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쫓기듯 서울로 들어온 지 3년이 지났다.
이제 그만 외국생활을 접으려 맘 먹는다. 그러려니 은퇴이민 비자의 철회 신청을 해야겠기에 인편에 에이전트를 알아봤다.
다행히 그런 일을 맡아서 한다는 분과 연결이 되었다.
그 분이 보내라는 대로 여권 사본과 통장 사본, 은퇴비자 사진, 접수 당시의 은퇴청에서 찍은 스탬프의 사진 등 골고루 갖춰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보내고 수수료도 함께 보냈다.
은퇴비자 철회 신청서는 모두 잘 접수되었는데 내가 직접 들어와서 은퇴청 직원과 인터뷰를 해야한다고 한다.
이제 그나마 텅 비었던 인천공항도 제법 사람이 많아지고 조금은 나아졌으니 나도 잠시만 나갔다 와야겠다고 맘먹었다.
원 헬스패스의 큐알 코드를 만들어야 필리핀에 입국이 허락 된다기에 그 모든 절차를 다 밟고 나 혼자서 필리핀으로 들어갔다. 모든 게 복잡하다보니 죠셉이 함께 가는 걸 포기하고 나만 다녀오기로 한 것이다.
애초에 은퇴비자 신청을 할 때, 부부 중 한 사람의 국가 연금 증명서를 제출하면 은퇴청에 예치해야하는 금액이 뤌씬 줄어들게 되어 있어서, 내 이름의 연금 증명서를 첨부했었다.
죠셉보다 내가 훨씬 늦게 퇴직을 했으므로 그게 더 편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인터뷰엔 반드시 내가 나가야 된다.
다음 날, 나는 운전기사를 고용해서 은퇴청에 직접 찾아갔다.
에이전트에서는 필리핀 여직원을 보내줘서 사무실에서 그녀와 만났고, 은퇴청 직원과 인터뷰도 잘 했다. 은퇴비자를 철회 하는 이유 등 간단한 질문 몇 개였는데 그 뻔한 질문을 서류로 받았으면 될 일이지 구태어 사람을 오게 하는 것도 참 어이가 없다.
나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면 되고, 모든 절차가 끝나면 에이전트에서 나에게 연락을 해 주겠다고 한다.
대충 4개월 정도가 소요 될 거라고도 했다.
은퇴청에서는 내 서류들 중에서 여권만 돌려주었다. 어차피 한국에 돌아가려면 여권이 있어야 하니 나중에 인편에 여권을 다시 보내달라는 것이다.
기왕 필리핀에 들어간 김에 지인들과 여기저기 다녀보고 골프도 치고 며칠간 즐거웠다.
이웃들이 소개를 해서 미리 집을 팔았던 터라 새 주인과 인수인계도 하고 어느 정도 정리도 마쳤다.
모든 게 잘 끝나는 듯 했다.
첫댓글 한동안 여러가지 희비가 만았던 이민 생활
정리 하는 것도 아쉬움과 후련 함이 교차 하였겠죠?
선석아
고향으로
완전히 돌아온겨
남은 여생 사는 곳은 어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