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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요 이야기 >
어느 문학비평가가 문학작품의 형식과 내용이 잘 맞았을 경우
이를 일컬어
‘잘 빚어진 항아리’라 했다.
물론 형식적 완성도를 나타낸 말이다.
‘잘 빚어진 항아리’
― 눈 앞에 그 형식적 완성미가 그려지는 아주 적절한 표현이다.
문학을 강의하다가 내용과 형식의 관계를 설명할 때에 필자가 즐겨 인용하는 단어이다.
이 단어를 설명하고는 학생들에게
두 곡의 가요를 들려준다.
두 곡 중에서 내용과 형식이 잘 어우러진 것을 말해 보라는 것이다.
가요에서 내용은 노랫말에 나타나고 형식은 멜로디에 나타난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것이다.
그 곡들 중에 한 곡이 바로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인데,
바로 이 곡이 내용과 형식이 잘 어우러진 대표적인 곡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가수 임희숙.
1970년에 ‘진정 난 몰랐네’로
이미 최고의 가수 반열에 올랐고 라디오 드라마 주제곡을 많이 불러 한창 인기를 누렸던 그녀이지만, 이혼, 대마초 파동, 자살 시도 등 그녀의 삶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인기 절정이던 70년대 초,
그녀는 가요계 정화 운동이라는
이름 아래 대마초 가수라는 낙인이 찍혔다.
거기에 디스크 수술까지 겹치며
잠시 가요계를 떠나야 했단다.
80년대 신군부에 의해 해금이 되기는 했지만,
정작 재기에 성공한 것은 1985년이 되어서였다.
1985년에 재기를 하듯 다시 들고 나온 노래가 바로 이 곡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이다.
작사자로 알려진,
평소 임희숙과 친분을 유지하던 지명길이 곡을 들고 임희숙을 찾았단다.
곡의 작사 작곡자는,
시인이자 노래 운동가로,
‘제2의 김민기’라
불리우는 백창우.
곡을 보고는 노랫말 중에
‘삶의 무게여’라는 부분이 크게 마음에 들었다는 임희숙.
그녀의 인생역정을 나타낸 단어라서 그랬을까.
서적 외판원으로 고단한 삶을 살아가던 27세 청년 백창우,
시인의 그러한 고단한 삶과 가수 임희숙의 아픈 과거가 호소력 짙은 그녀의 목소리와 어우러지면서 한국의 ‘티나 터너’로 거듭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그녀의 인생 역정의 길고 어두웠던 터널을 빠져나오는 계기가 된 것이다.
노랫말을 보면 한 편의 시(詩)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아니 한 편의 시이다.
너를 보내는 들판엔
마른 바람이 슬프고
내가 돌아선 하늘엔
살빛 낮달이 슬퍼라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했다.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는 모르나 남자가 먼저 죽은 모양이다.
(부른 사람이 여자이니 남자가
죽은 것으로 들린다.)
죽은 이를 보내는 들판에
‘마른 바람이 슬프’단다.
마른 바람이라…
바람이 말랐다니.
바로 화자의 아니 노래하는 이의 마음이 그랬을 것이다.
그러니 시다.
두 행은 서로 댓구를 이룬다.
‘너를 보내는 들판’과
‘내가 돌아선 하늘’이 그렇다.
마른 바람이 슬픈데 하늘의
‘살빛 낮달’도 슬프다.
‘살빛 낮달’.
이런 표현을 어찌 시라고 하지 않겠는가.
낮달의 색깔을 어찌 살빛이라 했을까.
시인의 감수성이 아니고는 얻지 못할 표현이다.
오래토록 잊었던 눈물이 솟고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여
그 동안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러니 ‘오래토록 잊었던 눈물’이고, 가신 님 앞에 마구 솟았을 것이다.
눈물만 솟았겠는가.
이제 혼자 어찌 사나,
아니면 그대 없이 어찌 견디나,
하는 ‘등이 휠 것같은 삶의 무게’를 느꼈을 것이고,
어렵게 어렵게 살아온 님의 삶의 무게까지 느낄 것이다.
‘등이 휠 것같은 삶’도 좋지만,
‘삶의 무게’라는 표현에서는
그만 아~~! 하는 탄성이 나온다. 시이기에 그렇다.
가거라 사람아 세월을 따라
모두가 걸어가는 쓸쓸한 그 길로
멜로디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그래 가버린 사람, 가거라, 하고 외친다.
어찌 보내고 싶었겠는가.
결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가버린 사람,
그냥 털어내듯이,
아니면 자책이나 하듯이
외쳐버린다.
가거라, 세월을 따라 가거라.
그리고 님이 가는 길은 ‘모두가 걸어가는 (언젠가는 가야할)
쓸쓸한’ 길이다.
이 대목에서 참았던 눈물이 난다. 마치 내가 사랑하던 님이 먼저 가버린 양,
감정이 이입되어 나도 모르게 뭉클해진다.
2절로 들어가면 구체적인 모습이 떠오른다.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외로움
견디며 살까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가슴
지키며 살까
반복되어 있지만,
결국에는 같은 말이다.
님이 가버리고 말았으니
이제는 혼자다.
그러니 무슨 즐거움이 있겠는가.
님이 없으니 외로울 것이요,
님이 없으니 지킬 가슴도 없다.
이제 어찌 살아야 하나.
그 해답은 다음 소절에 나온다.
아 저 하늘에 구름이나 될까
너 있는 그 먼 땅을 찾아 나설까
흘러가는 구름이 될까,
아니면 님이 가신 그 먼 땅에
같이 갈까.
부부의 연을 맺어 오래 함께 살다가 한쪽이 먼저 죽었을 때에 곧바로 뒤를 따라가는 부부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쉬운 일이 아니기에 노랫말로만 들어도 전율이 온다.
얼마나 사랑했으면,
얼마나 그리웠으면 죽음의 길로 뒤따라 가겠는가.
사람아 사람아 내 하나의 사람아
이 늦은 참회를 너는 아는지
이 부분이 참 마음에 든다.
쉽게 하자면 그저
‘사랑아, 사랑아,
내 하나의 사랑아’라 했을 것인데, 여기서는 사랑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만큼 구체적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사람을 부르며 사실은 사랑을 목놓아 부르는 것이다.
살아 있을 때에,
함께 있을 때에 잘해 줄 것을… 그렇지 못했기에 ‘참회’라 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여자가 큰 잘못을 해서 그것이 빌미가 되어 이러저러한 사연이 겹치며 님이 죽은 것은 아닐까.
‘참회’의 구체적 내용은 작사자만 알겠지만,
노랫말 전체적인 분위기로 느끼기에는 그리 커다란 잘못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사랑했기에, 참으로 사랑했기에 함께 가지 못하고 먼저 보내는 마음을 그저 ‘잘못’이라든가 ‘후회’라든가 하는 일반적인 표현 대신에 ‘참회’라 하지 않았을까.
앞에서 내용과 형식의 조화를 이야기했는데,
이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는
그런 면에서 아주 잘 빚어진 항아리이다.
멜로디를 들어보라.
노랫말과 어우러져 정말 한편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노랫말이 그렇고 그것을 받쳐주는 멜로디가 또한 그렇다.
먼저 간 님이 없으면서도,
내가 마치 님을 먼저 보낸 양, 그리고는 참회하는 자세로 님을 그리는 양,
나는 이 노래에 감정이입이 되어 전율을 느낀다.
노래를 만든 백창우의 힘이요, 노래를 부른 임희숙의 목소리 덕이다.
우리 가요, 그래서 참 좋다.
<모셔온 글>
-어느 단톡에서 옮겨 옴-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임희숙
https://www.youtube.com/watch?v=MChDW4anXDoJXLK0
햇빛 쨍하더니
언제 그랬냔 듯
함박눈 펑펑
이놈의 날씨 종잡을 수 없다
새벽에 일어나 이닦고 물마신 뒤 다시 잠 한숨
일어나니 다섯시반
참 많이도 잤다
어제도 이 시간까지 잔 것 같은데 무엇 때문에 정신 없이 자지
일기 마무리하여 톡을 보내고 스쿼트
스쿼트를 제대로 하면 땀을 많이 흘릴건데 내가 대충 하는지 땀만 배고 만다
땀을 많이 흘릴 때까지 운동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집사람이 식은 밥데워 아침을 차려 놓았다
청국장에 말아 한술
몸이 따뜻해진다
아침에 구름 한점 없이 햇빛이 좋다
그러나 기온은 영하
아홉시 넘길래 하우스 눈도 치우고 동물 먹이도 주어야겠다며 나섰다
핫팩을 하나 챙겼다
넘 추우면 핫팩을 주물러야겠다
어제 내린 눈도 녹지 않았는데 밤사이 또 눈내려 무릎까지 쌓였다
밀대를 가지고 닭장으로
하우스 눈부터 치워야겠다
먼저 물을 떠다 주고 싸래기와 미강을 버무려 주었다
녀석들 넘 잘 먹는다
밀대로 하우스 지붕을 흔들어 눈을 털어 냈다
산쪽은 잘 흘러 내리지 않는다
어깨도 아프고 손가락도 깨질 듯 시리다
핫팩을 주물러 시린기를 가시게 하면서 눈을 대강 털어 냈다
자주 털어 내야 하우스를 지킬 수 있겠지
병아리장도 물과 미강 싸래기를 주었다
다투던 수탉들이 함께 놀고 있다
그렇게 사이좋게 지내면 좋을텐데...
태양광 눈을 긁어 내렸다
30센티 넘게 쌓여 있어 쉽게 긁어 내려오지 않는다
몇 번을 긁어 내려 어느 정도 치웠다
집사람도 나와서 길가 눈을 치운다
아이구 넘 추워 안되겠다며 그만 들어 가자고
핫팩을 주물러도 손가락이 시리다
어느새 11시가 다 되간다
집사람이 목욕 가자고
그래 도로도 치웠으니 차를 몰고 나갈 수 있겠다
마을도로는 한쪽만 치워져 있는데 큰도로로 나오니 양방향이 치워져 있다
그러나 꿀등재 고개는 얼음판
조심조심 운전
목욕장에 가니 대만원
날씨 추워 나처럼 늦게 나왔나 보다
반신욕을 하고 때를 밀어 보니 별로 나오질 않는다
자주 목욕해서 그럴까?
목욕장 문여는 날은 웬만함 목욕하러 다녀야겠다
김치찌개 먹고 가자니 집에 밥 있으니 집에서 먹자고
그래 돼지고기도 있으니 김치 넣고 볶아 먹어도 좋겠다
돼지고기를 알맞게 썰어 고추장등을 넣어 볶았다
맛이 괜찮다
여기에 막걸리 한잔하면 딱이겠는데...
아서라 밥과 같이 먹고 나니 배가 부르다
햇빛 좋더니 다시 흐려진다
갑자기 함박눈이 펑펑
이런 날은 바둑두기 좋겠다
바둑 단톡방에 바둑 한수 하고 올렸더니 김작가가 손을 든다
오후엔 바둑이나 두며 놀아야겠다
밥 먹고 바로 나갔다
이미 김작가는 나와서 장사장과 두고 있다
둘이서 맞수
맞수끼리 두면 바둑두는 맛이 더 난다
호승심이 불타올라 신중하게 두면서 좋은 수를 찾아 내려하기에 재미가 있다
조사장도 나왔다
조사장은 재봉동생과 즐겨 둔다
아직 재봉동생이 나오지 않아 나와 한 수 두자고
양 화점을 두더니 삼연성을 들고 나온다
양쪽 걸침을 한 후 귀를 하나 지켰다
흑이 남은 귀를 걸쳐 오길래 협공하며 바둑을 급하게 몰아 갔다
흑이 가볍게 비켜 가버려 오히려 내가 집부족
흑의 약점을 보고 깊숙이 들어가 집을 파괴하려 했더니 또 비켜 받는다
같이 맞부딪혀야 하는데...
중후반 들어가며 흑을 양분했는데 흑이 연결하는 수를 잘못 두어 한쪽이 끊기며 흑진에 갇힌 백이 살며 흑을 잡아 형세가 비등하게 되었다
끝내기에서 흑진에 있는 백돌을 움직였는데 또 흑의 실수가 나와 대마를 잡아 버리니 투석
두 번의 흑 실수로 이판을 이겼다
이기긴 했지만 형세 판단 잘못으로 너무 큰 모양을 만들어 주어 힘든 바둑이었다
재봉동생이 나오길래 둘이 두라며 난 빠졌다
호용동생이 한수 가르쳐 달란다
넉점을 놓았다
웬만함 석점으로 두라하는데 막걸리 한잔 내기를 하자 하여 석점으론 게임이 안되어 넉점을 놓으라고 했다
넉점을 놓았지만 호용동생이 실수를 많이 해 중후반전에 거의 따라 잡았다
대마의 삶을 강요하며 조금씩 떼어 먹으니 백의 우세
결국 곳곳에 떼어 먹힌 돌들이 많아 계가를 해보니 백이 이겼다
몇군데만 복기해주며 안에 갇히면 안된다며 무조건 나가서 살으라고
가르쳐 주어도 곧잘 잊어 버린단다
그래 나도 마찬가지
알고 있으면서도 상수와 두면 엉뚱한 수를 놓아버린다
전총무가 왔다
전총무와 두판을 두어 두판다 승
전총무는 두점을 놓는데 꼭 곤마 두세 개가 생겨난다
호선끼리도 곤마가 생기면 이기기 힘든데 상수에게는 더욱 그렇다고
단곤마는 수습이 되지만 양곤마 이상 뜨면 무조건 진다고
될 수 있는 한 양곤마를 만들지 않도록 두어가라 했다
다들 먼저 집에 가버렸다
전총무에게 식사할거냐니까 내가 한다면 자기가 사겠단다
그럼 난 생각없다며 먼저 들어 가겠다고
같이 식사하고 바둑 한수 더 두고 오면 좋겠는데 빙판길이라 밤엔 위험하겠다
또 이제는 바둑도 오래 못두겠다
서너판 두고 나면 머리가 핑
작년까지만 해도 몇판을 두어도 괜찮았는데...
한 살 더 먹었다고 몸이 자꾸 처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인가?
그렇게 펑펑 내리던 눈이 그쳤다
크게 쌓이질 않아 다행
그러나 도로가 빙판
조심조심 운전해 집으로
저녁은 낮에 볶아 놓은 돼지고기를 덥혀 봄동에 싸먹으니 맛있다
한끼는 이렇게 먹어도 되겠다
하루일과 정리하고
무협유트브 한편
눈요기로 본다
가로등 불빛이 눈에 반사되어 주변이 밝게 보인다
님이여!
연일 동토의 나라
못된 윤통 때문인가?
건강 관리 잘하시면서 외출시 빙판길 조심하시고
오늘도 무탈한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