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영적싸움(엡6:10-13)
2025.4.6 김상수목사(안흥교회)
성도들이나 사역자라 할지라도 분주하게 생활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쉽게 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영적싸움에 관한 부분이다. 사실 신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영적인 부분인데, 이것을 잊는다는 것이 아이러니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이 시대 수많은 크리스천들의 현실이다. 보통 사순절 기간 동안에는 평소보다 좀 더 예수님의 행적과 고난에 대해서 묵상하게 된다. 그런데 예수님의 행적들이나 가르침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놓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주님의 영적싸움에 대한 부분이다.
“패션오브크라이스트”라는 영화 속에서도 보면, 예수님이 고난을 당하실 때, 숨어서 이를 지켜보는 마귀 사탄의 모습이 중간 중간에 비춰진다. 그리고 주님이 십자가에서 다 이루시고 숨을 거두는 순간 마귀는 괴성을 지르면서 주저앉는다. 비록 영화 속의 장면들이지만 이것은 주님의 고난과 영적싸움은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사진).
사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의 생애 동안 마귀 사탄은 끊임없이 때로는 직간접적으로 주님을 공격하고 방해했다. 예수님이 탄생했을 때, 헤롯대왕을 이용해서 죽이려고 시도했고(마2:13), 40일 금식 후에 마귀는 예수님을 생각해주는 척하고 심지어 말씀을 인용하면서까지 주님을 시험했다(마4:1-11). 이후에도 바리새인들이나 제사장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이용하여 주님을 시험하면서 함정을 팠다. 심지어 십자가 위에서도 다른 한 편에 매달린 강도나 제사장들을 통해서 마지막까지 비난하면서 ‘십자가에서 내려오라’라고 미혹했다(마27:39-44). 이 모든 과정들이 다 예수님이 마지막까지 직면했던 영적싸움의 과정들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마귀 사탄이 예수님께 했던 행태들과 방법들은 모양만 바뀌었을 뿐 이 시대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마귀 사탄은 사람들의 영혼을 사냥할 목적으로 예수님 시대보다 오히려 더 다양한 방식들을 통해서 사회를 분열의 늪에 빠뜨리고, 교회의 영혼구원(전도, 선교) 사역을 방해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극심한 분열의 영, 미혹하는 영, 참소와 이간질의 영의 간계에게 빠져있다. 그렇기에 최소한 성도들이라면 이 모든 일들에 대해 성경말씀을 기준으로 분별하는 영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주님은 이 모든 것을 이겨내셨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어떻게 간교한 마귀의 파상공격들을 이겨내고 영적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까? 이 점이 오늘 이 시간에 우리들이 밝히 깨닫고 우리(나, 교회, 사회)의 삶에 적용해야할 핵심이다.
예수님은 어떻게 마귀 사탄의 공격과 간계로부터 승리하셨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언뜻 보면 복잡한 것 같지만 사실은 의외로 간단명료하다. 그것은 예수님은 늘 하나님은 가까이 하고, 마귀는 철저하게 대적했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매일 한적한 곳에서 말씀묵상과 기도를 통해 늘 하나님을 가까이 하셨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으셨다. 그래서 두루 다니시며 착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게 눌린 모든 자를 고치실 수 있었다(행10:38).
“하나님이 나사렛 예수에게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하셨으매 그가 두루 다니시며 선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게 눌린 모든 사람을 고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함께 하셨음이라”(행 10:38)
주님은 항상 하나님의 뜻에 자신의 뜻을 복종(순복)시키셨다. 예수님의 복종의 최고의 정점에 십자가가 있다. 십자가는 주님이 우리(나)의 죄를 씻어낸 장소인 동시에 마귀의 머리를 박살낸 장소이다(골2:15). 그래서 마귀는 십자가의 피를 두려워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무서워한다. 그러므로 우리들도 예수님처럼 우리도 하나님께 늘 복종(순복)하고 가까이 해야 한다. 반대로 마귀 사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거부하고 대적해야 한다(약4:7-8).
오늘 설교본문인 에베소서 6장에서 사도 바울은 이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엡6;11-12).
“11 마귀의 간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으라 12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엡 6:11-12)
왜 우리들 성령의 전신갑주를 입어야 할까? 그 이유에 대해 사도 바울은, 우리의 씨름(싸움)의 대상은 혈과 육이 아니라, 간계를 부리는 마귀와 그에 속한 악한 영들 때문이라는 것을 명확히 밝혔다(엡6:12). 이 말씀을 보면, 마귀는 간계를 부리는 존재이다. 성경의 다른 곳에서는 마귀에 대해서, 온 천하를 꾀는 자이고(계12:9), 참소와 이간의 영이며(계12:10), 거짓의 아비(요8:44)라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쓰인 “간계”(메도에이아스)의 본래 의미는, 거짓과 참된 것을 적당히 섞어서(이 점이 간계의 핵심)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를 혼미하게 만들려는 음모나 술책을 뜻한다. 때로 마귀 사탄은 이러한 간계를 통해 자신을 하나님인 것처럼 위장하기도 하고, 예수님에게 그랬던 것처럼 성경을 인용하면서 자신을 광명한 천사나 하나님의 일꾼처럼 위장하면서 미혹하기도 한다. 마귀는 세상의 가치나 이론 또는 이념과 같은 것들을 하나님의 말씀과 섞어서 동등한 위치에 놓도록 미혹한다. 이런 것에 깜빡 속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념이나 세상적인 지위를 복음보다 앞에 놓는 우를 범하게 된다. 이 모든 것들이 다 “마귀의 간계”라는 말의 적용 범주에 해당한다.
그렇기에 마귀가 하는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거짓말(거짓 메시지, 거짓 뉴스, 사기꾼)이다. 마귀가 역사하는 곳에는 늘 분열과 다툼이 생기고, 사람들의 인생이 망가지고, 가정과 교회와 사회가 처참하게 병들어 간다. 마귀는 결코 대화의 대상도 아니고, 타협의 대상도 아니고, 긍휼히 여길 대상은 더군다나 아니다. 마귀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무조건 쫒아내고 대적해야 한다. 우리들 주변에서 활동하는 이단들의 행태들이 모두 “마귀의 간계”라는 말의 의미에 해당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불신자들은 둘째치고라도 성도들마저도 너무 자주 이 점을 잊어버리고, 싸움의 대상이 특정한 사람인 줄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극한 구호와 충격적인 표현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오늘날과 같은 미디어가 극도로 발달한 시대에, 우리들이 마귀 사탄의 간계에 대해서 가장 깨어 있어야 할 장소가 있다. 바로 인터넷과 스마트폰이다. 인터넷을 이용한 유튜브 등에서 접하는 정보들은 양날 칼 같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이런 것들이 때로는 유익한 정보나 영적인 깨달음도 주기도 한다.
그러나 반대로 어떤 때는 예수님이 있어야 할 자리를 대신 차지해 버린다. 거짓과 참된 것을 적당히 섞어서 사람들을 혼미하게하고, 인생을 망치게 만드는 마귀의 간계의 도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금 우리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극단적인 분열과 거짓 메시지의 근원지 중의 하나가 극단적인 가짜정보를 퍼뜨리는 유튜버들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들을 염두에 두고 보면, 이 시대의 성도들에게 ‘음식의 금식’보다 더 시급한 것은 ‘미디어 금식’이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글을 읽는 지역 주민들 그리고 믿음의 길을 잃고 방황하는 분들이여, 그러므로 우리들도 예수님처럼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을 가까이 하며, 성령의 전신갑주로 옷을 입자. 그러나 마귀의 간계에 대해서는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적하자. 평소에도 당연히 그래야 하겠지만 남은 사순절 기간 동안 더욱 시간을 정해서 미디어 금식을 하고, 그 시간에 성경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에 힘쓰기를 권면한다. 이것이 마귀의 간계에 속지 않고, 오히려 예수님처럼 영적싸움에서 승리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