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
서초구 교대역에 인접한 한국마사회 부지가 공매에서 유찰되는 등 공공기관 알짜 물건들조차 외면받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초역세권 노른자 입지 물건조차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으며 공공기관의 유휴 부동산 매각도 한동안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자산처분시스템에 따르면 한국마사회가 지난 7일 최저입찰가 772억4920만원에 공매 물건으로 등록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부지가 최근 진행된 1차 입찰에서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
해당 부지는 토지면적 1400㎡(약 423평)에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6119.7㎡(약 1854평) 규모 건물이 들어서 있다. 교대역에 인접한 초역세권에 GTX-C 노선과 신분당선 연장 등 광역 교통개발, 서초 법원단지 주변 고도지구 해제 등 개발호재까지 예정돼있어 '황금 입지'로 평가받는다. 지난 2018년부터 10년간 임대차계약을 맺은 삼성전자판매로부터는 약 1억4000만원 수준의 월세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해당 물건의 낙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높은 금액대 물건이라 부동산 개발사업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물건 인근 지역에서 지난 6개월간 공매에 부쳐졌던 65건 중 80%(52건)는 주인을 찾지 못하기도 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해당 물건은 좋은 입지에도 면적 3.3㎡당 4억원대 정도로 시세에 비해서도 가격이 상당 수준 높게 책정됐다고 볼 수 있다"며 "높은 가격과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 등 전반적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이 알짜 물건에도 쉽게 달려들지 못하는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공공기관들이 보유 부동산 처분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 침체에 쉽지 않은 분위기다. 동대문구 용두동에 위치한 토지 면적 1173㎡ 규모 한국전력공사 동부지사 사옥부지도 229억원대로 지난달 7일 공매에 나왔지만 입찰자 없이 유찰됐다. 해당 부지도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과 경동시장 사거리에 인접해 접근성, 유동인구 비중이 높은 곳이다. 인근 지역의 지난 6개월간 공매 부찰 건수는 10건인데 낙찰된 물건은 1건에 불과했다.
경기 의정부시에 소재한 면적 4348㎡ 규모의 한전 경기북부본부 구사옥도 209억원대 최저입찰가로 지난해 11월부터 공매에 나왔지만 지금까지 6회 유찰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고덕강일지구 단독주택용지(토지면적 270㎡)도 14억원대에 나왔지만 2회 유찰돼 재입찰 예정이다. 지난 3월 공매 물건으로 등록된 한국부동산원의 대구 수성구 두산동 합숙소(수성SK리더스뷰)도 3회 유찰된 상태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자산효율화 계획'에 따라 공공기관의 보유 부동산 처분이 이어지고 있다. 비핵심 유휴 부동산 매각 실적이 기업 경영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기관의 유휴 토지, 건물들이 새 주인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는데 공공기관 부동산 매물이 많이 쏟아져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선별적으로 접근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