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타선의 핵 이병규가 지난 11일 투수 김민기와 함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5일 대전 한화전 도중 자신의 타구에 오른쪽 무릎을 맞은 후유증이 표면상의 이유였다. 하지만 김성근 LG 감독은 12일 “문책성 이었다”고 밝혔다. 그럼 아픈 것도 죄라는 얘기?
물론 아니다. 김 감독은 주초 광주 원정길에 1위 기아와 힘든 3연전이 예상됐지만 아예 푹 쉬면서 회복에 전념하라며 서울에 남겨뒀다.
LG는 비로 인해 이틀을 쉰뒤 9일 더블헤더 두 경기를 모두 내주고 홈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이동일까지 (이병규가) 3일은 쉴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더블헤더를 앞두고는 스스로 내려온다고 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거기다 10일 삼성전을 앞두고 훈련 시간에 이병규가 보이지 않아 찾아보니 프리배팅만 마친 다음 라커룸에서 쉬고 있었던 점이 김 감독의 노기를 돋구었다.
김 감독은 “병규가 연봉 문제 등 올 시즌 의욕을 잃게 된 배경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렇더라도 팀의 중심 선수로서 해야 될 일은 있지 않느냐. 이런 저런 잔부상으로 아픈 것을 참고 뛰는 동료 선수들은 뭐냐”고 말했다.
이를테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이병규를 2군에 보냈다는 얘기다. 꼭 필요하면서도 팀 분위기를 위해 칼을 빼들어야 하는 것이 프로야구 감독의 숙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