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그리고 크고 두툼한 손으로 어린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들은 아버지의 따뜻한 손이 좋았다.
“내가 왕이 되면 너는 왕자다. 갈리아의 왕자! 멋지지 않니?”
그런 건 아무래도 괜찮았다. 아버지께서 너무나 기뻐하고 계셨기 때문에 어린 아들도 따라 웃었다.
“기다리고 있거라. 왕이 돼서 돌아올테니.”
“응!”
아들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버지는 약속을 지켰다. 하지만 반만 지켰다. 돌아오긴 했지만 시체가 되어 돌아왔다. 왕도 되지 못했다. 신하가 되었어야 할 사람들이, 갈리아의 왕이 되려고 한 사나이를 찔러 죽였다.
아버지의 시체를 본 아들은 도망쳤다.
그 크고 두툼했던 손의 감촉을 잊을 때까지 쉴새없이 달렸다.
따뜻함이 잊혀질 때까지.
철컹!
청년이 격하게 몸을 끌어당기자 손목을 묶은 쇠사슬이 금속음을 냈다. 도망치던 아들은 갑작스런 족쇄에 놀라며 주저앉았다. 식은 땀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돌덩이에 맞았던 이마가 지끈거렸다.
“여긴….”
청년은 눈을 가늘게 떴다. 사방이 어두 침침했다. 갈라진 나무벽의 틈새에서만 가느다란 빛줄기가 겨우 들어왔다. 바닥은 축축했고 천정은 낮았다. 청년은 온 몸을 묶여 있었다. 그제서야 몽롱한 의식 속에서 떠올렸다. 이곳은 로마군 진지 안의 수용시설이었다.
“꿈을 꾼 모양이군.”
낯선 목소리가 라틴어를 말했다. 청년은 목소리의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쇠문살 밖에서 두 명의 중년 남자가 청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라틴어를 할 줄 아나?”
청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마가 넓은 중년 남자가 활기차게 말했다.
“훌륭해, 베르킨게토릭스. 나는 켈트어를 못하니 라틴어로 말해도 이해해주게.”
“당신은?”
베르킨게토릭스가 차갑게 물었다. 그러자 이마가 넓은 중년의 옆에 있던 사내가 눈살을 찡그렸다.
“예를 갖춰라. 임페라토르 카이사르이시다.”
그제서야 청년은 상대가 걸치고 있는 진홍빛 망토를 알아봤다. 만약 감옥이 어둡지 않았다면 더 빨리 눈치챘을 것이다.
“됐네, 라비에누스. 피차간에 쓸데없는 짓이란 걸 알고 있으니. 그나저나 잠시만 자리를 비켜주겠나?”
정말 괜찮겠느냐는 표정으로 라비에누스는 카이사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카이사르의 시선은 문틀 저편의 갈리아 청년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라비에누스는 짧게 한숨을 내쉰 뒤 수용시설을 나왔다.
“임페라토르께서 무슨 일로 납시셨소?”
“갈리아인들의 영웅을 보고 싶어서.”
베르킨게토릭스의 비아냥에 카이사르는 담백히 대답했다.
첫 대면이었다. 지난 수개월동안 온갖 혈전을 반복해 온 중년 남자와 젊은이가 맨 얼굴을 마주했다.
“난 당신과 할 말이 없소.”
“솔직히 반했다네.”
카이사르의 동문서답을 듣고 베르킨게토릭스가 눈살을 찡그렸다. 청년의 반응을 즐기는듯한 표정으로 카이사르는 계속 말했다.
“자넨 민족 의식을 고취시키는 한편 당근과 채찍으로 갈리아의 통합을 이뤄냈지. 정말이지 교묘한 회유와 철저한 협박이더군. 수백개의 조그마한 부락과 수십개의 강성한 부족들이 자네 밑으로 모여들어 연합을 형성하는 과정을 보고, 난 놀랐네. 반대의 입장이었다면 그렇게 못했을지도 몰라. 나를… 그렇게까지 긴장시켰던 사람은 자네가 처음이었어.”
“…….”
“자네의 군사적 재능은 후세의 역사가들이 평가해 줄 걸세. 하지만 정치적 재능은 내가 보장하지. 내가, 이 카이사르께서 말이야.”
로마군의 임페라토르는 떨떠름한 표정의 청년을 앞에 두고 큰 소리로 웃었다.
“만약 자네가 로마인이었다면 군단장으로… 아니, 부족해. 양자로 삼고 싶었을 정도일세.”
“하고 싶은 말이 뭐요.”
카이사르는 웃음을 거뒀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냉철한 시선으로 베르킨게토릭스를 바라보았다.
“갈리아의 왕좌를 주겠네.”
짧은 순간, 베르킨게토릭스의 호흡이 먿었다.
“갈리아의 왕이라 칭하든, 갈리아 총독이라 칭하든 상관없네. 자네가 갈리아를 통치하게. 단, 로마의 방식으로.”
“나보고… 앞잡이가 되라는 거요?”
“함께 내일을 걷자는 말일세!”
카이사르의 얼굴이 약간 상기됐다. 안토니우스가 이 모습을 봤다면 ‘또 인재 수집욕이 도지셨군.’이라며 혀를 찼을 것이다. 카이사르는 이성으로 감싼 차가운 눈동자 속에 뜨거운 열망을 담아 베르킨게토릭스를 보았다.
“율리우스 가문의 이름을 주겠네. 원로원 의원도 될 수 있네. 갈리아로 돌아가 동족들을 부흥시키게. 갈리아인들에게 더 나은 질의 삶을 선사하게! 다만, 로마와 나의 이름으로.”
청년은 대답하지 않았다.
“승리자는 나고 자네는 패배했네, 베르킨게토릭스. 더 이상 부탁하지 만들지 말게나. 아주 소박한 제안이잖나?”
“필요없소.”
마침내, 베르킨게토릭스가 입을 열었다. 카이사르는 말을 멈췄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을 맹세하지 않소. 연합체를 이끌었을 때도 나에게 충성을 맹세하라곤 강요치 않았소. 갈리아요, 카이사르! 내가 충성을 맹세한 상대는 갈리아에 살고 있는 갈리아인, 갈리아 민족 뿐이오.”
베르킨게토릭스는 카이사르에게 단언했다.
“그러니까 당신의 이름은 필요없소. 게다가 나에겐 아버님께서 물려주신 자랑스러운 이름이 있소. 내 쪽이 더 좋아 보이는군.”
카이사르의 얼굴이 무거워졌다. 실망을 숨기지 못한채로, 로마군의 임페라토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가지만 답해 주시오.”
베르킨게토릭스의 말에 카이사르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베르킨게토릭스는 쇠사슬에 포박당해 불편한 몸을 바로하며 물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싸웠소?”
“…….”
“정녕 로마를 위해 싸웠소? 당신이 태어난 공화국을 위해 싸운 게 맞소?”
카이사르는 대답하지 않았다. 베르킨게토릭스의 입가에 냉소가 피어났다.
“친애하는 임페라토르 카이사르. 나는 당신의 아들이 될 수 없겠지만, 당신껜 내 아버지의 운명을 바치겠소. 당신이라면… 누구보다 그 운명이 잘 어울릴 거요.”
“이젠 개선식 때나 보겠군.”
반곱슬 흑발을 쓸어 넘기며 카이사르가 말했다.
“자네의 선택을 존중하네만, 유감일세. 미리 명복을 비네.”
수용시설을 나가는 중년 남자의 뒷모습을 보며, 베르킨게토릭스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아하하하하하하!
공허한 웃음이었다.
임페라토르의 퇴장을 확인한 경비병이 수용시설의 문을 잠궜다. 그와 함께 청년의 홍소도 끊어졌다.
그날 이후, 베르킨게토릭스는 두 번 다시 웃지 않았다.
23.
시간은 흘렀다.
10년도 되지 않는 세월동안 너무도 많은 일들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결국 수도 로마의 원로원은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국가의 적’으로 규정했다. 원로원과의 배후 협상에 실패한 카이사르는, 제 13군단을 출동시켜 속주와 이탈리아 본토의 경계선인 루비콘 강을 넘었다.
공화국의 군대로, 공화국을 무력 침공한 것이다.
지금까지 카이사르는 중요한 순간마다 라비에누스에게 병권을 분산시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라비에누스가 원로원 파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로마를 점령하겠다는 카이사르의 결정을 전해듣고, 라비에누스는 8년동안 몸담았던 진영을 소리없이 떠났다. 부사령관의 막사가 텅 비어있는 것을 발견한 안토니우스는 이를 갈았다.
“이 배신자! 로마에 들어가는대로 일족을 다 잡아 죽이고 말겠습니다!”
“그만하게, 마르쿠스.”
카이사르는 젊은 군단장의 입을 막았다. 그리고 친우가 남기고 떠난 짐을 꾸려, 주인에게 돌려 보내주라고 지시했다.
로마군과 로마군이 싸우는 동족상잔의 전쟁이 시작됐다.
등을 돌린 라비에누스는 이후 반(反) 카이사르 파의 선봉으로 처절한 항전을 계속했다. 두 동갑내기는 히스파니아 땅에서 벌어진 문다 회전이 끝난 뒤에야 재회할 수 있었다. 이미 라비에누스는 싸늘한 주검이 된 채였다.
카이사르는 오랜 시간동안 적이었던 사내를, 그보다 훨씬 오랜 시간동안 전우였던 남자의 시신을 한참이나 내려다 보았다.
“…매장해 줘라.”
군단병들이 임페라토르의 명을 따랐다.
카이사르는 원로원과 결탁한 폼페이우스 마그누스를 파르살로스에서 격파하여, 사실상 내전의 승리자가 되었다.
“임페라토르 카이사르! 임페라토르 카이사르!”
호화로운 개선식을 보며 로마 시민들은 열광했다. 혹자는 이제 공화정은 끝났다고 울분을 터뜨렸지만, 절대 다수의 전폭적인 환호성에 눌려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카이사르 자신은 반대파의 주장을 막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파의 반박문에 대한 반박문을 쓰며 즐기기까지 했다. 하지만 정작 반대파들로선, 카이사르를 추종하는 수만의 군단병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6년동안 목숨을 연명한 베르킨게토릭스는 개선식 내내 전시되었다. 그리고 개선식이 끝나자마자 처형당했다.
수도 로마는 원로원 파가 지배하던 시절보다 더욱 활기차게 변했다.
그러나 그런 겉모습과는 다른, 묘한 어두움 또한 일곱 언덕의 도시에 스며들었다.
“딕타토르 페르페투아! 딕타토르 페르페투아 카이사르!”
기원전 44년 2월, 카이사르에 의해 완전 장악된 원로원과 민회는 중년 남자를 최고 권력의 자리에 임명했다.
종신 독재관.
로마가 공화국이 된 이래로 전무했던 절대적인 제 1인자의 자리였다.
그에 비견될만한 지위는 오로지 왕밖엔 없었다.
저주와도 같았던 베르킨게토릭스의 말은 현실이 되었다.
카이사르는 종신 독재관이 된 해의 봄을 넘기지 못했다. 전 갈리아의 지배권을 획득했으나 그 후 왕위에 오르려다 부족민에게 살해된 베르킨게토릭스의 친부 켈틸루스처럼, 카이사르를 해한 것은 같은 로마인들이었다.
마르쿠스 브루투스를 필두로 한 14명의 원로원 의원들은 회의장 안에서 카이사르의 몸에 단검을 쑤셔넣으며 외쳤다.
“왕을 죽여라!”
카이사르는 스물 세군데의 상처를 입은채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졌다. 종신 독재관은 토가 자락으로 자신의 얼굴을 덮어 꼴사나운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잠시 후 숨을 거뒀다.
카이사르가 꿈꾸었던 것이 살해자들이 외친대로 로마의 왕좌였는지, 아니면 제국을 이끌 수 있는 강력한 통치 체제였을 뿐인지는 아무도 모르게 되어 버렸다.
로마 시민들은 카이사르를 화장했다. 불은 중년 남자의 유해를 넘어 시민들의 가슴에, 살해자들의 집에 옮겨 붙었다. 마르쿠스 브루투스와 반(反) 카이사르파 의원들은 폭도로 변한 시민들을 피해 로마를 도망쳐 나왔다.
쏴아아아아---
폭우가 쏟아졌다.
카이사르를 태운 재는 무덤에 안치될 틈도 없이 빗줄기에 씻겨 테베레 강으로 흘러갔다. 그렇게 카이사르는 사라지고, 사람들에겐 그에 대한 기억과 그가 남긴 거대한 변혁만이 남았다.
왕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그러나 그 뒤에 열린 것은 시민의 시대가 아니었다.
마르쿠스 브루투스나 키케로같은 공화파 의원들에겐 카이사르 사후의 정국을 통제할 능력이 없었고, 카이사르의 후계자들에겐 증오스런 암살자들을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단 한 사람의 중년 남자가 죽었기 때문에, 불필요한 살육이 불필요했던 내전동안 몇십년이나 이어졌다.
그리고 카이사르의 양자 옥타비아누스는 아우구스투스가 되었다.
황제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로마 공화정은 다시는 살아나지 못했다.
24.
“와, 벙어리다! 벙어리!”
아이들이 남루한 행색의 노인에게 돌멩이를 던졌다. 하지만 노인이 반응하지 않자, 곧 흥미를 잃고 왁자지껄 몰려갔다.
노인은 갈리아 속주를 걷고 있었다. 평온한 땅이었다. 몇십년 전인가의 어처구니없는 대반란이 진압된 이후 한번도 불화를 일으키지 않은 갈리아야말로 속주화의 모범 사례라며, 반도에서 온 상인들은 유쾌하게 말했다.
예전의 부락은 로마식의 도시로 탈바꿈했다. 수도교와 가도, 공중 목욕탕 등이 정교한 토목 기술에 따라 자리잡았다. 새로운 편의시설에 놀라던 원주민들은 곧 환경에 적응했다.
갈리아인은 사라졌다. 이제 이 땅에 남은 것은 갈리아계 로마인 뿐이었다. 주민들은 조상에게 물려받은 갈리아식 이름을 부끄러워하여, 통상은 로마식 이름을 밝히곤 했다.
노인이 걸음을 멈췄다.
높다란 성채가 앞에 서 있었다. 아름다운 알레시아의 유일한 흉물이라며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성채였다. 노인의 눈에는 성채의 아래 쪽에 펼쳐진 진지의 흔적이 더 흉해보였지만, 정작 신성한 장소로 칭송받는 장소는 그곳이었다.
오랜 세월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성채는 곳곳이 허물어진 상태였다. 틈새를 뚫고 자라난 잡초가 돌로 된 벽돌을 더욱 벌렸다. 노인은 주름진 손을 들어 성벽을 쓰다듬었다.
노을이 졌다. 저녁 해가 풀어놓은 붉은 염료가 허공에 퍼져나갔다. 알레시아 하늘은 금세 발갛게 물들었다.
꿈이었을까?
하늘은 그때 그대로인데, 지상에선 모든 것이 변했다.
꿈을 꿨던 것일까? 노인은 다시 중얼거렸다.
그건 단지 꿈이었을까.
“갈리아를 위해! 갈리아인을 위해! 갈리아 민족을 위해!”
그날의 외침도,
“피의 맹세를 기억하라!”
그날의 절규도,
“죽음을 두려워 마라! 우린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우아아아아아아!
그날, 목숨을 잃은 수많은 갈리아 병사들도.
모두… 그저 환상이었을까.
갈리아인들은, 아니, 갈리아계 로마인들은 젊은 지도자 아래에 모여 제국과 투쟁했던 과거를 망각했다. 망각하려고 노력했다. 어린 아이들은 갈리아의 자유를 위해 싸운 전사들의 영웅담 대신,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위대함을 들으며 자라났다.
노인은 무릎을 꿇었다.
“아흐으으.”
이미 세월에 메마른 노인의 눈에선 눈물이 흐르지 않았지만, 낮은 목소리만은 울음을 닮아 있었다.
노인은 성채 앞의 흙을 쓰다듬었다. 아주 오래 전 노인이 마음을 허락했던, 노인에게만 마음을 허락했던 친구가 숨을 거둔 곳이었다. 달의 여신과 같은 이름이었던 친구를 기린 뒤, 노인은 몸을 일으켰다.
석양은 더욱 짙어지더니 이윽고 서쪽으로 사라졌다. 옷깃을 여미며 노인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남빛으로 변한 알레시아 하늘에 은색의 별들이 떠올라, 멀어지는 노인의 뒷모습을 배웅했다.
휘이이이잉….
바람이 불었다.
서럽도록 차가운, 갈리아의 밤바람이었다.
<내 아비의 운명을 카이사르께>,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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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습니다.
12일만에 열 두편을 썼군요. 하루에 한편씩을 꼬박 꼬박 쓴 셈이니, 제 자신으로선 경이적인 연재 속도입니다. 감탄하고 있답니다. 그러니까 칭찬해 주세요. (글썽 글썽)
1년인가 2년인가 전에, <갈리아 전쟁기>를 읽다가 이런 문장을 발견했습니다. 아마 7권의 4번째 장이었을 겁니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아르베르니족의 베르킨게토릭스라는 자도 이에 편승했다. 그의 부친인 켈틸루스는 전 갈리아의 지배권을 획득했으나 그 후 왕위에 오르려다 부족민에게 살해당했다.』
…켈틸루스라. 이거 완전히 카이사르 스토리잖아!
묘한 곳에서 베르킨게토릭스의 부친과 카이사르의 공통점을 발견해서 즐거웠습니다. 그 즐거움이 이 작품을 쓰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혼자 즐거웠으면 문제가 없었을텐데, 이런 단편까지 끄적여서 여러분의 정신세계를 황폐화시켰군요. 새삼 사과드립니다. (;;;)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선 켈틸루스의 배경 이야기가 <갈리아 전쟁기>에서와는 다르게 서술되어 있지요. 그것도 나름대로 근거가 있겠지만, 카이사르가 직접 쓴 기록엔 비할 바가 아니다 싶어 설정을 그대로 밀고 나갔습니다.
<갈리아 전쟁기>나 <로마인 이야기>말고도 알레시아 공방전을 다룬 서적이나 자료는 어마어마하게 많을 겁니다. 시간과 성실함이 조금만 더 있었다면 그 자료들을 하나씩 뒤적여가며 좀더 진실에 가까운 공방전을 그려냈겠지만, 일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전 그리 부지런한 글쟁이가 아니라서요. (쿨럭)
세밀하게 살피신다면, 참조한 두 책 외에도 저만의 상상으로 표현한 부분 역시 발견하시겠지요. 행여나 구랄라이즘이 강할지라도 극적인 효과 때문이라고 생각하시고, 넓은 마음으로 이해 부탁드립니다.
그러고보니 전작 <백조의 바다, 그림자의 무덤>과 <내 아비의 운명은 카이사르께>는 꽤나 닮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무의식적으로, 후자를 쓰기 위해 전자로 먼저 놀아본 걸지도 모르겠네요. 어느 쪽이든 즐거웠으니 됐습니다만. (다시 쿨럭)
그래도 굳이 차이를 두자면, <백조의 바다, 그림자의 무덤>에선 아렌츠와 가스페리운이 각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살아갔는가를 중점적으로 그렸습니다만 <내 아비의 운명을 카이사르께>를 쓰면서는 의외로 베르킨게토릭스나 카이사르에겐 관심이 덜했습니다. 알레시아 공방전도 마찬가지고요.
개인과 집단의 문제, 민족과 국가의 문제.
이 쪽을 그리는 데 더 골머리를 썩였답니다. 근래에 태국에서 일어난 쿠데타 또한 생각할 여지를 많이 남겼지요.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내 아비의 운명을 카이사르께>는 <먼 은하 이야기>의 외전인 <백조의 바다, 그림자의 무덤>보다 훨씬 <먼 은하 이야기>의 연장 선상에 놓여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와하하. 스스로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는 여기서 끝냅니다.
자, 남은 것은 차기작.
본래는 아저씨들의 끈끈함(;;;)이 주가 되고 미소녀, 미처녀는 양념처럼 가미할 작정이었는데 <내 아비의 운명은 카이사르께>를 쓰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미소녀로 도배해 버릴테다아아아아아아아!
죄송합니다. 또 흥분해서 각혈했습니다.
아무튼 차기작에선 이번 단편에 대한 반발 심리로, 예정보단 샤방방의 비중이 높아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로서도 처음입니다. 여성을 한 번도 등장시키지 않은 글을 쓴 건.
예, 충분히 반성하고 있으니까 짱돌 내려 놓으시지요. (덜덜덜)
아무튼 지금까지 <내 아비의 운명을 카이사르께>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의견을 보내주신 분이나 감상을 적어주신 분이나, 약속드린대로 루크테루스의 애정 삼종 세트를 보내드리…(퍼벅!)
앞으로 더욱 읽을만한, 가로열고 미소녀로 가득한 가로닫고, 작품에서 만나뵐 것을 약속드리며 저는 허리 펴러 갑니다.
좋은 희망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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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연재에 감사드립니다.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다음에도 좋은 작품으로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
정말 잘쓰셨습니다..수고하셨습니다..앞으로도 더 좋은글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ㅇㅅㅇ)/ 매우 추천작입니다. 나중에 퍼가겠습니다.-_-)
드디어 끝이 났군요..ㅋㅋ 재밌게 잘 봤습니다.. 다음을 기다릴께요...
다들 감사합니다.^^ 차기작은 이곳보다는 드림워커나 조아라같은 소설 전문 사이트를 주로 이용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_<
그리고 신격카이사르 님. 혹시라도 퍼가신다면, 출처의 정확한 명기를 부탁드립니다. '볼티(김청)'이라고요.^^ 퍼가시는 장소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정말 즐겁게 읽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결국 베르킨게토릭스가 준건 저주...;;
그, 그렇지요, 뭐...;;;
가능하시다면 다음작품도 여기에 올려주세여 수고하셨습니다~~
차기작은 해양 소설(?)인지라, 이곳의 연재란에 맞을지 모르겠네요. ^^; 아무튼 감사합니다. 초절세미소년*^..님.
이야...대단하십니다. 저는 몇번 깔짝거리려고 시도해봤지만 영 안되더군요 ㅇㅈㄴ...보통 넷에 올라온 소설은 잘 안 읽는편인데 이번 소설은 정말 기다리면서 봤습니다. 이왕이면 다음 글도 여기에 올려주세요오.
P.Sㅡ루크테루스와 카이사르 사이엔 썸씽이 없어서 다행입니다아ㅡ응?ㅡ
다, 다행입니까. ^^;
수고하셨습니다~ 어느덧 마지막편 이네요~^^ 훗날 문학쪽에서 대성하시어 작품을 내시게 된다면 프로필에 본 카페 닉네임도 올려주시길.. 그래야 알아보죠~^^ 명절 잘보내세요~^^b
낭만최군 님도 명절 잘 보내십시오.^^ 저는 'ballti' 나, '볼티'로 기억해 주시면 됩니다. 조아라 혹은 드림워커에 전작들이 있으니, 시간나시면 천천히 즐겨보세요.^^
먼 나중이 수능후입니다만 ㅇㅅㅇ) 그 때에 쪽지보내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