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만에 다시 소설을 집어들었습니다.
‘댄 브라운’이라는 낯설지 않은 이름은
그가 쓴, 그러나 읽기는 했지만 기억나는 것은 거의 없는
『다빈치 코드』를 읽었으므로
눈에 익은 소설가이긴 했습니다.
읽는 동안 불편했던 것은
이 소설 또한, 다른 통속소설들처럼
사람을 거듭해서 죽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소설의 배경이 스페인이었고
내가 어설프게 돌아다닌 스페인의 곳곳에 대해 말하고 있어서
그 또한 반갑기는 했지만,
아무튼 읽는 이의 긴장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없는 장치들과
거듭되는 살인에 관한 내용으로
그 반가움은 이내 거슬림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과학과 종교의 갈등을 말하려고 한 것 같은데
얼마 전에 읽은 닐 타이슨과 도널드 골드스미스의 『오리진』이 훌륭했던 것도
이 책을 집어 든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물론 글낯이야 같은 ‘오리진’이지만
둘을 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최소한도의 접근까지도 기대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종교적 진실에 대해서도 그저 통속적인 비판의 수준을 넘지 못했고
과학적 진실을 말하는 데서도
평범한 이야기에서 벗어난 것이 거의 없다는 것,
더욱이 그 과학적 진실과 종교적 상황에 대한
문학적 해석이라고 하는 것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
큰 아쉬움이라고 할 수 있었으므로
그 모든 것이 불편함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몇 가지 건질 것들이 있어
‘종교’, ‘기억할 만한 구절들’, ‘과학’과 같은 것들을 골라서 정리를 했는데,
‘건축가 가우디’, ‘생명’과 같은 것에는
약간의 문학적 해석이 엿보인다고 말할 수도 있으나
눈여겨 볼 정도는 아니라는 것까지 말하면서
그럼에도 결국은 어수룩한 정리일 수밖에 없어다는 말,
그래도 재미있었다는 말,
이 두 마디를 덧붙이며 읽고 정리한 것을 소개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키작은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