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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로 기침을 심하게 하다가 딸꾹질을 하게 되었다. 딸꾹질은 멎지 않고 계속되었다. 이 딸꾹질은 가슴과 배를 잇는 횡격막, 늑간근육 등 호흡을 보조하는 근육들이 자신의 의지(意志)와 상관없이 갑작스러운 경련성 수축을 일으키면서 몸속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차단(遮斷)되어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어 있지 않으며 정확히 어떤 자극이 횡격막을 경련, 수축시키는지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다만 딸꾹질이 공기를 과도하게 들이마셨을 때, 갑자기 긴장을 했을 때, 밥을 급하게 먹었을 때, 사레가 들렸을 때, 갑자기 맵거나 차가운 음식을 먹었을 때, 혹은 추운 곳에 오래 있었을 때, 너무 많이 먹었을 때, 트림을 연속으로 과도하게 할 때 그리고 기침을 심하게 했을 때 발생한다.
민간요법으로 딸꾹질을 멎게 하는 방법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 방법은 오랜 경험으로 터득한 노하우이다. 어느 것은 꽤 과학적인 것도 있다. 핵심은 숨을 멈추고 횡격막의 운동을 정지시키는 것이다. 자의(自意)든 타의(他意)든 숨을 멎게 하고 횡격막을 원래대로 되돌려주는 원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민간요법을 써서 딸꾹질을 멎게 하려 해보았다.
코를 막고 물을 천천히 마셨다. 이때 따뜻한 물보단 차가운 물을 숨이 차오를 때까지 마셨더니 딸꾹질이 멎었다. 하지만 몇 분이 지나 다시 계속되었다.
다음에는 허리를 앞으로 90도로 숙이고 물을 마셨다. 앞의 코를 막고 물을 마시는 것과 더불어 가장 의학적 근거가 뚜렷한 방법 중 하나라고 한다.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몇 분 후에 다시 시작하였다.
다음은 컵에 물을 넣고 "동!" 하고 외친 뒤 동쪽방향으로 물을 크게 한 모금 마시고, "서!" 하고 외친 뒤 서쪽으로 물을 마시는 것을 북쪽까지 반복하였다. 효과가 있었다. 소리 내어 외친 뒤 물을 마시는 행위가 규칙적인 호흡을 하게 해 횡격막이 안정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목에 있는 동맥(動脈) 중 한 쪽을 손끝에 맥박이 느껴지는 수준으로 살짝 수 초간 눌러주었더니 금세 딸꾹질이 멈추었다. 하지만 얼마 안가 다시 시작되었다.
제일 쉬운 방법은 물을 한 컵 마시는 것이다. 물을 마셔도 딸꾹질은 계속되었다. 다음에는 숨이 찰 정도로 빨리 달렸다. 딸꾹질이 멈추었다가 안정되니 다시 시작하였다.
강제로 침을 연속으로 삼켰다. 소용없었다.
갑자기 놀라게 하는 방법도 있다. 어려서 딸꾹질이 나면 등 뒤에서 놀라게 하면 멎었던 기억이 난다.
코를 막고 숨을 참으면서 딸꾹질이 나오는 타이밍에 맞추어 일부러 15초 동안 숨을 참아 봤다. 효과가 없었다.
심호흡을 하였다. 배가 터져라 숨을 들이마셔 목과 가슴 내부의 압력을 빵빵하게 만든 상태로 버티다가 숨을 내쉬었다. 힘만 들고 소용이 없었다.
횡격막 부분에 충격을 가했다. 가볍게 토닥이는 정도로 힘을 가했지만 딸꾹질은 멎지 않았다.
설탕을 티스푼으로 한 스푼 정도 입 안에 넣고 조금씩 녹여 먹었다. 별 효과가 없었다. 코를 간질여 재채기를 했더니 기분이 시원하고 동시에 딸꾹질이 잠시 멎었다. 기분이 상쾌해 다시 했다. 계속되던 딸꾹질이 금방 멎고 비교적 오래가다가 재발하였다. 다음에는 숨을 들이쉰 뒤 내쉬지 말고, 다시 한번 들이쉰 채 몇 초간 버텨 보았지만 듣지 않았다.
기존에 변비를 심하게 앓던 사람이 화장실에서 얼굴이 빨개지도록 변과의 사투를 벌인 끝에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딸꾹질이 멈추어 있었다는 사례도 있다.
민간요법으로 널리 알려진 것으로 감(柹)꼭지를 달여 먹는 방법이 있다. 해 보니 효과가 없었다.
이런저런 방법을 다 해 보았는데 어느 방법은 잘 들었지만 얼마 지나 재발하고 어느 것은 통 듣지 않았다.
여러 시간이나 멈추지 않고 딸꾹질은 계속되었다. 병원에 갔더니 횡격막근처를 두드려 주고 심호흡을 시켰다. 딸꾹질은 멎지 않았다. 먹는 약을 처방해 주었으나 효과가 없었다.
할 수 없이 근처에 있는 중국 한의원에 갔다.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나서 갔던 한의원이다. 나이 지긋한 원장이 진맥을 하고 얼마나 딸꾹질을 하였냐고 물었다. 5시간쯤 계속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횡격막 쪽을 손으로 눌렀다. 손의 부드러운 촉감이 횡격막에 닿자 편안하며 금방 나을 것만 같았다.
한약 7첩을 지어 주며 이 약을 먹으면 나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완치되어도 두어 첩을 더 먹으라 했다.
한 첩을 달여 먹었더니 딸꾹질이 거의 멈추고, 두 첩을 먹으니 완전히 멈추고, 세 첩을 먹으니 완치가 되었다. 한의사의 처방대로 두 첩을 더 먹었다. 수많은 방법을 이용해 봤는데 멎지 않던 딸꾹질이 한약 몇 첩으로 완치가 되었다. 참으로 한약의 효험이 신기했다. 한약의 약효를 톡톡히 본 셈이다.
그 후에 딸꾹질로 고생하는 나의 지인(知人)에게 그 한의원을 소개해 주었는데 가 보니 이미 타처(他處)로 이주해 없었다고 했다.
딸꾹질을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여러 방법으로 멎게 해도 효과가 없었고 병원까지 갔으나 고치지 못했다. 결국 중국 한의사가 지어주는 약 몇 첩을 먹고 씻은 듯이 나았다. 현대의학이 딸꾹질의 원인규명을 못하고 있는데 한약으로 고친 것이 너무도 신기했다.
워싱턴주 페더럴웨이에서
연세대 졸업
교육계 30년간 봉사
은퇴 후 미국 이민(1992)
CPA 사무소 BOOKKEEPER 근무
한국 문학 수필 신인상으로 등단
한국일보 수기 우수상 수상
현 서북미문인협회 회원
뿌리문학 동호인
저서로 수필집 ‘솔바람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