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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부농을 소개합니다 ② “친환경 쌀과 복합영농 함께해야 실패 안 해” 친환경 쌀 재배 임고면 박동삭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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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동삭씨가 모내기를 마치고 이앙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 ⓒ 영천시민뉴스 | |
박동삭(71)씨는 포은 정몽주 선생이 태어난 임고면 우항리에서 40년 동안 농사를 지어온 농부이다. 박 씨의 농가를 찾아간 날은 막 모내기를 마치고 조금은 여유를 찾은 듯한 지난 13일 오후였다. 그는 영천친환경고품격쌀단지 임고면 회장, 쌀전업농 임고면 회장, 임고농협 이사, 우항리 포도작목반장, 우항리 이장 등 지역 농민들을 대변해 많은 활동을 해온탓에 이 일대에선 상당한 유명 인사였다. 박동삭씨는 논 3만3000㎡(만평), 밭 1만6500㎡(5000평)의 농지에 쌀농사를 비롯해 사과, 포도, 복숭아, 자두, 살구 등 복합영농을 하고 있다. 여기서 얻는 연 매출액은 약 9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 하지만 그는 이웃들에 비해, 또 자신이 평생 열심히 일한 것에 비해 많은 매출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날 취재장소에 함께한 이웃은 매출이 적은 이유로 자신의 이익보다 이웃의 이익을 먼저 챙겨주는 책임감과 배려심 때문이라는 첨언을 했다. 결혼을 하고 처음 농사를 지을 때는 소득이 너무 적어 가난을 벗어나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리어커에 수확한 양파를 싣고 임고에서 영천장까지 끌고 가 직접 소매하기도 했고 농한기 때는 자전거로 금호까지 출퇴근하며 공사판의 인부로 품을 팔기도 했었다고 한다. 그러다 90년대 초부터 “우리도 돈 되는 농사를 지어보자”며 주변 농부들을 설득해 32호 포도농가 작목반을 만들어 운영하며 10년 동안 기반을 잡았다고 한다. 이후 배추도 해보고 들깨나 생강도 재배해 보았고 2009년 부터는 명품화친환경쌀전업농가로 선정되어 농기구 보관창고의 일부를 지원받았고 현재까지 친환경 쌀을 재배해오고 있다고 한다. “농사를 지으며 가장 기분 좋을때는 오늘처럼 일을 끝내고 잠깐 쉴때예요. 또 1년 농사를 마치고 수확을 할때 참 보람되고 뿌듯합니다.” 그는 귀농인들이 농사 첫해부터 소득을 기대할 경우 실패율이 높다고 귀띔한다. 농사는 여러해 경험이 축적되어 성과를 얻는 것으로 복숭아는 5년이 지나야 소득이 생기고 사과는 7~8년이 지나야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계산없이 귀농을 하면 가족의 생계비에 구멍이 나게 되고 이를 해결하려면 다른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었다. 그는 또 “쌀농사는 약 2000㎡(600평)의 논에서 연간 200만원 정도의 소득이 나오는데 그것으로는 생활이 안되요. 3만3000㎡(만평) 농사를 지어봐도 연간 3000만원 정도로 자재비와 농비 빼면 인건비도 안나와요. 나야 복숭아나 포도같은 것을 함께 하고 있어 버티지만 쌀 전업농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요. 정부나 지자체에서 쌀전업농에게만은 영농자재나 직불제 지원을 좀 더 해주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인수 시민기자
“하나의 품목 선택해 끈기있게 도전해야죠” 양잠산업 선구자 고경면 최필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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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최필환씨가 뽕나무 잎을 만지며 활짝 웃고 있다. | ⓒ 영천시민뉴스 | |
국내 최대의 기능성 양잠산업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고경면 오룡리는 이미 양잠산물 가공시설과 누에치는 마을 체험 등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그 중심에서 뽕나무를 키우며 누에를 치고 있는 최필환(56)씨를 만났다. 젊은 시절 증권회사에 근무하다가 1990년에 고향에 들어와 아버지가 몸담고 있던 양잠업에 함께 뛰어들어 농사 규모를 키우기 시작한 것이, 양잠업 25년의 경력을 만들었고 4만6000㎡(1만5천평) 규모에 연매출 1억을 넘기는 효자 산업으로 도약했다. 최필환씨는 “80%가 누에, 20%가 뽕나무와 오디로 들어오는 수입이다. 누에는 건강보조식품을, 오디는 잼과 주스로 가공해 판매하고 뽕나무도 잎, 줄기까지 버릴것 하나 없는 자원이다.”고 소개한다. 농사를 시작한 초기에 중국산 누에고치가 수입되기 시작해 국내산 고치는 가격폭락을 피할 길이 없었고 많은 양잠농가들이 문을 닫을 위기도 있었다. 90년대 초반에 값싼 외국누에고치가 들어오고 양잠조합이 위기를 맞아 해산결의로 결정되었을 때 조합은 빚더미에 눌려 폐업조차 못하고 있을 시기였다고 한다. 최필환 씨는 조합의 모든 권한과 부채까지 안고 농가 수매도 모두 약속한 상태로 양잠조합을 떠맡았고 외부적·내부적으로 조합원들 모두가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한 끝에 양잠업이 정상가동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꿋꿋하게 끌어오던 가운데 농업진흥청에서 혈당 강화 누에 제품을 개발했고 입기만 하던 실크를 생산하다가 먹는 기능성 양잠업으로 전환되면서 다시 재부흥기를 맞게 된 것이다. 이것이 현재 110호 농가에 200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되는 양잠조합의 역사이다. 자신의 농삿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양잠조합 조합장을 맡아 책임을 다하던 최필환 씨. 2013년에 기능성식품종합단지 사업(60억사업)을 유치해 누에 마을로 온전히 자리잡고 있으며 올해가 마지막해로 누에체험장과 누에박물관이 한창 건립공사 중이다. 마을 전체가 누에치는 마을이라는 하나의 농업문화 컨텐츠를 이룬 것이다. “이 모든 성과가 마음을 하나로 모아 애써준 마을주민들과 조합원들의 노력결과물이기도 하지만 영천시와 관련기관단체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기에 이루어 낼 수 있는 일이었다.”며 “더 나은 단체와 마을을 만들어 지역에 보답하겠다.”며 인사했다. 일손이 크게 부족한 농촌의 현실이지만 큰 규모의 농사는 마을 사람들이 서로 도와가며 해낸다. 누에를 먼저 치는 농가부터 차례로 주민들이 모여 작업해나가는데 품앗이 형식으로 돌아가면서 일손을 모아주는 것이다. “농사일이라도 이것저것 하다말다 할 것이 아니라 하나의 품목을 선택해 의지를 가지고 끈기있게 도전한다면 그 분야에 최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오로지 거기에만 미쳐야 한다.”며 그의 노하우를 이야기했다. 모두가 망한다 안된다라고 생각할 때 끝까지 끈을 놓지않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음을 잊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특히 귀농인을 위한 조언으로 마을주민들과의 화합이 가장 중요한 점이다. 농사는 자연과의 싸움일 뿐아니라 사람이 해내는 일이므로 혼자서 잘난 척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출처 영천시민신문 박순하 시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