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체제가 모든 시스템 자원을 관리하는 비선점형 멀티태스킹 시대가 자리잡은지 오래지만 게이머 입장에서는 마음 한구석이 답답힌 점이 있다.
윈도우가 자원을 관리하면서 DOS 시절 Autoexec.bat와 Config.sys 파일을 수정하느라 머리싸메던 불편함은 없어졌지만 대신 특정 게임에 대한 최적화가 안되니, '게임 렉 없애는 방법'이라는 각종 팁이 난무하고 있다.
대표적인 팁이 누구라도 알만한 '게임을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 종료'도 이같은 게임 성능 최적화를 위한 팁 중 하나이긴 하지만, 이렇게 쓰자니 윈도우위 선점형 멀티태스킹 의미가 퇴색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게임에 자원을 완전히 몰아주는 것처럼 보이는 DOS지만 그 관리를 사용자가 일일히 지정해줘야 하는 귀찮음을 감수하고 넘어갈 사람이 지금와서 얼마나 될까?
해결 방법은 없을까?
멀티태스킹 시대, 카비레이크 코어 i7 7700으로 보는 윈도우 10 게임모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10 크리에이터 업데이트에 포함된 게임 모드는 바로 이러한 게이머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기능이다. 바로 게임에 모든 자원을 우선 배분해 게임 성능 하락 및 랙 현상을 개선해 주는 기능이다.
거의 모든 것을 자동으로 최적화 해주는 윈도우 답게 게임 모드도 간단하게 쓸 수 있다. 윈도우 10 환경 설정에 있는 '게임' 항목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며, 기본값은 사용함으로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 자체로 게임 모드를 사용하기 위한 것은 여기서 끝이 아닌데, 실제 게임 모드가 적용될 게임에서 키보드의 윈도우 키와 G 키를 동시에 눌러 나오는 팝업창에서 게임 모드 사용 여부를 체크해 주어야 한다.
안드로이드 애뮬레이터를 통해 백 그라운드에서 몇몇 게임의 자동 사냥 같이 사용자 경험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게임까지 자원 할당 우선 순위를 높여 자원 할당이 우선시 되는 게임의 만족도가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윈도우 10의 게임 모드는 어떤 환경에서 효율적, 진짜 효과는 있을까?
보드나라는 윈도우 10 게임모드의 효율을 알아보기 위해 인텔 카비레이크 코어 i7 7700과 지포스 GTX 1070 환경에서 진행했다.
게이밍 성능을 따질 때 인텔 CPU의 뛰어남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으며, 코어 i7 7700은 최신 트리플 A급 게임들의 권장 사양으로 이야기되는 코어 i7 CPU 계열의 최신 모델로, 메인스트림 게이머에게 현실적인 꿈의 머신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윈도우와 같은 멀티태스킹 운영체제 환경에서는 사용자가 관리하기 어려운 크고 작은 백그라운드 작업이 계속 돌아가는 만큼, 기본적인 게이밍 성능이 높으면서도 동시 처리 가능한 스레드가 많은 코어 i7 CPU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지포스 GTX 1070은 이들 게임의 권장 사양으로 이야기되는 지포스 GTX 1060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의 제품으로 어지간히 요구 사양이 높은 최신 트리플 A급 게임이라도 원활한 플레이를 보장해준다.
기껏 이정도 시스템을 갖춰놓고도 게임 '경험'면에서 부작용을 걱정해 온갖 작업을 다 끄고 게임만 돌려야한다면 투자비용이 아깝지 않겠나?
게임과 동영상 변환을 동시에, 프레임 저하 최소화
그렇다면 윈도우 게임 모드의 효과는 어떤 환경에서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을까?
요즘은 주요 그래픽 카드 제조사 모두 자체적으로 GPU를 활용해 손쉬운 게임 방송 및 동영상 녹화를 지원하고 있는 점을 감안, 게임 플레이와 동영상 변환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 보았다.
기자는 게임 방송을 하지는 않지만, 종종 게임 장면을 녹화해 복사/ 붙여넣기 정도의 가벼운 편집 후 유튜브에 올리곤 하는데, 프리미어와 같은 전문 유료 프로그램은 비용 부담은 물론이고 기능이 너무 많고 복잡해 핸드브레이크나 팟인코더 같은 간단하게 쓸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을 쓰곤 한다.
하지만 이들은 CPU 자원을 이용하기에 GPU 가속을 이용할 때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는 편인데, 인코딩을 걸어놓고 잠시 쉬거나 운동, 웹 서핑 및 동영상 감상 등 다른 일을 하는 것도 좋지만 게이머라면 역시 게임에 먼저 손이 갈 것이다.
이런 경우 윈도우 게임 모드가 효용성이 있을까?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를 DX11, Full HD 최고 옵션으로 플레이하면서 핸드브레이크를 이용한 동영상 변환, 지포스 익스피리언스의 GPU 가속 동영상 캡처 기능을 동시에 이용하는 모습으로 왼쪽이 게임 모드를 켰을 때, 오른쪽이 게임 모드를 껐을 때다.
게임 모드를 켜면 윈도우가 시스템 자원을 게임에 우선 할당 하면서 전체 CPU 점유율이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CPU의 여유 자원이 게임에 더 투자되면서 결과적으로 개선된 게임 성능과 경험이 가능해졌다.
실제 게임 모드를 켰을 때와 껏을 때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와 핸드브레이크의 CPU 점유율을 보면, 약 45% 였던 핸드브레이크의 점유율이 게임 모드를 켰을 때는 15%대로 낮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비록 게임 모드를 켜더라도 다른 프로그램 실행 유지를 위한 일정량의 자원 분배가 필요하므로 게임만 구동할 때 보다는 성능이 낮아지게 되지만, 그래도 게임 모드가 없을 때와 비교하면 더욱 양호한 게임 성능을 체감할 수 있다.
윈도우 10 게임 모드, 이럴 때도 활용해 보자
조금 지난 이야기지만 한때 압축 프로그램의 멀티 코어 지원으로 한창 시끄러운 때가 있었다. 당시 압축 프로그램의 멀티코어 지원에 회의적이던 한 네티즌은 멀티태스킹에 익숙한 환경에서 멀티태스킹에 방해받지 않는 쪽이 낫다는 논리를 펼쳤는데, CPU 성능이 안 좋은 게이머 입장에서는 공감할 만한 내용일 것이다.
압축 프로그램이 CPU 자원을 쓴다는 점에서는 위 테스트의 핸드브레이크와 같은 종류의 프로그램(환경)이 되는데, 당연하지만 이 때도 윈도우 10 게임 모드를 쓰면 게임 성능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DL 서비스가 일상화되었지만 기자는 아직도 블루레이 구매를 선호하는데, 아무래도 PC 내장형 블루레이 드라이브로 보면 디스크 회전 소리가 영화 감상에 방해되어 이미지화 해서 하드디스크에 저장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도 보기 위해 동영상의 리핑 작업까지 진행한다.
어지간한 블루레이 용량은 40GB 이상이고, 기자가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프로그램은 CPU 자원을 전부 끌어다 쓰면서도 대략 네 다섯 시간 이상 걸리는 문제 아닌 문제가 있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고, 정작 기자는 아직 윈도우 7 SP1을 쓰고 있어서 해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지만, 기자와 같이 구매한 블루레이/ DVD의 기약없는 리핑 작업 종료를 기다리는 동안 게임 모드를 발동해 여유있는 게임 라이프를 즐기면 좋을 것이다.
윈도우 10 게임모드, 게임 자원 관리에 대한 아쉬움 해결
이번 기사에서는 게이머의 현실적 드림 머신인 코어 i7 7700 + 지포스 GTX 1070 시스템에서 윈도우 10 게임 모드의 활용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시스템 자원을 게임에 우선 분배한다'는 게임 모드의 원칙을 따지면 이번 테스트 시스템보다 사양이 낮은 시스템에서 더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볍게 지나치기 쉬운 압축 프로그램과 무료 인코더조차도 멀티 코어를 활용하는 현실에서, 각 작업의 자원 소모량이 높지 않더라도 이런 저런 프로그램을 돌리다 보면 어느새 상당한 자원이 소모되고, 여기에 시스템 자원 소모량이 높은 게임을 돌리면 게이머 입장에서는 대참사인 랙과 버퍼링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앞서 돌리고 있던 프로그램을 다 종료하고 실행 시키기에는, 특히 웹 브라우저에 열 몇개의 창을 띄워놓았다면 일일히 북마크했다 종료 후 다시 찾아 들어가는 것은 너무도 귀찮은데, 이럴 때 등장한 윈도우 10 게임모드는 게이머에 있어 축복이나 다름없다.
윈도우 게임 모드는 아직 일부 게임 및 응용 프로그램과의 호환성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가능성은 충분한 만큼, MS와 게임 개발사들의 대응을 기대해보자.