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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公, 하나자산신탁 통해 27일부터 순차 입찰
-매각 통해 원도심 활성화 기폭제 될지 ‘관심’
지난 2002년 5월 공사 착공 후 2004년 전면 중단. 2006년 공사가 재개됐다가 또 다시 2009년 3월 공사 중단. 그 사이 시행사와 시공사의 잦은 변경, 자금 관리 금융사 파산. 수 백명의 기 분양자들 피해 등등.
대전 원도심에서 착공 후 올 들어 13년째 미준공된 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는 건물이 있다.
대전 중구 대흥동 원도심 한복판에 짓다 만 복합쇼핑몰 ‘메가시티’의 잔혹사다. 지하 8층 지상 15층에 연면적만 4만6407㎡(약 1만4000평) 규모로 웬만한 중대형 쇼핑몰과 맞먹는 규모다. 착공 초기 원도심 상인들로부터 기대를 모았으나 13년째 ‘계륵’(鷄肋) 같은 시설물로 방치돼 있다.
하나자산신탁, 이달 27일부터 공매 입찰
공사 중단 후 5년여 만에 메가시티에 대한 공개매각(이하 공매)이 추진되면서 원도심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건물의 관리 주체인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기존 분양자들의 동의를 얻어 공매 입찰을 진행키로 했다.
하나자산신탁, 기존 분양자 등에 따르면 이 건물 신탁사인 하나자산신탁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메가시티 공매 입찰을 진행한다.
매각 집행사인 하나자산신탁은 본사 공매실에서 우선 오는 27일 1·2차 공매 입찰을 진행할 예정. 여기서 유찰되면 이후 내달 1일(화) 3·4차, 8일(〃) 5·6차, 15일(〃) 7·8차, 22일(〃) 9·10차까지 총 10회에 걸쳐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초 매각 예정금액은 1190억여원. 입찰은 최고가 낙찰방식이다. 하지만 신탁사나 기 분양자 등은 모두 최초 매각 금액에 낙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 한 차례씩 유찰될 때마다 매각금액이 떨어지며, 마지막 10회 입찰 때 880억원까지 최저 매각 입찰가가 정해져 있다.
기존 분양자들은 그러나 “10회까지 입찰을 진행한 후에도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 이후 금액을 더 낮춰 계속 공매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동양백화점을 인수해 쇼핑몰을 개장한 NC 측이 오래 전 매입 의견을 개진해 온 적이 있다”면서도 “현재 매입과 관련해 문의해 오는 시행사들이 몇 곳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수년 전 메가시티 내 점포를 분양받은 자영업자나 투자자들의 피해가 장기화되고 있어 문제다. 대출을 안고 산 분양자들이 이자 등 금융비용을 물어가며 이 상가가 정상화되기 만을 고대하고 있어서다.
분양자 186명-분양금액 350억원...공매까지 ‘우여곡절’
수년 전 이 상가 내 점포를 분양받은 분양자 수는 총 186명에 분양금액만 350억여 원. 이들은 현재 점포를 운영할 수조차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태다.
당초 이 건물은 ㈜비에스그룹이 지난 2000년 부지를 매입해 2002년 ‘올리비아쇼핑몰’로 분양했으나 2004년 4월 도산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2005~2006년 사이 대전의 한 부동산개발업체가 2년여간 공사가 중지됐던 이 쇼핑몰의 사업권과 기존 법인 등을 인수, ‘메가시티존’이란 새 브랜드로 분양에 나섰다. 당시 이 업체는 성원건설과 책임준공계약까지 마쳐 사업이 정상화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 사업 시행자가 또 다시 파산하면서 당시 광고대행과 레저사업, 영화투자 및 배급업을 전문으로 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성원아이컴으로 건축주가 변경됐다. 성원아이컴은 성원건설의 자회사.
그런데 모기업인 성원건설이 부도가 나면서 지난 2009년 3월부터 또 다시 공사가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건축주인 성원아이컴이 300억여원의 대출을 받은 우선수익자였던 솔로몬저축은행과 프라임저축은행 두 곳 모두 파산했다. 이후 관리 주체가 예보로 이관됐고, 자금 회수 목적으로 이달부터 공매를 추진하는 것.
중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현재 이 건물은 덩치가 워낙 큰 데다 채권·채무 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를 해결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장기 미준공 건축물로 관리해 오고 있다”고 했다.
이 건물은 현 공정률이 65% 정도다. 분양 당시 원도심에는 드문 14개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입점할 예정이어서 모객 효과 등 상권 활성화를 이유로 주변 상인들로부터 기대를 모았다.
대전 중구중요상권회장단협의회 장수현 회장은 “메가시티가 새 주인을 찾아 정상화되면 원도심 활성화에 꽤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상인들도 공매 진행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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