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산다는 것
책에서 나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을 만났다. 그분은 처음부터 도시에서 태어났으나 주말농장을 하고, 마라톤을 즐기며, 산을 오르고, 글쓰기를 즐기는 사람이다.
때론 풍수지리를 배우려 해보고, 사진촬영법도 관심을 가지고 그리고 문학에 관심을 갖기도 하였단다.
살아가며 남의 것을 탐하지 아니하고(내가 그렇다는 것은 아님ㅋㅋ), 세상을 남달리 사는 모습이 흐뭇해 보였다. 많은 사람들과 달맞이 산을 오르고, 사람들을 모아 정동진으로 해맞이를 떠나며, 추석에는 주변 사람들과 달집을 지어 소원을 빌며 인생의 참맛을 즐기는 사람이다. 자연에 순응하며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나도 그분처럼 세상살이 격은 이야기로 책이라도 하나 만들어 볼까? 개발세발 적어 놓은 노트를 꺼내들고...그런데 읽어 줄 사람들이 있을까? 있다면 사비를 들여서라도 만들어 무료로 나누어 주련만...나에게 자료를 준다는 사람도 있고하여.
지난번에 주남저수지를 다녀왔다. 넓디넓은 호수. 그곳을 색깔바랜 억새들이 둘러싸고 잔잔한 호수엔 수많은 새들이 나름의 방식대로 노닐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하늘을 향해 솟아올라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호수 위를 지나 주변의 들판을 거치고 멀리는 도심까지도 엿보고 다시 호수로 돌아내려 앉는다. 나는 그들이 무엇을 보았을까? 궁금했다.
백색실선과 황색 점선을 넘나드는 차량을 보고, 비록 경계 지른 선은 보이지 않되 마음속 남의 영역을 넘나들며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려는 인간의 속셈을 보지 않았기를 기대해 보았다.
자연에 순응하는 삶.
어제저녁
친구와 약속이 있어 그를 만나려 시내로 나갔었다. 대포 집에서 그를 기다리는데 시간이 걸렸다. 허겁지겁 달려 온 그는 시외버스터미널을 다녀온다는 것이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지난 주말에 서울 사는 아이가 다니려 왔다가 전화기를 두고 갔었다나.
요즘 세상 밥은 한때 굶어도 전화기 없이는 잠시를 못 참는 세상이라 생각 끝에 시외버스 기사에게 부탁을 하였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7시가 가까워지자 그 버스기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버스가 서울 터미널에 도착을 하였는데도 사람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애가 터미널에서 가까운 곳에 사느냐? 고 물었더니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퇴근시간이라 이동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30여분이 지나고 애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기를 건네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 버스기사에게서도 임무를 마쳤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비록 나의 일이 아니지만 그 버스기사가 고마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터미널에 버스가 도착하면 승객을 내리게 한 후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등 시간이 바쁨에도 불구하고 약속을 지켜내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