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울적할 때는 고즈넉한 산사에 깃들곤 한다. 이 풍진세상의 무명 길을 넘어서고 싶은 소망 때문이다. 절집 처마의 맑고 밝은 풍경 소리는 아득히 멀기만 하지만 언제나 내가 꿈꾸는 세계로 이끌어 주는 느낌을 안긴다. 한결같이 눈을 뜨고 있는 풍경 끝의 물고기는 이 세상의 무명을 흔들어 깨우는 존재의 표상 같고, 머나먼 옥빛 하늘을 우러러 꿈꾸게도 해 준다.
이태수
197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먼 여로’, ‘유리벽 언퍾’, ‘나를 찾아가다’, ‘담박하게 정갈하게’, ‘꿈꾸는 나라로’, ‘유리창 이쪽’, ‘내가 나에게’, ‘거울이 나를 본다’, ‘따뜻한 적막’ 등 21권. 시선집 ‘먼 불빛’, ‘잠깐 꾸는 꿈같이’, 육필시집 ‘유등 연지’, 시론집 ‘대구 현대시의 지형도’, ‘여성시의 표정’, ‘성찰과 동경’, ‘응시와 관조’, ‘현실과 초월’, ‘예지와 관용’ 등, 대구시문화상(문학), 동서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상화시인상, 한국시인협회상 등 수상, 매일신문 논설주간, 대구한의대 겸임교수 등 지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