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OLED의 진정한 역할
내년 1월에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삼성과 LG가 55인치 AM-OLED TV를 세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상품화가 가능한 대형 사이즈의 AM-OLED TV 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2012년에는 안방에서 꿈의 TV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준비 상황으로는 AM-OLED TV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본다.
내년 CES에 출품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긴 하지만, 원가 측면에서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수준까지 당장 내려오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LCD TV 대비 AMOLED TV가 주는 만족도는 브라운관 TV 대비 LCD TV가 주는 만족도에 비해 낮을 것이다.
이를 감안할 경우 AM-OLED TV와 기존 LCD TV의 가격 차이는 1.5배 이내가 되어야 소비자가 본격적으로 구매하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당장 내년에 1.5배 이내로 가격 차이를 좁히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여 2012년에 AM-OLED TV가 보급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AM-OLED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실행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하드웨어 업체의 경쟁력은 핵심 부품의 조달에 있기 때문에 미래의 제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에 있다.
SONY가 브라운관 TV로 가전 산업을 지배할 때 SONY는 ‘트리니트론’이라는 멋진 브라운관을 자체적으로 조달했다.
‘트리니트론’은 브라운관 자체가 다른 업체의 브라운관보다 밝고 선명했다.
그렇기에 SONY의 TV는 타제품에 비해 소비자에게 더 매력이 있었고 20년 이상 TV의 대명사로 자리할 수 있었다.
SONY가 TV 시장에서 과거와 같은 지배력을 잃어 가기 시작한 것은 LCD TV 시대가 도래하면서부터이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SONY는 LCD 라인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삼성전자와 S-LCD를 설립하여 이 회사로부터 LCD 패널을 조달받았다.
SONY는 삼성전자에게 타사에 공급하는 것보다 더 밝고 선명한 LCD 패널을 요구했다.
고가의 고사양 패널을 사용해서 만든 SONY의 LCD TV는 당연히 경쟁사 LCD TV보다 좋아 보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패널은 SONY만이 공급 받을 수 있는 패널이 아니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언제든지 같은 패널을 이용하여 비슷한 성능의 TV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SONY가 더 이상 TV 시장을 과거와 같이 지배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SONY는 핵심 부품을 공급받던 삼성전자에게 TV 시장의 왕좌를 내어줄 수밖에 없는 흐름에 이미 들어가 있는 상황이었다.
2009년 삼성전자는 LED를 사용하여 슬림 LCD TV를 선보였다.
이 제품으로 삼성전자는 SONY를 제치고 TV 시장에서 왕좌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기존의 LED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좀 더 선명한 색상을 보여주는 고사양 TV였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LED라는 부품을 얇고 세련된 TV를 만드는 디자인에 적용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1cm에 불과한 두께에 매료되었고, 이러한 제품을 만드는 삼성전자 TV의 브랜드 가치는 급속하게 치솟았다.
더 중요한 것은 경쟁사가 이와 유사한 TV를 만들기 위해서는 LED를 적용한 슬림 LCD 패널을 공급받아야 하는데, 이 패널을 공급 받을 수 있는 패널 업체가 없다는 것이다.
천하의 SONY도 그렇게 얇고 예쁜 TV를 만들 수 없게 되자 삼성전자보다 더 좋은 TV를 만들지 못하는 회사로 전락했고, 삼성전자는 왕좌에 올라서게 된 것이다.
AM-OLED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아직 AM-OLED TV의 차별화 전략은 없다.
하지만 원가와 기술을 고려하여 AM-OLED TV의 차별화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패널을 공급하는 업체와 유기적인 대응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본다.
그 이유는 세계 AM-OLED 시장점유율 90%인 SMD를 자회사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AM-OLED는 LCD 대비 밝기 및 동영상 재현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고, 더 얇은 TV를 만들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성의 우위를 앞세울 것인지 아니면 다른 새로운 매력을 소비자에게 보여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어떤 전략을 세우든지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경쟁 우위인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것이 LG 그룹도 TV용 AM-OLED 투자가 불가피한 이유가 될 것이다.
자료출처 : 미래에셋증권 CEO CHANNEL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