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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주된장 원문보기 글쓴이: 우인하
영주 한우를 입은 人蔘, 명품 웰빙요리로 화려한 변신 | ||||||||||||||||||||||
암, 고혈압, 당뇨 억제에다 남성들의 발기부전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는 인삼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이다. 그 명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수천년 전부터다. 인삼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1천500년 전 중국의 의서 ‘상한론’과 ‘신농본초경’에 등장한다. 두 고서에는 공히 고려인삼은 인삼 중의 인삼으로 효능이 최고라고 기록돼 있다. 현대의학도 인삼의 효능에 대해 아직도 그 정체를 다 밝혀내지 못할 정도로 인삼의 유효 성분은 신비에 쌓여 있다.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인삼의 식품영양학적 영양가는 인삼 100g당 단백질이 4.5∼15.7g, 탄수화물 20.2~67.0g, 비타민(B1, B2, C, 나이아신 등), 미네랄(칼슘 2~385㎎, 인 97~385㎎, 철 7.1~33.5㎎)이 함유돼 있고 열량은 98~316㎉. 한식세계화 바람을 타고 식품학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갈수록 식재료로써 가치가 더 높이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인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신종플루를 이겨내는 데도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삼계탕을 시작으로 오랫동안 국민보양식의 대표적인 식재료가 된 인삼. 그 인삼과 어우러지는 우리 한식의 약선(藥膳)적 가치는 어디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
◆인삼 한정식의 본고장 영주 풍기 강화와 금산, 개성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적인 인삼의 고장으로 영호남 지방에서 유일한 곳이 영주 풍기읍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식세계화 붐이 일면서 최근 이곳을 찾는 한식연구가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졌다. 인삼갈비탕과 인삼김치 등 오래전부터 풍기인삼을 이용한 약선음식이 다양하게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대도시 탁한 공기 속에서 어떻게 약선음식이 가능하겠습니까? 그렇다면 도심 아파트 베란다 화분에서도 산삼이 쑥쑥 잘 자라야지요.” 음식을 대하는 맑고 바른 정신과 깨끗한 환경이 약선요리의 기본 조건이라는 약선음식 연구가 박순화(50·경북 영주시 봉현면 오현1리)씨. 약선이 한식 연구의 화두가 되면서 곳곳에서 약선이 붐을 이루고 있다는 말에 대뜸 화가 솟구치는 듯 불쑥 반문했다. 요즘 소나 말이나 다 약선을 들먹이며 정부의 한식 관련 정책예산이나 넘겨다 보는 분위기가 한마디로 기가 찬다는 얘기다. 박씨가 운영하는 약선당은 웬만한 한약방이 무색할 정도다. 소백산 산자락에 자리잡은 위치도 그렇지만 식당 문을 들어서면 함지박에 써붙여 둔 좌우명과 병풍에서부터 약선 한식집 분위기가 물씬 묻어난다. 20대 후반 새댁 시절부터 인삼을 이용한 음식을 해온 경력이 이미 20년을 넘겼다. 박씨가 쓰는 요리 재료는 인삼뿐만 아니라 능이, 송이, 표고와 더덕, 산도라지, 삼백초, 당귀, 민들레, 쑥에 이르기까지 소백산에서 나는 다양한 약초와 산나물들이다. 약선당이 개발해 손님상에 내는 인삼 한정식과 약선요리는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더덕구이처럼 양념고추장을 발라 숯불에 구워낸 인삼구이와 인삼튀김은 모양부터 잘 어울려 한식 반찬으로 제격이다. 능이를 넣은 인삼 불고기와 인삼 갈비찜, 다진 소고기를 인삼에 붙여 만든 인삼 떡갈비는 차려놓고 들여다 보기만 해도 그저 보양이 될 듯하다. 인삼김치는 발효과정에서 인삼의 효능이 열배로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돼 주목받고 있다. 인삼을 1년 이상 발효시켜 만든 초, 고를 이용해 삼백초 말랭이와 유자 소스를 쓴 표고 탕수육, 고들빼기 김치처럼 만든 민들레 김치도 담백하기 이를 데 없다. 이 밖에도 호박의 단맛을 황홀하게 연출하는 인삼호박죽과 계란 비린내를 싹 제거한 인삼계란찜도 인상깊다.
◆음식에 입맛을 맞춰내는 약선방식 몸에 해로운 포화지방은 버섯을 넣어 분해하고 인삼의 쓴맛은 슬쩍 익혀 줄여 준다. 특히 반찬에 단맛을 덜 쓰면서도 나쁜 식습관을 바로 잡아주는 박씨의 ‘손님 혀 속이기’ 상차림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당귀를 씹으면 5리 밖에 가서 우물물을 먹어도 달게 느껴진다는 말이 있잖아요.” 당귀뿌리로 만든 장아찌를 먼저 상에 차리고선 약선음식가 나오기 전 한 점씩 먹어 보도록 꼭 권한다. 당귀 향이 입안에 퍼지면서 뒤이어 나오는 약선요리를 달콤하게 느끼도록 해주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한식이 손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애쓰는데 비해 박씨는 그 반대로 음식에다 손님의 입맛을 맞춰내는 특이한 약선방식이다. 단맛을 덜 쓰고도 쓴맛을 감춰 주는 방식으로 인공조미료와 설탕 등에 잘못 길들여진 현대인의 혀를 속인 다음 몸에 약이 되는 약선음식의 세계를 열어보이는 거다. 기막힌 역발상이다. “여름음식은 생채와 냉국 수박 오이 등 수분이 풍부한 음식이 좋지요. 반면 겨울음식은 말려서 불린 묵나물, 대추, 곶감처럼 기가 안정된 음식이 좋습니다. 제철에 맞는 음식재료를 이용하면 아무 탈이 없어요.” 박씨의 약선요리에는 잠깐 선도 유지를 위해 냉장고에 넣었다 낸 재료 외에는 가급적 쓰지 않는다. 오히려 득보다 해가 될 것 같아서다. 맞춤형 코스요리로 넘어가면 이어 박씨가 개발한 ‘선비밥상’ 차례다. 5첩 반상인 선비밥상 차림은 절제와 맑은 정신을 중시하는 선비의 체질에 걸맞게 간결하다. 포식과는 애초 거리가 멀다. 잡곡밥과 무능이(무와 능이)탕, 3색나물(묵산·박·숙주나물)과 더덕구이, 부추찜나물, 참죽부각이 5첩이고 여기에 인삼김치와 된장찌개가 곁들여진다. 선비처럼 먹물이 있다 하여 선비의 친구 사촌격인 문어(文魚)도 꼭 곁들인다. 웃으면서 선비음식을 먹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제격이다.
◆사(邪)를 버려야 약선음식 “약선음식을 돈으로 보면 안 돼요. 그냥 음식이야 만들 수는 있겠지만 어디 약선이 제대로 되겠어요. 삿된 마음을 버리고 온 정신을 쏟아야만 비로소 음양오행에 맞춘 약선 음식이 만들어집니다.” 박씨는 최근 한식세계화 바람에 휩쓸려 이리저리 날뛰는 일부 한식업계의 소동이 영 마뜩잖다. 제대로 내공도 쌓이지 않는 양식업계 사람들까지 나서서 정치권에 줄대고 반짝 아이디어로 예산 따내기에 혈안이 돼 있는 현실이 아무래도 심상찮다고 보는 것이다. 무턱대고 정책지원만 받은 한식산업이 무슨 올바른 뿌리를 내리겠느냐는 소리다. 오랜 연구 끝에 본질을 터득하고 기본을 갖춰야만 비로소 ‘손맛’을 낼 수 있고 나아가 한식산업화의 방향이 잡힐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지금 어린아이들부터 참다운 한식, 한식의 우수성을 제대로 알게 하는 한식 교육이 절실하다고 역설한다. 한식의 우수성을 우리가 먼저 알고 해외로 뻗어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정부 예산만 탐하는 사람들이 외국으로 나가서 뭘 어떻게 한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이러니 박씨의 꿈인 ‘약선대학’ 설립이 시급하다.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려면 대학이 있어야 한다는 소리다. 8년 전 ‘인삼요리 100가지’라는 책을 내기도 한 박씨는 내년쯤엔 ‘인삼약선요리’라는 책을 또 낼 작정이다. 지난 봄에는 ‘식객’에 등장했던 강원랜드 운암정에서 간부급 조리사 20명이 찾아 와 박씨로부터 인삼 약선요리를 배워갔다. 지금까지 약선당에서 박씨의 약선요리를 배워간 조리사만 100여명에 이른다. 중앙대와 세명대, 경북전문대학 등에서 약선요리 강의도 맡고 있는 박씨는 영양 음식디미방을 쓴 정부인 장씨의 현대판으로도 불린다. “외국에서 제일 부러워 하는 것이 우리 한식입니다. 외국인들은 한국이 짧은 시간안에 신흥 장수국가가 된 까닭을 음식에서 찾고 있습니다. 나이 오십이 채 안 되던 우리의 평균수명이 80세를 넘겼잖아요. 우리 음식의 우수성이 그대로 입증된 셈이지요.” 서구의 패스트푸드에 맞서 우리의 발효식품을 내세운 대표적인 슬로푸드(Slow Food) 극찬론자인 박씨. 약선당 선비밥상을 받아 먹고 식당 문을 나서는 손님들은 “큰소리 칠 만하다”며 이구동성이다. 향토음식산업화특별취재팀 - 매일신문 | ||||||||||||||||||||||
- 2009년 10월 24일 - |
“인삼은 어떤 음식과도 궁합맞는 식재료이죠” | ||||||||||||
[영주맛집]약이 되는 음식을 만드는집 ‘약선당’ | ||||||||||||
풍기에 있는 인삼요리전문점 약선당(藥膳當)은 약이 되는 음식을 만드는 집이라는 뜻이다. 말 그대로 약은 쓰디쓰지만 음식은 언제라도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어 약을 음식으로 만들어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 ||||||||||||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사람, 그것도 서양화를 전공한 사람이 음식연구에 매달렸다면 시각적인 면에서 손님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요소를 갖추었다. 소백산, 질 좋은 임삼곶이란 천혜의 환경이 또한 그를 약선(藥饍) 요리연구가로 만드는데 손색없다. 하지만 그는 약선요리에만 15년 년을 매달렸다고 한다. 그리고 터득한 것이 '음식이 바로 약'이라는 것. 음식으로 병을 고칠 수 있어야 하며 음식이 정신을 맑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약선요리밥상 먹어서 약이되는 요리를 연구하다 지난 2003년에는 약선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 '약선당'을 개업하고,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체계화 하기 위해 '약선요리연구소'도 설립했다. 그야말로 '신토불이' 약이 되는 음식만을 만드는 집을 개업한 것이다.
"고생끝에 소백산 밑에 약선당이란 깃발을 꽂았지요."
'음식은 종합예술'이란 철학을 가진 그는 영주에 숨쉬는 선비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옛선비가(家)에서 행해오던 선비밥상을 재현하고 있다. 선비밥상, 선비촌, 약선요리 등 영주를 대표하는 이미지 3박자를 맞추기 위해 자연환경이 최적인 소백산 밑에서 순후한 인심을 닮은 선비밥상을 개발한 것이다.
'약선당' 외부 전경 선비밥상은 옛선비가처럼 손님 숫자대로 한상 한상 따로 차려진다. 환자들도 자신의 밥상을 주무해 자신이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신의 입장에서는 다소 번거롭지만 손님들이 반찬을 남기지 않도록 하는데도 큰 몫을 하고 있다.
동양대학교 학생식당을 운영할 때 입만 열면 밥 이야기를 쏟아내더니 언제부터인가 서울에서 본격적인 음식 공부를 한 후 인삼요리로 식당까지 차렸다고 한 지인은 귀뜸했다.
밥공부를 위해 매주 서울로 올라간 그는 황혜성궁중음식연구원에서 한국 전통 궁중요리를 배우고, 중국요리전문가 이향방으로부터 중국 전통요리를 배웠다. 연세대·숙명여대에서 외식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중앙대에서 인삼산업 최고전문가 과정을 들었다. 이 과정에 꼬박 3년이 흘렀다.
몸에 좋은 음식에 대한 그의 열정과 맥을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풍기 인삼이었다.
인삼김치부터 시작했다. 1년 열두달 같은 조리법으로 김치를 담가보았다. 그 결과 11~12월 김치가 가장 좋다는 결론을 얻었다. 인삼을 넣고 담근 김치는 3년이 묵어도 여전히 처음 김치처럼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다. 인삼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밥·죽·과자가리지 않고 만들었다. "인삼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100여가지가 넘습니다"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모아 지난 2003년 가을엔 '약이 되는 인삼요리'라는 책도 펴냈다. 이듬해엔 '약선당(藥膳堂)' 인삼요리전문점을 냈다. 이 식당이 '약선'이란 특징을 담아내 전국적인 관심을 끌자 박순화원장의 딸 부부가 체인형식으로 경기도서 운영하는 '약선당'은 벌써 특별한 식당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소백산의 풍부한 자연재료, 희박산 정신도량, 유황온천은 영주의 3대장점입니다." 이 장점을 살리기 위해 박시가 개인적으로 노력한 일들을 주위에서는 한마디로 "대단하다"고 말한다. '약선당 식당을 개업한지 6년째인 지금은 길이 훤히 보이지만 그동안 문닫을 위기에 처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향토성을 살리기 위해 이를 악물고 연구발전시킨 것이 오늘의 약선요리연구소이며 약선당이다.
현재 약선요리 특강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씨의 손은 '신의 손'이다. 그의 손을 거치면 소백산 깊은 곳에서 자라는 야초도 훙륭한 먹거리가 된다. 밥상에 차려진 10여가지가 넘는 반찬 중에는 생선도 있고 육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반찬은 약초요, 인삼으로 만들어 남기지 않고 다 먹을 수 있다. 건강식이란 욕심이 크게 한 몫을 하는 까닭이다.
음식보다는 그림에 재주가 있었다는 박씨. 풍기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친 뒤 서울로 유학가 응용디자인을 전공했다. 결혼후에는 시할머니까지 4대가 모여 사는 종가 종부로 들어갔다. 요리를 몰랐던 그는 밤마다 부뚜막에 혼자 앉아 하나씩 차례로 요리를 만들어 보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어느정도 요리에 자신이 붙을 때쯤, 그는 풍기 읍내에 경양식 레스토랑을 냈다. 사실은 요리보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였다고 했다. 복잡한 종가 살림살이 보다는 더 나을 듯 했지만 이외로 레스토랑은 붐볐다. 돈가스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 된장소스를 뿌려내는 그의 독특한 돈가스가 인기를 끈 것이다. 인삼요리전문점으로 출발했지만 자신과의 싸움끝에 이루어낸 약선요리,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지원책이 절실해 보이는 대목이다.
앞으로 약선대학을 만들고 회원제 운영 프로그램을 만들어 약선요리를 보급시키고 싶다는 박씨. 아픈 사람을 음식으로 치유할 수 있는 가칭 약선건강대학도 자신이 만들어야할 의무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을 꼭 이루어 갈 것이라 다짐하는 후진양성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해야 할지, 어떻게 양성해야 할 지가 가장 큰 고민이며 숙제라고 한다. 매일 아침 운동삼아 오르는 뒷산에서도 낯선 풀이 있으면 입에 넣어보고, 음식을 만들어본다. 집 앞엔 소나무며 오가피, 산수유, 오미자나무를 조금씩 기른다. 솔잎차 만들고, 오미자 백김치를 만들기 위해서다.
'밥교수'의 이같은 열정과 상상력은 어디서 나올까. "사명감이 있으니까 하는 거죠. 지천으로 버려진 풀들도 알고 먹으면 다 약초예요. 그것도 제철에 먹어야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