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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NEWS
- Writer:혁명∀(-Revolution∀)- E-mail:revolution811@hanmail.net
- Love is revolution.
06.
"안 그래도 요즘은 방송국내 세트장에서 자주 보이더라고.그 뭐냐..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촬영 때문에."
..제길..하필이면..
아냐, 화장실만 들렸다가 구석에 숨어 있으면 될거야.
그나저나 화장실에 판매기도 있겠지?
없으면..낭패인데.
"가자, 빨랑."
"어? 으응.. 그래, 참 흥분 된다는구나."
(매우 떨고 있다)
대경이의 뒤를 졸졸 따라..
뭔가 복잡한 경로로 들어갔는데
기억에 하나도 없었다.
뇌, 시력 여타 모든 기능이화장실을 찾는데에 혈안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정신 없이 걷다가 발견한 반가운 표시.
치마입은 핑크색 사람 그림이
아리땁게 이쪽을 향하여 손짓하였다.
살랑살랑, 여기 보세요..여기에요.
..하듯.
"아, 나는 화장실 좀 들렸다 갈게."
"그럼 저기 모퉁이 돌아서 세 번째 방으로 들어오면 돼."
"하하.. 그래."
그리 급하지 않은척,
미소 띈 얼굴로 애들이 사라지는걸 보고 나서야떨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며 화장실 안으로 들어선다.
..안으로 들어가자 제일 먼저 보이는 자판기.휴, 다행이다.
그럼 이제 돈을 넣고..돈을 넣..돈을..돈.._-..!!!!
.....- _-..
돈이.. 없었다!!
아까 빌린다는게 깜박 했어.
허겁지겁 다시 뛰어나와 휘휘 둘러 보았는데,
당연히 없는 애들.
이런 썩을 상황 같으니..
어쩔줄을 모르고 화장실 앞에서 맴돌길 십분째,
십 일분째에 딱 마주친 여자 한 명.
이때다 싶어 불쑥 말을 건다.
"저어.. 안녕 하세요? 초면에 죄송 하지만.."
"아, 제가 지금 펜이 없어서요.. 죄송합니다."
펜?
뭔펜.. 자기가 무슨 연예인 이라도.._-
설마, 이 여자 연예인.. 인가?
"저기요."
"..죄송합니다만, 지금 펜이 없다니.."
"삼백원은 있죠?"
"아, 글쎄 펜이 삼백.._-..네?..삼백원이요?"
"예, 저.. 염치 없는거 아는데요,
삼백원만 빌려 주시면 제가 꼭 갚겠숩니다."
내 말에 잠깐 굳어있던 여자는
이상한 눈빛으로..
"삼백원은 왜요.?"
"생리대가 급해서.."
"아~ 생리대가....-_..뭐라구요?남자면서 무슨 생리대를 찾는거죠?"
헐.
그러고보니 내가 입고 있는건 남자 교복.
제기럴..여자라고 해봤자 안 믿겠지?
버스에서도 오해 받아서 쳐 맞을뻔했잖아..
후, 그렇다면..
"그게요.. 제가 아니고 여, 여자친구가.."
호호호 웃더니,육백원을 쥐어주고 가는 여자연예인.
"고맙숩니다, 언젠가 꼭 갚을게요.!!"
우오..
드디어 맘 편하게 갈 수 있겠군.
기다려라 장실아, 내가 갈테니.
..
...
..
화장실을 나와 가벼운 맘을 가지고대경이가 일러 준 곳으로 들어갔더니..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며벌써 다 끝나 간다고 난리 호들갑을 떠는 영래.
그리고 나는 그 호들갑쟁이 아이의 대갈빡을
한 대 쥐어박고 싶은걸 간신히 자제 한 채
카메라가 있는 곳을 바라본다.
사람들 사이서 파 뭍힌유독 낯 익은 부슬머리 하나가 눈에 띄는구나.
제발 그냥 그렇게 있으쇼.
끝나면 제일 먼저 사라져줄테니.
그는 슬픈 얼굴로 상대 여 배우에게 말한다.
"어째서 날 믿어주죠?"
"준우씨.."
"이대로 배신 할 거란 생각 안해요?"
"아니, 믿을거에요!!
당신눈은 거짓을 말 하지 않으니까."
대사 한 번 참 닭살스럽구나.
소름까지 돋겠어 아주.
뭐..?
어떻게 여자주인공 입에서 저런말이 나오지?
눈이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니..
작가가 남자 주인공 맡은분 성격을 잘 모르시는갑네.
"..고마워요."
감격의 포옹으로 끝나는 마지막 씬.
얼씨구, 저 여자 표정을 보니..진짜 느끼고 있는데?
컷 하는 소리를 듣고도 무아지경이네.
연기를 잘 하는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군 그래.
저 사람한테 그냥 빠진거야.
"다 끝난거 맞아?"
대경이 한테 소근소근 물었더니 그렇다며 고갤 끄덕인다.
좋아, 이제 볼 거 다 봤으니 어서 튀자.
숨을 고르고 신발끈도 튼튼히 맨 후,
여러분.. 저는 이제 갑니다.
굿바..
덥석.
"누나, 대경이가 줄 거 있대."
뛸 준빌 하자마자 새암이에게 붙잡힌 불쌍한 팔목,
그대로 질질 끌려가는 몸뚱이.
..
슈벌.
..
..
어우, 악!! 악!!!
안되느니라!!!
이대로 끌려가면나는 죽은 목숨이란 말이다!!!!
이러언..
점점 가까워져 가고있다.
이렇게 된 바에는 아주 당당히!!!
...고개라도 숙여 가려 보이겠어._-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아까 말씀 드렸던 팬인데,
싸인 한 장만 해 주심 쓰러지게 기뻐할겁니다."
그래.. 아마 쓰러질 지도 몰라.
하지만, 기뻐할 거란 말은 빼주지 그랬니.
"남자팬은 별로 없었는데.. 반갑습니다. "
남자팬... 또냐?하긴, 여자인채 들키면 방법이 없지.
"네? 얘는 남자.. 읍웁.!!"
"그래, 바로 내가 남자중의 남자."
대경이의 입을 막은채
제발 입좀 닫아달라는 눈빛을 보내고,
다시 고갤 돌렸는데..
어제도 보았던 탐스러운 손을 내미는 그.
제길..
앞머리 손 안대길 잘 했구나.여기서 일센치만 짧았으면 아무리 고갤 숙인다 한 들
눈을 가리는건 불가능 했을텐데.
"하하, 여마루씨 저 완전 팬이에요."
접때 만났을때와 다른 목소리를 내려 심기혈전하며
불구덩이에 손을 갖다대는 심정으로 악수를 하고..
내 평생 이리도 심장 떨린적은 아마 두번째 되겠다.(첫번째는 어릴적,
새암이가 도둑고양이의 꼬리를 물었을-_때 였다)
대경이가 건네 준 종이에 사인을 하여
내게 건네는 아주아주 무섭고도 친절한 손..
좋아,
조금만 있으면 여길 벗어날수 있어.
종이를 받고,
찬찬히 돌아 끼익끼익 걷기 시작 하는데등줄기를 타고 달갑잖은 목소리가 기어올라와.
"잠깐."
..
..
"예에..?"(목소리변조중)
"펜은 들고 가야죠."
"..하...호..후, 내 정신 좀 봐.. 고맙습.."
제길..함정 이었던건가.
하이에나와 함께 동고동락을 했나..
고갤 삐딱하게 하고 앉아
징글징글한 미소를 띄우며 날 보고있는 분.
(결코 징그럽지 않았음)
시선은 교복 명찰에 박혀선,도무지 다른 곳은 쳐다볼 생각도 안 하는 듯 해.
그러더니..
"선우산? 이름 참 특이하네.
우산이라고 부름되나? 비올때 쓰고다니는 그.."
"그걸 농담이라고 하시는 건가요.
우산이가 아니라 선 입니.."
헉.
걸걸했던 목소리로 돌아오고 말았다.
이놈의 이름 때문에..
분명 그걸 노렸겠지 이 사람은.
"맞네, 육백원."
"무슨 소릴 하시는건지..도통 레통 미통 모르겠습니다만."(말장난에 대한 열정)
"..내가 말 했지. 너 잡히면 죽는다고."
..썩을.
이제 있는 힘껏 내 달려야 겠군.
이보게 다리군, 다리양.. 제발 날 살려 주게나.
당신들은 강인한 체력의 소유자니까
잘 해낼꺼라 굳게 믿고있어.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가긴어딜.."
"끼오오오오!!!!!"
달려라!! 달려라!!!!
달리기의 제왕 다리군과 다리양.
내 생에 이보다 더 빨랐던 적은 없었어.
문 앞에 서 있는 새암이를 잡고 무작정 달리는 나.
뒤 따라오는 영래와 대경이는
무슨 일이냐며 꺄꺄 정신없게 만들었고..
(꺄꺄대진않았음)
달리고 달려 밖으로 탈출성공.
후..살 떨리는 순간이었어.
한 두번만 더 시도 한다면 살이 쏙 빠질 것 같은 이 느낌..
그 전에 목이 달아 날 것이 자명 하겠지만.
"그렇게 부끄럽나? 하긴 그 여마룬데."
하하 웃는 대경이.
부끄럽냐고..?
하하하.
아니, 난 단지..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어."
왠지 하늘도 시꺼멓던거 같았고.(실내 였다)요즘의 난 뛸 일이 왜 이리 많은 건지 모르겠다.
오늘은 특히나 몸 상태도 별론데.
"남자인 내가 봐도 장난 아니더구만요."
"그.. 그렇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 한.."
마치 저승 사자와 같은 모습의
무섭고도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었잖는가.
특히 그 목소리..
"펜은 들고 가야죠..할 때!"
"펜은 들고 가야죠..할 때!"
나와 동시에 외친 영래의 표정은
선망의 대상을 떠올릴 때의 황홀한 그것 이었으나,
나의 얼굴은 기름 먹은 종이처럼 축 늘어져선
기를 빼앗긴 표정 이랄까..
거울로 확인 하지 않아도 몸소 느낄 수 있는,그런.. 최악스럽고도 음울한 표정._-..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대경이와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더니
이제 그만 가자는 새암이.
결국 대경이가 나에게 주고자 했던 것은내 손에 들린, 여마루의 서명 종이..?
여마루가 직접 서명한 종이라면내 방 책상 셋째 서랍에 있는 상자 안에도 있는건데..
아.. - _ -..우리집 불났지.
그럼 이것은 옥션 경매에 붙여 볼까나.?
이름도 안 써져 있으니
이지란 같은 애들에겐 아주 고가에 팔릴 수 있겠지.
팔린 돈은 생활비에 보태고,
남은 돈으로 피자 한 판 정돈 시켜 먹을수도 있지 않을까.?
..
"담에 또 봅시다!"
대경이의 배웅을 받으며
지하철 역으로 향하는 나와 새암이.
(영래는 대경이와 좀 더 있기로 했다)
"어땠어?"
"으응?"
"가까이서 보니까 어땠어.?"
"..어.._- 아,그래.. 은행을 털던 도둑놈이맨 손 으로 때려 잡힌 기분 이랄까.
그리하여 도둑은 제발이 저리는 기분..?"
"..좋단거야?"
"응.. 그렇다 할 수 있지."
여마루 입장 에서는 말이야.
..그리고,
한 동안 암말 없이 고개만 끄덕이던 새암이가
쌩긋 웃으며..
"나는 여마은 한 번 봤음 좋겠다."
"..여마은? 여마은.. 여마은이라..."
여마은 이라면.. 여마루의 누나.
한 때는 여마은 동생 여마루로 불리워지는게 일반적이었던 그 때,그녀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찌르던 그 때에,
매일같이 티브이에 등장 하는걸 얼핏 보고
예쁘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여마루와 한 피를 나눈 남매 지간 이라니..
그 어여쁜 눈매 처럼 무서운 성격도 닮지 않았을까.
"왜?"
"응? 뭐가 왜야?"
"..왜 그리가?"
"어?..아, 여긴 남자 화장실 이구나_-.하마터면 변녀로 찍힐 뻔 했네.. 고마워."
이놈의 정신머리..
하기사 남맨데 안 닮고 배길쏘냐.
나는 형제 자매가 없으니 그렇다 쳐도,새암이네 형 새영 오빠랑 새암이는
성격 둥글둥글하고 유한게 닮았으니.
그러고 보니 새영 오빠는 잘 지내고 있을까..?
영국 날씨는 허구한 날 구름 끼고 비 오고 한다던데..
이번 방학에도 오겠지.?
"흐흐흐."
손 씻으며 멍청하게 웃는 나를슬금슬금 피하기 시작 하는 화장실 안 여자들..
아.. 교복.-_-
에라이,
정신 컨트롤 안 되는 선우 선 이 멍청이.!
생리통 때문에 그런가?
정신을 못 차리겠네.
이 지긋지긋한 생리통..
이번 생일엔 누군가가
진통제 한 박스 선물 해 줬으면 좋겠다.
뭐, 내가 왕따로 지내는 이상..
누가 그런 선물 줄 일은 당분간 없겠지만.
이럴줄 알았음 애들이랑 좀더 친하게 지내는 건데..
내 앞가림 하는데에 급급해서
미처 주위 둘러보기를 등한시한 결과가 이럴 줄이야.
..
..
...
집이 타버린지 일주일째.
거실 텔레비전 앞에 앉아구슬꿰기 부업을 하고계시는 새암이네 아주머니와..
그런 아주머니 옆에 살포시 자리잡은 나.
"아주머니,
혹시 그 일거리좀 넘겨 주실수 있으세요?"
"아유, 이런거 할 새가 어딨어 공부해야지-이!!
선이 넌 걱정 하덜덜말아.
우리가 같이 얼굴보고 산지가 몇년인데.."
"..그래도, 지낼곳 알아보고 있으니까요."
시커멓게 타버린 집을 생각하면
계속 신세지기도 미안하고..
..내일 복덕방 찾아 가봐야겠다.
"누나 그거알아?"
"헉. 언제왔어.."
심부름 나갔다온 새암이가 불쑥.
들고있던 봉투에서 참치 통조림 다섯개를 꺼내어나와 밍키 앞에 나란히 늘어놓더니.. 대뜸,
"이건 비밀인데, 누나 한테만 말 해줄께.글쎄 밍키가 말이야.."
"엉. 밍키가 뭐..?"
"어제 누나 자는 동안에..."
나 자는 동안....?자는 동안 아프기라도 했나?
아님,여기저기 긁고 다니다가 소파 가죽까지 찢어논건가?
"멍멍 하고 짖었어."
...
_-_
..응?
"뭐라고?"
"짖었다니깐? 멍멍."
"하.._-"
새암아..
그런 소리 할꺼였으면 좀 가볍게 해도 되는거잖아.
네 말에 괜히 쫄아서소파 뒷켠을 살살 살피던 나는 뭐가 되니.
"내가 너무 좋대. 그래서 우리집에 계속 있고 싶대."
"..응?"
"그렇대."
"누가? 민희가? 순정이가?"
"밍키가."
..그렇구나.역시 밍키랑 떨어져 있고싶진 않겠지.
허면, 당분간은 새암이한테 밍키를 맡겨야겠다.
어지간히 맘좋은 집주인이 아닌이상세들어 사는 집에서 애완동물 기르긴 힘드니.
"그럼, 특별히 너한테 밍키 부탁할께."
"뭐..? 누난.."
"나까지 신세지면 미안하지."
"그런게 어딨어 밍키만 두고.."
"너니까 이런부탁 하는거야. 믿으니까."
나한테 믿을 사람이라곤 정말 몇 안되니까.그 중에서도 네가 베스트 착한 사람이잖아.
..새영이 오빠만큼.
"자야겠다. 내일도 학교 가야 되잖아."
".....응."
"잘자."
..
...
..
아홉시간 후.-_이리저리 뒤척이다 결국 한숨도 못잤다.
학교에 집구한다는 핑계로 전화를 하고
10시 즈음 밖으로 나섰는데..
..딱히 입을 옷이 없어
새암이 티셔츠와 학교 추리닝 바지 바람으로 코디를 한
거지느낌 만빵 패셔니스타까지 됐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꼭..
내 행색을 머리부터 발 끝까지 한번씩
스캔을 뜨고 지나가는것 같은 느낌이 들어._-
"글쎄.. 이 주변이그런 조건으론 워낙 자리가 안나서 말이다.
나오는대로 바로 연락은 하겠다만,
쉽게 나올것 같지 않구먼."
허탕이다.
주머니 털어서 박카스 한상자 들고갔건만..
(한병 건네고 남은건 도로 들고 나왔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복덕방 앞에서쉬이 발걸음을 못떼고 있던 찰나.
"언젠가 내 꼭 갚아준다."
등뒤로 스쳐 지나간 낯설지않은 목소리.휙 고개를 돌려보니..
아니나 다를까,환자옷 차림으로 걸어가는 김철팔과 그 패거리.
..필시 그 식중독 때문에 입원했던 병원옷이겠지.
헌데,
그때가 언젠데 아직도 저 꼴이래.
"온새암이 소문낸거 아냐?
철팔이 너가 식중독 걸린거
이 주변에 있는 애들 다 알더라."
"하여튼 재수없는 새끼.."
"시끄러, 온새암을 깔수 있는건..
이 김철팔 뿐이다."
-_영화찍나 자네.네깟게 뭔데 우리 새암이를 까냐.
제발 네놈 몸뚱이나 간수 잘하지 그래?
..라고 말하고 싶지만,
학교 근처 복덕방도 가봐야하므로 봐주겠다.
절대,
네놈이 무서워서가 아니라는걸 알아주길 바란다.
...........
...
.......
학교 주변에 있는 복덕방이란 복덕방은하나도 남김없이 싹 다 돌았다.
이 몸뚱이 하나 들일곳이 없으려나 싶었는데.
와.._-
"설마가 사람 잡는구나."
원점이다.
결국..학교앞에서 출발해 학교앞에서 끝나버렸다.
박카스 박스도 텅 비어.. 겨우 한병 남았다.
연락 올때까진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언제까지고 신세 질수밖에 없는걸까.
정 없으면 근처 여관이나 하다못해 찜질방이라도..
"은지 엄마, 그 소리 들었어?"
"무슨소리?"
"요즘 찜질방에남녀 안가리고 변태가 그렇게 기승을 부린대."
"어머머, 하여튼 요즘엔 찜질방도 맘놓고 못간다니까.
그러고 보니 여관인가 모텔인가에서도 사람 죽고..
정말 별 일이 다 일어난다더라."
...헐.아줌마들,
그거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인가요.
허어..
눈 앞이 깜깜하다는게
바로 이럴때를 두고 하는 말이지.
엄마가 떠난 후, 두번다시 겪을거라곤 생각못했는데..
의지 할 가족이 있다는건 참 부러운 일이야.
"암.. 그렇고 말고."
"암..이 아닌것 같은데."
"그렇죠. 암.. 암... 아...아....악!!!!!!!!!!"
버둥버둥.
도망치려 안간힘을 쓰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엄청난 힘에 의해 끌려가는 몸뚱이.
모차르트, 슈베르트, 베토벤.혹시 내가 그 유명한 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절대음감의 소유자였던가.
목소리만 듣고도 알 수 있다니..이 순간 만큼은 내 두 귀가 비 정상임을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허나..
철커덕, 탁.!!!
"육백원 너! 정말 개씸하기 짝이없어."
겉이고 안이고 온통 시커먼 차 안에 날 밀어넣고
이딴소리나 하는 사람이 그분 말고 또 누가 있을까.
"개씸이 아니라 괘..."
"뭐? 아-암? 암은 개풀, 사기꾼 주제에."
"그러니깐 개풀이 아니라 개.."
아니지,이 상황에서 맞춤법 운운하면 분명 쳐 맞을거다.
화가 아주 단단히 났구나.
"육백원? 하, 기가막혀서..
됐고, 너 그날 내가 했던 말 기억하지?
바보가 아닌 이상 기억 할꺼야. 어?"
"글쎄요.. 아파서 기억력이 점점.."
"잡히면 죽는다고. 근데 너 지금 딱 잡혔어."
"아, 그렇군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지금 장난치냐?"
"아니요.. 전 지금 도망쳐 보려는 심산으루다가.."
차 문을 잡음과 동시에 허벅다리에 제동을 건다.
'스피드'하면 또 이 선우선 이거든.
댁이랑은 순발력에 있어 차원이 다른 몸이라 이거야.
벌써 두 번이나 도망쳤는데,세번째야 식은 죽 먹기지.
"후.. 용서해줄께."
-_..뭐?
이보쇼 지금 뭐라고..
"그러니까 좋은말로 할 때
종이 처분하고 기분 좋게 바이바이 하자.
이래뵈도 형이 말이야 마음 넓은 남자야."
하.. 질리는 종이타령.
그때의 내 남자 교복 차림은댁이 날 남자라고 인식하게 만든 최대의 이유였군.
"이제 없어요. 불에 타버렸어요."
"하, 또 뻥 치고.."
"진짠데, 우리 집 홀랑 타서그깟 종이는 커녕 옷도 못 건졌는데요.
그러니까 지금 학교 안가고
집 구하러 복덕방 돌아 다니는 거고요."
"진...짜.?"
"예. 걱정 붙들어매십쇼.제가 여마루씨에게 한 짓은
그 넓은 마음으로 너그럽게 용서 해주시고요,
앞으로는 그럴일 절대 없을껍니다. 그럼, 안녕히."
차 문을 열고 나와 세 발자국.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쩐지 그냥 알것같은 기분.앨리스가 꿈에서 깼을 때 이런 기분을 느끼지 않았을까..
얼마 안되는 동안 겪었던 이 모든것들이전부 다 없었던 일 이라고.
돌아가면, 모든게 원래대로 그 자리에 있을거라고..집도, 옷도, 책상도, 옷장도..
..엄마도.
"아니 아니. 그럴리가 없지."
문득,
내 손에 박카스 한 병이 있다는걸 깨달았을 즈음.
다리는 소리 소문 없이 뒤 돌아, 세 발자국을 걷기 시작한다.차 앞에 서자마자 한 손이 문을 연다.
그 대책 없는 행동에 휘말린매우 불쌍한 영혼 하나가 차 안에서 설레발을 쳤고..
선우선의 양 손은 박카스 병을 내밀었고,
동시에 선우선의 입에선 이딴 말이 튀어나왔다.
"도와주십쇼. ㅎ..혀..형님."
.......
..............
망부석 마냥 서 있길 수십초..
이제서야 정신을 차린건지 차에서 내리는 스타양반.
"하.. 하하... 죄송합니다. 안녕히가십쇼."
나도 내가 무슨 짓을 한건지 모르겠다.
어서 빨리 돌아가자.
내일 학교 갈 준비도 해야하고..
바쁘다, 바빠..
"잠깐."
"...예..?"
"밥... 할 줄 알아?"
★감상후 한 개의 꼬릿말, 오타 및 맞춤법 자체필터링 플리즈
첫댓글 설마 이거슨....동거경보예보특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불쌍하다 집이 불 타고난 후의 그 허탈함은 무어란 말인가....새암이가 내꺼긴하지만 앞으로도 마루의 등장이 많이 나오면 더 재밌을거같아
둘이 동거를 하게 된다면 마루가 꽤 나오겠지요 ㅋ..ㅋ 저도 마루가 많이 나오는게 좋습니당. 그런데 정말 동거??? 새암이는 ... 어떻게 되는건가요 옌님이 거두셔야 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습니다 맞고요
선이 바보네요ㅜ.,ㅜ새암이가 나가지말라고 말한건데 밍키를 맡겨달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ㅇ엉엉엉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