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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운동장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수는 33만4천708명, 누적 확진자 수는 937만3천646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20일 5년 국정 운영 결과를 담은 백서인 ‘문재인 정부 국민보고’를 발간해 온라인에 공개했다. 그중 K방역을 맨 처음으로 올리면서 “국민들의 높은 백신 접종 참여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예방접종률을 달성해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중증화율·치명률은 감소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또 3T(진단·조사·치료) 전략과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등을 예로 들며 “세계가 감탄한 K방역”이라고 했다. 지금 국민들이 코로나 수렁에 빠져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눈을 의심케 하는 내용들이다.
20일 신규 코로나 확진자는 주말 영향을 받았음에도 33만4708명을 기록했고, 특히 사망자는 327명으로 역대 둘째로 많은 숫자다. 우리나라는 최근 확진자 수에서 압도적으로 세계 1위가 된 지 오래고, 인구 대비 신규 사망자 수로도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앞으로 확진자 수가 어디까지 늘어날지 아직 알 수 없고 2~3주 시차를 두고 확진자 수에 따르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폭증할 가능성이 높은 시기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NYT)는 “가장 엄격한 방역 정책을 펼쳤던 한국이 확진자가 급증한 현재 집단적 무관심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방역 방침과 180도 달라졌는데 아무 설명이 없으니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다. 재난 영화처럼 감염병이 확산되는 상황을 걱정하는 시민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이런 마당에 방역을 잘했다고 정부는 자랑할 생각을 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더구나 백서라면 잘한 것, 잘못한 것을 안배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청와대가 공개한 내용은 백서라기보다 왜곡에 가깝다. 코로나 발생 초기 중국 입국 금지를 막지 않아 국내 확산을 막지 못한 점, 마스크·백신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나라를 큰 혼란에 빠뜨린 점, 최근 치료제마저 제때 확보와 공급을 하지 않아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점, 확진자가 급증하자 사실상 각자도생하도록 방치해 버린 점 등은 쏙 뺐다. 청와대는 이 백서를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해 임기 종료 후에도 국민들이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나중에 그들 스스로도 부끄럽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