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추위 심해지는 까닭 4
올겨울 최고의 추위가 오고 있다. 그런데 과거와 달리 추위를 느끼는 정도가 심해졌다면 해마다 늘어나는 ‘나이’를 의심해볼 수 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근육이 감소하거나 피부가 얇아져 추위를 더 느끼게 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우울증과 같은 질환도 영향을 끼친다.
◇근육 감소 우리 몸에는 열 발산에 관여하는 조직이 많다. 그중 대표적인 게 근육이다. 근육이 열을 만들어내는 원리는 두 가지다. 먼저 마찰열이다. 근육은 계속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데 근섬유들은 물리적인 마찰을 일으킨다. 이때 발생한 마찰열이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추위를 느끼면 몸이 잠깐 경련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두 번째는 혈액이다. 체온 유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몸 곳곳을 도는 따듯한 혈액이다. 혈액은 우리 몸 곳곳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데 근육도 마찬가지다. 근육이 많을수록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한 혈관도 많다. 반대로 나이가 들어 근육량이 감소하면 혈류량이 감소하면서 추위를 더 많이 느끼게 된다.
◇피부 노화 나이 들면 피부가 얇아진다. 특히 진피와 근육 사이에서 체열이 외부로 유출되는 걸 막아주는 피하층이 얇아진다. 피하층의 지방세포에서 지질을 합성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체온 조절 기능이 약화돼 추위가 심해질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은 목에 있는 내분비 기관이다. 뇌하수체의 신호를 받아 우리 몸의 대사속도를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한다. 나이가 들면 갑상선의 기능이 저하되는데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같은 질환을 겪을 수 있다. 갑상선호르몬이 결핍되면 몸이 붓고 둔해지거나 체중이 늘어나고 추위를 심하게 느끼는 증상이 나타난다.
◇우울증 우울증과도 관계가 있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결핍돼있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혈관이 수축하는데 혈류량이 감소해 손발이 차갑게 변하고 추위를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 노인은 우울증을 겪는 비율이 가장 높은 계층이다. 수면장애, 사회적지지 부족, 외부활동 감소 등 원인은 다양하지만 노인 60세 이상 노인 34.5%가 우울증을 앓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해결책은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유독 추위가 심해졌다면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의 질과 양을 늘려야 한다. 운동은 근육 생성뿐만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우울증을 예방한다. 또 면역력은 늘려서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근육을 늘리는 데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좋겠지만 하루에 30분 정도만 걸어줘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추위 덜 타고 싶다면? 몸의 '이것' 키우세요 근육을 키우면 체온이 높아져 추위를 덜 탈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저 기온이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추위에 떠는 사람이 많다. 추위를 덜 타기 위해 손난로를 챙기거나, 목도리를 두르고, 옷을 두껍게 입으려는 노력을 하지만 이보다는 근본적인 체온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게 효과적이다. 체온을 상승시키는 방법들을 알아본다.
▷근육 키우기=근육은 우리 몸에서 열을 만들어내는 공장이다. 체열의 40% 이상이 근육에서 만들어진다. 움직이는 과정에서 근육이 수축·이완을 반복하며 열을 낸다. 또 근육이 부족하면 혈액이 몸 구석구석 퍼져나가지 못해 체온 조절이 잘 안 된다. 심장에서 만들어진 따뜻한 혈액은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 전신으로 퍼져나가야 한다. 이로 인해 근육이 감소한 노인이나 식단을 극단적으로 줄여 체중을 감소시킨 사람은 추위를 유독 잘 탄다.
▷음식 씹는 횟수 늘리기=음식을 여러 번 씹어 먹으면 체온이 높아진다. 음식을 씹는 과정에서 머리와 얼굴 전체에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입에 음식을 넣었을 때 30회 정도 씹고, 이를 위해 식사 시간도 20~30분을 지키는 게 좋다. 음식 씹는 횟수를 자연스럽게 늘리기 위해 많이 씹어야 하는 음식을 자주 먹는 것도 방법이다. 아몬드 등 견과류나 우엉, 연근, 녹황색 채소가 오래 씹기에 좋다.
▷과식 피하기=추위를 이겨내려면 많이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많은 양의 음식을 소화하기 위해 위장으로 혈액과 에너지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근육, 뇌에 가야 할 혈액은 줄면서 체온이 떨어진다. 추우면 가만히 있어도 몸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인 ‘기초대사량’이 약간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기온 10도 내려가면 3% 증가). 하지만 이를 위해 음식을 더 먹을 필요는 없다. 추운 날씨에는 바깥 활동을 덜 해서 에너지 소모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질 좋은 잠 자기=잘 자야 자율신경의 균형을 유지해 체온조절시스템을 안정시킬 수 있다. 몸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교감신경이, 수면 중이거나 긴장을 풀고 있을 때는 부교감신경이 우리 몸을 지배한다. 이 두 가지 자율신경이 일정한 리듬에 따라 교대되려면 일정 시간 질 높은 잠을 자는 게 중요하다. 잘 자면 신진대사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혈액순환이 잘 되면서 체온이 유지되기도 한다.
▷단백질 식품 섭취=음식을 먹으면 일정 비율이 열을 내는 데 쓰이는데, 단백질이 다른 성분에 비해 그 비율이 높은 편이다. 지방은 섭취량의 3%, 탄수화물은 8%만 열을 내는 데 쓰이지만 단백질은 25%나 된다. 단백질은 그 자체가 열을 낼 뿐 아니라, 단백질을 먹어서 열을 만들어내는 근육이 늘어나는 것도 체온 유지에 기여한다. 단, 소고기·돼지고기 같은 적색 고기는 혈액을 끈적하게 만들어 겨울철 심근경색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닭고기·우유·치즈·생선 등을 섭취하는 것이 낫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