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불교도우의회 WFB 한국대회가 6월 12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세계 30여 개국 불교지도자들과 불자들이 모인 가운데 그 화려한 일정을 이어갔다. 1990년 서울대회 이후 22년만에 열린 WFB 한국대회의 모습을 전한다. 여수=노덕현 기자
개회식, 세계인의축제 문열다. 개회식서 IT강국 한국위상, 환경 트렌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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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개회사에서 “WFB한국대회가 세계정신문화 변화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6월 12일 여수 흥국체육관에서 진행된 개막식은 WFB한국대회 조직위원장 진옥 스님의 개회선언으로 시작해 LED전광판으로 구성된 대웅전이 마련돼며 송광사ㆍ화엄사 스님들의 ‘산사의 새벽’ 무대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또 WFB주제가 합창, 삼귀의, 전국비구니회장 명우 스님의 고불문 낭독, 주제영상 상영, 환영사 및 축사 등이 이어졌다.
개막식에서 WFB한국대회 명예대회장이자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은 개회사에서 “WFB한국대회가 세계정신문화 변화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도 영상메시지를 통해 “원융무애의 자비심으로 서로 화합하고 자타불이의 보살행으로 이웃을 보살피는 것이야말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축사했다.
판 와나메티 세계불교도우의회 본부 회장은 “세계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여수에서 이번 불교도우의회를 열게 돼 특별하게 생각한다”며 “세계는 인권과 우호를 필요로 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앞서 열린 식전 행사에서는 1000여 명의 불교연합합창단과 55명의 오케스트라가 웅장한 화음을 만들어내 참석한 이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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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 행사에서는 1000여 명의 불교연합합창단과 55명의 오케스트라가 웅장한 화음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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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첫날인 11일에는 여수 디오션리조트에서 환경포럼이 열렸다. 도법 스님과 태국 사마나 포풋 잔타세도 스님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 환경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생태환경 보존에 대한 불교계의 역할에 대해 토의했다.
세계불교학계, 여성ㆍ정교분리 등 현안문제 지적 여성출가ㆍ정교분리 문제 다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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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개국 불교지도자들은 13일 디오션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불교사상을 통한 동서양의 소통’을 주제로 학술포럼을 진행했다.
| 개회식을 마친 전세계 30여 개국 불교지도자들은 13일 디오션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불교사상을 통한 동서양의 소통’을 주제로 학술포럼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정교분리, 여성문제, 환경보존 등 세계불교계의 화두가 다뤄졌다.
이날 학술포럼에서는 미국 샌디에고 대 종교와신학 부교수로 샤카디타 불교여성국제협회를 설립하기도 하는 등 세계여성불교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카르마 렉세소모 스님은 ‘현대사회와 불교’ 발표에서 불교의 당면 문제로 여성차별을 지적했다. 세계불교계에서 여성이 승려로 인정받는 국가는 한국과 대만 등 몇 개 국가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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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세소모 스님
| 렉세소모 스님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불교에 대한 관심은 불교에 내재된 지향점과 현대사회의 목표가 일치하기 때문이지만 불교는 이론적으로는 평등하지만 현재 많은 부분에서 성차별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렉세소모 스님은 비구니 승단의 계율에서 비구니 스님들에게 요구되는 이중수계, 2년의 예기기간 등을 지적하며 “불교경전에 나타난 성불평등과 관련, 모순적이고 비논리적인 이야기나 계율에 대해 그 출처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렉세소모 스님은 “모든 여성들에게 평등한 수계의 기회가 주어지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하며 “성차별에 매달리는 태도는 불교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이언 앙드레 빅토리아 미국 안티옥 대학 일본연구학 교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이론적으로 전쟁을 후원한 스즈키 다이세쯔에 대한 평가를 통해 정교분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브라이언 교수는 “스즈키 다이세쯔의 선(禪)이 국가권력의 폭력성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브라이언 교수는 태국스님으로부터 성노예가 된 소녀들은 자신의 업에 의해 팔려가게 된 것이라는 답을 들을 것을 실례로 들며 “불교의 업(業)설을 비롯한 이론이 사회 불평등을 부추기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피력했다.
브라이언 교수는 “불교는 세상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종교로 정치적으로 얽힌 문제에도 이에 기반해 당당히 의사표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부처님께서도 왕, 장관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고민하셨다는 기록이 전해지듯 불교의 힘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폴 데이비드 눔릭 교수가 ‘미국 역사 및 문화에 미친 불교의 영향’을 발표했으며 조은수 서울대 교수와 반카즈 모한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 교수 등이 논평자로 나섰다.
고승수계법회 3만명 운집, 열기 더해가 일반 불자들도 동참하는 한마당으로 꾸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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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합니다. 삼귀의와 오계를 받들어 부처님가르침을 따르겠습니다.”
| 13일 WFB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세계고승수계대법회에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불자 3만여명이 모여 그 열기를 더해갔다.
“지극한 마음으로 참회합니다. 삼귀의와 오계를 받들어 부처님가르침을 따르겠습니다.” WFB세계불교도우의회 한국대회를 맞아 여수 현장에서 한국과 세계 각국의 원로스님들이 3만 불자들에게 계를 내렸다. 여수 진남종합운동장에 모인 3만여 명의 불자들은 한국의 전계대화상 고산 스님을 비롯해 폼와치라야 스님 등 태국, 프랑스 등 전세계 고승들을 3사7증으로 모시고 불자들은 참회와 정진을 다짐했다.
고승수계법회는 참가금 전액이 ‘인류평화와 환경보존’ 취지에 의해 기금조성으로 사용돼 의미를 더했다.
수계법회 전계대화상에는 조계종 전계대화상 고산 스님, 갈마아사리에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 교수아사리에 원로의원 도문 스님이 모셔졌다. 존증아사리에는 종산ㆍ지혜ㆍ밀운ㆍ야부ㆍ원명ㆍ명선ㆍ월서ㆍ현해 스님 등 조계종 원로 스님들이 나섰다.
전 프랑스불교 협회장인 탐팔라웰라 담마라타나 스님, 태국 프라 폼와치라야 스님, 방글라데시 불교협회장 수다난다 마하테로 스님, 대만불교협회장 명광 스님, 티베트 불교 지도자 캄툴 린포체, 몽골 따시초링사 주지 최질자브 담바자브 스님, 호주불교협회 이사 팃폭텐 스님도 3사 7증으로 참석했다.
송광사 율주 지현 스님의 개회선언에 이어 육법공양,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수계법사 등단, 참회진언, 오색 실 관정, 수계첩 전달, 석가모니불 정근이 진행됐다.
이날 전계대화상 고산 스님은 오계의 의미에 대해 “착한 일을 하고 악한 일을 하지 않는 기본으로 삶의 질서이자 청정한 생활규범”이라며 불자들이 계를 지킬 것을 당부했다.
고산 스님의 법문에 이어 참석 대중들은 외국전계사인 태국왕 특사 프라 폼와치라야 스님의 선창에 따라 빨리어로 오계를 합송해 장엄을 더했다. 이어 수계자 손목에 오색실을 묶고 합장 후 참회진언을 염송하는 것으로 수계의식이 진행됐다. 고산 스님의 선창에 따라 대중들은 오계를 지킬 것을 발원했다.
전북 전주에서 온 이상희 씨는 “세계 고승들에게 수계를 받기는 처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수많은 불자들이 모인 것 같다”며 감회를 밝혔다.
문화행사 및 볼거리 다채 한국불교전통 알리는데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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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불자들은 웃고 즐기며 불자로서 교우를 다졌다.
| 이번 행사기간 동안에는 한국불교의 우수성을 알리는 다양한 문화행사도 마련 돼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행사기간 동안 마련된 각 프로그램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결코 분리되지 않은 인드라를 구현했다.
김용일 WFB 문화예술 행사 총감독은 “한국불교를 알리면서 동시에 세계인들이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예술문화공연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문화행사들은 ‘불교 생태환경사상과 수행’이라는 대회 주제에 부합하는 ‘산사’의 이미지를 적극 반영해, 자연스러움과 공존의 정신적 가치가 드러나도록 노력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첫 공연은 6월 12일 흥국체육관에서 1000여 명의 합창단원과 55인조 오케스트라가 함께 만들어내는 웅장한 하모니로 막이 올랐다. 이번 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개회식 식전 행사로 진행된 ‘불교합창제’는 통도사 본·말사 연합합창단, 대구·경북 불교 연합합창단, 전북 불교 연합합창단, 대전·충남 연합합창단, 강원·원주 불교합창단, 충북 연합합창단, 경기북부 불교합창단, 서울·경기 불교합창단, 전남 연합합창단, 여수 불교 연합합합창단 등 전국 10개 지역 불교연합합창단이 모여 마련한 자리이다.
공연은 1시간 30분 동안 여성합창, 혼성합창, 부부중창, 여성중창, 독창, 이중창 등 다양한 구성으로 공연이 진행됐다. 이밖에 무용, 판소리 공연 등도 함께 이어졌다. 이어 개회식을 마치고 식후행사로는 거북선 공원에서 40여 개국 세계 어린이들을 상징하는 등과 장엄물로 ‘점등식 및 등 전시’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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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현악단과 합창단이 협연하는 콘체르토에서는 찬불가와 오케스트라로 새롭게 편곡된 음악이 선보였다.
| 6월 13일 여수 디오션 호텔 글랜드볼룸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범패 공연 ‘소리 수행 범패 콘체르토(concerto)’이 펼쳐졌다. 공연은 20명의 스님들이 찬불가와 오케스트라로 새롭게 편곡된 음악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범패 무대를 선보였다. 공연에는 나비춤, 법고춤 등 불교전통춤과 어린이 무용단의 공연도 함께 진행됐다.
같은 날 오후 5시 30분 흥국체육관에서는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의 특별기획초청 공연 ‘천년의 보물 팔만대장경’ 음악회가 열렸다. 지난 해 대장경 1000년의 해를 맞아 특별기획 된 공연은 당시 큰 호평을 받아 이번 대회에서 재공연 됐다.
6월 14~15일 흥국체육관에서는 한국 뮤지컬계의 최고 제작진과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창작 뮤지컬 ‘카르마의 노래’가 첫 선을 보였다. 웅장한 음악과 특수 그래픽 영상이 결합해 화려한 무대연출을 선보인 이번 공연은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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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B한국대회에서는 한국 뮤지컬계의 최고 제작진과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창작 뮤지컬 ‘카르마의 노래’가 첫 선을 보였다.
| 이밖에도 6월 12~15일 디오션 호텔에서는 불교영화의 현실과 전망을 짚어보는 제1회 불교영화포럼자리가 마련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아시아 불교영화의 현실과 전망’ ▷불법 전파를 위한 수레로서의 영화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2009년 대만의 허 챠오린 감독이 제작한 ‘아제 아제 바라아제’가 개막작으로 선정돼 상영됐으며, ‘할’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무무관’ 등 한·중·일 불교영화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리도 함게 마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