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리길 구곡폭포 23, 06, 27 봉화산 기슭의 구곡폭포와 문배마을을 다녀왔다. 춘천의 봄내길 2코스 물깨말 구구리길이다. 오전 10시 반 강촌역에서 출발해 주차장이 있는 매표소 입구까지는 평탄한 길을 걷는데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힘차게 들렸다. 매표소에서 구곡폭포까지는 돌탑이 있는 길인데 오늘의 주목표는 구곡폭포. 어렵지 않게 걸어 올라가니 저 위에 폭포가
우렁찬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내린다.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시원해진다. 마침 이틀간의 장마로 인해 폭포에서 내리는 물줄기에 연신 와~!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그냥 좋다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평시에는 물이 거의 없어 폭포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곳이란다. 비가 와야 진짜 폭포다운 폭포가 된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빙벽을 오르는 이들이 즐겨 찾아가는 곳으로 더 유명하다.
비가 내려서 폭포를 보기 위해 찾은 이들은 대게 기념사진을 찍고 되돌아 내려가는데 문배마을을 향해 가파른 비탈길을 40여 분 더 올라갔다. 깔딱고개란다. 땀이 얼마나 많이 나는지 셔츠가 다 젖었다. 고개에 올라서니 시원한 바람이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문배마을은 예나 변함이 없는데 뻐꾸기가 한가하게 초여름의 푸르름을 노래하니 이름 모를 새들도 따라 화답하고,
때 이른 매미소리도 들린다. 아니 벌써 매미가?
숲에서 나는 싱그러운 풀냄새는 활기를 더해준다.
밭에서는 옥수수 수염이 물들어가고
산딸기가 발갛게 익어도 손대는 사람이 없다.
이 평화가 온누리 가득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문배마을은 크지 않은 산골마을이지만
등산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집마다 간판이 오라고 손짓한다. 통나무집, 이 씨네, 장 씨네, 촌집, 한 씨네.... 간판마져 정겹다. 친구가 예약한 닭백숙을 먹는데 메밀전까지 서비스해 준다. 밭에서 풋고추도 따주고... 푸근하게 시골맛나는 농심이라 할까. 하산할 때는 생태연못을 지나 다른 길로 내려오는데 비로 인해 숲속 오솔길이 물길이 되었다. 산길을 내려오다가 다시 오르고... 중간에 계곡물이 불어 등산회를 벗고 발을 담가 잠시 쉬기도 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버스를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단다.
까짓거 기다리는 30분에 걷지, 뭐. 마음이 젊은 70대들이 강촌역까지 걸었다. 오후 4시경 강촌역에서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전철에 탑승했다. 스마트폰 만보기의 걸음 수가 2만 4천보다. 좋은 이들과 멋진 풍경을 즐기는 산행이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음 속의 고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