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세례로 새로 난 저희에게 천상 생명을 주시니
저희를 의롭게 하시고 불사불멸의 옷을 입히시어
완전한 영광에 이르도록 이끌어 주소서.
제1독서
<마케도니아로 건너와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16,1-10
그 무렵 1 바오로는 데르베를 거쳐 리스트라에 당도하였다.
그곳에 티모테오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그는 신자가 된 유다 여자와 그리스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아들로서,
2 리스트라와 이코니온에 있는 형제들에게 좋은 평판을 받고 있었다.
3 바오로는 티모테오와 동행하기를 원하였다.
그래서 그 고장에 사는 유다인들을 생각하여
그를 데려다가 할례를 베풀었다.
그의 아버지가 그리스인이라는 것을 그들이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4 바오로 일행은 여러 고을을 두루 다니며,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과 원로들이 정한 규정들을
신자들에게 전해 주며 지키게 하였다.
5 그리하여 그곳 교회들은 믿음이 굳건해지고 신자들의 수도 나날이 늘어 갔다.
6 성령께서 아시아에 말씀을 전하는 것을 막으셨으므로,
그들은 프리기아와 갈라티아 지방을 가로질러 갔다.
7 그리고 미시아에 이르러 비티니아로 가려고 하였지만,
예수님의 영께서 허락하지 않으셨다.
8 그리하여 미시아를 지나 트로아스로 내려갔다.
9 그런데 어느 날 밤 바오로가 환시를 보았다.
마케도니아 사람 하나가 바오로 앞에 서서,
“마케도니아로 건너와 저희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청하는 것이었다.
10 바오로가 그 환시를 보고 난 뒤,
우리는 곧 마케도니아로 떠날 방도를 찾았다.
마케도니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것이라고 확신하였기 때문이다.
복음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5,18-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8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19 너희가 세상에 속한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사람으로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20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고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기억하여라.
사람들이 나를 박해하였으면 너희도 박해할 것이고,
내 말을 지켰으면 너희 말도 지킬 것이다.
21 그러나 그들은 내 이름 때문에
너희에게 그 모든 일을 저지를 것이다.
그들이 나를 보내신 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빠다킹신부와 새벽을 열며
종종 카페에 가서 책을 읽고 또 글을 씁니다. 백색 소음이 더 집중된다고 해서 카페를 찾기 시작했는데 정말로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늘 좋았던 것은 아닙니다.
며칠 전에도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월요일이라 카페가 열리는 10시에 맞춰 갔습니다. 인기있는 카페라서 그런지 벌써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그래도 비어 있는 자리를 발견해서 커피와 빵을 주문했습니다. 오래 있을 생각으로 커피도 제일 큰 것으로 주문했지요. 그러나 오래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두 명의 여학생 때문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1) 떠들어서. 2) 난동을 부려서. 3) 너무 예뻐서? 4) 눈길을 두기 힘든 복장이라서?
사실 바로 옆에 앉아 있었지만, 이 여학생의 대화는 그렇게 시끄럽지는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들의 말 속에 자주 등장하는 ‘욕’ 때문이었습니다. 욕을 얼마나 찰지게 하는지 계속 신경이 쓰이는 것입니다. 이어폰이라도 있었다면 그들의 말을 듣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제 귀는 활짝 열려있었습니다. 아마 평소에 이런 욕을 말하지 않고, 또 듣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신경이 너무 쓰여서 결국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학생들의 찰진 욕을 듣지 않으니 이제 살 것만 같았습니다. 욕이 익숙한 여학생에게는 서로를 향한 친근함의 표시일지 모르겠지만, 간접적으로 듣고 있던 저에게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직접적으로 상처를 줘야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자기도 모르게 다른 이에게 이렇게 상처를 줄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제자는 세상에 속하지 않고, 세상이 박해하고 배척한 예수 그리스도께 속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 속한 사람은 세상의 틀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은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 안에서 풍요로우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 안에서 욕심과 이기심이 넘쳐납니다. 이런 세상의 틀을 따르지 않으니 세상 사람들로부터 박해와 탄압을 받을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주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세상의 틀에서 벗어나, 주님께 속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주님께 속하는 사람은 철저하게 사랑에 집중합니다. 사랑하지 못할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 있는 이유를 찾게 됩니다. 자기가 사랑받지 못함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사랑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됩니다. 자기의 세속적 이익이라면 악과 함께하는 것도 꺼리지 않지만, 주님께 속한 사람은 악을 철저하게 미워하고 선을 행하려고 합니다. 더 높아지려는 욕심보다는 다른 이를 더 높이려는 겸손으로 무장합니다.
지금 여러분은 주님께 속하는 삶을 살고 계십니까? 세상 사람들에게는 무시와 손가락질을 받을 수도 있지만, 주님께서는 늘 우리 편이 되셔서 구원의 영광을 주십니다.
오늘의 명언: 절망의 늪에서 나를 구해준 것은 많은 사람의 사랑이었습니다. 이제 내가 그들을 사랑할 차례입니다(오드리 헵번).
사진설명: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