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겪는 환경은 불행인가 다행인가?
저는 성경을 읽다가 이해가 안 되면, 그 말씀의 의미를 최대한 알아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어떤 때는 약간의 노력으로 의문이 풀리고, 또 어떤 경우에는 그 당시에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럴 때는 그냥 마음에만 담아 두고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예를 들면,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라는 말씀이 그랬습니다(살전 5:18). 보통 감사는 어떤 도움이나 유익을 얻었을 때 하는 표시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모든 일에 감사를 하라는 것인가? 이런 의문은, 나중에 “부름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협력함으로써 선이 이루어진다.”는 말씀이 이해되면서 풀렸습니다. 즉 우리가 겪는 모든 사람, 모든 일, 모든 사물은 우리를 그리스도께 돌이키게 하고, 그분을 더 얻어서, “맏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돕는 수단이라는 것입니다(롬 8:28-29). 그러니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 깨달음이 있은 이후로는 걱정 혹은 불평이 대폭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나를 이곳에 팔아넘겼다고 근심하지도 자책하지도 마십시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우리 생명을 보존하시려고
나를 형님들보다 먼저 여기로 보내셨기 때문입니다”(창 45:5).
위 본문은 나이 삼십에 이집트의 2인자가 된 요셉이, 기근 때문에 양식을 사러 온 형들에게 마침내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대목에서 한 말입니다. 창세기를 읽어 본 분들은 이 이야기의 배경을 잘 알 것입니다. 즉 요셉의 아버지인 야곱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였던 라헬이 나은 요셉을 편애했고, 요셉도 부모와 형들이 자기에게 절하는 꿈을 꾸었다고 말해서 형들에게 미움을 샀습니다. 이런 요인들이 겹쳐서 요셉은 평생에 트라우마가 될 만한 여러 일들을 겪게 됩니다. 그중에 다음 두 가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1. 인신매매를 당함: 저희 자랄 때는 국가나 대부분의 가정들이 생활이 어렵고 또 권위주의적이라 자녀들이 어쩔 수 없이 감당했어야 했던 굴곡진 체험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셉처럼 가족 중 일부에 의해, 그것도 미움 때문에, 잘 알지도 못하는 이들에게 인신매매를 당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굳이 유사한 경우를 들자면 해외 입양 정도인데, 그래도 미워서 입양을 보낸 사례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볼 때, 요셉은 17세의 나이에 씻기 어려운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그에게 불행인가 아니면 다행인가? 인간적으로는 이런 일이 불행한 일이었음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심지어 율법은 “누군가를 납치하여 노예로 삼거나 팔면, 그 납치범을 죽여야 한다”라고 말씀합니다(신 24:7). 따라서 요즘 말로 하자면, 요셉은 최소한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심리 상담이라도 받아야 하는 일을 겪은 것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자신이 당한 환경을 탓하지도, 자신을 상인들에게 팔아버린 형들을 원망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의 형들은 아버지인 야곱을 장사 지낸 후에, 혹시 요셉이 앙갚음할까 봐 두려워했지만(창 50:15), 요셉은 그들과 그들의 아이들까지 부양하겠다고 다정하게 말했습니다(21절).
저는 이런 대목을 읽으면서 과연 무엇이 요셉에게 자신이 겪은 불행을 불행으로 여기지 않고, 해를 끼친 형들까지도 품는 넓은 마음까지 갖게 했는지를 주목해 보았습니다. 그것은 요셉에게는 형들에게는 없는, 보다 큰 그림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그는 비록 인신매매라는 불행한 과정을 통해 이집트에 왔지만, 그 덕분에 결국 이집트 전체를 다스리는 높은 지위까지 도달하게 되었고,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계획에 따른 것이었음을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2. 억울하게 옥살이를 함: 요셉은 이집트에 끌려와서, 하나님의 주권으로 파라오의 호위 대장인 보디발의 노예가 되었습니다(창 39:1). 그는 “외모가 준수하고 얼굴도 잘 생긴” 탓에 주인의 아내가 여러 차례 추파를 던졌고, 그것을 거절하는 과정에서 모함을 받아 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그에게 불행인가 아니면 다행인가? 인간적으로 볼 때는 요셉은 당연히 억울한 일을 당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왕의 죄수들을 가두는 감옥에 갇혔기 때문에, 함께 갇혔던 술 맡은 시종과 떡 맡은 시종의 꿈을 해몽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런 인연은 파라오의 꿈을 해몽하고, 결국 이집트의 총리가 되는 기회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위 요셉의 두 사례를 통해, 제가 배운 것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요셉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했습니다. 이것은 사람과 환경을 탓할 생각을 내려놓게 해 줍니다.
둘째, 요셉에게는 늘 여호와의 임재가 있었습니다(창 39: 2, 21, 23). 따라서 그는 자신이 당한 환경을 헤쳐나갈 지혜를 그분에게서 얻을 수 있었습니다.
셋째, 우리가 겪는 모든 환경은 그리스도께 돌이켜서 그분을 얻게 하기 위함입니다(빌 3:8).
첫댓글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