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고 군대 야기줄 아시고
보지도 않고 지나치신 분은 참으로 운이 없는 분이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암의 글이니 예의상 펼쳐보신분들께는
섭섭지 않게 읽을 거리를 맨글어 드리겠습니다.
다름아니라 저의 가슴아픈 첫사랑 이야기입니다.
제가 군에 있을적에 학창시절부터 사귀던 첫사랑의 여인과
헤어짐이 있었지요.
흔한 말로 고무신을 거꾸로 신은것인데
누구나 그런 상황이면 거꾸로 신은 고무신을 뒤집던지
잡아채던지 하려고 발버둥을 치게 됩니다.
저역시 대한민국의 신체 아무이상없고 뭇처녀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던
청년 초급장교였기에 가만 있으면 바보탱이지요.
해서 저는 비장한 각오를 하고 007가방에 자동소총(M16)을 분해해서 넣고는
첫사랑 여인이 있는 시골집으로 내려 갔습니다.
버스를 두차례 갈아타고 내려간 첫사랑 여인의 시골집은
가난한 시골집의 대명사처럼 초가집이었습니다.
무조건 여인의 부모님께 넙죽 절을 하니 두분 어르신은 마지못해
들이셨지만 냉냉하시더군요.
싸늘한 분위기가 어색해 몇마디 인사를 나누고 나와
여인과 대면을 했습니다.
비록 가난한 청년장교였지만 씩씩한 대한의 남아였기에
집안 사정을 감안하니 역시 가난한 집 둘째딸을 대학까지 보낼적에는
사위에 대한 큰 기대가 있었기 때문일거란 생각이 들었지요.
내내 눈물만 흘리고 서서 미안하다는 말을 내놓은 여인의 어깨를
두드리며 여인의 부모님의 뜻에 따르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희엉청 달밝은 밤길을 되돌아 왔던것입니다.
물론 가져간 자동소총은 꺼내 보여주지도 못했지요.
헌데 이게 무슨 시추에이션이란 말입니까.
초로에 만난 첫사랑의 여인의 입에서 현재의 옆지기가 현역군인 장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선을 보고 미적이니까 어느날 갑자기 집으로 찾아와 권총을 꺼내놓고
가부간의 결정을 하라는 그 흔한 결혼승낙받기쇼를 한겁니다.
처음 총을 접한 여인들은 거의가 결혼을 택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아니 이럴수가 있습니까?
어찌 상식적으로 권총이 자동소총을 이긴단 말입니까?
권총은 유효사거리10m 이고 자동소총은 250m입니다.
권총은 단발이고 M16은 20-50발 연발이고 자동입니다.
그런데 여자에게는 자동소총보다 권총이 유효했던것이지요.
저 그날 무자게 후회했습니다.
진즉에 자동소총을 꺼내 보여줄껄.....하고 말입니다.
그래도 미안하다면서도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 참 이뻤습니다.
첫댓글 ㅎㅎㅎㅎㅎㅎ 우암님... 우야둔동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자동소총도 숨어있었나봐요 ㅎㅎㅎ 첫사랑을 만나셨군요. 일찍 만나셔서 이쁜 모습으로 보이셨으니 다행입니다. 첫사랑은 만나면 실망한다는 말들을 많이 하던데...
첫사랑을 만나면 실망스럽지요. 보이지 않던 주름과 어색한 미소 조심스런 몸가짐등으로 예전같지 않을테니까요. 그래도 궁굼해 디지는 것보다는 훨씬 편하드라고요.
ㅋㅋㅋ...중대장님, 사랑이 안 이루어질려면 수류탄을 갖고 가도 안 될 거에요. 아무튼 웃고 넘기기에는 너무 애틋한 사연이네요. 첫사랑은 항상 여자쪽에서 파토를 내던데 여자분들이 아주 아주 얌체들이라구요.(이 사안에 대해서 할말 있으신 여성분들께서는 토론을 신청하셔도 좋습니다.) 어쨋든 그 덕분에 지금 사모님하고 지글지글 볶아가면서 한평생 멋지게 사시고 계신 거니까 지금의 행복은 그 여자분이 주신 거네요.^^
옳습니다. 대부분 여자들이 파토를 냅니다. 그러면서 항상 핑게는 남자에게 돌립니다. 사준 신발이 안맞는다는둥, 곁에 없어 너무 힘들어 신발을 거꾸로 신을 수 밖에 없었다는둥, 아니면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 부모님을 설득할 수 없었다는둥 하면서 신발을 거꾸로 신은 이유에 대해 변명들을 해댑니다. 아마도 여기 오시는 사모님들 중에서도 전과가 있을줄 압니다. 그런데도 아무말씀들 안하시며 첫사랑 남자를 생각하며 미소(?)지을 지 모르지요. 헹~
아유,,, 우암님... 밑져야 본전 하시고,,한번 꺼집어 내어 보시던가 안하시고,,,너무 젊잖으셔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고우신 마나님 만나는 계기가 되셨을 테니 잘 되신것 같기도 합니다. 행복하시어요~~~
그러게 말입니다. 그때 그걸 꺼내어 한번 휘둘러보기나 했드라면 이렇게 분하지는 않을겁니다. 아내가 어찌 이루지 못한 첫사랑에 대한 아쉬움을 채워줄 수 있겠습니까? 슬님은 채워지나요?
그나저나 님의 기다리는 마음과 순수성, 그 분은 알고 계셨으리라 싶습니다
이궁, 이렇게 저의 맴을 잘 표현해주시며 비행기를 띄우시니 감사드립니다. 허나 저 무자게 엉큼합니다. 그때 건을 뽑았드라면 울 마눌을 누가 거둡답니까???
ㅋㅋ ...첫사랑이라...... 이루어 지지 않았기에... 첫사랑이겠지요.. 지는 한때.. 누구작품인지 기억이 잘 안나는디.. 운현궁의 봄이란 소설이 있었지요... 거기에 두 여인이 등장하는데.... 뭔가 결정할 시기에는 늘..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더라구요.ㅋ ㅋㅋ 한참 고민했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뭐.. 지금도 가끔 그때 결정이 바뀌었다면.. 지금 삶의 모습은..ㅋㅋ
아니 그럼 지방님은 두 여인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는 행복한 고민을 하셨단 말씀이십니까? 우와 재주도 좋습니다. 선택의 기로는 항상 스트레스를 동반합니다 그 덕에 현재의 행복이 있는것일테구요. 현명한 선택이었기에 구룡령 산도사님이 되신게 아닌가 합니다. 모쪼록 구룡령의 기운 한몸에 받아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삼류연애소설이아니고 일류 러브레터를 읽고나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아련한 추억 한줄~~난 내앞에 다가온 운명에 순종을 했을뿐인데 그녀석은 날 고무신 까꾸로신고 불구덩이로 향하고있으니 가지말라고 펑펑 웁디다. 아녀 난 세상 순리에 따른것이여 각각 어디서든 잘 먹고 잘 살자 바이~~를 했지만 가슴한구석 구멍난것은 오늘날까집니다......고로 우암님두 저두 인연따라 살수밖에 없었다는 슬푸고도 아름다운 사실, 현재가아닌지요.....ㅎ행복합시다.
아하, 그런 가심 찢어지는 사연이 있으셨군요. 사오정님이 말씀하신대로 철수님께서 고무신을 거꾸로 신으셨군요. 아마 그 죄값으로 지금도 많이 아프시군요. 펑펑 울던 사내도 어느 여인의 가심에 안겨 지금쯤 철수님을 그리고 있을겁니다. 서로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당신으로 남아 그리며 늙어가는 인생길인것을 어찌 할 수 있겠는지요. 그래두 철수님은 솔직하시네요. 다른 분들 아무 말씀도 안하시네요. 웅큼들 하시기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