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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리골레또 해설(3:1막)
모든 오페라를 통하여 1막이 이렇게 화려한 오페라는 없다.
음산한 전주곡으로 시작되는 전주곡으로서 오페라의 전반에 흐르는 주제인 저주를 표현한다.
만토바공작의 노래로 이어진다.
https://youtu.be/sKSmt_dqPwg
이 날도 만토바공작의 궁궐에서는 연회가 베풀어지고 있다.
만토바는 교회에서 만난 청순한 소녀를 생각하고 있다.
공작
누군지 모를 순진한 그 소녀,
그녀와 사랑을 이루고 싶소.
보르사
교회에서 만난 그 소녀 말이오?
공작
석 달 동안 축일마다.
보르사
그녀는 어디에 살고 있으오?
공작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이상한 남자가 매일 밤 드나들고
있오.
보르사
그 소녀는 당신이 그녀를
사랑함을 알고 있소?
공작
아직 몰라
Della mia bella incognita borghese(누군지 모를 순진한 그 처녀)
최근 교회에서 만난 리골레또의 딸 질다를 생각하며 부르는 노래.
서로가 누군지 모르고 있다.
https://youtu.be/COHNfLmnbds
그러나 그 생각은 잠시뿐이고 지금 당장 연회에 참석한 귀부인 중에 맘에 드는 여자를 찾고 있다.
그러다가 체프라노 백작의 부인에게 눈길이 멈춘다.
체프라노백작 부인에게 수작을 걸으려하자 보르사가 남편이 눈치채면 어떡하냐고 하자
그런 걱정할 필요없다며
자신의 여성관을 노래한다.
이 여자나 저 여자나 다 좋다라는 자신의 바람둥이 여성관을 노래한다.
Questa o quella(이 여자나 저 여자나)-발라타
공작
그러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네.
이 여자나 저 여자나 내겐 똑같소.
모두 같이 아름답소.
나의 사랑 차별하지 않소.
이 여자나 저 여자나
여자의 의미는 신이 준 것,
신의 입김이 생명을 넣어 주오.
이 여자가 오늘은 더 좋고
아마 내일은 다른 여자가
더 좋을 거요.
부부간에 충실하다는 것같이
어리석은 일들은 또 없소.
원하는 자 저 혼자 충실하라.
자유가 없인 사랑 없소.
남자들의 불 같이 타는 질투
애인 사이의 열정도 우습소.
고운 여자가 있으면.
무서운 눈을 백 개나 가진
아르고도 두렵지 않소.
https://youtu.be/NWwg_VtrTdg
공작은 체프라노백작이 보고 있는데도 체프라노백작부인을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분노하는 체프라노백작에게 리골레또가 막아선다.
체프라노백작은 포기하지 않고 그의 부인과 공작의 뒤를 따라간다.
그때 마를로는 리골레또에게 어어쁜
애인이 있다고 기이한 일이라고 귀족들에게 말한다.
체프라노백작부인을 농락하려다 실패한 공작이 아쉬워 하자 리골레또는 그를 감옥에 쳐넣으라고한다.
체프라노는 그 말을 듣고 칼을 뽑자 리골레또가 조롱한다.
다른 귀족들이 복수를 하자고 한다
한편 딸을 공작에게 농락당하고 항의하다 감옥으로 가는 몬테로네백작이 공작에게 재차 항의하자 리골레또는 조롱한다.
리골레토
(공작에게 몬테로네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말할 것 있소.
(엄숙하고 우스꽝스럽게 앞으로 나온다)
우리에게 반역행위를 한 당신을
우리는 너그러이 용서하지
않았소.
그 은혜도 모르는 당신 딸의
그 잘난 명예만 생각하오
몬테로네
(경멸과 분노로 리골레토를 보면서)
이 무슨 모욕! 아, 이 난잡한 것.
(공작에게)
다시는 못하게 하겠소.
나의 가문이 당한 모욕을
씻을 때까지.
나를 사형에 처하면
무서운 유령이 나타나
나의 해골을 손에 들고서
원수를 갚으리, 맹세코.
격분한 몬테로네는 리골레또에게
“이 개같은 놈 영원히 저주를
받아라!”
몬테로네는 공작의 노여움을 사서 처형을 받게 된다
그 순간 리골레또는 갑자기 온 몸에 경련이 나는 듯 놀란다.
처음 베르디가 리골레또를 작곡하기로 마음먹었을 때의 제목을 “저주”라고 하려고 했다.
이 오페라의 중심은 바로 저주라는 말이다.
이때부터 이 오페라의 중심에 저주라는 말이 놓여지는 것이다.
과연 이 저주라는 테마가 어떻게 풀려나갈 것인가?
1막 2장
리골레또는 근무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몬테로네가 자기를 향해 마치 비수를 던지듯 저주를 받아라라는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것은 그럴만한 일이기도 하다.
몬테로네는 자신의 딸이 만토바공작에게 농락당하고 난 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조롱거리가 되었다.
아버지로서 항의하는 몬테로네백작을 조롱했던 리골레또는 귀족들에 대한 한풀이를 하지만 사랑하는 딸을 둔 애비로서 그의 저주가 곧 자신의 딸에게 내려질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기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대로 실현되고 만다.
딸이 추행당한 것에 대해 몬테로네백작은 만토바공작에게 항의하다가 오히려 리골레또에게 조롱당하고 옥으로 끌려가면서 조롱하는 리골레또에게 저주의 말을 퍼붓는다.
리골레또는 어떠한 심정이고 이 저주는 어떻게 흘러가는가?
ㅡ저주라는 말이 마음에 걸리며
“그가 나를 저주 했네”
“그가 나를 저주 했네”
quel vecchio maledivami(그 늙은이가 나를 저주했네)
https://youtu.be/5_9KIZ6E4K0
만토바공작의 궁궐을 나와 변두리 집으로 가는 골목어귀에서 리골레또는 살인청부업자를 만난다.
사실은 살인청부업자 스파라푸칠레가 리골레또를 미행하였다.
“나리님”
“아 나 돈없소 도적이!”
“난 이래뵈도 옛날엔 무사였소 원수를 갚아주는 사람이오”
“귀족 하나 죽이는데 얼마요?”
“귀족은 좀 비싼데”
여기서는 좀 비약이다.
리골레또는 그냥 지나치려다 문득 귀족 하나 죽이는데 얼마냐고 묻는다.
누구를 겨냥했을까?
혹시라도 만토바가 자기 딸을 건드리면 그 때 를 대비했을까?
아니면 뭔가 선견지명이 있어서일까?
여하간 저주라는 말에 만감이 교차하면서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일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귀족 하나 죽이는데 드는 비용이 20스쿠디이다.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서 네모리노가 아디나의 애정을 얻기 위해 사랑의 묘약을 가짜 약장수 둘까마라에게 사기 위해 군입대를 자원하며 받은 돈이 20스쿠디이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꼬지 판 뚜떼에서 페란도와 그리엘모가 자신들의 연인들의 애정이 변치 않을 것임을 철학자 돈 알폰소와 내길 하면서 걸은 돈도 20스쿠디이다.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한다.
돌아서며 리골레또는
“둘 다 똑같군 나는 혀로 저놈은 칼로 사람을 죽이지”
라며 그를 비웃으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그는 나를 저주했네. 사람들도 이 자연도 나를 악하게 만들었네.
원통해 병신인 것이, 원통해 못생긴 것이,
웃어라 그것밖에 할 줄 모르니 내게는 눈물조차 없네”
Pari siamo (우리는 닮았네)
https://youtu.be/1-d9M1LXKw8
내면적으로 슬퍼도 남을 웃겨야하는 어릿광대의 비애에 대해서는 유행가도 있고 소설도 있고 팔리아치같은 다른 오페라도 있다.
그가 어릿광대일때는 그는 다른 사람이다.
세상의 편견과 멸시천대로 굴곡되고 왜곡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리골레또는 집으로 돌아와 딸 질다에게 뜨거운 부성애를 보인다.
질다와의 대화속에서 리골레또는 어릿광대가 아닌 한 아버지로 돌아 온다.
가련하고 불쌍한 부녀간의 대화속에 우리는 함께 빠져든다.
일찍이 사랑하는 아내를 하늘 나라로 보내고 에미없이 키운 질다는 비천한 삶이지만 그가 살아가는 이유나 마찬가지다.
질다는 어머니가 왜 돌아가셨는지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는지 왜 외부 사람들을 만나면 안되는지를 모른다.
그리고 오늘따라 유난히 예민해져 있는 아버지의 태도에 질다는 무언가 마음에 부담이 간다.
질다
아버지.
리골레토
너한테서만
슬픈 내 맘이 조금 위로돼.
질다
오! 사랑스런 나의 아버지!
리골레토
넌 나의 생명!
세상의 무엇보다도 귀여운 내 딸.
아, 내 딸아!
질다
왜 한숨을 쉬죠? 무슨 걱정을?
당신의 불쌍한 딸에게
말해 보셔요.
비밀이 있다면 저에게도
말씀해 주세요.
저에게 가족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리골레토
너는 가족이 없단다.
질다
아버지 이름은?
리골레토
알아서 뭐해?
질다
말씀해 주기 싫으시다면.
리골레토
(말을 가로막고)
나다니지 마.
질다
교회에만 가요.
리골레토
앞으로도.
질다
아버지에 대해 말씀하시기
싫으시다면
어머니에 대해서라도 일러줘요.
리골레토
불쌍한 너의 어머니
말하기도 마음 아파.
천사와 같은 네 어머니
나를 사랑했었지.
홀로, 가난하고 병신인 나를
사랑하다 죽었단다.
죽어서 그 귀여운 얼굴이 흙 속에
묻혔단다.
이제 너 혼자만이 내게 남았다.
오 신이여, 감사하나이다.
질다
(흐느끼면서)
오 애통하도다.
이런 슬픔이 다시 있을까?
아버지, 이제 그만 하세요.
그러시는 모습 차마
더 볼 수 없어요.
리골레토
이제 너 혼자만이 내게 남았다.
질다
아버지, 이름을 가르쳐 줘요.
그리고 아버지의 고통도.
리골레토
내 이름은 무엇 하러. 쓸데 없지.
네 애비인 줄만 알아라.
나를 미워하는 자도
무서워하는 자도
저주하는 자도 있다.
질다
조국과 친척과 친구들이
아버지에겐 없어요.
리골레토
조국? 친척? 친구?
나의 조국, 가족, 신앙 모두가
너에게 있단다.
질다
아버질 기쁘게 하는 것은
나의 가장 큰 기쁨이오.
https://youtu.be/VsPIu1BSoaE
질다는 교회에서 만난 미남 청년에게 마음을 뺏겼다.
그를 이미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다름 아닌 가난한 학생으로 가장한 바람둥이 만토바공작인 것이다.
그리고 만토바는 지금 담을 타고 반은 이 집에 들어와 이러한 부녀간의 대화를 다 듣고 있는 것이다.
갑자기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예민해진 리골레또는 하녀 죠안나에게 질다를 잘 보살펴 줄 것을 당부하고 밖으로 나간다.
Ah Veglia, O Donna, Questo Fiore(순수한 이 꽃을 잘 돌봐 주게나):리골레또와 질다의 이중창은 이 오페라 전체중 가장 서정적이다.
https://youtu.be/M3MGZsMshwE
리골레또가 밖으로 나간 사이 질다는 하녀 죠안나에게 교회에서 만난 한 청년을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하면서 그가 귀족이 아니고 가난한 학생이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담위에서 이러한 대화를 다 듣고 있던 만토바는 이미 매수해 놓은 죠안나의 도움을 받아 집안으로 들어 온다.
그는 질다와 손을 잡고
“마음의 태양은 생명과 사랑. 명예와 권세나 재산은 세상의 것 사랑만이 천사의 것”
이라고 하자
질다는
“꿈 속에 듣던 목소리 사랑의 목소리일세”
라며 화답한다.
다시 한번 밖에서 인기척이 나자 둘은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사랑하는 이 마음 절대로 변함 없겠네 안녕히”
라는 이중창을 부른다.
)E il sol dell"anima...Addio! Addio!(사랑은 영혼의 햇살)만토바공작과 질다의 이중창-변장한 만토바의 감정은 저점 더 고조되고 수정을 깍아 놓은 것 같은 질다의 응답.
인기척에 놀라 헤어지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12)Che m"ami, deh, ripetimi
(날 사랑한다고 다시 말해주오)
https://youtu.be/i25kqjCn4uQ
만토바를 보내고 난후 질다는 그를 그리워하는 노래를 부른다.
그는 자신이 괄티에르 말데라는 가난한 학생이라고 속였다.
“괄티에르 말데 그리운 그의 이름, 마음 깊이 새겨진 내마음 속에--나의 마지막 순간까지 언제나 그리운 이름 네게 달려가리라”
이 노래의 가사처럼 질다는 그 헛된 사랑에 목숨을 걸게 된다.
caro nome(그리운 그 이름)질다는 만토바와 사랑에 바져 처음에 새처럼 노래하다가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처럼 되었다가 sotto voce로 끝낸다.
https://youtu.be/CnabxcCq088
인기척이 나자 밖으로 나갔던 리골레또는 보르사, 마를로와 체프라노백작을 만난다.
이들은 질다가 리골레또의 숨겨논 애인으로 착각하고 질다를 보쌈하여 만토바공작에게 바치려고 오는 중이었다.
만토바공작과 헤어지고 그리운 그 이름을 부르는 질다의 미모에 넋을 잃는다.
캄캄한 밤이라 서로 누가누군가를 구별하기 어려운데 마를로가 먼저 리골레또를 만난 것이다.
체프라노는 리골레또를 죽여버리자라고 한다.
만토바공작이 연회에서 체프라노백작부인에게 수작을 걸자 항의하려는 체프라노백작에게 리골레또가
마치 죽고싶어 환장했냐는식으로 가로막았기때문이다.
그러나 보르사와 마를로는 그러면 재미가 없다고 좀 더 두고보자고하면서
마를로는 리골레또에게 체프라노의 아내를 훔치자라고 제의한다.
리골레또는 그러면 체프라노집에 어떻게 들어가느냐고 하자
마를로는 옆에 있는 체프라노에게 열쇠를 달라고 하고 체프라노집 열쇠를 리골레또에게 전해준다.
열쇠에 있는 문양을 만져 본 리골레또는
"아 문양이 만져지네 내가 공연히 걱정했네 나도 가겠네"
결국 리골레또는 자기 딸이 보쌈당하는데 협조를 해버린 셈이다.
자기 집 담에 있는 사다리를 잡고 있다가 아무런 인기척이 없어 복면을 풀고 보니 그 집은 자기 집이었고 문은 열려 있고 질다의 장식끈이 땅에 떨어져 있고 죠안나는 겁에 질려 말도 못하고 있었다.
자기 딸이 납치된 사실을 알게 된 리골레또는 저주를 받아라하며 넋이 나가 버린다.
4편에 계속됩니다
제공:세실내과 홍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