 게 인생인거죠.

그리고 베네치아에서 커피 달랬다가

에스프레소? 하길래 으데! 커피달라꼬 했다가

그라마 아메리카노? 하드라꼬. 그래서 응? 뭐라꼬? 아메리카노? 그래 그기다.

라고 했다가 바가지 옴팍 썼다고 착각하게 만든 바로 그 문제의

오리지날 발음. “카페 알롱제”

그렇게 말했으면 에스프레소에 물 타서 주고 1.5유로만 받았을 거라더군.

애니웨이, 

가이드영규가 외곽에 사는지라 야경투어는 할 수 없다는 게 아쉽긴 하더라만

남자아이라 그런지 프랑스 혁명에 관한 이야기나

나폴레옹에 관한 이야기에 열을 올렸어.

프랑스 사람들이 지나치게 피를 좋아한 건 사실이지만

그랬기 때문에 오늘날의 민주주의가 확립된 것 같다고

우리나라는 당장에 전쟁이 발발 된다면

아마 아무도 나라를 위해 전쟁에 나가겠다고 나서지 않을거라더라?

젊은 아이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 안타까웠고

나는 여자이지만 앞장 서 나갈 것이라는 말을 꼭 해 주고 싶었어.

논쟁하는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듣고 넘겼지만

지금도 넌지시라도 그 말을 해 주지 못한 거 안타깝네.

이 여행기를 그 가이드영규도 읽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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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6.18 15:37

    첫댓글 전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하고 주의 레스토랑으로 간것밖에 없는데.. 여기 글 올라오는거 보면 아름다운곳을 많이 놓쳤더라구요 ㅎㅎ

  • 작성자 10.07.01 11:38

    제가 놓친건 바로 그 카페에요. 담엔 경험해 볼 작정합니다.

  • 10.06.18 22:32

    인상적이네요 이말..그때그때 달라요!!

  • 작성자 10.07.01 11:40

    샤데 펑!
    프랑스의 똘레랑스에 대해
    아주 좋은 느낌이었는데 실제론 그렇지 못한 것 같아
    그것도 인상적이었죠.

  • 10.06.23 17:48

    마리왕비의 말로가 그렇게 비참했을줄은 미처 알지 못했네요.... 지하감옥에서의 어린 자녀들의 비명소리........정말로 가혹했겠네요........ 정말 제가 놓친곳들이 많이 있음을 창님을 통해 다시한번 느끼게 됩니다.

  • 작성자 10.07.01 11:41

    글쎄말입니다.
    그렇게 잔인한 벌을 받을 정도의 일이란게 도무지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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