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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산(괴산) 산행후기 2010. 7. 22 우리나라 사람들은 칠(7)자가 들어있는 말을 많이 쓰고, 선호한다. 칠성당, 칠성각, 북두칠성, 칠선녀, 칠공주, 칠월칠석, 삼칠 등 일상생활에서 칠(일곱)이란 어휘가 자주 등장한다. 잘 알다시피 안중근의사의 애명이 응칠(應七)이라고 지은 것만 보아도 칠은 행운을 가져오는 숫자다. 하기야 서양인들도 럭키세븐(Lucky seven)을 행운의 대명사로 쓰고 있다. 칠보산의 칠보는 이것과 좀 다르지만, 이 칠보의 속뜻은 불교의 무량수경이나 법화경에 나오는 일곱 가지 보배인 금, 은, 파리(玻璃) 마노(瑪瑙), 기거, 유리(琉璃), 산호(珊瑚)를 뜻한다고 한다. 어쨌거나 칠보산의 칠보는 명칭은 불교와 인연이 깊다고 하지만 속인들이 즐겨 쓰는 <칠>과 공통점이 있다. 장마가 계속되어 '혹시나 산행 날 비오면 어쩌지?' 하는 걱정에서 간단한 우구를 준비했지만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우리를 태운 미니관광버스는 중부내륙고속국도를 숨 막히게 달려 연풍톨게이트를 빠져나왔다. 굽이굽이 산을 휘돌아 가면서, 어느 듯 쌍곡구곡 계곡을 따라 산행기점인 떡바위에 도착했다.
원래 괴산은 산이 많고 산세가 수려함을 자랑하고 있다지만, 계곡을 따라 형성된 저지대에는 조그마한 취락과 보자기 크기만큼의 여기저기 펼쳐져있는 밭 자락 모습이 산촌의 정취를 더욱 느끼게 한다. 칠보산은 충북 괴산군 장연면과 칠성면의 경계를 이루는 해발 778m의 산으로 그늘 속의 숲길과 계곡의 넉넉한 물로 하절기의 산행코스로 그저 그만 이다. 이 산은 쌍곡계곡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는 군자산이 자리 잡고 있어 괴산군이 자랑하는 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하나산악회원들은 산행기점인 떡바위에서 개울을 건너면서 산행이 시작되었다. 며칠간의 장마로 맑은 물이 소리내어 흘러가는 모양은 도시인에게는 경험하기 힘든 경관을 제공하고 있다. 골짜기의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고 하늘 높이 뻗은 수목은 햇빛을 가려주는 차양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정말 등산하기에 좋은 산이다. 등산로는 골짜기의 계곡과 나란히 이루고 있어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를 들어가면서, 아니 맑은 물줄기를 보기까지 하면서 기암사이를 빠져 나가니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잘 정비된 데크로와 비탈길에 설치된 밧줄을 잡고 오르니 너무나 재미있고 지루함을 느낄 수가 없다. 떡바위 기점, 청석재 까지 2.1km의 거리는 재미의 연속이었다. 청석제에서 칠보산 정상 까지의 가는 코스는 산행의 맛을 더해준다. 아름다운 암릉 사이 우거진 노송 숲과 고목은 암릉길의 멋을 돋보이게 한다.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바위지대로 10여 분 올라가면 노송군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오를수록 노송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암릉길이 월악산 국립공원에서 관리하는 도락산의 아기자기한 멋이 칠보산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노년기에 접어든 변성사암이 이상하게도 노송들의 보금자리를 제공하고있다. 생명력이 강인한 소나무가 변성사암으로 이루어진 너럭바위 위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소나무의 강인함을 대변해 주는 것 같다. 능선길로 들어서면 초장부터 기를 죽인다. 급경사 절벽에 밧줄이 매달려 있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올라가 6~7분 동안은 길이 좋아 한숨 돌리려 하면 곧 10m 절벽에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 난코스가 다리를 후들거리게 한다. 그렇게 험하지 않는 능선 바위길이지만 나무와 나무사이에 밧줄이 있어 난코스임을 알 수 있다. 밧줄에 의지하여 올라가니 <안장바위>가 나온다. 마치 말의 안장과 같이 생겨서 다리를 벌려 안장에 타보니 말안장에 탄 기분이다. 그런데, <말안장>이란 표지판이 사람들의 괴롭힘을 당해 고사 직전에 있는 소나무의 여윈 가지에 걸려있는 모습이 이 작은 소나무도 말안장처럼 타보라는 안내를 하고 있는 느낌이다. 뭐가 잘 못된 것 같다. 이 소나무는 너럭바위의 열악한 환경에서 여러 갈래의 속살의 뿌리를 드러내놓고 있다. 너럭바위에서 한 두 개의 뿌리로 생명선을 이어가는 소나무가 너무나 불쌍하다. 조금 오르니 <중절모자> 바위가 보인다. 바위의 모양이 <중절모자>와 흡사하다. 노송 군락 아래 너럭바위 지대를 지나면 급경사 내리막길이 기다린다. 급경사 길의 중간에 밧줄이 매어져 있는 곳이 많아 마치 세미클라이밍을 하는 기분이 든다. 너럭바위의 노송군락지를 지나니 칠보산 정상이 보인다. 여기에 있는 표지석은 다른 산의 표지석보다 초라하다. 정상이지만 시계확보가 좋지 않다. 주위의 큰키나무가 시야를 방해한다. 정상에서 급경사의 철계단과 철다리를 지나 300m 내려오니 <거북바위>가 보인다. 이름과 같이 거북이 모양을 이루고 있다. 옆에는30평은 넘어보이는 너럭바위가 일품이다. 이 너럭바위에 앉아서 주위의 수세가 좋은 노송의 우아한 자태를 보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 바위 중간에 생명을 다한 고사목이 마음에 거리낀다. 주위를 살펴보니 고사목이 너무나 많이 보인다. 그렇게 큰 산도 아니고 깊은 산도 아닌데, 고사목 군락을 보니 태고의 신비를 자아내는 것 같다. 그래서 기암괴석과 노송, 고사목이 어우러져서 소금강이란 이름이 불리어지게 된 것 같다. 너럭바위 위에서 중식을 하고, 하산 길로 접어들었다. 암릉의 능선 길에는 앞에서 본 노송이 기암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그려낸 듯하다. 암릉 길을 벗어나, 쌍곡계곡 상류의 살구나무길을 향하였다. 하산 길도 숲길로 이루어 져 편안하게 하산이 이루어졌다. 한참을 내려오니 쌍곡계곡의 시원한 물이 우리를 반긴다. 일행은 약속이나 한 듯이 족욕과 등물을 하였다. 좀처럼 느껴보지 못했던 선인들의 피서를 경험했다. 땀범벅이 된 내 몸의 일부분이라도 물에 적시니 이 기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을 알지 못 할 것이다. 쌍곡계곡을 끼고 내려오면서 치마폭포, 쌍곡폭포의 시원 물줄기는 여름휴가 때 다시 찾아오라고 유혹한다. 충북 괴산군은 이름난 산과 유명한 계곡의 집합지다. 산행의 종점인 쌍곡의 절말(주차장)에서 바라보면 도저히 넘을 수 없는 험한 바위봉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올라보면 길이 편하고 재미있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풍경이다. 칠보산은 아기자기한 기암 괴석과 노송, 고사목이 조화를 이루어 소금강의 맛을 더해주고 가파른 암릉길, 철계단, 밧줄에 의지하는 세미클라이밍, 계곡의 시원하고 맑은 물과 보기 드문 폭포가 산행인의 발길을 찾게 하는 지도 모른다.
칠보산 산행을 출발하며
죽기 직전의 안장바위의 소나무
안장바위
거북바위
쌍곡계곡의 산수국
치마폭포
쌍곡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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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유 저렇게 좋은 곳을 함께 못한 맘 분하고 원통하여라. 그나마 사진으로 일일이 보여주는 에브노말이 있으니께 이렇게 사진으로라도 보고 더 속상해 하고 말고하지 참 좋다. 펲박스로 제작한 1부, 2부 동영상 멋져요. 잠자리가 물어다주는 사진 하나하나 보고 있노라면 그 찌는듯하던 더위도 신선이 노니는 골짜기에서 보낸 친구들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발이 시릴정도로 시원해 보인다. 도락산을 내려올 때 그렇게 멋진산이 다 있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이 산도 그와 비슷한 스릴을 느끼게 하는 느낌을 갖게 하는 멋진 산이구나! 무사히 잘 다녀온 하나회원들 축하합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윤중선생! 수고하셨네~나는 정말 이번 산행이 네번째인데 처음간 윤중선생 보다 살펴보지 못했으니 역시 보이것만큼 보는 모양일세...처음갔을때는 겨울이라 정상에 가니까 하얀 눈꽃과 세찬 바람으로이해 절벽과 같은 계단을 보니 겁이나서 그냥 기점회귀 했거든...삼세판이 아니라 삼네판이라야 되니...크크크! 산수국꽃이 퍽이나 예쁘네.산행후기가 잼이 쏠쏠!!!
칠보산 이름만큼 아름다운산 잘 갔다 왔으니 정말 잘 했다 싶고 현장에서 보지 못한 산수국 자세하게 촬영 전달해 줌에 감사하고, 부총리와 같은 심정으로 후기를 즐기네!!!
칠보산자락보다 더 아름다운 회원님들 모습! 건강미 넘치는 그대들 모습이 마음에 가득차네요.행복이 건강이요,건강이 행복이라오.나그네가.
건강한 모습이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